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조합장 동시선거 누가 뛰나
오는 11일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안동지역에는 농·축·산림조합장 등 총 17명의 후보자들마다 당선 고지를 향한 행보로 분주하다.
안동지역에는 단위농협 6곳과 산림, 축협 등 총 8개 조합에서 새 조합장이 선출된다. 많게는 4~5선에 도전하는 조합장을 포함한 대부분 재선 도전이다. 새로운 후보도 대거 등장했지만 평소 조합장 당선을 위해 꾸준히 도전한 인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13년말 기준 각 조합별 조합원 수는 안동농협 6천246명, 동안동농협 3천949명, 서안동농협 4천084명, 남안동농협 2천516명, 북안동농협 2천500명, 와룡농협 3천241명으로 총 유권자 수는 2만2천533명이다.
지난달 25일 이후 안동지역 각 조합별 치열한 경쟁구도가 예상되는 격전지를 알아봤다.
조합원 6천여명으로 지역 단위 농협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안동농협에는 5선에 도전하는 권순협(58) 현 조합장과 일선 농협에서 31년간 근무하며 상무까지 지낸 김황동(58) 후보자가 격돌한다.
권 조합장은 농협이 앞으로 50~100년간 탄탄함을 유지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아 조합원을 공경하는 `경애농촌`을 조성할 분위기로 재선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에 맞서는 김 후보자는 조합원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한편 깨끗하고 투명한 조합을 만들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현직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5선이면 `장기집권` 아니냐는 부정적 여론에다 도전자가 전 안동시 국회의원과 사돈지간으로 알려져 비교적 격전이 예상된다.
△동안동농협
지난 1월 뇌물수수 등으로 문제가 된 동안동농협에는 임낙현 현 조합장과 최근 미흡한 보조금정산으로 도마에 올랐던 모 작목반 회장 최희열(55) 후보자가 맞붙는다. 임 조합장은 안동사과를 전국브랜드로 성장시키고 농민은 생산에만 열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자 역시 안동사과 최대 주산지 조합장에 출마한 만큼 안동사과 브랜드 성장과 경제사업 육성을 출마이유로 꼽았다. 이 조합도 현직의 우세가 예상되고 있지만 새로운 인물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는 여론이다. 특히 안동시 주요부처에 임 조합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물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어 도전자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민심이 최 후보자를 향하는 징후도 많아 선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 서안동농협
안동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박원호(54) 후보자가 출마하면서 선거판도에 다소 변화가 예상되는 서안동농협은 4선에 도전하는 김문호(59) 현 조합장과 류시역(56) 후보자 등 3파전이 결정됐다. 김 조합장은 자칭 `농부의 자식`으로 농업소득창출에 힘써왔고 앞으로도 농민의 경제적 지위가 높아지도록 경영할 것이라고 했다. 류 후보자는 30년이 넘는 농협근무경력을 토대로 조합원과 함께 상생하고 싶다면서 도전장을 던졌다. 또 박 후보자는 농협이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파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도록 경영하겠다고 강조했다. 3후보자 모두 서후·풍천면, 풍산읍 등지에서 끈끈한 표심을 얻고 있어 박빙의 승부처로 손꼽힌다.
△남안동농협
오랜 기간 농협에서 잔뼈가 굵은 권기섭(61) 후보자와 기업경영에 일가견이 있다는 장준범(54) 후보자가 권기봉(54) 현 조합장과 격돌한다. 권 조합장은 4년간의 조합장 경험을 토대로 고춧가루 등 각종 가공사업을 확대해 조합원의 소득을 극대화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권 후보자는 농촌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약속했고 장 후보자는 농협도 이제 전문경영자가 나서야 할 때라며 조합원과 소통하면서 주권을 돌려주겠다고 주장했다. 씨족사회가 두텁게 형성된 지역 정서상 두 권씨의 접전이 예상되고 있지만 현직의 우세론과 권 후보자의 대항마설을 장 후보자가 어떻게 잠재울 지 최대 관심사다.
△안동봉화축협
오랜 숙적이 또 다시 맞붙는다. 지난 선거에서 조합장 자리를 탈환한 권기수(59) 현 조합장과 권 조합장 이전 두 번의 조합장을 지낸 전형숙(62) 후보자가 치열한 격전을 벌일 전망이다. 권 조합장은 직원은 조합장이 챙기고 직원은 조합원을 챙기는 시스템을 만들고 우수한 품질에 값싼 사료개발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전 후보자는 중·소 축산농가를 육성하고 안동에 축산물공판장을 건립하겠다고 주장했다. 10여 년간 이 두 후보자가 조합장자리를 두고 싸워온 만큼 이번 선거 역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지역여론이다.
△안동시산림조합
산림조합 금융업무를 담당하다 조합장으로 선출된 안호익(53) 현 조합장과 산림기술사로 서울시 우면산 산사태 4공구 현장소장 등을 지낸 천명석(56) 후보자가 만났다. 안 조합장은 연임이 된다면 수목원 조성 등 자체사업 발굴을 통해 조합의 자립기반을 공고히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자는 산림의 전문가가 경영에 나서야 할 때라며 사유림활성화, 산주권익향상, 임업경제창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합원들의 표심은 안 조합장이 굳건히 지키고 있다는 게 유력 판세로 알려져 있지만 각종 산림관련 경험과 학력 등 말 그대로 스펙이 화려하고 지역 송이버섯 관련 업무를 통해 다져진 인맥에다 적극적인 조합원 발굴에 힘썼던 천 후보자의 도전은 선거결과를 미리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안동·와룡농협
2013년 11월 북안동농협과 와룡농협은 당시 조합장이 선거법위반 등으로 물러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당시 북안동농협의 대결구도는 현재와 동일하게 권영구(57) 현 조합장과 강병도(62) 후보자가 맞붙었다. 그러나 권 조합장이 강 후보자보다 두 배에 가까운 몰표를 받으면서 당선, 선거를 치룬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아 이번 선거에서도 결과가 달라질 것이 없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이승룡(52) 와룡농협조합장은 단독 출마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은 상태다.
안동/권기웅기자 pressk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