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불명의 편지봉투녹슨 우체통에 반으로 꺾어져단답형의 언어들이 보도블록에 덕지덕지하다철거 혹은 개조심누가 밟았을까아이 손바닥에 터진 풍선껌처럼 압화되어있다마주보고 서서도 낯설어 하는 사람들을 본다화분에서 늙어가던 벤자민을 이야기한다던가없어져 가는 섬의 안부를 묻는 사람도 없다다만, 하품 같은 하루가뚜껑 벗은 세탁기 속에서 배수된다철강공단 굴뚝에 걸쳐진 새벽달해안 안쪽으로만 몰렸을 상처의 흔적이다이 시를 읽다보면 오래전 세상을 떠난 이창연 화백이 송도동을 제재로 그린 여러 편의 유화가 떠오른다. 송도 해안 20번길은 지금은 폐허가 된 포항송도해수욕장의 상가 뒷길쯤 되리라 생각이 든다. 한 때는 울창한 송림가에 은모래와 푸른 파도가 아름다운 휴양지였지만 그간의 산업화, 공업화를 거치면서 맑고 아름다운 송도는 사라지고 말았다. 시인의 안타까운 눈빛을 따라가다 보면 쓸쓸한 송도를 만나게 된다. 최근 조금씩 사람들이 모여들고 활기를 되찾는 송도를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져본다. 시인
2018-09-06
눈먼 어머니 하루 천원 벌이 쪽파 다듬는 옆에말 못하는 정신지체 아들슬그머니 다가와 거들고 있군요그 모습환히 밝히려 날은 중천인데늙으신 어머니 자꾸 헛손질이고두 모자 적적할까봐 새들은 지저귀지만귀먹은 아들 묵묵부답이군요눈이라도 팔아고깃국이나 실컷 먹였으면 하는 어머니와큰길 나가 일장연설 동냥이라도 하면밝은 눈 하나 사드릴 수 있다고 믿는세상에 단 둘, 어머니와 아들참 평화로운 봄 한낮이군요시인이 펼쳐보이는 장면은 제목처럼 아주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모습들이다. 눈먼 어머니와 정신지체 아들의 가슴 아픈 서사가 잔잔한 감동에 이르게 한다. 시인은 자식을 위한 희생, 어머니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아들의 마음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내고 있다.시인
2018-09-05
가끔 옥룡사터 동백숲 헤매는 꿈을 꾼다손에 얹어 온 동백잎을 들여다본다나는 자주 나뭇잎이나꽃잎 한 장에서내 운명을 읽어내려는 버릇이 있는 사람옥룡사터에는 탑도 부도비도깨어진 부처도 없다다만 수천 그루 동백이탑과 부도비를 대신해 백계산을뒤덮고 있을 뿐동백 보려면 옥룡사를 찾지 마라도선을 불러내지도 마라심장을 꺼내어 보면 된다나는 동백잎에 이 말을 새겨두고 내려왔다동백숲은 어둡고 붉고 소란하다벌들 잉잉거린다바람은 붉은 꽃잎 갈피마다 깊숙이 스며든다동백숲은 합장한 무덤을 심장처럼 품고 있다심장 위에 누가 동백의 목을 부러뜨려놓았다동백숲의 한가운데는죽음을 뻥 뚫려 있다동백나무 아래 조릿대들이 쓰러져 있다붉은 숲을 떠나고 있다수천 그루 동백나무가 탑과 부도비를 대신해 빈 절터에 빼곡한 풍경을 보여주며 시인은 옥룡사 동백꽃을 보려거든 옥룡사를 찾지 말라는 역설을 펴고 있다. 왜일까? 가슴 속 심장의 붉은 피와 짙붉은 동백꽃의 색깔을 대비시켜 심장을 꺼내보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미지의 동질성을 들어 사물의 연관성을 이어가는 시안이 밝고 깊음을 본다. 시인
2018-09-04
허나 당신, 성문 밖으로 혼자 걸어나오며단 한번만 회화나무 쪽을 천천히 바라보십시오그 부러진 나뭇가지를 한번도 떠난 일 없는 어둠을요그늘과 형틀이 이리도 멀고 가까운데당신께 제가 드릴 것은 그 어둠뿐이라는 것을요언젠가 해미읍성에 가시거든회화나무와 느티나무 사이를 걸어보실 일입니다시인은 해질녘 충남 서산에 있는 천주교 성지 중의 하나인 해미읍성을 떠올리고 있다, 동헌 앞의 회화나무를 바라보며 그 나무의 상처와 아픔을 떠올리고 있음을 본다. 조선 말 수많은 천주교도들이 순교한 옥사 앞의 회화나무는 그런 아픈 역사를 다 내려다보고 있었으며 그 나무에 매달려 고통당하고 죽어간 사람들을 알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그것을 생각하며 나무에 새겨진 그늘과 상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
2018-09-03
