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쪽빛 바다에 봄 파도 밀려올 제 구룡포 바람받이 언덕에 쏴아쏴아 보리 물결 부서지는 것 일품이었다. 물회집 들창 너머로 이 광경을 이윽히 지켜보던 서정주 영감 왈 “내 이담에 필시 이곳에 와서 집짓고 살 것인즉 땅 나면 꼭 알려주소” 하였것다. 몇 달 뒤 부지런히 들락거리며 땅 나기를 알아본 늙은 문학청년이 선생께 전화를 드렸다. “선생님, 구룡포 대보면 언덕에 좋은 땅이 났습니다요 어찌 잡아둘까요?”그러나 스승은 영 딴 전이었다. “아 아 내가 언제 그런 말 한 적이 있었던가 이 사람아, 자네 바닷바람에 마신 소주가 좀 과하셨나보구먼그려!”이 시를 읽다보면 작고하신 동화작가 손춘익 선생님이 떠오른다. 필자는 이 시의 일화속에 함께 하셨던 선생님께 미당의 일화를 들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미당 서정주 시인이 구룡포에 와서 푸른 보리물결과 호미곶 푸른 물결을 보고 집 짓고 살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풍광에 흠뻑 빠져 한 말이다. 이 재미난 일화를 남기고 선생님도 미당도 저 푸른 물결 너머의 세상으로 떠난 지 오래되었다. 시인
2018-10-11
그대 잃을 때 내 안의 시계는 걸음 멈추리시계를 빠져나간 시간들이 아우성치며 홍수를 타리어디로 가는가, 물어주는 이 하나 없는 홍암의 파랑 속으로벌거벗은 맨몸의 시간들이 부들부들 이를 부딪치며 침잠하리그날, 구름의 흐름은 덧없고물의 흐름은 숨소리조차 없으리니나를 빠져나간 그대는 흐름도 정지도 없는 세상에서비로소 소실된 별꺼지지 않는 한 줌 노래가 되리시실리(時失里)가 실제로 존재하는 마을인지는 모를 일이나 시간이 멈춘 마을을 일컫는다. 인간의 덧없는 시간들이 다 몰려가서 혼암의 파랑 속에 묻힐 때 비로소 깨끗하고 청명한 시간들이 그 빈 곳에 채워져 봄이 오고 진정한 길이 열리고, 꺼지지 않는 한 줌 노래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시간에 얽매여 살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시다. 시인
2018-10-10
집 지었던 해에 처음 알아낸 고춧내이젠 그 고춧내 없인가을이 지나가질 않는다갓 따온 고추 아랫목에 펼쳐 두고뜨끈뜨끈히 불지펴 놓으면솔솔 피어오르는 고춧내밤새워 맡을 수 있었다한 사흘 그렇게 숨을 죽여볕에 내말릴 때까지달디단 고춧내로 멱 감다 보면꾸물꾸물 기어나온 고추벌레들이불 위로 올라와 함께 잠잤다산골마을 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틈틈이 텃밭을 일구며 참 스승의 길을 걸으며 시를 썼던 시인은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고추와 함께 잠들고 고추벌레와 이불을 같이 쓸 만큼의 공력을 들이는 시인은 우리 살아가는 세상사에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를 넌지시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
2018-10-08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이 갔다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떨어진 날이 있었다시인에게 합장을 한 여승은 한 많은 속세의 시련과 아픔을 가슴에 품고 삭발 입산한 여인이다. 가난 때문에 가족이 해체되고 가난 탓으로 남편은 돈 벌러 떠나고 아이는 죽고, 여인은 행상을 하는 그 여승이 겪은 가슴 아픈 일들을 들려주고 있다, 시를 읽고나면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낀다. 일제 강점기 가난한 식민지 민중들에게는 흔히 있었던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시인
2018-10-05
