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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른 시선, 다시 태어나는 사물보이지 않는 너머의 것을 보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기획전 `이상한 사물들(The Strange Objects)`을 오는 10월 8일까지 제1, 3전시실에서 열고 있다.`이상한 사물들` 전은 일상에서 만나는 익숙한 사물들이 예술가의 흥미로운 시각으로 다시 태어나는 현장이다. 현대 미디어 사회에서 경험하는 가상과 실재, 허구와 실체의 혼돈은 사물과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 이미 깊이 자리한다. `이상한 사물들`은 그 혼돈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수 있는 묘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관람객에게 다가선다. 그 모색은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의 다양성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방식은 시각의 문제를 넘어, 청각과 촉각 등 신체의 감각이 사물을 이해할 때 어떻게 개입하는지를 탐색한다. 거꾸로 보거나 뒤집어서 보는 것이 사물이나 사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듯이, 감각의 개입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때 사물을, 나아가 세상을 훨씬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초대작가 김준, 장명근, 정서영, 츠요시 안자이는 사진, 설치, 드로잉,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익숙한 사물을 색다르게 체험하게 한다. 우리는 관념에 의해 주어진 이름을 사물에 부여해 분류하고 인식하기 때문에 사물 자체의 본성에 접근하기보다 읽히고 해석되는 존재로서 사물의 개념에 길들여져 있다. 4명의 초대작가는 관념과 관습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관람객의 습관화된 시선을 붕괴시켜 사물에 잠들어 있는 본성을 일깨워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깨어있을 것을 요청한다. 김준은 특정지역, 특정장소 등에서 채집한 소리를 가시화하는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프로젝트를 지속해왔다. 사회적 현상이나 역사적 상황, 자연적 여건 등을 물리적, 전자적 방법을 동원해 소리로 변환시켜 체험하게 한다. 작품 `플리센`은 물탱크라는 물리적 상징성과 물소리라는 정서적 성질을 경험하게 하며,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변질된 삶의 다양한 면모를 사유하게 한다.장명근은 사진의 본질을 다뤄온 작가로, 사진의 의미와 구조를 드러내는 수단과 장치로서 사진 대상에 집중한다. 특히 장난감, 풍경, 일상, 인물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일상적 소재들이 작가의 내밀한 정서적 경험에 축적된 사물들로 다시 탄생한다.정서영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조각으로서의 사물은 존재를 재현하지 않고 서술성도 지운다. 반면에 그 사물이 가지고 있는 성질 그 자체 본연의 모습을 생경하게 지금 여기에 나타낸다. `밤과 낮`은 현존하는 물리적 의자(조각)와 거울에 비친 공간 이미지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혼재를 경험하게 하며, `의자`가 현존하는 사물 자체로 인식되기보다 경험적 시간으로서 인식된다는 것을 또한 경험하게 한다. 츠요시 안자이는 일본의 비디오아티스트이자 키네틱아티스트로 사물의 목적과 수단의 단절이나 관람자의 개입과 관계가 발생시키는 현상을 연구해왔다. 일상적 사물을 조합하고 평범한 모터를 장착해 움직이는 조형물(Kinetic sculpture)을 만든다. `디스턴스`는 사물의 물리적인 움직임을 투사하고, 이 이미지가 사물의 실존성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공간에 투영되는 이미지는 허상이고, 그것을 존재하게 만든 장치의 물질성은 실존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8

김두진·안지산 초청 `작가와의 대화` 개최

대구미술관(관장 최승훈)은 오는 22일 오후 3시 현재 열고 있는 `고스트`전의 김두진 작가와 `매체연구`전의 안지산 작가를 초청해 작품제작과정, 작가정체성, 작품세계 등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를 개최한다. 이 시간에는 두 작가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매체인 `회화`와 작품에 드러난 고스트적인 존재를 이야기하며 각 전시를 폭넓게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한다.`고스트`전 참여작가인 김두진(44)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전회화와 조각작품을 차용해 3D 디지털 회화로 작업한다. 작가는 검은 화면 속 반짝이는 해골 이미지들을 성별, 신분, 지위 등을 나타내지 않고 대상을 동등하게 표현해 인습적 관념이 지닌 폭력성을 걷어내고, 대상의 본질과 마주하려는 노력을 한다.`매체연구`전 참여작가인 안지산(38)은 실재하는 대상과 그림, 작가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며 작업을 지속해 왔다. 작가가 작품 소재로 활용하는 화가의 작업실, 오브제 등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회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화가의 태도, 시각 등을 담고 있다.작가는 회화의 재료를 이해하기 위해 실제로 신체에 물감을 묻혀 행위를 기록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통해 회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작가와의 대화`는 대구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접수 가능하다. 선착순 100명./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7-18

`영상으로 보는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 마련

김천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김천시립문화회관 공연장에서 `영상으로 보는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을 마련한다. 이번 공연은 서울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한 공연을 지방 문화예술회관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고화질로 녹화해 상영하는 공연으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지역에서 접하기 어려운 우수한 공연을 가까이에서 보고 벅찬 감동을 생생하게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감수성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생생한 음향과 표정을 담기 위해 10대 이상의 카메라가 동원되며, 카메라 앵글로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 역동적인 화면들을 생동감 넘치는 고화질의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이번에 만나볼 수 있는 김선욱 피아노 리사이틀은 지난해 7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된 작품이다.피아니스트 김선욱(29)은 지난 2006년 리즈 콩쿠르대회에서 대회 4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쥔 실력파 피아니스트다. 현재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이날 무대에서는 모차르트 `환상곡 라단조 K.397`, 슈베르트 `소나타 제18번 사장조 D.894`등 김선욱의 장기인 독일 피아니즘의 정수를 선보인다. 두 곡 모두 환상곡풍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모차르트의 어둡고 암울한 시기를 관조할 수 있는 환상곡과 밝고 따뜻한 슈베르트 곡이 대비를 이룬다. 특히 모차르트 곡은 그의 네 개의 환상곡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평을 받고 있는 곡이며 슈베르트 곡은 슈만이 “형식과 정신에 있어서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고 극찬한 명곡이다.김천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이번 실황 영상은 객석에서는 볼 수 없는 무대 뒤 연주자의 표정과 몸짓을 확인할 수 있고, 공연을 넘어선 사운드, 흥미로운 공연 이야기 등도 대형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많은 지역민들의 관람을 당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8

문화재청 “문화유산 유공자 추천하세요”

문화재청은 문화유산의 보존·연구·활용 분야에 뛰어난 공적을 세운 개인과 단체를 발굴·포상하기 위해 오는 8월 31일까지 `2017년도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후보자 추천서를 접수한다.문화유산 애호의식을 함양하고 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 민족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마련된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은 문화 분야 최고 영예인 △문화훈장(2005년~현재)과 △대통령표창(2014년~현재, 2004~2013년은 대통령상인`대한민국 문화유산상` 수여)으로 나눠 수여한다.포상 후보자 추천은 문화유산의 보존·관리와 학술·연구, 봉사·활용 등 3개 부문을 대상으로 한 문화훈장과 대통령표창으로 나눠 접수한다. 포상인원은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확정되며 지난해의 경우 문화훈장에 5명, 대통령표창에 3명과 2단체 등 총 10명(단체)에 수여했다. 포상 후보자는 국적과 생존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 문화유산의 보존·연구·활용에 크게 이바지한 자로서 △ 문화훈장은 15년 이상 공적이 뚜렷한 개인 △대통령표창은 5년 이상 공적이 뚜렷한 개인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포상 후보자를 추천하고자 하는 개인·단체·기관 등에서는 추천서와 정부포상 동의서 등을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 새소식-공지사항)에서 내려 받아 접수기간 내에 문화재청으로 방문 또는 우편 제출하면 된다. 문화재청은 추천서 접수 완료 후, 9월부터 후보자에 대한 경력조회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등을 통해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고,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공개검증을 거쳐 오는 12월 8일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2017-07-17