한때 나는, 내가 살던 강마을 언덕에별정우체국을 내고 싶은 마음 간절했으나개살구 익는 강가의 아침 안개와미루나무가 쓸어버린 초저녁 풋별 냄새와싸락눈이 싸락싸락 치는 차고 긴 밤넣을 봉투를 구할 재간이 없어 그만둔 적이 있다시인은 간절히 간직하고 싶은 풍경 몇 장을 넣을 봉투를 구하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이미 시인은 수 천 수 만의 봉투에 그 깨끗하고 아름다운 옛일, 풍경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 봉투는 시인의 가슴과 감동적인 인식이라는 보이지 않는 봉투가 아닐까. 우리들 가슴 속에도 우리만의 간절한 봉투 몇 장씩 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
2018-08-31
아르바이트 끝나고 새벽에 들어오는 아이의추운 발소리를 듣는 애비는잠결에 귀로 운다늦은 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자식의 발소리를 들으며 남몰래 우는 아버지, 애잔한 한 장의 그림을 본다. 가정의 궁핍을 조금이라도 채워나가려는 아이의 애씀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가슴으로 울고 있는 것이리라. 아직도 우리 이웃에는 이런 가슴 아픈 아버지들의 눈물이 많이 있지 않을까. 시인
2018-08-30
왓따메 이 나이에 정분 날 일 있당가그러기엔 살아온 날이 아깝지비남푠네랑 새끼들 놔두고 등 떠밀어도 안 간당께그냥 여친 남친 모여서가끔 와이담도 섞어가며 떠들고 놀다보면두 식구 붙어있는 것보단 훨씬 시간 잘 가고좋은 거지 옛날 꽃 마구 피워대다가추억속에서 스르르 코 골고 먼저 잠드는 게 상책인기라시인이 엮어가는 얘기를 따라가다보면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함께 가슴 한 쪽이 환하게 밝아오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회갑이 지난 나이에 그리운 옛 동무들과의 혼숙하는 그림은 정겹기 짝이 없다. 우정과 사랑과 행복이 소복한 하룻밤의 멋진 주제가 아닐까. 시인이 요곤조곤 들려주는 정담들이 정겹고 따사롭기 그지없다. 시인
2018-08-29
갯바람의 무리는산죽(山竹)들이 언 살을 비벼내는 소리로 사각대었고황혼은황사처럼 잘게 부서져 곱게 쌓였다양곡을 나와서 슬프다던 그대숭숭 뚫린 그물 같은 함지에 와서야 편안한가탁류에 떠밀리는 철새들이제 곧 젖은 깃털을 털고 돌아갈 것이다어쩌면 새들은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고땅과 계절과 사람들만이 밀물에 떠밀릴진대산을 이고 온 그대,여처럼 물속에 잠기고 싶은 충동 일지 않는가장대송의 시에는 자주 죽음이라는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짐을 느낀다. 시인의 눈에 들어오는 사물과 자연은 생명을 이어가려는 몸부림, 반복적이고 곤고한 상태로 인식되어진다. 시인은 객관적 거리에서 그것들을 바라보며 애써 삶을 이어가는 대상에 대한 따스한 눈빛을 쏘아보내고 있음을 본다. 시인
2018-08-28
아버지의 직업은 씨뿌리는 사람이었다 나는 의자 위에서 끄덕끄덕 존다 나는 변기 위에서 애써 뿌리를 내린다 (중략) 나는 앉은자리에서 등을 웅크리고 멀리 뿌리를 뻗는 데 몰두한다 앉은자리에서 캄캄하게 속이 썩어간다 그런데요 아버지 내 몸이 자꾸 기우뚱거려요 어딘가로 쏟아져요 아버지, 나를 꽝꽝 박아주세요아버지가 뿌린 씨인 자신은 아버지의 영토 안에서 뿌리내리고 사육되는 갇힌 존재다. 시인은 자신을 얽어매고 구속하는 어떤 욕망들에 의해 조종당하고 통제되는데 대한 거부의 목소리을 내고 있음을 본다. 그게 설혹 질서와 윤리일지라도 그 폐쇄적인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인
2018-08-27
빨리 몸을 풀고 싶은만삭의 임산부처럼끔뻑거릴수록 멀어져가는헤아릴수록 선명해지는 잠가쁜 하루 살아낸 거친 숨소리늘어지는 한숨소리한숨만큼 불어나는 별그리고, 불면(不眠)‘한숨만큼 불어나는 별’이라는 시행에서 얼마나 불면이 지독한 것인가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불면은 무거운 빛 타래를 쥐고 긴 어둠의 회랑을 끝없이 걸어가는 것은 아닐까. 감당하기 힘든 그 어떤 힘이 있어 소리없이 자신을 흔들어 깨워 불면에 이르게 하는 걸까. 시적 자아의 힘겨운 시간들을 읽는다. 시인
2018-08-24
