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고 작은 산불 30여건 발생<br/>3일간 번진 영덕산불 등 불명예<br/>건조한 날씨·강풍 탓에 피해 커
경북에서 올해 총 30여건의 크고 작을 산불이 발생해 전국 기준 최다 산불 발생지역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는 가운데 영덕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3년 연속 대형 산불 발생 지역이라는 불명예도 얻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2시 20분쯤 영덕군 지품면 삼화리에서 재발화한 산불은 36시간 만인 17일 오후 2시 30분쯤 진화됐다. 이 불로 임야 약 400ha 소실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품면 인근 화수1리·2리 주민 192가구 312명은 화수리 마을회관으로 사전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북도와 소방본부 산림당국 등은 이날 헬기 40대(소방 3대, 산림청 16대, 임차 14대, 군 6대, 국립공원 1대), 진화인력 2천395명(소방 590명, 유관기관 1천805명), 차량 184대(소방 130대, 유관기관 54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이번 영덕산불은 15일 산불 발생 당일 1차 완진 후 재발화했다는 점과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이 산과 산을 날아다니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점에서 2020년 안동시 풍천면에서 발생한 산불과 상당히 유사하다.
2020년 당시 안동에서 발생한 산불로 총 1천944ha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이 남후면으로 옮겨가면서 민가와 축사 등이 피해 입었으며, 중앙선 고속도로와 철도의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대형 산불은 경북을 비켜가지 않았다. 이번 영덕 산불과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2월 안동시 임동면과 예천군 감천면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안동∼영덕구간 34번국도가 전면 폐쇄되는 등 안동 307ha, 예천 112ha의 산림이 소실됐다. 또한, 2020년과 2021년 연속된 산불의 복구비용만 약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경북에서 대형 산불이 이어지는 이유는 기후변화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데다 매년 이맘때 쯤 불어오는 ‘양간지풍(襄杆之風)’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올해 경북 지역 강수량은 2.6㎜로 평년(24.7㎜)대비 7.9%에 그치는 등 극심한 가뭄으로 대지가 바싹 말라 대형 산불의 발생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에 경북도와 각 시·군은 산불 감시인력 강화 및 드론 정찰 등 다양한 산불 방지 대책을 내고 있지만 올해 전국 최다 산불발생지역이라는 오명에 3년 연속 대형 산불 발생이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사후 약방문’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윤식·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