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사망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힘들어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혐의없음으로 발표했다. 사건 이후에도 교사들은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시달림을 받고 있다. 교권을 보호하자는 목소리는 높으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래서인지 학교 현장을 떠나는 교사도 늘어난다.
초등학교 생활지도를 맡은 한 교사는 쉬는 시간에 학생들 사이에 손톱으로 긁은 사건을 맡아 처리했다. 처리 중 학부모의 진정으로 교육청 등 관련 기관의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았다.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같은 일로 학부모에게 고소당했다. ‘학폭’이라는 용어를 썼다는 이유다. 학교폭력에 학부모가 당연히 알고 협의해야 하지만, 과도한 주장으로 일이 꼬여버리는 경우가 많다. 다른 아이의 큰 아픔보다 자기 자식의 작은 손해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교권 침해유형은 모욕과 명예훼손, 교육활동 침해, 상해·폭행이 주를 이루며 성 관련 사건과 협박이 11%를 넘는다. 그 외에 불법 정보 유통도 발생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에도 교권 침해 사례는 더 다양한 형태로 증가한다. 법의 제정 등 현실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고 관련 기관이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국회는 법을 제정하고 교육청은 교권 침해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침해를 당한 교사를 치유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 번 방송에서 바람을 탄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그냥 넘어가던 사소한 일도 관련 교사나 학교를 상대로 고소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이제는 학생들 사이의 싸움 중재도 교사가 아니라 경찰이 나서는 시대가 되었다. 법적인 문제를 지원하기 위하여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가 성업 중이다. 사건만 발생하면 교사는 관련 기관의 조사에 시달려야 하고 학부모의 항의 전화와 고소 사건에 일일이 대응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정작 수업을 받아야 하는 다른 학생들은 수업권을 침해당한다. 왜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어야 하는지.
이 시점에서 학생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생각하게 된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단순 지식만을 배우러 오는 것은 아니다. 또래의 학생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성도 기르고 양보하고 남을 배려하는 참된 인간 교육을 받는 게 학교가 아닐까. 친구도 선생님도 없는 나 혼자만의 학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성을 배워야 할 시간에 학교폭력과 고소와 상대방에 대한 험담만 늘어나는 곳에서 아이들이 배울 건 아무것도 없다. 자식이 귀할수록 남과 어울리는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혼자서 떨어져서 살아가는 자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왜 사람 인(人) 자가 막대 두 개를 기대어 세운 모양인지 알아야 한다.
공교육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학교폭력 당사자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사람이 피해를 본다.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사회의 모습은 상상하기도 싫다. 교사가 제대로 서지 않는 사회에서 진정한 교육도 우리나라의 미래도 기대하기 어렵다. 더 이상 선생에 대한 존경을 바라지도 않는다. 선생은 그저 웃으며 수업하는 너무나 당연한 바람을 가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