포항시향 클래식 선율로 듣는 `로미오와 줄리엣`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오는 20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57회 정기연주회 `세헤라자데 천일야화`를 갖는다.스페인 출신의 유명 지휘자 우나이 우레초 객원지휘와 국내 최정상의 튜비스트 허재영(중앙대 교수)의 협연으로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서곡과 본 윌리암스의 `튜바 협주곡`,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교향모음곡 `세헤라자데`가 연주된다.러시아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서곡은 애절하고 유려한 선율이 특징이다. 셰익스피어의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긴 줄거리가 짧은 연주에 집약돼 있는 곡이다. 20여 분의 연주를 통해 로미오와 줄리엣의 애틋한 사랑과 집안의 반목으로 인한 갈등 등 소설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림스키코르사코프는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의 한사람으로 유럽음악에서 벗어나 러시아 고유의 음악을 확립,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작곡가다.당시 민족주의 운동에 기반해 러시아의 전설, 역사, 정서 등을 음악에 담아내고자 했다. `세헤라자데`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대표적인 음악으로, 천일야화(아라비안나이트)의 왕비 세헤라자데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4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풍부한 선율과 화려한 음색으로 이국적 정취를 묘사한다. 두 개의 주제-샤리아르 왕과 세헤라자데 왕비-가곡 전반에 걸쳐 나타나 하나의 커다란 작품과 같은 인상을 준다.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배경음악으로 유명해진 곡이기도 하다.영국의 국민주의 작곡가 본 윌리암스의 `튜바 협주곡`은 1954년에 작곡된 곡으로 당시 몇 안되는 튜바 작품 중 하나다. 영국민요의 5음 음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보수적인 면을 보이면서도, 인상주의적인 화성 색채도 보이는 개성적인 작품이다.특히 협연자로 나설 튜비스트 허재영은 독일 쾰른국립음악대학 오케스트라 단원, 독일 유스 윈드오케스트라 수석을 역임했고, 체코 브뤼노 음악원 지휘과 최우수과정을 졸업했다. 세계 3대 튜바 콰르텟 팀인 프랑스 파리 튜바 콰르텟 맴버로 제안 받았으며, 서울시립교향악단 단원, 한국 튜바협회 회장, 한국 튜바·유포니움 연구협회 회장을 역임했다.부드럽고 섬세한 지휘로 주목받고 있는지휘자 우나이 우레초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스부르그 주 심포니 오케스트라, 루마니아 국립 라디오 오케스트라, 춘천시향, 경북도향,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성남시향 등을 객원 지휘했다. 현재 수원대 교수로 재직중이고 화성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창단 멤버이자 예술 감독이며, 광성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7

제12회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입상작 전시회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지부장 박상현) 주관으로 마련된 `제12회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전시하는 수상작 전시회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수상작 전시회에는 대상을 수상한 서예·문인화 부문에 김윤희씨의 한문 서예 작품 `다산선생 시`를 비롯해 최우수상 한국화 부문에 박영오씨의 `내연산, 박연폭포와 선일대`, 서양화 부문의 강현주씨의 `환희`, 수채화 부문 박용화씨 `미명`, 조소 부문 유건상씨 `물결처럼`, 공예 부문 이순애씨 `한송이 꽃`, 디자인 부문 권세영씨 `캘린더 디자인 포 칠드런`, 민화 부문 오영숙씨 `책가도`, 서예(한글) 부문 이근영씨 `성산별곡`, 문인화 부문 신태숙씨 `목련화`작품과 각 부문멸 수상작들을 전시한다.전시되는 작품들이 모두 엄격한 평가를 거친 검증받은 작품들인 만큼 현대미술의 흐름과 발전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이번 `제12회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은 포항의 역사와 포스코의 기업정신을 아우르고 있는`불빛`을 주제로 포항의 풍경과 전통설화, 포스코의 기업정신과 불빛축제, 국내외에 발표되지 않은 순수예술작품을 소재로 미술 부문의 한국화·서양화·수채화·조소·디자인·공예·민화와 서예·문인화 부문의 한글 서예·한문 서예·문인화·서각 등 11개 부문에 모두 470점이 출품됐다. 이 중 대상 1점과 최우수상 9점을 비롯해 우수상 10점, 특별상 1점, 특선 54, 입선 223점 등 모두 297점의 입상작을 선정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7

대구 수성아트피아 개관 10돌 이탈리아 해외 예술 테마여행

시민을 대상으로 명품 문화예술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대구 수성아트피아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강좌로 다음달 29일부터 9월 9일까지 10박 12일의 이탈리아 해외예술테마여행을 떠난다. 성악을 전공하고 10년간 이탈리아 현지 미술 해설가로 활동 후 귀국, 수성아트피아, 부산 뮤지크바움 등 주요 문화예술기관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는 유럽여행 전문가 김성민이 전 일정을 함께한다.이탈리아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투어를 바탕으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는 아말피 해안에서의 휴식과 토스카나 지역의 일류 와이너리에서의 와인투어와 식사, 이탈리아 최고의 휴양지로 알려진 밀라노 코모호수 등 이탈리아 전 지역을 아우르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수성아트피아 해외예술탐방은 지난 2012년부터 일본, 중국, 남프랑스-스페인 등 다년간의 예술탐방을 운영하여 참여자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는`여행지 스탬프 찍기` 식의 일반적인 여행 상품이 아닌 예술 답사 중심의 프리미엄급 탐방 프로그램으로 특화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호평받고 있다. 특히 여행 전 2회의 강의에서 설명을 듣고 현지에서는 보다 자유롭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수성아트피아에서 인천공항까지 왕복 차편을 제공하며, 프로그램비 및 항공비, 9회의 자유식 외 일체의 추가비용은 없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는 26일까지 선착순 접수 마감하며 자세한 사항은 수성아트피아 (053-668-1592~5)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7

거대한 부조리와 폭력그 중심에 칼을 겨누다

일본의 세계적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8)의 신작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1·2권(문학동네) 한국어판이 지난 12일 국내 출간됐다. 지난 2월 24일 일본 신초샤에서 출간한 지 138일 만이다. 일본 출간 당시 130만 부 제작 발행으로 화제가 됐다.일본 출판계에서도 전례가 없던 초판 부수와 책에서 작중인물의 입을 통해 언술되는 `난징학살사건`에 대한 일본 현지의 이슈가 우리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되면서 책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한껏 고조돼 출판사로 한국어판 출간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1권 `현현하는 이데아`와 2권 `전이하는 메타포` 두권으로 이뤄진 소설은 아내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은 30대 중반의 초상화가가 불가사의한 일에 휩쓸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내용을 담았다. 난징대학살 등 과거사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일본 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삼십대 중반의 초상화가 `나`는 아내에게서 갑작스러운 이혼 통보를 받고 집을 나와서 친구의 아버지이자 저명한 일본화가 아마다 도모히코가 살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어느 날 천장 위에 숨겨져 있던 도모히코의 미발표작인 일본화 `기사단장 죽이기`를 발견한다. 모차르트 오페라`돈 조반니`의 등장인물을 일본 아스카 시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 그림을 가지고 내려온 뒤로, `나`의 주위에서 기이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난다. 골짜기 맞은편 호화로운 저택에 사는 백발의 신사 멘시키 와타루가 거액을 제시하며 초상화를 의뢰하고, 한밤중에 들리는 정체 모를 소리를 좇아 집 뒤편의 사당으로 가보니 돌무덤 아래에서 방울이 울리고 있다. 멘시키의 도움으로 돌무덤을 파헤쳐보니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지어놓은 듯한 원형의 석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얼마 후 `나`의 앞에 `기사단장`이 나타난다. 아마다 도모히코의 그림 속 기사단장의 모습과 똑같은, 수수께끼의 구덩이에서 풀려난 `이데아`가.아내와의 이별, 그리고 고독한 여행, 구덩이와 벽 등의 폐쇄공간, 불가사의한 존재와의 만남, `기사단장 죽이기`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세계 속 독자적인 요소들이 집대성돼 있다. 오페라, 클래식, 재즈, 올드 팝까지 여러 장르의 음악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인물의 심상을 대변하고, 주인공 `나`와 멘시키, 그리고 멘시키와 13세 소녀 마리에의 관계는 하루키가 가장 좋아하는 영문학 작품으로 꼽았으며 직접 번역까지 한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의 오마주로도 읽힌다. 주인공의 기이한 체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는 에도시대 작가 우에다 아키나리가 쓴 괴이담 `하루사메 이야기`가 직접 인용되는데, 이 역시 하루키가 예전부터 즐겨 읽으며 “오랫동안 이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밝혔던 작품이다. 작가생활 초기에 그가 주로 썼던 일인칭 시점으로 돌아온 것도 `하루키 월드`의 매력이 한층 짙게 느껴지는 이유다.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모험담은 `태엽 감는 새`부터 `1Q84`까지 기존 장편소설에서 꾸준히 이어져온 플롯이지만, 이번에는 그에 더해 현대사 속 실제 사건을 접목시킨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아마다 도모히코는 2차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 빈에 유학중이었다가 나치 저항운동에 휘말렸고, 피아니스트였던 그의 동생은 난징전투에 투입되어 강압적 명령에 의한 학살을 체험하고 그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다. 어떤 의도로 창작했는지, 왜 발표하지 않고 천장 위에 숨겨두었는지 수수께끼로 가득한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에는 그런 거대한 부조리와 폭력에 맞서려 한 노화가의 의지가 생생히 드러나 있다. 또한 `나`는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상실감과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동시에 그림이라는 수단을 통해 아마다 도모히코의 의지를 잇는 역할을 한다. 이런 식의 유사 부자관계 역시 전작들에 비해 보다 유기적이고 심층적으로 그려졌다.▲ 무라카미 하루키또한 `나`가 집을 나와 한 달여간 정처 없이 여행하는 도호쿠 지방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참상이 남은 곳으로, 하루키는 재작년 가을 직접 이 지역을 차로 여행했던 경험을 살려 소설 전반에 치유와 재생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모차르트와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이데아`와 `메타포`라는 추상적 개념, 불교적 색채를 지닌 고전소설 등을 주요 모티프로 등장시키면서도 이야기의 골자는 현실의 문제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셈이다. “나이에서 오는 책임감과 함께,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래 작가 인생 40여 년. 한때 개인주의와 허무주의를 대표하는 청춘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은 이제 세대와 국경을 아우르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금까지 구축해온 작품세계를 다양하게 변주하며 현세대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이자, 소설 속 그림 `기사단장 죽이기`가 그렇듯이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내면 깊은 곳까지 내려가 농축한 결과물이다. 현대사회에서 장편소설이라는 형식의 이야기가 어떤 힘을 지니는지, 소설가가 안팎의 문제에 맞서 싸워나가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동안 `무국적 작가`로 불려온 하루키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놓은 대답을 이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4

