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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아, 잘 있느냐?

등록일 2022-09-07 18:10 게재일 2022-09-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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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인 수필가
김규인 수필가

휴대폰을 충전하며 교단 위에 드러누워 휴대전화를 만지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며 여러 사람의 우려를 자아낸다. 이 과정에 학생은 다른 아이들에게 보란 듯이 행동하고 교사는 수업만 진행한다.

교사나 학생의 행동으로 보아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고 자주 일어난 것 같다. 경험으로 학생과 실랑이해 보았자 마음만 상하고 수업은 수업대로 못하니 말이다.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지 듣지 않아도 말하지 않는 교사의 뒷모습이 많은 것을 전한다.

심지어 윗옷을 벗고 수업에 참여한 같은 반 남학생의 모습은 여교사가 벌거벗은 모습을 바라보지도 못하고 혹시라도 옷을 입을까 기다리며 흑판에 판서하였을 것 같다. 언론이나 방송에서 그토록 떠들던 벌거벗은 학생 인권의 참모습을 보는 것 같다. 학교 내 최상위의 헌법과도 같은 학생 인권 앞에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할지 방향을 잃는다.

파장이 커지자 학교와 교육청은 교권 침해 여부를 조사한다고 뒷북을 친다. 관련 영상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에 휴대전화 조사를 의뢰하고 해당 학생들을 분리 조치하고 교권 침해 여부를 조사한다. 어쩌면 파장이 커지지 않기를 바랄 뿐 답도 없는 조사를 하는지도 모른다.

교권 침해 문제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학생 인권이 다듬어지면 다듬어질수록 교사는 설 자리를 잃는다. 학생의 문제로 학교를 찾는 학부모는 담임선생은 안중에도 없고 교장부터 찾는다.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가 어려우면 교육청이나 상위 기관을 찾아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만을 주장하며 기어이 교사를 파출소로 불러낸다.

수업 중에 자는 학생을 깨우는 교사에게 눈을 부라리며 달려들다 의자를 던지고 나가는 학생, 학부모의 심한 욕설로 인격모독을 당하는 교사, 교육활동 중 일어난 사소한 일로 교사를 고발하고 수천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학부모, 교사에게 욕하며 달려드는 학생들을 보는 것은 흔한 일상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더는 할 수 없는 세상이다.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휴대폰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학교가 휴대폰을 일괄적으로 걷어간 뒤 일과시간 내내 못 쓰게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한다. 국가인권위의 판단은 학생들이 자기 억제력으로 수업 시간에는 휴대폰을 만지지 않는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학생들에게 가능한 일이다.

학교 내에서 정해진 규칙을 지키고 하고 싶은 휴대폰을 학교에 맡기고 참는 것을 배우는 것도 교육이 아닐까. 모두가 귀한 자식이라는 이유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의 방향인지에 의문이 든다. 오락하기 위해 어린 자식을 방치하여 굶어 죽게 하고 잔소리한다는 이유로 부모를 죽이는 일이 그냥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존중을 바라는 교사는 없다. 그저 편하게 수업하기만을 바란다. 좋은 수업은 학생 인권과 교권의 조화 속에 가능하다. 우리 사회의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새삼스레 수천 년을 이어온 교육의 안부를 묻는다. 교육아, 잘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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