영감이 지고가기 좋게 마른 나뭇단의 무게와흙으로 돌아가기 좋게 버쩍 마른 영감의 몸무게가저울 눈금 하나 안 기울게똑 같아 보이는아름다운 짐, 그 위로닿을 듯 앉을 듯 날고 있는흰나비 따라아주 멀리 가서그 때 그 때 흘리지 못했던눈물 몰래 쏟아내고 싶다개숫물 말끔히 비워내고 싶다점점 무거워지는 저녁 해를 등지고 앉아하염없이고무신만 털고 있는저 영감처럼세상을 감당하려는 한 노인의 몸짓을 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의 길이지만 신발을 털며 생의 곤고한 무게와 슬픔의 무게를 떨쳐버리려는 노인의 마음을 읽는다. 뿐만아니라 자성의 시간을 가지는 겸허한 생의 자세에서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인다. 시인
2018-08-23
냉장고에서물병을 꺼내들고쪼로록컵에 물을 따랐다내 살면서이렇게남의 목숨 줄을 쥐고따라서 마신적은 없을까물병을 들고 컵에 물을 따르는 사소한 일에서 시인은 자신의 삶에 대한 겸허한 반성, 성찰에 이르고 있음을 본다. 안도현 시인의 ‘연탄’을 연상케하는 이 시에서 우리는 물병의 목 같은 남의 목숨줄을 쥐고 나의 갈증을 채우듯 나의 행복만을 추구하며 살아온건 아닌지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
2018-08-22
아버지 뼈를 뿌린 강물이어여 건너가라고꽝꽝 얼어붙었습니다그 옛날 젊으나 젊은당신의 등에 업혀 건너던냇물입니다어린 시절 자신을 등에 업고 냇물을 건네주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그 강물에 뼈를 뿌렸던 시인은 어느 날 꽝꽝 얼어붙은 강물 앞에서 그 옛날의 아버지의 사랑을 생각하고 있음을 본다. 죽어서도 자식을 위해 길을 내주시는 끝없는 아버지의 사랑을 시인은 짧은 몇 행의 시에서 절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인
2018-08-21
나이들어 눈 어두우니 별이 보인다반짝반짝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인다하늘에 별이 보이니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니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반짝반짝 탁한 하늘에 별이 보인다눈 밝아 보이지 않던 별이 보인다사느라고 바쁘고 정신없이 일에 눈과 마음을 쏟아온 젊은 날에는 눈을 들어 하늘 보면 보이지 않던 별이 이제 나이들어 하늘을 보니 별이 보인다는 시인의 말에 깊이 공감되는 아침이다. 눈 밝은 젊은 시절에 보지 못했던 별을 나이 들어 눈이 침침해하니 보인다는 말을 통해 하늘의 별을 보듯이 바로 옆의 사람을,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일러주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
2018-08-20
불 이는구나 수수밭 머리팔월의 해가 불을 지르고풀벌레소리 자욱이 피어나는구나가슴 깊은 곳 불꽃 하나 살아살덩이 그늘진 풀꽃으로 피었구나수수밭 지나 담배밭 건널 때어디엔가 늙으신 어머니 모습뛰어봤자 경상도 넘어봤자 전라도불 이는구나 푸른 숲 머리머언 하늘에정찰기 한 대 떠간다생리조차 끊어진 채눈 깊은 골짜기 달리던 여전사(女戰士)여편히 잠드시라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은 등성이마다 계곡마다 가슴 아픈 서사를 품고 늘 푸르게 깨어 있다. 시인은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당시의 지리산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빨치산들의 아픈 이야기 하나를 떠올리고 있다. 두고온 어머니와 고향마을을 그리다 최후를 맞은 어린 여자 파르티잔의 무덤을 떠올리며 민족의 비극을 그려내고 있음을 본다. 시인
2018-08-17
폭풍 몰아치는 밤빼꼼히 열린 문이 꽝하고 닫힐 때느낄 수 있다죽은 사람들도 매일 밤 집으로 돌아오고싶어한다는 걸내 흘러간 사랑도 그러할 것이다폭풍 몰아치는 밤처럼 사위가 어둠과 절망감에 잠겨서, 갇혀있다는 느낌에 깊이 빠져들어 상념에 잠기면 빛과 평화가 있는 그리운 곳으로 그리운 사람에게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시인은 자정에 일어나 앉으며 지난날의 간절했던 사랑을,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본다. 시인
