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 12년째 서식지 보호 성과<br/>인공 모래섬에 100여 마리 ‘둥지’<br/>탐조대•탐방로 인프라 조성키로
안동시가 조성한 안동호(安東湖) 인공 모래섬이 쇠제비갈매기(멸종위기야생생물 2급)들의 안정적인 서식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동시의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보호 노력이 12년째 이어지며 안정적인 서식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전국적인 탐조 관광객들이 대거 찾는 등 안동의 새로운 생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남해안 낙동강 하구 등의 모래밭에서 주로 번식하던 쇠제비갈매기는 지난 2013년부터 안동호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본지 2013년 5월 20일 최초보도, 2014년 대구경북기자협회 올해의 기자상, 2015년 지역신문컨퍼런스 보도편집분야 우수사례부문 금상 수상) 처음엔 40~50마리였던 것이 시간이 가면서 최근엔 100여 마리로 늘었다.
안동시가 생태관찰용 CCTV(영상기록장치)로 확인한 결과, 올해 처음으로 쇠제비갈매기 무리가 안동호를 찾은 시기는 지난 4월 6일이었다.
지난 10일에는 짝짓기, 둥지 틀기, 포란(抱卵) 등을 거쳐 인공모래섬에서 쇠제비갈매기 새끼가 처음으로 알에서 깨어났다.
현재 쇠제비갈매기 부모 새와 새끼를 포함해 최대 120여 마리가 관찰되고 있다. 총 23개 둥지에서 2~3일 간격으로 태어난 새끼는 모두 62마리로 현재 2개의 인공 모래섬 전체가 병아리사육장처럼 새끼들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쇠제비갈매기들이 처음부터 이곳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었다. 안동호 수위 상승으로 이들이 터를 잡고 있던 기존 모래섬이 물속으로 잠긴 것.
이에 안동시는 2020년과 2021년 안동호 내 인공모래섬을 2개를 만들었다. 새 서식지는 수위 변화에도 안전하고 포식자를 피하기에도 좋았다. 영구적인 인공모래섬을 조성됨에 따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종(種) 보존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쇠제비갈매기 서식지가 있는 곳은 안동댐이 축조된 곳에서 배로 20분 거리의 호수 폭이 가장 넓은 곳에 띄운 쌍둥이 인공섬(1800㎡)이다.
안동시는 지난해 극성을 부렸던 수달(천연기념물·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의 습격을 방지하기 위해 올해 인공섬 둘레에 60cm 강판 담장을 설치했다.
또한, 쇠제비갈매기 보호단체 등 민간 차원에서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습격에 대피용으로 파이프(지름 15cm·가로 80cm) 40개를 설치했다.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은 평소 이 파이프를 폭우나 폭염 대피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들의 관광 자원화를 위해 올해 환경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으로 4억3000만 원을 지원받아 탐조대, 생태 탐방로 등 인프라 시설을 완공해 일반인들도 좀 더 쉽게 쇠제비갈매기들을 관할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탐조(探鳥)용 고배율 관찰 망원경 3개를 설치하고 각종 꽃과 나무 등을 심고 생태해설판, 수목표시판. 종합안내판을 설치해 전국에서 이들을 보려는 단체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경북 언론인 단체, 대구문인협회, 서울지역 탐조인 모임 등 30~40명씩 단체 관광객이 연이어 찾고 있다. 현재까지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방문한 관광객은 5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권기창 시장은 “안동호의 명물이 된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를 지속적으로 보호하고, 앞으로 간이화장실이나 부교 설치 등 추가적인 생태탐방 인프라를 보강해 생태관광 자원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보호 12년史
△2013년 5월 20일 : 안동호 쌍둥이 모래섬에서 집단 서식하는 쇠제비갈매기 경북매일신문에서 최초 보도.
△2013년 5월 21일 : 경북대 생물학과 박희천 교수, 안동호 모래섬에서 둥지·개체수 등 쇠제비갈매기 서식 규모 확인. 안동시, 서식지 보호를 위해 선박접근 금지용 팻말 설치.
△2014년 6월 : 부산발전연구원, 경북대조류연구소 등 영남 생물학자들 낙동강 하구 현 서식지 및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비교 분석 조사.
△2015년 4월 : 안동시, 서식지 주변에서 350m 떨어진 무인도에 고배율 망원경 갖춘 임시 탐조대 설치.
△2017년 9월 : 안동시, 전국 최초로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국제세미나’ 개최. 호주·일본·중국 등 국내외 조류 전문가, 서식지 보전과 활용방안 본격 논의.
△2018년 10월 : KBS, 안동호에 정착한 쇠제비갈매기의 극적인 생존과 희망 담은 60분짜리 자연다큐 방영.
△2019년 3월 : 안동호 수위 상승으로 서식지 사라지자 안동시, 전국 최초로 물에 뜨는 플라스틱(푼툰) 2500개 연결한 인공모래섬(1000㎡) 제작.
△2020년 2월 : 안동시, 배수관 200개와 아연강판으로 만든 반영구적인 인공모래섬(1000㎡) 제작. 서식지 모니터용 태양광 CCTV 설치.
△2020년 11월 : 안동시, 인공모래섬에서 쇠제비갈매기 보호와 공존 기원하는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꿈’ 클래식 음악회 개최.
△2021년 11월 : 환경부·안동시, 기존 인공섬 옆에 서식지 확장을 위한 2차 인공섬(800㎡) 설치.
△2022년 4월 : 안동지속가능발전협의회 소속 ‘쇠제비갈매기의 꿈’ 동호회 결성. 안동호 쌍둥이 인공섬에서 모래 보충·은신처 설치 등 활동.
△2022년 9월 : KBS, 새와 사람. 공존 희망을 보여준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다큐 속편 50분짜리 ‘안동호 쇠제비살매기의 귀향’ 방영.
△2023년 1월 : 환경부, 쇠제비갈매기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
△2023년 10월 : 환경부·안동시,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생태관광자원화를 위한 접안시설, 목책계단, 통나무의자, 탐방로, 탐조대 등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