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졸업시즌 대목 앞두고<br/> 수확량↓·꽃가격↑에 ‘판매 뚝’ <br/>‘꽃보다 현금’ 축하선물 변화 등<br/> 농가·꽃집 “버티기 힘들다” 한숨
지난달 크리스마스와 1월 설 명절 및 졸업시즌으로 이어지는 황금 대목에도 불구하고 지역 꽃 재배 농가와 꽃집들이 울상이다. 여기에 요즘은 ‘꽃보다 현금’이라며 금전적 축하를 더 중요하게 야기는 풍조에 화훼농가와 꽃집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화훼농가와 꽃집들은 지난 3년 코로나19라는 악재에 근근이 연명하는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지난해 연말과 올해 졸업시즌 등 꽃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지만 예상치 못한 이상기온 등으로 꽃 생산 저하에다 가격 인상으로 판매가 급감하자 더이상 버티기도 힘들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14일 기준 화훼유통정보 경매 동행을 살펴보면 가장 인기가 많은 장미의 도매업 경매 기준 1단(10송이 묶음)은 2만534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2천114원보다 6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매업 경매 가격이고, 꽃 시장을 거쳐 소매상인이 구입할 땐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될 수밖에 없다. 도매가 상승은 소매가 상승으로 이어져 안동의 한 꽃집 주인 A씨는 “장미를 비롯한 꽃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르고 있어 예전엔 대략 3만원 선이면 풍성한 꽃다발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들어가는 꽃의 양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리본이나 끈 등 부자재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은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A씨는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연인들끼리 쉽게 주고받던 꽃 선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판매가 많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설 명절 산소 방문과 졸업식을 앞둔 대목이라고 무작정 비싼 자금을 투입해 꽃을 많이 들여 놓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꽃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으로는 면세유 등 가격 폭등과 이상기후를 들 수 있다. 최근 한 드럼(200L) 21만원이던 면세등윳값이 지난해 말 30만원대로 오르다 보니 유류비를 아끼기 위해 하우스 실내 온도를 낮췄고 때마침 지난달 불어닥친 한파가 꽃의 생육을 부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화훼농가들은 “조금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지금 상태라면 수확량이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 졸업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화훼농가마다 출하 준비로 바쁘지만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난방비에 인건비 등 이것저것 제외하다 보면 원가 회수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