미제 살인사건 해결 과정 그린 정통 추리소설

국내 최대 추리소설 마니아 커뮤니티 `하우 미스터리`의 부운영자이자 코너스톤 판`아르센 뤼팡 전집`을 감수한 추리소설 전문가 나혁진의 장편 추리소설 `낙원남녀`(황금가지)가 출간됐다. `낙원남녀`는 하드보일드 느와르부터 액션 스릴러, 본격 추리까지 다양한 장르의 추리소설을 써 온 나혁진 작가의 신작이다.이 작품은 가상의 공간인 낙원아파트를 배경으로 2년 동안 미제로 남아 있던 한 건의 살인 사건과 한 건의 상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정통 추리 소설이다. 동시에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간극으로 고민이 많은 2~30대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범죄에 휘말린 트라우마로 괴로워하던 한 젊은 여성이 용기를 갖고 원래의 삶을 다시 살아나가는 모습을 다룬 성장기이기도 하다.조그맣고 낡은 낙원아파트에는 `낙원회`라는 이름의 자원 봉사 모임이 하나 있다. 그런데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이들이 모여 있는 이 모임의 회원 두 명이 연속해서 사고를 당하는 일이 발생한다.사건 하나. 동네의 걸어 다니는 소문 제조기, `최순자` 아주머니 교살 사건. 그녀의 시체는 낙원아파트 관리사무소 내의 낙원회 의자 위에서 발견된다.사건 둘. 미모의 여비서 유지혜 피습 사건. 그녀는 후문의 화단 위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호송된다.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낙원회 소속이라는 것. 알부자 전직 대령, 생기발랄 가수 지망생, 평범한 직장인 부부, 인기 드라마 작가, 중후한 외모의 음대 교수로 이뤄진 나머지 회원들은 그저 평범해 보이기만 하는데, 과연 이들 중에 정말로 자신의 이웃의 목을 조르고 배에 칼을 꽂은 범인이 숨어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의 동기는 과연 무엇일까?/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4

웹툰처럼 쉽게 읽히는 청소년을 위한 소설 시리즈

시험공부에 찌든 청소년들에게 책읽기 좋은 여름방학이 다가왔다. 출판사 창비가 최근 기존의 소설집이나 작품집에 살렸던 단편 청소년소설 가운데 흥미롭고 부담 없이 읽을 만한 작품들을 일러스트와 함께 꾸민 `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를 선보였다.어린 시절 동화는 좋아했지만 점점 책 읽기에서 멀어진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책읽는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소설의 첫 만남` 시리즈는 1차분으로 공선옥의 `라면은 멋있다`, 성석제의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 김중미의 `꿈을 지키는 카메라`, 박상기의 `옥수수 뺑소니`, 배미주의 `림 로드` 등 9권이 나왔다. 배명훈의 `푸른파 피망`, 정소연의 `이사` 등 SF 소설도 포함됐다.작품들은 현직 국어교사들에게 자문해 선정했다. 100쪽을 넘지 않는 분량과 한 손에 잡히는 판형, 다채로운 삽화로 마치 웹툰처럼 편하게 읽을 수 있다.이중 적극 추천할 3권을 소개한다.△중견 소설가 공선옥의 밝고 명랑한 청소년소설 `라면은 멋있다`=여자 친구에게 생일 선물을 사 주기 위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민수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건강한 기운을 전한다. 어떤 처지에 있건 삶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공선옥 소설 특유의 개성과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정윤의 삽화는 마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위트 있게 담겼으며, 복고풍 색감으로 채색되어 매력을 더한다.△작가 성석제의 잊을 수 없는 삶의 순간을 그린 성장소설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성장의 과정에서 한 번은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기로와 평생 잊을 수 없는 쓰라린 좌절의 경험을 섬세하고도 진지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어떠한 선택이 잘못됐는지 아닌지를 가르는 것은 결국 이어지는 삶의 태도에 달렸다는 점을 묵직하게 전하며 긴 여운을 안긴다. 교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차분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작품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더욱 깊은 감동을 더한다.`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이름을 알린 `백선규`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백선규와 어린 시절에 같은 학교를 다녔던 여성의 시점을 교차해 보여 주면서 이들의 선택이 각자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촘촘하게 그린다.△다양한 이들이 모여 사는 푸른파 행성 청소년의 힘으로 일구어 낸 색다른 평화 이야기 배명훈 작가의 `푸른파 피망`=작가 배명훈은 독자의 인식 폭을 넓히는 경이로운 발상과 위트 있는 문장, 재기 넘치는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들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번 작품은 서로 다른 곳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모여 사는 행성 `푸른파`를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구분선`에 집착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유쾌하게 비튼 SF다. 여러 동화 작업에 참여하며 쾌활한 그림을 그려 온 국민지 일러스트레이터의 삽화가 글과 조화롭게 호응하며 재미와 활력을 더한다.미래에는 어쩌면 각기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이 한 행성에 모여 살지도 모른다. 행성 `푸른파`처럼. 공전 주기가 다른 별에서 온 주인공 `나`와 채은신지는 누가 나이가 더 많네 적네 하면서 티격태격하기 일쑤다. 그런데 그처럼 평화롭던 푸른파 행성에 갑작스럽게 전쟁의 기운이 드리운다. 주인공 `나`에게 전쟁이란 다름 아닌 친구를 갈라놓는 일이다./윤희정기자

