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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경제인 플로팅 호텔···크루즈 2척 영일만항 입항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10-28 11:33 게재일 2025-10-2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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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외국 경제인들이 숙소로 사용할 ‘바다 위의 호텔’인 피아노랜드호가 28일 오전 포항 영일만항에 들어오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8일 오전 포항 영일만항 앞바다. 햇살에 부서진 물결 사이로 새하얀 거대한 선체 한 척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또 한 척의 크루즈가 뒤이어 항만으로 들어왔다. 해양경찰 경비정이 앞을 호위했고, 부두에는 항만 관계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잔잔한 바다 위로 배가 미끄러지듯 다가오자 항만은 묘한 긴장과 활기로 채워졌다.

‘바다 위 APEC 호텔’이라 불리는 이스턴비너스호와 피아노랜드호가 이날 오전 영일만항에 차례로 닻을 내렸다. 두 선박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대행사인 최고경영자회의(CEO 서밋)에 참석하는 국내외 경제인 1000여 명의 숙소로 제공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임차한 이 배들은 육상 호텔에 버금가는 수준의 ‘플로팅 호텔(floating hotel)’이다. 

먼저 입항한 이스턴비너스호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부산을 거쳐 포항에 도착했다. 길이 183m, 총톤수 2만6594t으로 객실은 250실 규모다. 주로 일본인 숙박용으로 활용되는 이 배는 레스토랑과 라운지, 야외 풀장 등 5성급 호텔급 부대시설을 갖췄다. 

피아노랜드호는 홍콩에서 제주를 경유한 6만9840톤급 대형 크루즈로 261m 길이에 객실이 850실에 달한다. 중국인 숙박용으로 쓰이는 이 선박 또한 바다 전망 전용 발코니가 딸린 고급형 객실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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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외국 경제인들이 숙소로 사용할 ‘바다 위의 호텔’인 피아노랜드호(왼쪽)와 이스턴비너스호가 28일 오전 포항 영일만항에 입항해 정박해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두 척 모두 객실에서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레스토랑과 바, 공연장, 수영장까지 갖춘 내부는 실제 호텔과 다를 바 없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드론 비행이 금지된 구역으로 설정돼 있으며 보안과 안전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상회의 주간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포항시는 이번 크루즈 입항을 계기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30일에는 크루즈에 머무는 경제인을 대상으로 ‘선상 투자설명회’를 열어 지역 기업과의 교류를 추진한다. 

또 28일부터 영일만항 외벽에는 대형 미디어 파사드가 상영되고, 29일 영일대해수욕장 불꽃쇼,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송도해수욕장 해양미식축제, 11월 1일 낙화놀이와 미니불꽃쇼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포항시 항만과 관계자는 “이번 APEC 크루즈 입항은 포항의 바다와 도시가 세계와 만나는 상징적 순간”이라며 “영일만항 미디어 파사드, 교통·통신·안전관리 등 운영 전반에 만전을 기해 성공적인 행사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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