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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하나로마트 양덕점도 폐업 위기···대구·경북 유통업계 ‘줄폐점’ 사태 확산

최진호 기자 ·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0-12 16:17 게재일 2025-10-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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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유통·이랜드·홈플러스·대백까지 ‘잇단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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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이어 포항에서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폐점 위기에 몰리고 있다.(사진은 수년간 적자 누적으로 폐점위기에 처한 포항 북구 농협 하나로유통 양덕점).

포항 창포·두호·장성·양덕동 일대 최대 유통점인 농협 하나로마트 양덕점이 폐업 위기에 처했다.

해마다 수십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운영난이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하나로유통 양덕점은 2012년 4월 문을 연 이후 13년간 지역 농산물 직거래 거점으로 운영돼왔다. 이 유통점은 총 65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조성된 대형 매장이지만, 최근 수년간 연간 25~30억원의 적자가 이어지며 누적 손실액이 4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1층 판매장과 일부 편의시설만 운영 중이며, 나머지 판매공간은 비어있다.

당장 폐업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로유통 관계자는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임대 활성화 등을 모색하고 있으나, 유통환경 악화로 쉽지 않다”며 “농협의 공공적 성격을 고려해 폐점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양덕점 부진의 배경으로 △쿠팡·SSG닷컴 등 온라인 플랫폼 확산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등장 △인근 대형 식자재마트 난립 △소비심리 위축 등을 꼽는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둔화로 점포의 공실 해소나 매각도 여의치 않아 적자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북구 양덕동 주민 박모씨(53)는 “집 근처에서 신뢰할 수 있는 물건을 구입하기 좋은 하나로유통의 폐업 검토는 지역주민들에게 큰 충격이다"면서 “회생방안을 적극 모색해 계속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포항 북구 육거리 인근 식자재 전문유통업체인 리플러스 중앙점도 지난 6월 문을 닫았다. 이 유통점은 2001년 일반 마트로 문을 연 뒤 2013년에 식자재 유통 전문점으로 전환해 한때 식자재 공급에 활기를 띠기도 했다.

이후 도심 상권 침체가 장기화하고 주변 식당들의 줄폐업이 이어지면서 이 유통점의 운영난도 가중됐다. 리플러스 관계자는 “마트 공간을 타 업종에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60대 후반)는 “리플러스가 운영중일때는 편리하게 식자재를 구입해 손님들의 밥상에 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죽도시장까지 가서 재료를 사와야 해 매우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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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이어 포항에서도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폐점 위기에 몰리고 있다.(사진은 수년간 적자 누적으로 폐점위기에 처한 포항 북구 농협 하나로유통 양덕점).

오프라인 대형 유통점들이 존폐 기로에 선 것은 대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농협 하나로유통을 비롯해 이랜드리테일, 홈플러스, 대구백화점 등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점포 매각과 폐점을 검토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도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대규모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이랜드는 지난 5월 대구 수성점·강북점, 경북 구미점을 포함한 전국 5개 점포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랜드월드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랜드리테일 매출은 3752억 5000만원으로 전 분기 보다 23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자산 평가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지만, 일단 영업은 유지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대형마트 업계 2위 홈플러스는 임대료와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며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대구 내당점이 8월 14일 폐점한데 이어 동촌점도 오는 11월 16일 문을 닫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금리 부담 등의 삼중고를 치르면서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며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한 전통 유통채널일수록 구조조정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소비 패턴이 급격히 바뀌는 상황에서 지역 유통기업들이 물류 혁신, 체험형 매장 등 시대흐름에 부응하지 못하면 오프라인 상권 붕괴는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사진/최진호 선임기자·김진홍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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