2017-07-14

교황청 시스티나성당 합창단 오늘 대구서 `천상의 화음` 선사

1천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이 대구를 찾아 천상의 화음을 선사한다.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은 13일 오후 7시 30분 천주교 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에서 내한공연을 연다.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은 6세기에 대 그레고리오 교황에 의해 재정비되고, 지난 1471년 식스토 4세 교황에 의해 재조직된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합창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합창단을 부흥시킨 교황에 대한 헌사로 시스티나 성당 합창단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무수히 많은 음악가를 배출했으며 19세기에는 주세페 바이니와 도메니코 무스타파 등 저명한 음악가들이 지휘자로서 활약했다. 무반주 전통을 지키며, 그레고리오 성가와 팔레스트리나 곡을 주로 부른다. 소프라노와 알토는 소년들이, 그 밖의 음역은 성인들이 부른다. 현재 남성 24명과 소년 33명으로 구성됐으며 고음 소프라노(white voice)를 담당하는 33명의 푸에리 칸토레스(소년 합창단원들)는 합창단의 자부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1천500년을 이어온 이들의 무반주 전통은 아카펠라의 기원이 됐다.이번에 방한한 합창단은 성인 남성 24명, 남자 어린이 35명으로 구성됐다. 합창단은 그레고리오 성가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 대림 제4주일 입당송`과 그레고리오 알레그리의 `불쌍히 여기소서`, 펠리체 아네리오의 `그리스도께서 순종하셨도다` 등 9곡을 선보일 예정이다.지휘를 맡은 마시모 팔롬벨라 몬시뇰(50)은 1996년 9월 7일 살레시오회 신부로 된 신학자이자 연주가로 로마의 대학 연합 합창단의 창설자이기도 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3

포항 교계, 여름행사로 더위 극복

포항지역 교회와 기독교단체, 기독방송이 여름휴가철을 맞아 세미나와 콘퍼런스, 콘서트 등 다양한 기독행사를 열어 무더위를 극복한다.포항극동방송(지사장 이종보)은 23일 포항행복한교회와 포항중앙침례교회에서 `동성애 바로알기 세미나`를 연다.백상현 기자(국민일보)와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은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의 문제점, 의료현장에서 본 동성애와 에이즈의 심각성 등을 소개한다.백 기자는 이날 오후 2시30분 열리는 포항행복한교회와 이날 오후 7시30분 진행되는 포항중앙침례교회에서, 염 원장은 포항중앙침례교회에서 각각 특강한다.백 기자는 국민일보 종교부 기자,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 전문위원,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언론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언론상과 한국기독언론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염 원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영국 웨일즈대에서 석사박사과정을 이수한 뒤 고려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수동연세요양병원장과 한국교회연합 동성애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참석자들은 “동성애를 금하는 성경을 불법 책으로 만들고, 동성애가 죄라고 가르치는 교회를 불법집단으로 만들고, 우리 자녀들이 학교에 가면 성교육시간에 동성 간 성관계(항문성교, 구강성교)를 배우게 하는 `동성애 합법화` 시도에 맞서 한국교회가 끝까지 깨어 기도하며 승리하게 해 달라”고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한다.포항성시화운동본부(대표본부장 박석진)는 27일 오후 2~9시 포항안디옥교회에서 포항의 복음화와 교회부흥을 위한 신바람전도콘퍼런스를 개최한다.특강은 안호성 목사(울산온양순복음교회)와 현영일 목사(세계전도대학교 설립자)가 한다. 안 목사는 `하나님을 춤추게 하는 전도 비법`을 소개하고, 현 목사는 `파워전도 비법`을 전한다.안 목사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경상동지방 지방회장, 순복음부흥사협회 부회장, 울산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 물멧돌선교회 대표회장, 순복음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및 명예박사, 극동방송 `안호성 목사의 극동 부흥회` 진행 등을 맡고 있다.현 목사는 17년간 청구고등학교 교사와 교목으로서 학생 2만 명의 결신을 이끌어 냈으며, 순회전도훈련부흥회로 110만 여명을 전도하고 국내외 80개 전도대학교 설립했다. 또 세계파워전도대구사랑의교회 담임, 세계전도신학연구원 이사장 및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는 `작은 거인 교회이야기`, `신사도행전`, `제2의 종교개혁`, `전도 특공대 만들기 1~3`을 펴냈다.이에 앞서 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손병렬)는 19일 오후 7시30분 교회 본당에서 교회학교 여름 성경학교와 수련회를 앞두고 교사헌신예배를 드린다.교사헌신예배에는 300여 명의 교사와 교인 등 600여 명이 참석한다.교사들은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란 에베소서 4장 12절 말씀을 묵상하고 헌신을 다짐한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는 이날 오후 7시30분 수요예배를 드리고 새문안교회로 떠나는 이상학 목사를 배웅한다.이 목사는 이날 고별설교를 하고 9월 한국의 어머니교회로 불리는 새문안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한다.포항제일감리교회(담임목사 최은석)는 22일 오후 7시 교회 본당에서 비보이팀 초청해 콘서트를 연다.비보이의 댄스는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볼거리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포항 관객들에게 한층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교회 관계자는 “비보이 초청 콘서트는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폭넓은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공연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원호 포항목회자홀리클럽 회장은 “여름철 무더위는 이열치열로 날릴 수 있다”며 “포항시민들이 여름철 지역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기독행사에 참석하면 하나님이 주시는 풍성한 은혜로 무더위를 극복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3

미지…모험…일탈… 철길, 그 수평에의 지향

대구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시리즈전인 기억공작소의 올해 세번째 작가인 홍명섭 작가는 고정된 가치와 개념을 거부하며 독자적인 예술의 영역을 구축해온 중진이다. 화가이자 조각가인 홍 작가는 1970년대 말부터 관념화되고 의식화된 개념들에 대해 끊임없이 저항하고 뒤집는 행위로서 미술을 지향해왔다. 그의 예술 언어는 개념의 형식에 대한 추종이 아니라 개념을 초월하는 지점에서 감각과의 사투를 통해 사물과 예술이 지니는 의미를 구축하고 해체하는 기능에 충실해왔다. 그러한 미학적 행위는 개념적 미술로서의 언어·말과 해프닝, 퍼포먼스, 회화, 조각, 미디어 아트에 이르는 다양한 형식으로 발현돼 왔으며, 결론적으로 특정의 언어로 규정될 수 없는 주관적인 미술의 영역으로 확장돼 나가는 특징을 지닌다.오는 9월 10일까지 4전시실에서 열리는 기억공작소 전에서 선보이는 `Running Railroad`는 수평을 지향하는 오랜 예술 의지를 담은 설치 작품이다.전시실에 들어서면 눈높이 정도에서 무심하게 시작되는 길이 27m정도, 폭 5㎝ 정도의 검정색 종이테이프 2가닥을 평행으로 이어 붙여 칼로 그려내는 철길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두 개 선의 철길로 출발해 흰색 전시실 4벽면을 수평으로 횡단하면서 중간 벽면쯤에서 하나의 철길로 합쳐지고 다시 슬며시 나눠져 두 개의 철길로 마무리되는 이 이미지는 두께가 없으니 그림자를 찾을 수 없고, 별스럽게 가치를 꾸미지 않아 소박하며, 특별히 예술적 작동의 의미를 담은 것 같지 않은 그런 홍명섭만의 유머다. 하지만 이 이미지는 흑백의 격한 명암대비에 의한 눈의 어른거림과 함께 우리의 기억을 일깨우는 환경으로도 작용한다.홍 작가는 이에 대해 “철길 이미지는 내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미지에의 동경과 같은, 비약이 없는 미지로의 표면장력, 문명과 혁명, 광야와 개척, 모험과 일탈, 유혹과 외경, 만나고 헤어짐, 심리적 방황 그리고 속도 등을 일깨우는 몽환적 모티브인 것이다”라고 언급한다.작품은 관람객이 입구에 놓인 여러 켤레의 무쇠슬리퍼를 신고 레일 패턴의 테이프 드로잉을 따라 걷게 된다. 관람객은 걸을 때마다 바람 소리 등 다양한 소음을 들으며 시지각적으로 새로운 체험을 한다. 이는 몸과 분리된 듯한 시각체험을 통해 공간감의 혼란을 일으키고, 시각경험이 몸과 밀착된 사실임을 깨닫게 하려는 의도다.홍명섭의 작품세계를 지배하는 일관된 미의식은 `수평`에 대한 지향이다. 수직을 향한 서구 문명의 개념들에 대척되는 수평에의 의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상태의 평온함과 해방감을 기저로 하는 동양의 문화와 정서를 상징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2

