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6일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업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 지난해 9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 파일에는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중수2과장) 검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당은 대장동 의혹을 놓고 상대 후보에 대한 마구잡이식 의혹 제기와 반박, 재반박하며 선거일 막판까지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왜 김만배가 ‘내가 입 열면 윤석열은 죽는다’고 했는지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며 대장동 의혹의 중심에 윤 후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아니고 말고 식 의혹 제기가 도를 넘고 있다. 적반하장”이라며 맞받았다.
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김만배 씨 녹취록에 대해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장동 의혹의 핵심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 씨 녹취록에 대해 “(김 씨가) 잘 모르는 이야기인데 아는 척하고 말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전에 공개됐던 녹취록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일말의 진실이 담겨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씨가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무마하거나 그것을 약화시켜서 대장동 사업을 성사시키려고 노력했던 것은 틀림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에 대해 마타도어식의 음모론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김만배 녹취록’을 고리로 한 여권의 공세에 대해 “언제까지 이런 저급한 마타도어를 하는 건지 민주당의 지적 수준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이날 오전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대장동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뒤 자기들끼리 만든 녹취록을 큰 증거라도 되는 양 들고나온 게 우습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본부장은 “더 심한 것은 민주당이 막판 패색이 짙어지자 여론조작 수법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이재명이 SNS 링크를 걸고 퍼뜨려달라면서 소위 ‘밭갈이’를 시작했고, 온갖 커뮤니티에 동시다발적으로 이 내용이 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걸로 부족했는지 추천 수를 조작하는 범법행위까지 동원됐다. 포털뉴스 댓글에도 비정상적 댓글이 속속 달렸다”며 “이 모든 게 민주당의 ‘드루킹 시즌2’”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당은 선거 기간 내내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진영 간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김상태기자 ks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