당신들에게 있듯 내게도 있고내게 있듯이 당신들에게도 있는 것문밖 강물과 물고기들 어룽대는 소리어깨보다 큰 귀에 잡히는 바람의 무늬물푸레나무 밑의 나무의자촘촘한 그물과 십자방아쇠숨기고 싶다가도 슬쩍 들켜버리고 싶은 사진슬프므로 떳떳한 흉터 끌고 가다가다 버릴 이름흰구름의 유랑의 전설세상에 없듯당신들에게도 없고 당신들에게없듯 내게도 없는시인이 말하는 문은 무엇일까. 문이란 왕래와 소통을 통한 자연과 교감하고 사람들과 공감과 나눔의 관계를 열어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시인은 문밖의 문을 얘기하고 있다. 거기에는 순수하고 진실한 것들이 자연스러운 존재로 활동하고 있음을 말하면서 문을 닫고 단절과 고립에 빠져있는 현대인들을 향한 경계와 우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시인
2018-10-04
저물 무렵 멧새 한 마리 허공을 가르며단숨에 하늘 속 깊이 박차오름을 본다아하, 내 삶이 저렇듯단 한 번이라도 퍼덕퍼덕 천지를 꽉 채우며비상한 적이 있었던가바람 찬 거리마다 노오란 머리칼이 흩날리고마음 한자락 의지할 처방도, 안식처도 없이쑥대머리로 내팽개쳐진 몸부림 소리절터처럼 외로운 인생이 뒷전에서 들려오는외줄기 한숨소리를 너는 아느냐허공을 박차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멧새를 바라보며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시인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다.자유롭고 훌훌히 날아오르는 새들과는 대조적으로 자신의 삶이 얼마나 외롭고 비루하고 무기력한가를 관조하고 있는 것이다. 만만찮은 갓 마흔, 시인의 자기성찰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시인
2018-10-02
하루치만큼 몫이 담긴 망태를 들고이슥한 밤동빈큰다리를 건넙니다동빈내항 모퉁이 조선소를 끼고 돌면모래땅에서 흙 한 짐씩 딛고 치솟은 소나무들투박한 껍질 단단히 여미고속살은 누구에게도 내주지 않습니다모래섬지기 어부보안림드센 바람의 머리카락 움켜쥐고놓아주지 않는 방풍림자기 할 일 분주할 때에도내가 찾으면 선뜻 내어주는아늑한 품물 건너 죽도시장 어판장에서 딸랑딸랑새벽 경매 종소리 들려오면세상살이 지친 몸 다시 힘내라며피톤치드 듬뿍 담긴 손내음을 뿜어냅니다비가 오면 나는 송도에 갑니다솔숲에 가서솔잎에 꿰어진 빗방울과 종일 놉니다세차게 불어오는 해풍에도 늘 청청한 푸르름을 잃지 않는 포항 송도의 송림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깊다. 드센 세상의 풍파가 우리의 삶을 휘몰아치더라도 송도의 소나무를 바라보며 위안을 얻고, 쓰러지지않고 강단지고 꿋꿋이 견디며 맞서고 이겨 나가리라는 시인의 결의를 읽는다. 시인
2018-10-01
2014년 2월 초입 살얼음 낀 임진강변에아직도 바람을 업고서 강 건너편을 향해허리를 반쯤 찬물에 담그고 선 갈대는우리가 달래서 집으로 데려오지 못한 실향민그 강물 얼마나 깊고 세찬지아직도 배 띄워 그가 건넌 적 없다한겨울 임진강변 시린 강물에 허리를 반쯤 담그고 선 갈대를 바라보며 시인은 분단 현실을 절감하고 있다. 고향이 지척인데 오고갈 수 없는 아픈 현실을 품고사는 실향민들을 갈대에 비유하며 강물이 깊고 세찬 것처럼 이념적 분단이 깊어지고 있는 민족 현실을 근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
2018-09-28
참 비련하다서산으로 지는당신을 어쩌랴푸른 풀밭을 밟아 뭉개야일어설 수 있는저 광풍의 세상어쩌랴그대이글거리는 분노의수 많은 눈동자들하나 남김없이 지워버리게어쩌겠나저 썩은 샛강물에몸 적시는 것들을아주 가끔게을러져야이 세상 살아갈 수 있음을이제사바늘귀 만큼 알겠네부정과 부패, 왜곡된 불구의 세상을 향한 시인의 안타까운 육성을 듣는다. 불의의 세력들에 당당히 맞서다 꺾이고 고통당하다 유명을 달리한 지인을 애도하며 비련을 느낀 시인은 아주 가끔 게을러져야 살아갈 수 있다고 역설하지만 강한 현실 대결의지를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시인