`2017 청소년 합창페스티벌` 개최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예술감독 권유진) 기획공연 `2017 청소년 합창페스티벌`이 오는 15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는 외부 5개 팀을 초청해 동요를 비롯해 민요와 팝송을 선보이며 수준 높은 합창곡들을 선사할 예정이다.2017청소년 합창페스티벌은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을 비롯해 총 6개 팀이 참여한다.첫 무대에서는 TBC수성아트피아 소년소녀합창단(지휘 김상충)이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과 `Sing to the World`를 들려준다.두 번째 무대에서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유스오페라콰이어(지휘 홍영상)가 `호프만의 뱃노래`, `Bonse Aba`를 선보이고, 이어 대구예술영재교육원 유스콰이어(지휘 이재호)가 `The Seal Lullaby`, `Cantate Domino`를 연주하며 세 번째 무대를 꾸민다.네 번째 무대는 SM콘서트 콰이어(지휘 홍성수)가 `고향의 봄`, `The Battle of Jerico`를 부르며, 다섯 번째 무대에서는 필그림소년소녀합창단(지휘 조용석)이 `Salmo 150`, `Jubilate Deo`를 선사한다.여섯 번째 무대는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지휘 권유진)이 `Kruhay`, `Boogie Woogie Bugle boy`를 들려준다.마지막 무대는 연합합창으로써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권유진 예술감독의 지휘로 6개의 합창단 전 출연진이 `하늘이 말해준 희망`을 합창하며 관객들과 하나 되는 무대를 연출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7-12

화사하면서도 몽환적인 사실주의, `초헌`의 세계로

▲ 고(故) 초헌 장두건 화백경북지역 유일의 시립미술관인 포항시립미술관은 무더운 여름을 맞아 다채로운 전시로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1918년 포항 흥해서 태어나일본·파리 등서 유학생활우리나라 구상미술 1세대로포항지역 미술 뿌리 역할왜곡과 변형 섬세한 필치…특유의 독자적 화풍 일궈특히 2층에 자리한 상설전시관인 초헌관은 우리나라 구상미술 1세대 작가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큰 자취를 남긴 포항 출신 초헌(草軒) 장두건 화백을 기념하는 특별전시실이다.무더운 여름, 야외 활동이 여의치 않다면 온 가족이 미술관 나들이를 하는 것도 좋겠다. 포항시립미술관은 2009년 개관하면서 장두건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는 초헌관을 마련해 장 화백의 작품을 상설전시 하고 있다.장두건 화백은 1918년 포항 흥해(초곡리)에서 태어나 일본 동경 태평양 미술학교, 동경 명치대학 전문부 법과를 졸업했으며, 해방 후 교편생활과 화업을 병행하다 1956년 파리 유학길에 올라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전개해 나갔다. 장 화백은 귀국 후, 작가와 교육자로서 후진 양성에 헌신했으며, 주요 미술단체를 결성하고 후원하는 등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장 화백은 성신여대, 수도여자사범대학, 동아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국민훈장 석류장, 문화훈장 보관장, 서울특별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2015년 작고 당시 까지도 작업에 열정을 쏟을 만큼 평생 작품활동에 매진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등에 다수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장 화백은 포항 지역 미술의 뿌리 역할을 하면서 지역작가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줬다. 장 화백은 포항시립미술관 개관 당시 작품 50점을 기증했으며, 2014년 2월에는 작품 19점과 작업도구를 비롯해 각종 자료 1천여 점을 영구임대 했다. 한국 구상미술의 독보적인 자리를 지켰던 장 화백은 사실주의 화풍을 독자적 양식으로 일궈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왜곡과 변형, 섬세한 필치, 투명한 색감, 특유의 마티에르 등이 특징을 이루며 제55회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수상했다. 프랑스 유학 현대미술 1세대이고 전통 아카데미즘이나 인상주의, 그리고 입체파 등의 영향을 받았으나 장 화백은 이를 뛰어넘어 독특한 화풍을 개척했다.화사하고 다소 몽환적인 색채, 지적이면서 경쾌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받는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7-12

마술사 이은결 매직콘서트 상상속 환상세계로 이끌림

▲ 이은결 마술사 “마술사 이은결과 함께 다채로운 마술의 세계에 빠져보세요”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술사인 이은결의 `매직일루션`공연이 오는 26일 오후 3시,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다.`매직일루션`은 스펙터클한 마술과 휴머니티를 담은 스토리를 더한 마술공연으로 다년간의 콘서트 경험을 바탕으로 베스트 퍼포먼스만을 선정해 스피디하고 다이나믹한 스타일로 각각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형식으로 진행하는 즉흥성이 가미된 콘서트 형식의 공연이다.단순한 마술공연이 아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속임수와 마술의 마술사의 시각이 아닌 일루셔니스트로서 마술의 개념을 해체하고 마술이 일루션으로 정립돼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불어 증강현실, 마임, 드로잉 등 새롭게 시도되는 다양한 표현방식을 바탕으로 한 이은결만의 독특한 연출의 일루션 퍼포먼스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이번 공연은 이은결의 20년 마술 내공의 총 집약체로 미디어 아트, 드로잉, 마임뿐 만 아니라 두 손만을 이용해 선보이는 `섀도일루션`, `핑거 발레`, 그리고 초대형 스케일의 `상상의 나무` 등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들이 모여 하나의 환상을 만들어 낸다.이은결은 국내 최초, 국내 유일, 국내 최다 그랑프리 수상이라는 명예와 함께 국내 최초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하며 세계 무대로 활동한 주인공이다. 마술의 화려함과 친숙한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는 모든 연령대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며 이제껏 보지 못한 신선한 충격으로 관객들에게 기억될 것이다.이은결은 1996년에 마술을 시작해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국제마술대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이후 계속되는 대규모의 국제마술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거듭하며 세계가 인정하는 마술사로 성장, 한국마술의 위상을 드높였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깔끔한 무대매너, 현란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한국에 마술 붐을 일으키고, 기존의 마술소에서 벗어나 매직콘서트라는 브랜드를 처음 만들며 공연계에 매직콘서트라는 장르까지 탄생시킨 주인공이다.모든 콘서트 및 전국투어를 성공시키며 공연계에서 인정받는 연기자, 연출가로 자리매김한 이은결은 한국에선 전무했던 대형마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들여오며 라스베가스급 공연으로 아시아에서도 독보적인 공연자로 우뚝서게 됐다. 또한 스케일만 강조한 쇼가 아닌 스토리텔링을 가미해 극화시킨 스토리 매직으로 마술의 또 다른 장을 열었고 다른 장르와의 코웍(co-work)으로 마술장르의 새로운 시도를 넘어 예술로써의 가치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마술사가 아닌 예술가로서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이은결은 국내의 독보적인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그의 퍼포먼스는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1

