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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마흔

등록일 2018-10-02 20:47 게재일 2018-10-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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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철

저물 무렵 멧새 한 마리 허공을 가르며

단숨에 하늘 속 깊이 박차오름을 본다

아하, 내 삶이 저렇듯

단 한 번이라도 퍼덕퍼덕 천지를 꽉 채우며

비상한 적이 있었던가

바람 찬 거리마다 노오란 머리칼이 흩날리고

마음 한자락 의지할 처방도, 안식처도 없이

쑥대머리로 내팽개쳐진 몸부림 소리

절터처럼 외로운 인생이 뒷전에서 들려오는

외줄기 한숨소리를 너는 아느냐

허공을 박차며 하늘로 날아오르는 멧새를 바라보며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시인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다.

자유롭고 훌훌히 날아오르는 새들과는 대조적으로 자신의 삶이 얼마나 외롭고 비루하고 무기력한가를 관조하고 있는 것이다. 만만찮은 갓 마흔, 시인의 자기성찰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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