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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호의 손님’ 쇠제비갈매기를 보셨나요

등록일 2024-05-23 18:34 게재일 2024-05-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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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지 1면에 실린 ‘안동호 쇠제비 갈매기 부부’ 사진은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수컷 갈매기가 새끼를 품은 암컷에게 먹이를 전달하는 모습은, 이들이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얼마나 힘들고 소중하게 키우는지를 생생하게 알 수 있게 한다. 쇠제비갈매기(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제비모양의 작은 갈매기)는 암컷이 알과 새끼를 품고 있을 동안 부지런히 먹이사냥을 해서 암컷에게 전달하고, 암컷은 이를 새끼들에게 먹인다.

이들은 원래 낙동강 하구 모래밭(삼각주)에서 주로 번식했지만, 4대강 사업으로 강 하구 생태계가 훼손되면서 지난 2013년 봄부터 안동호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본지 권광순기자(현 조선일보 기자)가 이 장면을 특종보도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를 수위 변화나 포식자(수달, 수리부엉이 등)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영구적인 인공모래섬 2개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보호 노력이 12년째 이어지면서 안동호를 찾는 무리는 처음 40~50마리에서 최근엔 100마리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달 6일 120여 마리가 안동호를 찾았고, 짝짓기·둥지틀기·포란(抱卵) 과정을 거쳐 5월 10일 인공모래섬에서 처음으로 새끼가 알에서 깨어났다. 모두 23개 둥지에서 2~3일 간격으로 태어난 새끼는 모두 62마리로, 현재 인공 모래섬은 병아리사육장처럼 시끌벅적하다. 이들이 4월에 안동호를 찾는 것은 이때가 빙어 산란기여서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새끼들은 부화한지 20일 정도 지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7월이 되면 이들은 안동호를 떠난다.

안동시가 지난해 정부지원을 받아 서식지 인근 섬에 따로 탐방인프라(고배율 관찰 망원경 등)를 구축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전국적인 탐조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쇠제비갈매기 모습을 비롯해 호수경관을 즐기고 있다. 안동댐 축조로 재산권행사나 안개 피해가 심한 안동시민들이 해마다 찾아오는 쇠제비갈매기로 인해 다소 위안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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