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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산불 진화헬기 추락… 조종사 1명 사망

황인무 기자 · 장은희 기자 ·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04-06 19:49 게재일 2025-04-0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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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노후 헬기·70대 고령 조종사<br/>진화 체계 구조적 문제 해결 시급

6일 오후 3시 41분쯤 대구시 북구 서변동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조종사는 1951년생 74세 남성으로, 사고 당시 단독 탑승한 상태였다. 사고 헬기는 대구 동구청이 민간업체 ‘더스카이’로부터 임차한 BELL 206L 기종으로, 제작된 지 44년이 지난 노후 기체다. 사고 헬기는 산불 현장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은 “헬기가 저공비행을 하다가 뒷 프로펠러가 비닐하우스에 부딪혔고, 이 충격으로 헬기가 뒤집히면서 추락해 폭발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변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는 모두 5대의 헬기가 동원됐다. 산불은 1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8분쯤 진화됐으며, 경찰과 관계 당국은 현장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로 다시 한 번 노후 헬기와 고령 조종사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가와 지자체는 자체 보유 헬기와 민간 임차 헬기를 병행해 산불 진화에 투입하고 있으나, 상당수 기체가 제작된 지 30년을 넘긴 노후 기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정비·점검 체계가 부실한 기체가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조종사 연령 문제도 심각하다. 지난달 26일 경북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 추락한 헬기를 몰던 조종사는 73세였다. 앞서 2022년 양양, 2023년 포천에서도 60~70대 조종사가 산불 진화 중 헬기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국내 항공기 조종사의 정년은 만 65세지만, 민간 임차 헬기는 사실상 연령 제한이 없는 상태다.

현재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의 90% 이상은 육·해·공군 출신 퇴역 조종사로, 정년 이후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재취업해 활동 중이다.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노·장년 조종사를 다수 투입하고 있으나, 체력과 인지 기능 저하를 고려한 별도의 안전 관리 체계는 부재한 상태다.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산불 진화 시스템의 결함을 단순한 현장 위험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노후 헬기 교체, 정비 기준 통합, 조종사 연령 제한 도입, 운항 피로 관리 체계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황인무·장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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