2018-09-27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자신의 몸 속에 과녁을 갖고 산다살아갈수록 중심으로부터 점점 더멀어지는 동심원, 나이테를 품고 산다가장 먼 목표물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으니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하는, 시윗줄처럼팽팽하게 당겨진 산길 위에서자신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원심력과 끝없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의 지향력을 활용해 자기성찰의 시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거친 풍상을 견디는 나무를 바라보며 삶에 대한 강한 집착과 의지를 가다듬는 시인 정신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시인
2018-09-21
어둠이 밤을 채웠다진한 커피처럼 짙었다귀로 모이는 모든 소리들딱히 저 소리야손뼉 칠 소리는 새벽이 다가와도 없었다날밤의 꼬리로 따라오는새벽노을이밤새 채우고 다듬은 시작(詩作)보다아름다웠다명작이었다밤 새워 시작(詩作)에 몰두하다 새벽을 맞는 시인이 새벽 노을이라고 표현한 새벽 먼동의 아름다움을, 그 경이로운 풍경을 명작이라고 감탄하고 있음을 본다. 밤새 세상을 뒤덮은 깊은 어둠을 밀어내고 새날이 밝아오는 미명의 시간을 붉게 물들이며 다가오는 먼동이야말로 세상 어떤 화가도 그릴 수 없는 명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시인
2018-09-20
그러나 나의 몫은 이제 깊이깊이 가라앉는 일. 봐라저많은 세월의 개떼들이 나를 향해 몰려오잖니흰 이빨과 흰 꼬리를 치켜들고푸른 파도를 타고 달려 오잖니물려 죽지 않기 위해, 하지만 끝내 물려 죽으면서나는 깊이깊이 추락해야 해발바닥부터 서서히 꺼져 들어가며, 참으로연극적으로 죽어가는 게 실은 나의 사랑인 까닭에시적자아의 비극적 상황을 더 심화시켜 가면서 비극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음을 본다. 이 시에서 비극은 사랑하는 일과 무관치 않음도 느낄 수 있다. 비극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고 더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열어가라고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
2018-09-19
밥 잡채 닭도리탕 고등어자반 미역국이토록 많은 종족이 모여 이룬생일상을 들다가 문득, 28년 전부터어머니를 먹고 있다는 생각이시금치 닭 고등어처럼 이 별에 씨뿌려져물과 공기와 흙으로 길러졌으니배냇동기 아닌가내내 아버지와 동침했다는 생각이지금 먹고 있는 닭 한 마리내 할아버지를 이루었던 원소가누이뻘인 닭이 깊은 곳을 이루고누이와 살을 섞은 내 핏속엔 지금누대에 걸친 근친상간의 밥상비켜갈 수 없는무저갱의 밥상 위에 발가벗고 올라가 눕고 싶은 생각이어머니가 나를 잡수실 수 있게 말이지요세상의 모든 물질들이 얽히고 얽혀 서로의 관계가 긴밀하고 순환된다는 원리를 가계의 밥상에서 찾아내 ‘모성’의 육체적 정신적 희생이 얼마나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가를 밝히고 있다. 세상의 모든 모성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고 순환되면서 희생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본다. 시인
2018-09-18
벽입니다나는 담쟁이가 되어온몸으로 안았습니다연두빛 입술로초조한 진초록 가슴으로견딜 수 없어 붉디 붉은 심장으로끄탠 벽입니다 그려그래도 추울까봐 , 외로울까봐늙어 버린 핏줄로라도안고 있을 겁니다 나는시인은 왜 생명감이 전혀 없는 차가운 직벽을 담쟁이가 되어 온몸으로 안고 끝내 거기에 자신을 통째로 몰입하고 던지려 하는 것일까. 시인은 담쟁이의 푸른 손이 푸른 가슴이 혼신을 다해 벽을 기어오르듯, 직벽 같은 어둡고 힘겨운 삶의 환경과 여건일지라도 꿈을 버리지 않고 극복해나가겠다는 강단진 생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
2018-09-17
