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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선장의 입장에서 본 ‘글로벌 기상앱‘ 활용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11-25 09:56 게재일 2025-11-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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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릉도 항로 김귀홍 울릉크루즈(주) 선장
실제 해상에서 체감 풍속-파고와 비교할 때 차이 커
김귀홍 울릉크루즈 뉴시타오펄 선장

포항~울릉도 항로를 운항하는 울릉크루즈(주) 뉴시다오펄호(정원 1200명, 19998t) 김귀홍 선장(전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감독관)은 ‘글로벌 기상앱’은 실제 해상에서 체감하는 풍속과 파고와 비교할 때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포항–울릉 항로가 짧지만 기상 변화가 극심한 해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특수 해역에서는 예보 모델이 제시하는 파고·풍속이 실제보다 높거나 낮게 나타나는 일이 빈번하며, 이는 운항 과정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장은 바다 위에서 선박을 운항하는 선장으로서 기상을 단순히 앱 화면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반드시 현장 경험과 관측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반인뿐 아니라 운항자들까지 ‘글로벌 기상앱’을 신뢰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 카페리여객선 항로 운항 경험을 토대로 몇 가지 주의점을 제시했다.

먼저 풍향은 비교적 신뢰할 만하지만, 풍속과 파고는 오차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유럽 ECMWF, 미국 GFS와 WW3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기상앱’이 직관적이긴 하나, 특히 포항–울릉 항로처럼 지형·수심·해협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해역에서는 예측 한계가 더 크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파고 예측의 한계는 특히 민감한 요소다. WW3 파고 모델은 단기 국지성 파고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 앱에서는 1.5m로 보이더라도 실제 체감 파고는 3m 이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울릉도 간을 운항하는 울릉크루즈(주) 뉴시다오펄호. 

김 선장은 평소 기상 판단 시 기상청 850hPa·500hPa·해상풍 천기도, 기상특보, 현장 관측 자료, ECMWF·GFS·WW3 모델 등 다양한 자료를 종합해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상앱’은 시각적으로 편리하지만, 안전운항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는 단독으로 의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해상 기상 상태에 따라 영업이익이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앱 데이터만을 토대로 대형 여객선 운항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것은 다중이 이용하는 선박 안전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항자에게 앱은 어디까지나 보조 자료에 불과하며, 반드시 기상청 해상특보 등 공적 예보와 현장 정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릉도 주변처럼 지형·수심 영향이 큰 지역에서는 예측 오차가 더 커지므로 이를 상시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선장은 결론적으로 ‘글로벌 기상앱’은 예보기관이 아니며 예보를 생산하지 않는, 단순한 시각화 도구라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앱의 FAQ에도 데이터 정확성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렇기에 앱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를 ‘정답’처럼 주장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며, 포항–울릉 항로의 안전운항을 위해서는 앱의 신뢰도에 의존하기보다 경험·관측·전문적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기상앱은 유용한 도구이지만, 바다에서는 결국 현장 경험이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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