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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연체’ 늘어나는 새마을금고·신협

장은희 기자 ·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4-09-09 20:20 게재일 2024-09-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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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곳곳서 위험 신호 <br/>아파트 분양 거품 꺼지며 발목, 연말로 갈수록 문제 더 커질 우려<br/>허위대출 사고 등 관리도 엉망… 금융당국 지도·감독 강화 목소리

대구 경북 내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에서 연체가 증가하면서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관리도 엉망이어서 허위대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적잖은 문제가 노출되는 상황이다. 대출 부실로 적자로 돌아선 곳 또한 늘어나고 있어 당국의 지도와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항 죽장면 소재 모 새마을금고.

이곳은 농촌지역에 있는 탓에 현지에서의 영업이 부진하자 포항시내에 4개 지점을 연이어 개설하며 사세를 확장했으나 기대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서 자본잠식은 물론 자체적으로 버티기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여파가 심상치 않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역내 새마을금고와의 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이 새마을금고 외 포항의 나머지 28개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속앓이다.

역내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으로부터 브릿지론 대출을 받아 포항시가지 일원에 아파트와 주상복합 부지를 매입해 놓고 사업이 중단된 현장이 현재 13개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이미 상당수 사업장 시행사는 포항에 아파트가 포화상태에서 부동산 경기마저 곤두박질치자 손을 들었다. 이에 따라 이들 현장에 대출해 준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은 원금 회수가 쉽잖을 전망이다. 사업장이 경매로 넘어가버리면 금융기관의 손실이 기하급수로 늘어날 수도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이 대출해 준 시내 일원의 건물들도 소유자들이 이자도 못내 잇따라 경매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이 물건들은 경매 시초가의 절반 아래에서 낙찰돼 원금 확보도 되지 않아 손실을 키우고 있다.

포항소재 새마을금고의 위험도는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시 분석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포항지역 29개 새마을금고가 대출한 총액은 2조348억 원으로, 이 가운데 부동산 브릿지론 등 기업대출이 43.9%인 전체 8천826억 원이고 이에 따른 대출채권 대손충당금만도 594억9천900만원에 달하고 있다. 기업대출 8천826억 원 중에서는 주상복합, 특히 속칭 ‘나홀로아파트’ 부지 구입을 비롯한 부동산 대출이 상당하다. 부동산 경기 하락 시 부실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대구의 새마을금고와 신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건축 허가를 받았거나 진행 중으로, 미착공 된 아파트가 59개 3만8000세대나 된다. 역시 사업부지 구입비 상당부분을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이 연합으로 빌려줬다. 대구지역은 그동안 분양과다로 최근 아파트 시장이 내리막길이어서 부동산 경기가 돌아오지 않은 한 대출 회수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관리부실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구 군위군 우리새마을금고에서는 64억원 규모의 무담보 허위 대출을 해 준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22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아파트 중도금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실제 소유하지 않은 아파트를 갖고 있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한도를 넘겨 대출해 줬다가 새마을금고중앙회 검사과정에서 적발됐다.

역내 제2금융기관의 부실대출 증가와 관련해 지역의 한 금융인은 제2금융권이 해야 할 본래의 목적을 저버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대구경북 내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부실대출증가 지역은 한때 아파트 경기가 좋았던 곳”이라면서 금융기관이 분양 거품만 보고 자영업자 소액 대출보다는 아파트사업 시행자들에게 한꺼번에 거액을 대출해 줬다가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발목이 잡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한 전직 새마을금고의 한 간부는 “연체는 올 연말로 갈수록 문제가 더욱 심각해 질 수도 있다”면서 일부 현장은 짜고 친 대출이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 만큼 대출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당국의 세밀한 진단과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은희·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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