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취약계층 의료사각 자초<Br>도내 보건소 25곳 중 60%, 지난 연말 계약만료 통보<Br>고용안정 권고도 외면… “노하우 무시 비효율” 지적
속보=지난해 경북의 기간제 방문보건사 고용 여건이 전국 최하위 수준<본지 2014년 1월 27일자 5면 등 보도>이라는 실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지자체가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는 등 `꼼수`로 일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보건인력은 지난 2007년부터 실시된 `방문건강관리사업`에 투입된 간호사와 영양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등으로 현재 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 수백가구를 직접 방문해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업무 특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부터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대다수의 지자체가 이를 비웃듯 2년을 넘긴 다음 대량 해고하고 있다.
특히 경북도 등에서 수차례 고용 안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지자체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각 자치단체장에게 발송한 공문에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의 추진을 위해 고용된 인력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따른 기준인건비 초과분에 대해서는 불이익이 없다`고 명시했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이마저도 인건비 초과 우려·예산 부족·해고의 어려움 등 핑계를 대며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문간호협회 관계자는 “수년간 근무의 노하우와 대상자들과 형성된 관계를 무시하고 매번 새로운 인력으로 대체하는 이런 비효율이 어딨느냐”며 “지속적 관심과 관리가 필요한 의료취약계층의 건강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18일 방문보건협회 경북지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계약만료가 통보된 지역은 △경주시 △안동시 △구미시 △구미시 선산군 △영주시 △상주시 △군위군 △청송군 △청도군 △고령군 △성주군 △칠곡군 △예천군 △봉화군 △울릉군 등 도내 보건소 25곳 중 60%인 15곳이다. 이중 해당 지역에 속한 127명의 방문보건인력이 계약만료 통보로 해고처리됐고, 이 지역 취약계층의 건강관리가 사각지대에 내몰리게 됐다.
이에 대해 방문보건 인력들은 부당해고 구제신청, 해고무효소송을 진행할 움직임이다. 부산의 경우 구청장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과 신규인력 채용공고 집행정지 신청까지 했다.
경북도 그간 호봉제였던 부산과 달리 기간제 일당직 대우를 받으며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해왔으나, 지자체의 무기계약직 회피로 집단 실직에 처하자 소송·농성 등의 단체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종사자는 “복지부·노동부가 지속적으로 고용 안정을 위한 공문을 보냈지만 무용지물이었으며 결국 도내 약 63%의 인력이 실직된 셈”이라며 “도내 보건소들이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피해가 고스란히 취약계층에게 돌아가게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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