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탄핵 이견 속 김상욱·배현진·조경태 등 2차표결 참여 목소리<br/>TK 의원들 여전히 반대 입장… 내분 심화 ‘질서있는 퇴진’ 빨간불
여권이 대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민의힘이 질서있는 퇴진을 위해 ‘2월 하야- 4월 대선’ 또는 ‘3월 하야- 5월 대선’을 제시했지만 당내에서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이 와중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표결 참여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늘어나면서 이탈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중진 의원이 5선의 권성동 의원을 새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하기로 했다.
한동훈 대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국 수습에 앞장서야 할 여권이 수습은 커녕 우왕좌왕하며 내분 양상만 보여주면서 여권 내에서조차 “차라리 탄핵 수순을 밟는 것이 어떠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오는 14일 탄핵안 2차 표결에 참석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 여론 압박 속에 2차 표결도 보이콧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1차 표결을 앞둔 의원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표결에 들어가자”는 의견이 적잖았다. 이후에도 2차 표결에는 동참하자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1차 표결에 집단 불참한 것은 당의 큰 패착이라며 2차 표결에는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2차 표결 불참은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이제 관심은 ‘탄핵 반대 당론’에서 이탈하는 의원들이 얼마나 나오느냐다. 우선 1차 표결에서 탄핵 반대표를 던졌던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번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에 찬성표를 행사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반헌법적·반민주적 비상계엄을 기획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첫번째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탄핵 반대표를 던졌다. 김 의원과 함께 표결에 참여했던 안철수·김예지 의원도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범야권 192명에 더해 국민의힘에서 3표가 이탈을 전제로 나머지 5명만 찬성해도 탄핵안은 가결되는 상황이다.
추가 이탈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입장을 바꿨던 조경태 의원은 탄핵 대신 즉시 하야를 주장하고 있다.
2차 표결 때까지 윤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할 시 탄핵 찬성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조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하야가 늦어도 이번 주 토요일 오전까지는 이뤄져야 한다”면서 탄핵 찬성 의원들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상욱 의원도 “(탄핵 찬성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 때가 되면 함께 뜻을 같이할 것”이라며 “(숫자에 대해선) 단언해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탄핵 통과에 충분한 숫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구·경북(TK) 의원은 탄핵 찬성으로 돌아설 의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때 친한계로 분류되는 TK의원들의 탄핵 찬성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여전히 탄핵에 반대하는 지역 여론이 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내 탄핵 찬성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이날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을 새 원내대표 후보로 추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4선 이상 중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은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라서 적어도 원내대표 경험이 있어서 복잡한 현안을 풀어가야 될 사람이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들이 논의됐다”며 “그런 의미에서 권 의원이 가장 적합할 것 같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한 분 정도 이의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중진 회의가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친윤계가 원내대표를 맡아 전면에 나서 탄핵 방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심지어 친윤계 최고위원 전원과 일부 친한계 최고위원 사퇴를 유도, 한 대표 체제 붕괴를 유도하려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