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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보다 힘들어” 한계 몰린 중소기업 파산 속출

이시라 기자 · 성지영 인턴기자
등록일 2024-07-22 20:31 게재일 2024-07-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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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상반기 법인파산 65건<br/>14개 회생법원 중 네번째로 많아 <br/>전국 수치도 987건 2년만 2배↑<br/>개인회생 접수도 5788건 ‘폭주’<br/>하반기도 ‘줄파산’ 지속 우려 커

경기침체 장기화로 부채를 갚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대구·경북 지역 기업이 지난해의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이 지속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영세기업들의 줄파산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지방법원이 접수한 법인파산 신고는 65건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39건)보다 6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구·경북은 전국 14개 지방·회생법원 중 서울(447건), 수원(189건), 대전(73건)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다.


문제는 기업들이 재기를 희망하는 회생 보단 사업을 아예 포기하는 파산을 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상반기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파산 신청은 987건으로,지난해 같은 기간 724건 대비 263건 증가했다. 또 2022년 452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다. 2017년 상반기 345건이었던 법인파산은 2018년 393건, 2019년 485건, 2020년 522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6개월 만에 이미 2021년 전체 건수(955건)를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절정이던 시기보다 오히려 수치가 악화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한계에 몰린 중소기업들이 결국 버티지 못하고 파산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산 선고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부채 비율은 114.3%로 2018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증가율도 -1.5%서 ·6.9%로 떨어졌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지위도 흔들리고 있다. 채무 부담에 시달리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이 늘어나면서 개인회생 제도에 의존하는 이들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구·경북에서 접수된 개인회생 사건은 5788건으로 접수됐다.


회생, 파산 지원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포항의 한 변호사는 “최근 개인들의 파산 신청이 몰려들고 있다”면서 업무 폭주로 한달 동안 접수를 받지 않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개업 이후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며 “더 늦기 전에 당국에서 다양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시라기자·성지영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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