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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대송면 일주일째 복구 안간힘

김주형기자
등록일 2022-09-13 20:26 게재일 2022-09-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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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시름 속 복구 여념 없어<br/>군장병·봉사자도 구슬땀 ‘훈훈’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 주민들에게 식수용 생수가 배부되고 있다. /김주형기자
태풍 ‘힌남노’가 포항을 직격하면서 대송면 일대 마을이 대부분 침수되며 큰 피해를 입었다.

복구 작업에 들어간 지 일주일째인 13일 포항시 남구 대송면 제내리 앞은 도로변과 골목마다 침수된 가구와 가전제품 등이 버려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계속 물을 빼내고 있어 도로가에는 물웅덩이가 고여있기도 했다. 곳곳에 침수된 차량들이 방치돼 있어 주민들과 차량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주택과 상가에서 나온 폐기물은 중장비를 이용해 대형 트럭에 옮겼고 트럭은 쉴 새 없이 오가며 이를 실어 날랐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집이 침수돼 가재도구를 모두 잃어 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하루아침에 살 곳을 잃은 주민들은 복지회관과 인근 초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었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주민 염석열(68)씨는 “폭우에 성인 허리까지 물이 차 가재도구가 다 침수됐다”며 “면사무소에서 나와 피해 접수를 받아갔지만 지원이 부족할까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몸이 불편해 48시간 동안 집에 머무르다 나왔다는 김용구(63)씨는 “전기와 수도는 복구됐지만 보일러가 고장이 나 일주일 째 복지회관에서 지내고 있다”며 “살림살이의 90%는 못 쓰고 버려야 할 판이라 답답할 노릇이다”고 하소연했다.

태풍 피해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에선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와 군장병들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수해 현장 복구를 위해 새마을회 봉사단, 기업체, 종교단체 등 자원봉사자 수백여 명이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건물 내 진흙을 퍼내고 생활용품을 세척하는 등 수해복구에 여념이 없었다.

삼성, LG전자 등 민간 봉사단들은 침수된 가전제품을 점검하고 수리지원을 하고 있었다.

해병대 등 군장병들도 골목 안쪽에 위치한 주택에서 복구작업을 돕고 중장비를 이용해 폐기물을 처리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명자(59·여)씨는 “집과 가게 모두 침수돼 손을 놓고만 있었는데 해병대원들이 와서 도와준 덕택에 많이 좋아졌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복구작업에 참여한 해병대 1사단 박영조(23) 상병은 “처음에는 말 못할 정도로 골목 구석구석 진흙으로 가득했다”며 “주민분들께서 힘든 와중에도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도움이 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박용우(31)씨는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해 지역주민들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며 “아직 복구가 덜 된 곳이 많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김주형기자 mirae57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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