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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삭감으로 예찰규모 축소, 재선충병 키웠다

구경모기자
등록일 2023-11-15 20:10 게재일 2023-11-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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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제효과 위해선 예찰 필수인데 6년간 300억 줄어 현장활동 고충 <br/>포항서 2~3년전 고사목 확인… 내년 예산도 대폭 줄어 우려 목소리
포항 지역의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벌목된 소나무들. /구경모기자

속보= 최근 포항 등 전국에서 소나무재선충 피해가 급증<본지 7일자 1면 보도>하는 가운데, 정부와 산림당국이 ‘재선충 방제예산을 삭감해 재선충 병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 방제예산도 올해 993억원 보다 대폭 삭감된 804억원에 그쳐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산림청 재선충병 방제예산은 2017년 814억원, 2018년 784억원, 2019년 590억원, 2020년 543억원, 2021년 509억원, 2022년 504억원이었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상목이 2018년 202만 그루에서 2019년 145만 그루로 소폭 줄어들자 정부가 6년에 걸쳐 2017년 대비 재선충병 방제 예산을 309억여원을 삭감해 버린 것.

예산이 309억여원이나 삭감되자 이 재선충 방제사업 가운데 매우 중요한, 누락목 확인을 위한 현장 투입 인력 예찰 활동이 자연스레 축소돼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다.

올해 3월 기준 전국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목은, 지난해 3월 기준 92만그루 보다 무려 두배 이상 늘어난 219만 그루로 급증했다.

이에 놀란 정부가 올해 재선충 방제예산을 993억원으로 뒤늦게 늘렸으나, 이미 급속히 확산중인 재선충병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산림청 관계자는 “꾸준한 예찰·방제활동이 필수적이지만 지난 수년간 방제예산이 삭감되면서 예찰활동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산림 전문가들 역시 올해 재선충병 급증 주요 원인 중 한가지로 ‘최근의 부실했던 예찰활동’을 꼽았다.

예찰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소나무 재선충병은 잠복기가 최대 2년에 달해 확산세가 숙지더라도 꾸준한 감시 작업이 필수적이다.

감염목 예찰활동은 드론이나 헬기, 차량 등을 통해서도 실시하지만 무엇보다 인력이 소나무 군락지에 직접 들어가 시료를 체취·분석하는 방식이, 최고로 평가된다.

하지만 정부와 산림당국은 지난 2019년 재선충병 확산세가 잠잠해지자 수년간 재선충 방제 예산을 연이어 삭감했고, 결국 올해 재선충병 확산으로 이어졌다.

올해 포항은 재선충병 피해면적이 2만1천㏊, 피해목이 20만본에 달하는 등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 지역이다.

현재 포항에는 최근에 고사한 피해목들과 2∼3년 전에 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들이 동시에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소나무들의 고사 시기가 수년에 걸쳐 제각각인 점이 바로 ‘수년간 부실했던 감염목 예찰 활동의 증거’로 확인된다.

여기에다 내년 정부의 방제예산도 올해에 비해 189억원이나 대폭 삭감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남영우 박사는 “방제대상목이 누락될 경우 재선충병 방제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꾸준한 예찰활동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나무 재선충병은 지난 1988년 부산에서 시작, 2004년 전후에 전국으로 확산됐고 다시 2014년 전국적으로 퍼져 200만 그루가 감염됐다.

당시 정부와 산림당국은 국가적 재해로 선언하고 집중 방제활동을 벌여 2016년 이후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부터 다시 확산일로에 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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