아름다운 꽃은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진다영안실 앞에 분주한 사람들은죽은 자의 영혼을 한 쪽씩 등에 업고 간다그들의 등이 무겁게 휘어진다뒤끝을 남기지 않는 꽃이 기억에 남듯삶도 가파른 죽음의 벼랑에 급박하게 떨어질 때혼란스럽지 않는 것일까산 자들의 가슴을 후비는 공기죽은 자를 부패시키는 공기아름다운 꽃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진다는 시인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떻게 살다가 가야할지에 대한 화두(話頭)같다는 느낌이 든다. 혼란스럽지 않게 어떤 아쉬움도 미련도 남기지 않게 이승을 떠나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인은 망자의 문상 자리에서 세상을 향하여, 살아있는 자들을 향해 조용히 화두 하나를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시인
2018-09-14
난초에 꽃이 피지 않는다고아버지는 불만이시다하루는 나더러물을 안주고 학대하면꽃이 핀다고이제 난초에 물을 그만 주라고 하신다그래도 나는난초에 물을 자꾸 주었다아버지 몰래생명의 본원에 대해 알고싶어 하는 아이에게 아버지의 대답은 극히 현실적이지만 아이가 터득한 것은 생명의 근원을 대하는 마음, 정성, 사랑임을 시인은 말하고 있다. 사람이든 자연물이든 아름답게 꽃 피우며 생명을 이어가는 원천은 세밀하고 자상한 관심과 간절한 사랑이라는 것을 시인은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2018-09-13
장마 걷힌 냇가세찬 여울물 차고 오르는은피라미떼 보아라산란기 맞아얼마나 좋으면혼인색으로 몸단장까지 하고서좀더 맑고 푸른 상류로발딱발딱 배 뒤집어 차고 오르는저 날씬한 은백의 유탄에푸른 햇발 튀는구나오호, 흐린 세월의 늪 헤쳐께끗한 사랑 하나 닦아 세울날랜 연인아 연인들아장마 끝난 맑고 투명한 여울물을 치고 오르는 은피라미떼가 있는 깨끗한 그림 한 장을 본다. 시인은 피라미떼를 ‘은백의 유탄’이라고 표현하면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경이롭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도 이러한 깨끗한 사랑, 정결한 정신을 염원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
2018-09-12
울음 끝에서 슬픔은 무너지고 길이 보인다울음은 창문이 만드는 아주 작은 창문인 것창문 밖에서한 여자가 삶의 극락을 꿈꾸며잊을 수 없는저녁 바다를 낚는다울음, 슬픔의 끝은 무엇일까? 시인은 아주 작은 창문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창문은 작은 길들로 통하는 통로이며 변곡점이 되는 것이리라. 다시 일어서고 치유와 극복, 반전을 위한 모색이 스민 빛의 길이 아닐까. 시인은 그것을 짧은 시행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
2018-09-11
달빛에 별빛 무너지고금 간 종소리처럼 칭얼대는개 밥그릇에 바람이 뛰어논다개 목걸이, 모과나무 긴 동쪽 가지나팔꽃 따라 걸렸다쓰러진 들깨밭 위로 떨어지니달그림자 내려앉은 봉당 귀퉁이만삭의 도둑고양이 울음소리텅 빈개 밥그릇 울음소리환하게 보름달이 비치는 빈집의 한가롭고 쓸쓸한 풍경 한 장을 본다. 빈 개밥그릇과 개 목걸이, 텅 빈 봉당에 쏟아지는 은빛 달 그림자가 그려내는 풍경 속에서 들리는 만삭의 고양이 울음소리는 을씨년스러운 빈집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시인
2018-09-10
자신의 몸 씻은 물 정화시켜 다시 마시는 법을 나면서부터 안다. 온몸을 한장의 잎으로 만들어 수면 위로 펼치는 마술을 부린다. 숨겨둔 꽃망울로 몸을 뚫어꽃 피우는 공력과 경지를 보여준다. 매일같이 물을 더럽히며 사는 내가 가시로 감싼 그 꽃을 훔쳐본다. 뭍에서 사는 짐승의 심장에 늪에서 피는 꽃이 황홀하게 스민다.그리 깨끗하지 않은 늪이나 연못에서 피어나는 가시연꽃은 가시가 돋힌 긴 꽃대 위에 자주색 고운 꽃을 피워올린다. 가시연꽃은 제가 선 연못의 물을 정화시키며 그 물을 마시며 아름다운 생명의 촉을 피워내는 것을 들어, 매일 같이 물을 더럽히며 추악하게 사는 인간들을 돌아보게 한다. 시인의 생에 대한 깊은 성찰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
2018-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