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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자적

등록일 2018-09-05 20:44 게재일 2018-09-0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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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영 철

눈먼 어머니 하루 천원 벌이 쪽파 다듬는 옆에

말 못하는 정신지체 아들

슬그머니 다가와 거들고 있군요

그 모습환히 밝히려 날은 중천인데

늙으신 어머니 자꾸 헛손질이고

두 모자 적적할까봐 새들은 지저귀지만

귀먹은 아들 묵묵부답이군요

눈이라도 팔아

고깃국이나 실컷 먹였으면 하는 어머니와

큰길 나가 일장연설 동냥이라도 하면

밝은 눈 하나 사드릴 수 있다고 믿는

세상에 단 둘, 어머니와 아들

참 평화로운 봄 한낮이군요

시인이 펼쳐보이는 장면은 제목처럼 아주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모습들이다. 눈먼 어머니와 정신지체 아들의 가슴 아픈 서사가 잔잔한 감동에 이르게 한다. 시인은 자식을 위한 희생, 어머니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아들의 마음을 담담한 어조로 그려내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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