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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중심된 주민주도형 축제로 ‘권기창표’ 안동탈춤축제에 쏠린 눈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2-08-07 19:52 게재일 2022-08-0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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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지 거리축제 기치 내세워<br/>개최 두 달 앞두고 메인 축제장 <br/>이전 결정… 기간도 10→5일로<br/>탈춤공원 주무대로 준비해오던<br/>기존 공연들 전면 수정 ‘불가피’<br/>프로그램 완성도 하락 우려에<br/>주차 대란·시내버스 노선 변경 <br/>예산·인력 증가 등 난제 수두룩 <br/>소통없는 일방적 강행도 도마에

지방선거를 통해 단체장이 교체된 자치단체들이 급진적인 정책 변화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구미시의 경우 전임 단체장이 결정해 놓은 취수원 이전 문제에 제동이 걸렸고 안동시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장소 변경 문제로 시끄럽다.

7일 안동시에 따르면 축제 주관사인 한국정신문화재단이 지난 2일 회의를 통해 탈춤축제 메인 장소를 이제까지 해오던 탈춤공원 대신 안동시내 홈플러스 앞 도로를 포함한 원도심 일원으로 잠정 결정했다. 축제 기간 역시 기존 10일에서 5일로 축소하기로 정했다. 이는 재단이사회 당시 권기창 시장이 기존 축제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변화의 핵심으로 축제 장소의 변경을 강력히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권 시장은 ‘관 주도형 축제’에서 ‘주민 주도형 축제’로 변화를 강조하고, 안동시가지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원도심 상인과 시민들이 주도하는 거리 축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결정이 안동 지역에 알려지자 그동안 축제 시기 소외됐던 일부 원도심 상인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으나 원도심 도로에서 방대한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 축제가 볼거리 즐길거리도 없는 특색 없는 축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여기에 축제 시기 안동 도심 중앙을 관통하는 경동로를 축제 장소로 결정할 경우 주차 문제와 함께 교통 대란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시민 불편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시내버스 노선도 일부 변경이 불가피해 대중교통 이용에도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그동안 축제 준비를 해온 행사관계자들의 불만도 만만찮다. 기존 탈춤 축제장을 주 무대로 준비해오던 모든 행사계획을 불과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주 무대를 옮기면 축제 방식의 전면 재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것.

특히, 탈춤축제 기간 동안 펼쳐지는 여러 공연의 경우 장소의 변화에 따라 기존 공연의 틀을 일부 또는 전면 수정해야 하다 보니 공연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대동난장’을 비롯해 탈춤축제 기간 대규모로 선보였던 ‘차전놀이’, ‘놋다리밟기’, ‘풍물경연대회’ 등 기존에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던 프로그램도 공간적 제한에 따라 진행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축제장에서 이뤄졌던 체험 및 상가 부스 운영 등의 축소는 물론 원도심 전체가 축제장으로 꾸며지는 만큼 예산과 이를 통제할 인력 또한 기존 장소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축제를 도울 관련 기관·단체와 아무런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점이다.

당장 안동시의회는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며 관련 단체와 공무원을 오는 10일 소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안 안동시의회 문화복지원원회 의원들은 “안동시로부터 아무런 계획도 듣지 못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겠다”고 말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안동경찰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안동 원도심에서 축제가 진행될 경우 교통 통제, 관련 구조물 철거 등이 이뤄져야 함에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알지 못해 인력 지원 등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한편, 올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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