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W 수준 필요전력 조건 충족 오픈AI 측 ‘OK 사인’ 받아 낙점 최소 수조 대 규모 투자금 유입 건설·장비 등 연관 산업 활성화 신규고용 창출 등 파급 효과 커 전력·데이터·인재 ‘3박자’ 활용 스마트 제조·신소재 개발·신약 신성장 동력 프레임 강화 기대감
대한민국이 AI(인공지능) 초강국으로 도약하는 신호탄을 포항에서 쏘아올린다. 오픈AI와 NeoAI Cloud(옛 텐서웨이브코리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동남권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립지로 최종 확정된 포항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AI G3 강국’ 도약을 견인할 수 있게 됐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AI 데이터센터 건립은 단순한 인프라 유치를 넘어 포항과 대한민국 전반에 폭넓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수조 원 규모의 투자와 함께 건설·장비·운영 등 연관산업이 활성화하고, AI데이터센터 운영·보안·개발 분야의 신규 고용도 창출된다.
김정표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오픈AI와 SK그룹이 추진하는 서남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보다 오픈AI와 삼성이 진행하는 동남권 AIDC가 내년 연말에 먼저 구축된다”면서 “인허가 절차와 인센티브 등 행정·제도적 지원과 관련해 올해 초부터 준비했기 때문에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가 지난 8월 AI 데이터센터 입지를 결정할 때 200MW 수준의 필요전력을 제시했는데, 포항은 이 조건을 충족했다. 정명숙 포항시 디지털융합산업과장은 “한전과의 협의 끝에 9월 말에 200MW 공급이 가능하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무렵 이강덕 포항시장은 박성빈 트랜스링크캐피탈 공동대표와 긴밀하게 협조한 끝에 오픈AI 측으로부터 ‘OK 사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은 현재 120MW 정도이고, 2028년 10월 동포항변전소를 준공하면 최소 200MW로 늘어난다. 여기에다 남구 오천읍 광명산단 내 신영일변전소(345변전소)가 있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전력은 충분하다.
포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철강산업으로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이끌었으며, 강한 제조업 기반과 신산업 인프라가 AI 데이터센터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 1일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베이스는 AI에 필수적이며, 한국 없이는 AI를 발전시킬 수 없다”고 언급했다.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데이터이고, 과거 50년 넘게 축적한 포항의 철강산업 데이터는 기존 철강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산업을 발굴할 수 있게 해준다.
신산업인 배터리와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등에서 생산하는 데이터가 오픈AI의 챗GPT 연구개발에 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AI와 결합하면서 스마트제조, 신소재 개발, 신약 연구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해준다. 또 지역기업은 클라우드와 AI 연산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돼 글로벌 진출 기회를 넓히게 된다.
정명숙 과장은 “포항은 전력, 데이터 외에 포스텍과 한동대 등이 배출하는 인재라는 3박자를 제대로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0년 넘게 신산업 육성에 집중한 데 이어 글로벌 AI 도시 기반을 착실히 다진 데다 전략적 투자와 인재·산업 역량 결집이 빛을 발했다”라면서 “대한민국의 AI G3 강국 도약을 이끄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