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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베리아` 봉화 그 눈부신 겨울 제대로 즐겨보시렵니까

박종화기자
등록일 2016-12-12 02:01 게재일 2016-12-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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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천역 산타마을
▲ 분천역 산타마을
`한국의 시베리아`로 불리는 경상북도 봉화는 최근 지역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분천역 산타마을, 승부역 눈꽃열차 등 차별화된 관광자원을 개발해 겨울철 대표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예전에는 봉화라고 하면 `오지마을`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으나, 요즘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많은 이들이 갖가지 체험을 즐기며, 여행자들이 행복해하는 관광도시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산타클로스`의 동심과 함께하는 분천역 산타마을 눈썰매장·이글루 터널 등 동화속 산타마을 구현

겨울철 특별운행 `산타열차`로 관광객 발길 줄이어

산타클로스는 아이에서 어른까지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전설의 대상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산타클로스는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한 성 니콜라스의 미담을 17세기 아메리카 신대륙에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이 `산테 클라스`라 불러 자선을 베푸는 전형으로 삼았다.

이 발음이 그대로 영어어화 했고, 19세기 크리스마스가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착한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상상의 인물이 돼 어린이들의 발음인 `산타클로스`로 변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산타클로스가 사는 마을은 노르웨이 오슬로를 비롯해서 전세계 여러 곳에 있으나, 핀란드 로바니에미의 산타마을이 가장 보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는 전세계 어린이들이 보내온 편지를 12개 국어로 번역해 일일이 답장을 해주는 산타클로스의 비서들이 있다. 이를 통해 동심의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를 기억하게 하는 서비스를 실시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도 매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클로스를 떠올린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전후 며칠만 기억되고 다시 잊혀진다.

하지만, 봉화는 잊혀진 산타클로스를 되살려 지난 2014년 봉화군·경북도·코레일이 함께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산타마을 조성해 요즘 표현으로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산타마을은 이름에 걸맞게 산타와 연상되는 다양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눈썰매장, 산타레일바이크, 산타풍차방, 이글루터널 산타소원지, 루돌프 포토존, 산타 시네마 등의 특색 있는 시설은 관광객들에게 동화 속 산타클로스 마을에 온 것 같은 신비스러운 광경을 선사한다.

▲ 분천역 산타마을 눈썰매장
▲ 분천역 산타마을 눈썰매장
또한, 산타마을 주변 향토음식점에서는 곤드레밥, 산채비빔밥, 수수부꾸미, 메밀전, 봉화 전통막걸리 등 전통음식과 대추, 수수, 차조, 녹두, 호두, 산나물 등 지역주민이 직접 재배한 청정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보며 구입할 수 있다. 이러한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봉화군은 지난 2015~2016년 2회에 걸쳐 `한여름 산타마을`도 운영해 무더위에 지친 관광객들에게 특색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여름 산타마을`은 기존 산타마을에 싼타 슬라이드, 레일썰매, 안개분수 등 여름에 어울리는 각종 시설을 확충해 관광객들에게 한여름의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했다.

이처럼 봉화의 산타마을 시리즈는 총 4회에 걸쳐 180일간 33만6천명(1일 1천867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수십 억원의 지역경제 파생효과를 거두는 성과를 나타내며, 주민들의 농가소득 증대에도 크게 이바지를 하고 있다. 분천역 산타마을의 성공은 비단 산타마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와 연계한 여러 관광자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먼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백두대간협곡열차를 언급할 수 있다. 2013년 4월 처음 개통한 백두대간협곡열차는 국내 최초의 개방형 관광열차로 운행구간은 분천역을 시발역으로 하여 강원도 철암까지 오간다.

봄, 여름, 가을에는 백두대간협곡열차로 운행되지만 겨울에는 산타마을과 연계해 `산타열차`로 운행된다. 산타열차 내부는 크리스마스와 겨울을 연상케 하는 각종 장신구들로 꾸며지고, 승무원들 역시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있어 열차를 타면 진짜 산타마을로 가는 열차에 오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다음으로 주목되는 것은 `낙동강세평하늘길`이라는 트레킹코스다. 이 코스는 분천역~승부역 구간 12km로 낙동강과 협곡, 철로를 따라 숨은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힐링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으며, 매년 2만5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러한 산타마을의 인기는 지난 4월 국내 겨울여행지 선호도 2위를 차지한데 이어, 12월 초에는 한국관광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국내 최고 권위의 `2016년 한국관광의 별`(창조관광자원)에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며 국내 최고의 관광명소 중 하나로 발돋움하고 있다.

