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은 17시간만인 10일 오전 진화될때까지 사망자와 부상자 그리고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날 하루동안 전국의 21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이 나자 중앙재난상황실이 가동됐지만 정작 이를 총괄 지휘할 지휘부가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된 만큼, 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뗀 것으로 전해졌다. 유 내정자도 이날 상황실에 들러서 화재 현황 등을 보고받기도 했지만 정식 인선이 안돼 차관급인 소방방재청장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 등을 내리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또 산림청을 지휘하는 농림수산식품부 역시 아직 후임 장관이 뽑히지 않으면서 산림청의 대응책 마련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재난상황실을 찾아 밤늦게까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이 있는 각 부처별로 상황을 점검하고 국무총리실과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등 새정부의 재난컨트롤 타워가 기형적으로 작동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10일 새벽까지 포항과 울주군의 산불 피해 상황을 직접 보고받으면서 `재난 컨트롤타워`의 공백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를 의식하듯, “우리의 국정 현안을 정말 철저하게 점검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통령 비서실의 큰 임무”라며 “국정 공백이 생기는 일이 있으면 이것이야말로 대통령을 모시는 저희들의 처지가 아니라고 깊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형기자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