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21㎝ 쌓여 차에서 내려 걸어가기도<BR>공무원 비상령에 군인·주민 동원 제설작업
다가오는 봄을 시샘하듯 꽃샘추위가 전국을 덮친 가운데 24일 경북동해안 일부 지역에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갑작스레 많은 눈이 쏟아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호미곶면 등지에서는 폭설로 교통이 마비되는 등 난리통을 겪었다.
이날 오전 7시께부터 내린 눈은 도로 위에 쌓여 국도31호선 남구 동해면 석리부터 구룡포읍 구평리 구간을 지나던 수십 여대의 차량이 정체됐고, 이에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또 호미곶면 대동배리 인근 2㎞ 구간도 제설작업이 미처 이뤄지지 않은 탓에 차들이 줄지어 서행하는 등 눈이 많이 내린 구간마다 차들로 북적였다.
일부 시민들은 결국 갓길에 차를 버려두고 걸어서 이동하는 등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시민 이모(33)씨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들이 거북이걸음을 하는 등 정체가 심해 애를 먹었다”며 “이에 갓길에 차를 버려두고 그냥 걸어가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고 말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구룡포읍은 20cm, 호미곶에 18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지난 6일에 구룡포읍과 호미곶면 등지에 내린 기습폭설처럼 동해안 바다 인근 지역에만 폭설이 내린 것으로 관측됐다. 울진의 경우 이날 오후 5시 기준 21.0㎝의 눈이 내렸다.
시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재난대응 메뉴얼에 따라 전 직원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제설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낮은 기온으로 도로에 쌓인 눈이 얼어붙어 제설에 어려움을 겪었다.
먼저 구룡포읍, 호미곶면, 동해면, 장기면 주요 간선도로 및 취약지구를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시작했고, 차량 정체가 극심한 지방도 929호선 29km 구간과 장기면, 구룡포읍, 동해면을 잇는 국도 31호선 22km 구간에는 염화칼슘 88t, 염수 7천200ℓ, 소금 10t을 살포했다. 또한 덤프, 청소차, 트랙터, 그레이더 등 88대의 장비와 공무원, 수로원, 군인, 주민 등 224명을 투입해 제설 작업을 펼쳤다.
한편, 포항기상관측소에 따르면 이날 포항과 울진 평지에 오후 1시 30분께 대설경보가 발효됐으며 오후 5시 동시 해제됐다.
포항기상관측소 관계자는 “동풍의 영향으로 동해안 쪽이 대체로 흐리고 눈이 많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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