한편, `2016~2017 산타마을`은 2016년 12월 17일부터 2017년 2월 12일(58일간)까지 운영될 계획 이어서 다시 한번 전국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 승부역 눈꽃열차
▲ 승부역 눈꽃열차
`칙칙폭폭` 기적 소리에만 얼굴을 내주는 승부역
협곡 절벽에 숨은 간이역, 진정한 힐링공간으로 각광

소박한 먹거리·청정 특산품 등 도시민 마음 사로잡아

차로는 닿을 수 없는 산속 깊은 곳에 하늘도 세 평, 땅도 세 평을 가진 조그마한 간이역인 승부역이 있다. 이곳에서는 시간도 멈추고 생각도 멈춘다. 단지 자연이 내어주는 그 비광에 온갖 시름을 내려놓게 된다.

승부역은 낙동강의 위협적인 물살이 바위를 깎고, 산을 휘감으며 빚어낸 협곡의 절벽에 위치해 있다.

승부역에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진 기념비(영암선 개통 기념)가 세워져 있는데, 영암선 철도의 가장 난공사였던 승부역 공사에 희생된 근로자들을 기리기 위해서다.

승부역은 1956년 1월 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잠시 신호장으로 격하됐다가, 2005년 다시 보통역으로 격상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승부역은 지난 1998년 환상선 눈꽃열차를 운행하면서 조금씩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된다. 중앙, 태백, 영동의 3선이 철도를 따라 운행하며, 청량리역을 출발해 제천~영주를 경유해 청량리로 돌아오는 이 코스의 중심역이 승부역이다. 사실 분천역이 이름을 알리기 전에는 승부역이 더욱 인기가 많았다. 승부역을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로 대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승부역의 자연환경과 소박한 먹거리, 청정 농산물 등은 도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그러나 한때 겨울이 아닌 계절에는 정기 열차를 찾기가 어려워 승부역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해맞이 열차, 산나물 열차, 피서 열차, 단풍 열차 등의 운행이 점차 확대되었다.

승부역은 2013년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와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가 운행되면서 전국에 그 이름을 다시 한 번 알리게 된다. 이를 계기로 승부역 주변 개발도 본격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산골철도역사 문화관광자원화사업이다.

▲ 승부역 먹거리 장터
▲ 승부역 먹거리 장터
이 사업은 2014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에 의해 지역생활권 선도사업으로 최종 승인돼 2014~2016년 봉화군 3개역(법전역·춘양역·승부역)의 주변환경을 정비하는 사업과 두 지역에 산재한 간이역사와 관련된 스토리텔링 자원을 발굴하고 홍보하는 사업이다.

승부역은 이 사업을 통해 역 주변에 낙동강 비경전망대, 포토존, 관광객 쉼터를 설치하였고, 그 옆으로는 마을 주민들이 협력해 지역농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총 5동의 판매부스를 조성해 묵나물, 도라지, 콩, 산나물 등 관광객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특산품을 판매하고 있다. 늘어난 관광객과 함께 농산물 판매도 증가해 지역에서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산림청, 봉화군, 코레일이 협업해 2014~2016년 3년에 걸쳐 백두대간 협곡구간(분천역~승부역) 복합경관 숲 조성사업도 진행했다. 이 사업은 산촌지역 소득창출 기여를 목적으로 3개 부처가 협업해 전국 최초로 추진한 시범사업으로 승부역 주변 50ha에 조성돼 승부역을 찾는 관광객들은 투구봉으로 향하는 2km 발밤숲길을 걸으며, 한반도 지형의 세평뜰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또다른 볼거리로는 질금전망대, 철쭉터널, 투구봉약수터, 춘양목숲길 등이 있다.

고즈넉한 따뜻함이 있는 승부역. 빠르게 변하는 요즘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 있지만, 한 번 방문하면 그런 걱정은 사라진다. 여기가 바로 진정한 힐링공간이자 행복의 공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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