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경주시·태영건설 6년 전 천북관광단지·보문빌리지 조성 협약<br/>1조2천억원 들여 2022년까지 수목원·콘도·골프장 등 건립키로<br/>태영건설, 2020년 5월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과정서 포기<br/>사내 사정 등 때문… 지난해 당초보다 6홀 커진 24홀 골프장 조성
경주시와 경북도, (주)태영건설은 6년전 천북관광단지 및 보문빌리지 조성사업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조원대 천북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태영건설이 루나엑스 골프장 만 달랑 추진하고 나머지 사업은 신청을 취하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있다.
사업신청 취하와 관련해 경주시는 조성추진 현황에 대한 기자들의 취재를 거부하고 대기업에 이들의 취재 사실을 알리는 등 대기업 편들기만 급급한 채 시민들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태영건설은 최근 골프장만 달랑 짓고 무산된 ‘천북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재추진하려 해 6년 전 MOU 체결 이후, 지지부진했던 사업추진 과정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태영그룹은 2016년 5월 경북도·경주시와 경북도청에서 천북관광단지 및 보문 빌리지 조성사업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천북관광단지 조성을 추진해왔다.
당시 체결식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최양식 경주시장,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윤석민 태영그룹 부회장, 윤재연 (주)블루원 대표이사, 경주지역 도의원 등이 참석해 언론보도와 함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무장산, 보문관광단지 등과 연계한 경주시 천군동과 암곡동, 천북면 일원 764만㎡ 부지(태영그룹 매입부지)에 총 1조200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SBS촬영장, 엔터테인먼트장, 생태수목원, 호텔, 콘도, 테마파크, 골프장 등 7개 주요시설을 조성한다는 거창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투자는 계열사인 (주)태영건설이, 운영은 (주)블루원에서 맡기로 했다. 천북관광단지 조성에 8천200억원, 보문단지 최고급 빌리지 조성에 2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남부권 종합휴양관광단지가 조성되면 신규 일자리 8천500여명 창출, 인구유입, 지역인재 우선채용 등 경기 파급효과를 기대했지만 당초의 기대와 달리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2016월 5월 협약서 체결이 후 1년 반 동안이나 사업추진이 답보상태에 놓이자 천북면민들은 행정당국의 늑장행정을 질타하는 청원서를 내는 일까지 벌어졌다. 2017년 말 경주시가 제출한 2030 경주시 기본계획 안에 블루원 천북관광단지가 포함됐고, 이후 경북도 승인을 받았다.
보문빌리지 유원지 신청, 천북관광단지 지정신청 등의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2019년 골프장 부지의 지구단위계획구역 변경이 완료되고, 그 외 관광단지 조성부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접수되면서 사업도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사업시행사인 태영건설은 2020년 5월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과정에서 돌연 취하 통보를 하고 협의를 중도 포기했다.
천북관광단지 개발을 위해서는 현재 보전녹지지역·보전관리지역·농림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용도지역을 계획관리지역 등으로 변경해야 한다. 관광단지 지정은 환경청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와 관련, 환경청 관계자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검토 결과, 사업계획 남측 경계가 경주시의 취수원인 덕동천 수계와 연접해있고, 사업 부지가 위치한 사면이 취수원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취수원에 영향(상수원보호구역 오수처리)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조건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업부지 대부분이 문제의 사면에 위치해 있어 부지 선정을 다시 하지 않는 이상 동의를 얻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당시 태영건설에서도 부동의 결정이 내려질 것을 예상하고 스스로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당시 태영 측은 관광단지 지정 신청 취하 통보를 해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자금 순환 등의 회사 내부의 사정 때문에 잠시 멈추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태영건설 관계자는 “소규모 영향평가 등을 통해 사업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수년이 지났지만 천북관광단지사업은 첫 삽도 못뜬채 태영건설의 골프장 사업 허가만 지켜냈고 지난해 10월 천북관광단지 사업구역 내에는 당초 18홀보다 규모가 커진 24홀 규모의 루나엑스 컨트리클럽(대표이사 윤재연)만 들어서게 됐다. 골프장 조성 과정에서도 태영건설은 1만715㎡에 이르는 산림을 불법 훼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태영건설이 당초 사업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4천억원으로 경주시 암곡동 산200 일원 내(면적 159만4천803㎡)에 개발계획안을 새로 수립해 이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것이 확인돼 논란은 재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황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