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포항 관문 ‘복합환승센터’ 건립 무산···낙후한 시외·고속터미널, 포항 이미지 훼손 우려

이시라 기자
등록일 2025-08-17 17:05 게재일 2025-08-18 1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지난 16일 오후 포항시 남구 상도동 시외버스터미널은 주말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econd alt text
지난 16일 오후 포항시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은 주말임에도 이용객이 없어 한산하다. 

지난 16일 오후 포항시 남구 상도동 시외버스터미널은 주말임에도 한산했다. 35도가 넘는 폭염에도 대형 선풍기만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이용객들의 이마와 목덜미에는 굵은 땀이 흘러내렸고, 연신 손부채질만 했다. 일부 승객은 휴식을 취할 의자가 부족해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심지어 낡고 오래된 화장실은 입구에서부터 퀴퀴한 냄새를 풍겼고, 지저분한 변기와 세면대는 이용객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남구 해도동 고속버스터미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서울을 비롯한 광주, 부산 등으로 향하는 길목이라 많은 사람이 거쳐 간 곳이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10명에 불과했다. 좁은 공간에 들어선 편의시설은 매점 1곳과 화장실이 전부여서 이용객들은 멍하니 앉아 버스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포항을 처음 방문한 이지민씨(22)는 “최신식 KTX 역사와 달리 초라한 모습 터미널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면서 “화장실 너무 지저분해 두 번 다시 터미널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낡은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을 대신할 새로운 포항의 관문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무산됐다. 노후화된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포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이용객의 불편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은 없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막대한 사업비, 사업자 간 입장 차이 때문에 실질적인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버스터미널은 1985년과 1972년도에 지어졌는데, 시설 노후화로 이용객 불편이 계속되자 포항시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계획했다. 

2016년 5월 (주)포항터미널이 사업 제안서를 경북도에 제출해 관련 사업이 본격 추진됐고, 이듬해 3월 경북도와 포항시가 제3자 사업자 공모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포항시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KTX포항역 쪽으로 묶어 이전하기로 정하고 일방적으로 이전 부지를 밀어붙여 터미널 운영 사업자와 시민의 비난을 샀다. 

거센 반발을 이기지 못한 시는 2017년 사업비 3341억 원을 투입해 남구 상도동 2만4925㎡ 부지에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의 환승센터를 짓기로 계획을 바꿨다.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포항시는 터미널 운영 사업자와 여러 차례 간담회도 했지만, ‘도심 환승센터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신설 터미널을 지을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다’라는 입장만 들어야 했다. 결국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물 건너 가버렸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