전시 풍성한 미술관 나들이… 여름을 잊다

(재)대구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는 12일부터 8월 11일까지 `정글리아전`, `기기묘묘(起奇妙妙)전`,`강민정전`등 각기 다른 세 가지 전시가 동시에 열린다. 지역의 단체 및 작가들에게 지원하는 기획전시 공모에 선정된 단체와 작가의 전시로 범어아트스트리트 기획전시 공모를 통해 선정된 방천아트팀의 정글리아전과 커브2410전시 공모에 선정된 김희정 작가의 기기묘묘전이다. 전시는 범어아트스트리트 13개의 스페이스 공간과 벽면갤러리 등 전체 전시공간에서 선보인다. △정글리아전... 스페이스1~4, 벽면갤러리스페이스1~4, 벽면갤러리에서 열리는 방천아트의 `정글리아전`은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Art Nouveau)에서 정신을 찾아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예술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흔히 아르누보하면 덩굴식물 모티브와 구불구불하고 유연한 선으로 장식된 철제 난간, 긴 실루엣의 여인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복잡하고 매 순간 급변하는 현시대에는 좀 더 정글과 같은 요소를 자아낸다고 봤다. 그래서 정글이라는 단어와 리아(ria·강의 후미가 범람해 생긴 가늘고 길 물길)단어를 결합해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 자신들의 아르누보를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방천아트는 미술작가 및 공예작가들로 구성된 단체로 2014년부터 방천시장에서 자체기획전시 및 초대전시, 방천아트마켓 등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또한 작가들의 작업을 좀 더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활동과 공예가들의 예술적인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이번 전시 참여작가는 이민주 작가를 비롯한 권수영, 최유진, 김유리, 김윤경, 김형철, 신근희, 홍진경, 이은주, 황인모, 김은실 등 12명과 방천아트마켓, 쉬어가자, 젊은 예술가포럼 등의 단체 세 팀이다.전시를 통해 예술장르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상업과 예술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방천시장의 모습과 청년작가들의 치열한 예술계에서의 생존을 정글의 이미지로 상징해 표현하고자 한다. 12개의 스페이스 공간에는 `정글리아`를 주제로 한 설치, 페인팅,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꾸며지고, 벽면갤러리에는 두 종류의 각기 다른 이야기가 공간을 나눠 전시된다. 한쪽은 방천아트의 그간 예술활동에 대한 글과 이미지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마련되고 나머지 공간에는 작가들이 직접 제작한 정글리아의 복합적 조형미를 담은 예술소비운동 포스터가 전시될 예정이다. 예술소비운동의 연계로 전시에 사용된 대형 현수막은 에코백으로, 전시작품 촬영 이미지는 엽서로 각각 제작해 방천아트마켓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기기묘묘(起奇妙妙)전... 스페이스5또 다른 전시는 지역 젊은 작가들에게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전시기획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커브2410전시 공모`에 선정된 김희정의 전시다.스페이스5에서 열리는 김희정 작가의`기기묘묘(起奇妙妙)전`에서는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몸, 그 아래로 가늘게 솟아난 손가락 등 작가가 상상한 먼 미래 인류의 모습을 담았다. 미래 인류의 모습은 진화는 퇴화로 이어졌고 문명은 결국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것은 진화와 퇴화, 생성과 소멸과 같이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뭉개져 만들어낸 풍경이기도 하다. 전시에는 그러한 세계의 기묘한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회화, 설치, 영상으로 다양하게 전시된다.두 기획전시와 연계한 시민체험 프로그램도 전시 기간 중 진행될 예정이다. 방천아트팀은 `권수영, 유유진 작가와 함께하는 드로잉`으로 자신의 손을 복사하여 나만의 정글을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김희정 작가는 미래인류의 모습을 참가자와 함께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갖고 부채에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서 수묵으로 그리는 `부채 만들기`를 진행한다. 시민체험 프로그램 일정은 범어아트스트리트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강민정 전... 윈도우갤러리윈도우갤러리는 유휴공간을 이용한 범어아트스트리트에서 가장 작은 전시 공간이지만 대구의 중견작가의 작품을 매달 새롭게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공간이기도 하다. 윈도우갤러리 7월 전시 작가는 강민정 작가다.작가의 작업소재는 정물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고 가까이 있으면서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을 모티브로 삼아 거기에 즐겁게 하는 형식을 담고 그것을 표출한다. 정물 대상들의 구성과 이를 담아내려는 여러 시도들, 색과 형태들의 조화로움은 즐거움 시작이며 안정감과 마음의 풍요를 가지게 한다./윤희정기자

2017-07-11

`불멸의 화가, 반 고흐 레플리카`전

네덜란드 출신 후기 인상주의 거장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명작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여름방학 특별기획전으로 오는 18일부터 8월 27일까지 호반갤러리와 멀티아트홀에서 `불멸의 화가, 반 고흐 레플리카`전을 연다. 레플리카(replica)란 단 하나뿐인 원작의 보존을 위해 전시를 목적으로 특별히 제작된 고품질, 고품격의 복제 작품을 의미한다. 원화의 색채와 질감은 물론, 특유의 붓질 자국까지 완벽하게 재현함으로써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한다.이번 전시에서는 반 고흐의 작품 활동 시기를 구분한 5가지 섹션의 중요작품 70여 점이 레플리카로 제작돼 선보인다. 특히 고흐의 대표작인 `해바라기(1888)`, `밤의 카페(1888)`, `별이 빛나는 밤(1889)`, `파이프를 물고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1889)`등 반 고흐의 작품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매력이다. 고흐가 그린 작품의 질감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한 전시다.전시회는 `미디어 아트와 고흐와의 만남`을 비롯해 `고흐와 인상주의`, `아티스트와 콜라보, 고흐의 방`, `예술의 혼, 숭고한 반 고흐의 일생`과 `시공간을 초월한 반 고흐와의 조우` 등 고흐의 작품들을 시기별로 배치해 그의 생애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0

아티스트 인 무학-장재혁 클라리넷 리사이틀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15일 오후 3시 클라리넷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아티스트 인 무학-장재혁 클라리넷 리사이틀`을 연다. 수성아트피아의 지역예술진흥프로그램 `아티스트 인 무학`의 세 번째 시리즈다.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솔리스트들을 발굴, 리사이틀 무대를 통해 기량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하는 무대다.`아티스트 인 무학` 세 번째 시리즈의 첫 무대로 클라리네티스트 장재혁사진을 초대했다.이번 공연에서 장재혁은 베버의 클라리넷을 위한 작품 중에서도 걸작으로 손꼽히는 `서주, 테마와 변주“, 풍부한 선율과 끊임없이 바뀌는 분위기로 생동감이 넘치는 슈만의 `환상 소품집`, 클라리넷의 다양한 기교가 총망라돼 있는 메사제의 `콩쿠르를 위한 솔로`, 자유롭고 화려한 카발리니의 `아다지오와 타란텔라`, 베버 오페라의 주제 선율을 차용한 크립쉬의 `마탄의 사수에 의한 환상곡`을 연주하며 클라리넷 독주곡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클라리네티스트 장재혁은 지난 2002년 서울예술고에 재학 중 부산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부산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했고, 그해 문화기업 음연으로부터 2002년을 대표하는 젊은 음악가에 선정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젊은이의 음악제`에서 연주했다. 2003년 서울대 음악대학 수시전형에서 목관부분 수석으로 입학 후 동아음악콩쿠르 입상, 성정콩쿠르 1위, 한국 클라리넷협회 콩쿠르 대상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프랑스로 유학길에 올라 파리국립음악원에서 최고(Superior) 과정을 졸업하고 드뷔시, 라벨, 생상스 등의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한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서 거장 파스칼 모라게스를 사사, 학사와 석사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대구시립교향악단, 부산시립교향악단, 국립경찰교향악단과 협연했고 다수의 독주회를 통해 솔로이스트로서 왕성한 활동을 가지는 한편 KBS 교향악단, 라디오프랑스오케스트라, 파리오케스트라의 객원연주를 통해 풍부한 커리어를 구축했다. 특히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재닌 얀센, 유럽챔버오케스트라와 함께한 2015년 유럽투어연주는 최정상급 연주자들과의 교류를 활발히 하게 된 계기가 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0

제11회 DIMF, 화려한 피날레

`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제 11회 DIMF)이 10일 오후 7시 30분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리는`제11회 DIMF 어워즈`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올해 딤프어워즈 사회는 뮤지컬 배우 이건명과 배우 이종형, 정지원 아나운서가 맡는다.오후 6시30분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이날 어워즈에서는 제11회 DIMF 홍보대사 민우혁, 뮤지컬배우 안재욱, 정동하, 카이, 케이윌, 이은진(양파), 정재은 등이 참석한다.시상식에서는 지난 한 해 대구에서 공연됐던 뮤지컬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올해의 뮤지컬상` 부문과 `제11회 딤프 참가작`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딤프 대상을 비롯한 창작뮤지컬상,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의 각 분야에 대한 시상이 진행된다.딤프어워즈는 KBS를 통해 전국 각 지로 방송되며 KBS 월드채널을 통해 전세계 102개국에도 송출된다.한편, 성공적인 축제를 뒤로하고 폐막하는 DIMF를 축하하기 위한 축하공연도 이어진다.화려한 쇼 뮤지컬의 진수를 보여주며 지난해 성공적인 공연에 이어 오는 하반기 공연을 앞두고 있는 `브로드웨이 42번가`팀이 본 공연에 앞서 DIMF에서 먼저 소개돼 화려한 무대를 선사한다.DIMF가 발굴한 차세대 뮤지컬 스타들도 축하무대를 준비하고 있다.`제3회 DIMF 뮤지컬 스타`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석준(안양예술고교 3학년)군을 비롯한 `DIMF 뮤지컬 스타` 수상자들이 흥겨운 무대를 펼친다.여기에 DIMF의 흥행을 이끌어온 대표 콘텐츠인뮤지컬 `투란도트`의 한 장면과 뮤지컬 `보디가드`를 통해 뮤지컬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이은진(양파)의 무대, 폭발적인 가창력을 앞세운 홍보대사 민우혁의 축하공연도 준비됐다.한편, `제11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지난달 23일부터 10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 시내 주요공연장에서 역대 가장 많은 9개 나라가 참가해 공식 초청작 9편, 창작지원작 4편, 특별공연 4편,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참가작 9편 등 모두 26편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0

