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두 석
자신의 몸 씻은 물 정화시켜 다시 마시는 법을 나면서부터 안다. 온몸을 한장의 잎으로 만들어 수면 위로 펼치는 마술을 부린다. 숨겨둔 꽃망울로 몸을 뚫어꽃 피우는 공력과 경지를 보여준다. 매일같이 물을 더럽히며 사는 내가 가시로 감싼 그 꽃을 훔쳐본다. 뭍에서 사는 짐승의 심장에 늪에서 피는 꽃이 황홀하게 스민다.
그리 깨끗하지 않은 늪이나 연못에서 피어나는 가시연꽃은 가시가 돋힌 긴 꽃대 위에 자주색 고운 꽃을 피워올린다. 가시연꽃은 제가 선 연못의 물을 정화시키며 그 물을 마시며 아름다운 생명의 촉을 피워내는 것을 들어, 매일 같이 물을 더럽히며 추악하게 사는 인간들을 돌아보게 한다. 시인의 생에 대한 깊은 성찰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