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8일 벼랑 끝에 몰린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포항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철강업계 경영악화와 지역경제를 조금이나마 돕겠다는 취지다. 철강산업의 거점인 포항에는 현재 779개 철강기업에 2만10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최근 미국의 50% 고관세와 중국산 저가 철강의 시장 잠식,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등으로 ‘3중고’를 겪고 있다. 포스코 등 주요 철강사들은 중국·일본산 철강제품 반덤핑 조사를 정부에 요청하거나 공급망 현지화 등으로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쏟고 있다.
선제대응지역 지정으로 포항에 있는 철강업계는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중소기업 정책금융 지원을 받게 됐다. 국민의힘 김정재(포항북) 정책위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지정으로 지역 맞춤형 산업 다각화 지원, 고용안정 및 청년 일자리 확대, 신성장산업 육성 및 기업 투자 유치,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강화 지원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항은 포항제철소 용광로가 멈춰 섰던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 홍수 피해 이후 2년간 각종 지원 대책이 시행됐지만, 계속된 글로벌 경기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당시 정부는 금융지원과 함께 산업단지 개조·복구사업을 시행하고 약 1700억원 수준의 지원금도 집행했지만, 태풍 피해가 워낙 컸던 탓에 현장 복구 외에 철강업계 경영지원에는 손쓸 틈이 없었다.
힌남노 사태 이후 또다시 포항을 선제대응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다행이지만, 지역경제계에서는 지원방안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강산업의 근본적 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자립을 위해서는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철강 경쟁국인 미국과 EU, 일본은 현재 자국 철강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도 하루빨리 철강기업의 가장 큰 부담요인인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함께 ‘K스틸법’ 조기제정 등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정부 지원대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