경주엑스포 `플라잉`, 수도권 인기몰이 기대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대표 공연인 `플라잉`이 올 여름 수도권 공략에 나선다.2011년 경주문화엑스포 주제공연으로 제작된 플라잉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관람객 70만 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플라잉` 공연을 11일부터 8월 20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 어울림홀에서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한 달이 넘는 공연기간동안 수도권 관객들을 만나며 역동적인 넌버벌 퍼포먼스로 한 여름 무더위를 날려버릴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플라잉`은 2011년 이후 경주엑스포공원 상설공연 외에도 수도권, 영남, 호남, 충청 등 전국적으로 60차례가 넘는 외부공연을 진행해왔다.지난 2012년부터는 해외진출을 시작해 싱가포르의 오페라하우스라 할 수 있는 에스플러네이드 극장에서 2천석의 대규모 좌석을 전회 매진시키는 등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후에도 싱가포르 앙코르 공연, 터키 이스탄불 공연, 홍콩 공연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2013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18회 공연동안 매회 기립박수를 받으며 큰 호응을 이끌어내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플라잉`은 2014년부터 4년 연속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우수공연으로 선정됐으며, 올해는 11월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에서 최고 흥행작으로서의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플라잉` 과천공연은 해외공연물이 점령한 수도권에서 지방 콘텐츠가 장기유료공연을 성사시킨 드문 사례라 할 수 있다”며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문화지방분권을 이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플라잉`은 역사 속 화랑과 도깨비가 시간의 문을 통해 21세기 경주의 한 고등학교로 넘어오면서 생기는 좌충우돌 판타지를 유쾌하게 담은 넌버벌 형식의 공연이다. 특히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전 기계체조 국가대표, 전 태권도 국가대표 시범단, 세계적 수준의 비보이 등 각 분야의 국가대표 급 배우들이 선보이는 다양한 퍼포먼스는 관람객들의 오감을 깨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10

보도연맹사건을 둘러싼 인물과 삶에 대한 추적

장편소설 `밤의 눈`으로 “비극적인 분단 한국사의 핵심을 파고들어 역사적 진실과 개인의 내면을 생생하게 되살렸다”는 찬사를 받으며 2013년 만해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조갑상(68)의 신작 소설집 `병산읍지 편찬약사`(창비)가 출간됐다.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30여 년 동안 세권의 소설집과 한 권의 장편소설만을 발표한 과작의 작가가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2009년부터 올해 여름까지 발표된 작품들이 묶였다. 탄탄한 구조 안에 존재론적 고독과 둔중한 근현대사를 주로 담아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역사 속의 개인을 집요하게 조명하며 묵묵히 시대를 증명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오랜 시간 천착해온 소재인 `보도연맹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을 포함해 과거와 화해하지 못하는 자리에서 이어지는 삶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작가는 이번 소설집으로 “이전보다 더 냉정하고 엄격하게 역사를 상대한다.”(해설, 양경언)보도연맹은 해방 이후 좌익 쪽에서 활동한 사람들을 전향시키기 위해 1948년에 만들어진 교화 단체로, 이승만 정권 아래 좌익과는 무관한 사람들까지 가입시키며 30만명 규모로까지 확대됐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른바`빨갱이`를 색출하기 위한 예비 검속이라는 이름 아래 군경이 비무장 민간인들을 포함, 보도연맹에 가입된 사람들을 대대적으로 학살한 일을 `보도연맹 사건`이라고 한다. 사건 발생 이후에도 계속된 좌우대립과 군부정권의 사건 축소, 은폐 작업으로 피해자가 빨갱이, 사상범으로 낙인찍혔으며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나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현대사의 대표적인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작가 스스로 “애도 불가능한 죽음”이라고 명명한 보도연맹 사건은 소설가 조갑상에게 가장 중요한 테마이자 작가적 의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오랜 시간 긴 애도를 하듯이 여러 작품에서 이 주제를 변주해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보도연맹 사건과 관련된 여러 층위의 삶을 각기 다른 시간대에서 조명하는 방식으로 “어떤 이들에겐 살아 있는 진실이었을 이 사건을 삶의 원체험 자체로” 살리며 “가장 추상적인 사유체계라 할 법한 이데올로기의 동기들이 실은 얼마나 구체적으로 생의 갈피를 뒤흔드는지 예민하게 잡아”(해설)챈다.▲ 소설가 조갑상`병산읍지 편찬약사`에서 보도연맹 사건은 처형을 앞둔 보련원들이 탄 차에 장인을 태워보낸 박 영감의 이야기(`해후`), 아버지를 잃고 오히려 반공에 대한 강박만 생긴 채 열성적인 극우보수가 돼 결국 정치 이야기를 하다가 홧김에 죽어버린 김영호씨의 이야기(`물구나무서는 아이`) 등에서 직접적으로 소환된다. 특히 표제작 `병산읍지 편찬약사`는 보도연맹 사건을 병산이라는 지역의 읍지 편찬 과정을 통해 정면으로 그린 작품이다. 읍지 편찬위원회로부터 읍지의 역사 부분 편찬을 의뢰받은 주인공 이규찬 교수는 초고를 작성하면서 과거 보도연맹 사건을 겪었던 지역으로서의 병산을 부각시키지만 편찬위원회는 “좌빨 글 싣는”(`병산읍지 편찬약사` 71면)다는 혐의를 피하기 위해서 보도연맹 사건에 대한 기록 자체를 줄여달라고 요구한다. 소설은 이 교수가 해당 내용을 스스로 검열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과거의 일을 올바르게 기록하고 기억할 의무를 지닌 한 개인이자 역사학자로서의 고민을 낱낱이 드러낸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7-07-07

미지의 공포와 마주하다 치명적이고 아름다운 SF

`X구역`이란 가상의 장소를 둘러싼 기이한 현상을 스릴러와 서스펜스의 성격을 가미홰 섬뜩하고도 매혹적으로 풀어낸 SF 시리즈, 서던 리치 3부작(황금가지)이 출간됐다. 환경 재앙이 벌어졌다는 이유로 정부에 의해 30여 년간 격리된 미 남부의 `X구역`을 파헤치려는 탐험과 이곳에 관련된 사안을 다루는 비밀스러운 정부 기관 `서던 리치(Southern Reach)`의 전모가 세 권에 걸쳐 기괴하고 흥미롭게 펼쳐진다.서던 리치 3부 작은 전 세계 30여 개국에 판권이 판매됐으며, 1권인`소멸의 땅(Annihilation)`은 네뷸러 상과 셜리 잭슨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또한`엑스 마키나`의 알렉스 갈런드 감독, 나탈리 포트먼 주연의 영화로 제작 중이며 2018년 공개될 예정이다.시종일관 심리적 긴장감을 주는 이 시리즈의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생생한 묘사는 독자로 하여금 페이지를 넘기기 불안하게 하는 한편으로, 다음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호기심을 자극한다.`소멸의 땅`에서는 X구역을 탐험하는 12차 탐사대의 여정이 대원 중 한 사람인 생물학자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사실 `환경 재앙`은 X구역을 폐쇄하며 정부가 댄 표면상의 이유일 뿐, 이곳이 외부 세계와 경계를 이루며 형성된 원인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으며 서던 리치가 보낸 역대 탐사대들이 목격한 X구역 안은 원시적으로 변해 버린 자연이었다. 또한 기이하게도 이곳에서 첨단 기기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다녀온 탐사 대원들은 거의 기억을 잃거나 암에 걸리는 등 고통스러운 말로를 겪는다. 생물학자는 X구역에서 발견한 동물 혹은 괴물들이 무언가 다른 `존재`에게 사로잡힌 것 같은 기이한 감각을 느낀다. 생물학자의 탐사와 바깥세계에서 경험한 그녀의 삶이 교차돼 진행되면서 X구역의 비밀이 어느 정도 풀리고 인간의 파괴적인 면모가 이곳의 발생에 어떤 연관이 있으리라 암시되지만, 그만큼 새로운 의문들이 제기된다. 이러한 의문들은 서던 리치의 신임 국장 `컨트롤`의 조직 내의 비밀을 파헤치는 `경계 기관`에서 어느 정도 해소되지만, 또다시 풀리지 않는 숙제를 남기고 `빛의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X구역을 둘러싼 의문들은 현실에서 자연과 우주의 많은 이치가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것처럼 결국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 마치 출구 없는 미궁 속을 헤매는 기분이 들게 하는 이 시리즈는 그럼에도 X구역이란 기이한 영역에서 절대 빠져나올 수 없을 듯한 강렬한 여운과 함께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경이로움을 함께 선사한다.저자 제프 밴더미어는 아내인 앤 밴더미어와 함께 페미니즘 SF 선집`혁명하는 여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기획의 SF 판타지 기획하며 SF.판타지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편집자이기도 하다. `이중 도시`의 차이나 미에빌과 함께 위어드 픽션(엄격한 장르 구분이 생기기 이전인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등장했던 비현실적인 배경과 사건을 다룬 사변소설의 한 형태)을 계승하는 현대 작가로 손꼽히는 그는 서던 리치 3부작을 통해 대중적인 성공과 평단의 지지를 얻었다. 작중 X구역의 묘사는 세인트 마크스 국립야생동물 보호구역, 보태니컬 해변 주립 공원, 밴쿠버 섬의 퍼시픽 림 국립 공원, 부모님을 따라 어린 시절에 지냈던 피지 섬 등의 지역을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윤희정기자

