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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포항은 전쟁터…집도 마음도 까맣게 타다

윤경보·박동혁기자
등록일 2013-03-11 00:03 게재일 2013-03-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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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코앞서 산불, 1명 사망 14명 부상<br>주택 56채 불타 주민 수천명 대피소동
▲ 지난 9일 오후 포항 시가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당한 북구 용흥동 우미골의 주택들이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이 마을에서는 주택 전체 100여 가구 중 30%인 28채가 불에 탔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지난 9일 오후 3시38분께 포항시 북구 용흥초등학교 뒷편 탑산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해 70대 노인 1명이 사망하고, 주민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가옥 56채가 불에 타 11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산림 5㏊가 소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날 화재는 아파트, 단독주택 등 주거지가 밀집돼 있는 도심 인근에서 발생해 7번 국도 등 일부 도로가 통제되는 등 일대에 대혼란을 초래했다.

초속 12m가 넘는 강풍의 영향으로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으면서 산불은 인근 수도산, 양학산 등지로 급격히 번져갔다.

같은날 오후 3시45분께 남구 연일읍 우복리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진화 장비 및 인력이 분산되면서 화재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삽시간에 번진 불길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까지 확산되면서 주민 수천여명이 황급히 대피했다.

그러나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자신의 집에 머물고 있던 북구 우현동 대동우방아파트 옆 단독주택 주민 안모(79)씨가 숨졌다. 경찰은 안씨가 화재로 인해 발생한 연기를 마시고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모(46·여)씨 등 주민 14명이 화상과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우현동 대동우방아파트 꼭대기 층 3가구에 불씨가 날아들어 일부가 탔고, 단독주택 등 가옥 56채가 불에 탔다. 화재의 영향으로 귀가가 불가능해진 주민 1천여명은 포항시에서 지정한 대피소 3곳에서 머물다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갔지만 집을 잃은 주민 47가구 118명은 10일 오후 4시 현재 대피소와 친지 집 등에 머물고 있다.

포항시는 산림청, 소방서, 군, 임차헬기 등 진화헬기 11대, 산불진화차량 237대, 공무원 2천여명을 비롯한 소방, 경찰, 군부대, 주민 등 5천500여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해가 떨어져 헬기 진화작업이 중단되면서 산림 5㏊를 태우고 불을 완전히 끄는 데까지는 17시간이 소요됐다.

포항시는 산불피해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10일 부터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시는 이날 정부에 산불에 따른 이재민 보상을 위해 정부에 특별교부세 교부 협조를 요청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산불이 발생한 포항시와 울산 울주군에 특별교부세 20억원을 지원했고, 지방세 감면 조치를 했다. 이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방세 면제 및 징수유예 등 지원기준을 시·도에 통보하고 시행토록 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산불의 피해는 크지만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정도의 규모는 되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재민들의 빠른 보상을 위해 특별교부세를 신청,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윤경보·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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