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중진·일부 초-재선 의원들<br/> “불출마 압박 더 세질 것” 우려
국민의힘 친윤계 핵심으로 ‘김장연대’로 불리는 김기현 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나란히 2선으로 퇴장하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좌불안석이다.
혁신위의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부터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해달라는 요구에 두 사람이 응답함에 따라 TK중진과 일부 TK초·재선에 대한 불출마 압박과 함께 TK의원 교체폭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정치권 한 관계자는 “TK지역이 당 쇄신과 혁신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선당후사 마음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목소리를 냈다. TK의원 물갈이를 주장해왔던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참에 용산, 지도부 홍위병으로 분수 모르고 설치던 애들도 정리해라”며 “그런 애들이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친윤계라고 자처했던 TK지역 초·재선 의원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로 인해 추가 결단 여부로 주목 받은 그룹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원조 친윤 의원과 TK지역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다.
또 김기현 전 대표 사퇴 전 국민의힘 의원 단체 메신저 방에 ‘김기현 체제 옹호’ 글을 올렸던 15명의 친윤 초선 의원도 쇄신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기현 대표 옹호 글을 올린 초선 의원 중 TK지역의원은 5명이다. 나아가 김 대표 체제에 동조해달라는 글을 올려달라고 주문한 TK의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비주류 의원은 “당을 망친 사람들, 전당대회 때 연판장을 돌리고 이번에 또 다시 김 전 대표를 옹호하고 나섰던 초선들도 나가야 한다”며 “주도자들이 나가야 인적 쇄신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기현 당대표 사퇴, 장 의원 불출마 선언이 TK의원들로 확산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공식적으로는 혁신위의 희생 요구를 외면하면서 보수텃밭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요구하는 마녀사냥식 분위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류다. 혁신 대상으로 거론되는 TK한 중진 의원은 수도권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자신을 초선의원으로 소개하는 등 혁신위 희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다른 TK의원들도 “나는 대상이 아니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거나 중진 의원을 겨냥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남은 인적 쇄신은 공관위의 몫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선수, 나이, 지역 등으로만 기준을 삼기보다 의정활동 성과, 당 안팎 평판 등 객관적 기준으로 물갈이와 당 혁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더는 인적 쇄신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나머지는 공관위에서 공천으로 하면 될 것”이라며 “(민주당) 김종인 위원장도 정청래·이해찬을 정리하고 선거에서 이기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단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이는 두 분이 솔선했으니 그 다음이 누구냐를 가지고 개혁 동력을 소진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20대와 21대 총선에서 TK의원 물갈이는 50∼60%가 넘었던 데다 오는 22대 총선에서는 그 폭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공천 경쟁이 시작되면 TK공천 갈등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