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의병 정신 계승, 선열의 뜻 기려
한말 항일의병장으로 일제 침략에 맞섰던 운강 이강년(1858~1908) 선생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순국 제117주기 추모문화제가 13일 오전 문경시 가은읍 소재 운강이강년기념관 의충사에서 거행됐다.
이날 추모제에는 신현국 문경시장을 비롯해 도의원, 시의원, 유족 대표, 지역 기관·단체장,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의 충절을 기렸다.
행사는 식전 영상 ‘승리의 날, 운강의 외침’ 상영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 취타대 행진, 운강 선생의 의병 활동 약력 소개, 기념사와 추모사, 제향과 헌화·분향, 그리고 가은중학교 합창단이 제창한 ‘의병의 노래’ 순으로 진행됐다.
합창단의 맑은 목소리가 기념관을 울릴 때, 참석자들은 117년 전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던 선생의 결연한 외침을 마음에 새겼다.
운강 이강년 선생은 1858년 문경시 가은읍에서 태어나 을사늑약 이후 전국적으로 의병을 일으켜 일본군에 맞선 대표적 항일의병장이다.
1908년 제천 작성산 전투에서 피체, 그해 10월 13일 오전 10시,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정부는 1962년 3·1절에 그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운강 선생은 단순한 지역 의병장이 아니라, 전국 의병 네트워크를 이끌며 대한제국 군대 해산 이후 전국 곳곳에서 항일투쟁을 전개한 의병운동의 구심점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평가가 높다.
신영국 운강이강년기념사업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은 운강 이강년 선생께서 순국하신 지 117년이 되는 날로, 고귀한 충렬의 뜻을 기리기 위해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선열의 정신이 후세에도 빛날 수 있도록 선양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추모사에서 “운강 선생의 희생과 의병정신이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살아 숨쉬기를 바란다”며 “오늘의 추모제가 항일의병의 숭고한 뜻을 널리 알리고, 후손들에게 자긍심과 책임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매년 운강 선생의 순국일에 맞춰 추모제를 거행하며, 청소년 대상 역사 교육과 기념관 전시, 관련 학술행사 등을 통해 항일의병 정신을 지역의 정체성과 자산으로 계승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은중학교 합창단의 참여와 영상물 상영 등 세대 간 소통을 강화해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선열의 뜻을 접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운강 선생의 삶은 문경의 역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나라 없는 백성은 설 곳이 없다’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 지역을 넘어 전국적 의병을 조직하고 항전한 인물이다. 그의 정신은 오늘날 국가 수호, 정의 실현, 공동체 연대의 가치로 되살아나야 하며, 문경시와 지역사회가 매년 잊지 않고 추모 문화를 이어가는 것은 역사적 자긍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