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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노인 복지는 취업이다

등록일 2022-06-01 22:15 게재일 2022-06-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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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인수필가
김규인수필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평균수명의 증가로 급속하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고령화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의 대다수 국가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늘어나는 수명에 사회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회사의 정년은 60세이고 이마저도 다 채우고 퇴직하는 사람은 드물다.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자신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베이비붐 세대의 이른 퇴직은 준비되지 않은 노후를 맞는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에 맞추어 시작된 코로나는 그들의 자립을 더 어렵게 한다.

코로나는 마지막 기대를 걸고 시작한 가게를 파산으로 몰고 간다. 중고 식당 용품을 취급하는 가게는 더는 물건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 매장이 물건으로 가득하다. 문을 닫는 곳은 많아도 새로 시작하는 곳은 줄어든다.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하소연이 빈말이 아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한꺼번에 이루어진다면 정부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는 연일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의 고갈을 이야기한다. 대법원의 임금 피크제 판결은 그동안 정부 정책을 믿고 따른 기업이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 이상만을 좇다가 남은 밥그릇마저 깨버리는 잘못을 범할까 두렵다.

젊은이의 취업 문제도 해결되지 못하는 마당에 나이 든 사람들의 일자리를 말한다고 누구는 나무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점을 고려한다면 노인들의 일자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구 비율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의 일시적 퇴직은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들을 위한 연금 등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는 것보다 임금 피크제로 그들에게 세금을 거두며 서서히 퇴직시키는 편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사회적 활동에서 밀려난 몸이 병을 얻어 드러눕는다면 이를 치료하기 위한 비용은 더 늘어난다는 것을 정부 및 지자체는 명심해야 한다.

세계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정년을 연장하는 추세에 있다. 일본은 65세에서 70세로 정년을 늘리고, 아일랜드는 66세에서 68세로, 미국은 68세부터 연금 수급이 시작되고 80세가 되어도 대학에서 강의한다. 부자 나라에서도 정년 연장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이 든 사람의 직장은 단순한 일자리 하나가 아니다. 사회의 어른이 매일 아침 할 일 없이 등산으로 하루를 보내거나 어두운 표정으로 길거리를 배회하지 않아도 된다. 빠듯한 살림을 사는 자식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오래간만에 집을 찾은 손주에게 웃으면서 용돈을 건넬 수 있게 한다. 굽은 노인의 허리를 바로 펴게 하고 넘어진 자존심을 바로 세우는 일이고, 자식 세대의 부담과 갈등을 줄이는 일이다.

정부는 큰돈을 들여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를 실시한다. 독거노인 가구를 지원하는 사업도 필요하다. 하지만 대중교통의 무임승차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여 스스로 건강을 돌보게 하는 정책이 더 좋다. 최상의 복지는 개개인의 능력과 건강 상태에 따라 제대로 된 일자리를 노인들에게 마련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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