2018-08-16
떠나는 일은 불편하다, 새 거처를 마련하는 일은 불편하다, 나는 유목하는 인간이 아니다. 그런데 무엇이 끊임없이 나를 유목하게 하는가 사는 것의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다시 고개를 든다 …. 위에 올려놓은 가방을 내려 가방 안에 든 물병을 꺼내 물을 한모금 마신다. 사막을 건너는 사람들이 낙타 등에 주머니를 싣고 가듯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나의 가방 안에도 물병이 들어 있다. 철근으로 만든 낙타를 타고, 마른 사막을 지나듯 낯선 풍경을 지나며, 새로운 정주지(定住地)를 찾아.철근으로 만든 낙타를 타고 시인은 마른 사막 같은 팍팍한 문명이라는 사막을 건너고 있다. 유목민처럼 방향도 없이 끝없이 유랑하는 것이다. 사막같이 건조하고 쓸쓸한 낯선 풍경의 문명사회를 살면서 현대인들의 고립과 단절이 삶을 비판하는 시인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
2018-08-14
마음도 한자리에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것네저것 봐, 저것 봐네보담도 내보담도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 가는소리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것네시적 화자는 제삿날 고향마을로 돌아가면서 어릴 적 고향친구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함께 고향의 강인 진주 남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넘으며 친구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를 듣게 된다. 고향을 찾아가는 시인의 서럽고 애잔한 가슴 속을 읽는다. 노을 붉게 타는 고향의 강은 이런 가슴 아픈 서사들을 품고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리라. 시인
2018-08-13
어머니는 참 용하시다저 세상에서도 잊지 않으시고자주자주 편지를 보내신다호젓한 곳에 앉아 있을 때내 마음 그지없이 쓸쓸하거나힘들 때가슴에 차곡차곡 담아둔어머니 편지, 두 손 가득 받잡고이제야 천천히 읽곤 한다삐뚤삐뚤 가시 같은 글들이제 보니촘촘히 다 옳은 말씀을돌아가신 어머니, 이제는 살아있는 모습은 볼 수 없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지만 때때로 생전에 일러주시던 말씀을 떠올리며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 시인은 그것을 어머니의 편지라고 표현하고 있다. 저승에서도 어머니는 남겨두고 온 자식들 걱정으로 생전의 사랑과 정성의 모습으로, 목소리로 우리를 찾아오시는 것이다. 거룩하고 위대한 모성은 영원한 것이 아닐까. 시인
2018-08-10
간이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낮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나는 정처 없습니다당신이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나는 정처 없습니다사방에서 새 소리 번쩍이며 흘러내리고어두워 가며 몸 뒤트는 풀밭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키 큰 미루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시인이 당신이라고 부르는 시적 대상이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처음 만나게 되는 우주 혹은 삼라만상 중의 어떤 대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설레임으로 기다리던 새봄, 새롭게 열리는 눈부신 자연 혹은 그리워 했던 사람과의 만남은 시인의 말처럼 잎잎이 춤추는 한 그루 눈부신 미루나무가 아닐까. 시인
2018-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