2017-07-07

비열한 먹이사슬의 세계, 최상위 포식자는…

한마디의 군살도 허용하지 않는 듯한 단단하고 정확한 문장, 깊고도 오래 숙고된 주밀한 서사, 예상을 뒤엎는 전복과 재전복의 전개로 단편소설의 진수를 보여주는 신예 작가의 소설집이 출간됐다. 2013년 단편 `전복`으로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4년간 꾸준히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한국 소설의 새로운 지대를 형상화해왔다는 평을 받아온 김덕희의 첫 소설집 `급소`가 바로 그것이다.우선 표제작 `급소`는 작가의 세계관·소설관이 가장 응축된 작품이기도 하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발은 수달, 꼬리는 쥐를 닮은 늪돼지들이 출현해 강 주변 습지의 생태계를 장악한다. 그 탓에 강과 연못에서는 토종 어류뿐만 아니라 배스와 황소개구리조차 개체 수가 가파르게 줄어든다. 여기에 정부가 포상제를 도입하니 인간 사냥꾼들이 등장하는데, 늪돼지 수는 줄지만 먹이사슬이 작동한다. 장이라는 인물(장정근)처럼 살육에 능한 사냥꾼만이 이 생태계에서 살아남는데, 그도 최상위 포식자는 아니다. 먹이사슬의 좀더 위쪽에는, 사냥꾼들의 수확물 일부를 갈취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관리와 경찰들이 있다. 작가의 눈에 비친 이 악무한의 먹이사슬의 세계.흥미롭고도 주목할 만한 것은 줄거리가 구성되는 방식이다. 이 소설의 열여섯 살 일인칭 서술자(장민호)는 태어날 때부터 아비 없이 지냈고, 열여섯에 어머니로부터 밀려나 아버지에게로 와 또다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처절히 노력하지만, 결국 아버지가 휘두른 골프채에 급소를 맞고, 급기야 존속(어머니) 살해 혐의로 체포되기에 이른다.장과 서술자 나가 부자관계라는 것도, 나가 미필적 고의에 의해 어머니를 숨지게 한 다음 아버지를 찾아온 아들이라는 점도, 경찰이 찾아온 것이 아버지의 살인사건이 아니라 아들의 살인사건 때문이라는 점도 모두 결말에서야 놀라운 반전으로 밝혀진다.그제야 독자는 작품 앞부분에서 작가가 세밀한 실마리들을 아주 정교하게 매설해놓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며, 그동안의 소설 읽기 체험을 재반추하게 된다.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소설들이, 모두 이와 같이 빼어난 전복과 재전복의 장치를 정교하게 내장하고 있다는 점은 빼놓을 수 없는 이 책의 매력이다.소설 속 인물들이 설 수 있는 땅을 찾지 못해 낯선 어딘가에서 안착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도 아홉 편의 소설 전반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등단작이기도 한 `전복`에서는 고향을 떠나 원룸에 기거하다 자살하거나 신경증 증상을 겪게 되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단자화된 현대인의 초상이 새겨지며, `절차가 있습니다`와 `하울링`에서는 직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끊임없이 여행과 일탈에 대한 강박적 욕망에 시달리는 인물들이 그려진다. 언어를 가진 지배 계급과 그렇지 못한 계층 사이에 묘한 갈등이 놀랍도록 아름답게 형상화된 `낫이 짖을 때`에서도 주인공 수복과 그의 아버지는 주어진 환경을 이탈하려는 자에게 가해지는 처벌을 가장 두려워한다.이러한 두려움, 이러한 불안은, 애초에 무언가로부터 떨려나왔다는 불안에서 발원돼 지금 있는 이곳에서마저 떨려나가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한층 더 전도된다. 항상 여기 아닌 어딘가를 꿈꾸며, 동시에 여기 아닌 어딘가로 추방당할지도 모른다는 역설의 불안에 휩싸이는 것은 그들만의 모습일까./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07

천주교 4대리구, 8일 청사 기공식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대리구장 원유술 신부)가 설립 12년 만에 새로운 대리구청사를 마련, 오는 8일 포항시 북구 죽도로 20번길 8현지에서 기공식을 갖는다. 기념미사와 기공식, 축하연 등으로 진행될 기공식에는 원유술 대리구장 신부 등 사제단과 신자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포항, 경주, 울릉 지역 사목 활성화를 위해 2005년 설립된 대리구는 그간 포항시 남구 포스코대로 59 위치가 외곽에 위치해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성이 어려워 대리구 신자들의 교육 및 행사 등에 있어서 온전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뿐만 아니라 조립식 건물로 지어져 노후가 심해 매년 누수 및 시설고장으로 유지보수를 반복하며 행정업무를 진행해 왔다. 그러다 2014년 11월 4대리구청 건축 준비위원회 소집을 시작으로 가건물 시대를 청산하고 지역 복음화와, 기도모임, 문화사목 등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장소 건립을 본격 추진했다. 이후 원유술 대리구장 신부를 중심으로 한 사제단과 4대리구 신자들이 건립에 십시일반 정성을 모았다.포항지역 모 본당인 죽도성당과 함께 자리할 제4대리구청은 연면적 5천26㎡ 규모의 지상 6층 건물로 지어졌다. 1, 2층은 주차장, 3층 교육연구시설, 4층 사제관, 5층 대강당, 6층 객석으로 이뤄져 있다.새로운 4대리구청은 내년 6월 완공할 예정이며 7월 경 현지에서 축복식을 봉헌할 예정이다.4대리구 측은 “포항, 경주, 울릉지역을 관할하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는 대리구제가 가장 빠른 시기에 정착돼 대리구의 활성화, 지역 복음화에 매진하고 있다. 4대리구의 재도약을 위해 대리구청 건립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대두돼 가건물시대를 청산하고 대리구 중심성당인 죽도본당에 인접한 부지를 준비해 신청사 기공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06

포항서 `하나님 나라와 통일` 세미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이하 예장통합) 총회 남북한통일선교위원회는 최근 포항행복한교회에서 `하나님 나라와 통일`을 주제로 포항지역 세미나를 개최했다.이번 세미나는 주승현 교수(전주기전대 군사학과·사진)가 강사로 나서 특강을 했다.주 교수는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군대 입대, 남한에 대한 첫 인상, 서울 변두리 임대주택에서 사회생활 시작, 남한 사람보다 적은 월급, 탈북민에 대한 편견, 친구로 대해준 지방출신 교우들, 주변 분들의 관심과 배려 속 졸업, 치유의 시간이 필요한 탈북민 자녀들 등을 간증형식으로 풀어냈다.주승현 교수는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 심리전 제압 방송조장으로 근무하다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최연소 탈북자 박사로서 전주기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와 각종 세미나 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예배는 이기영 포항노회 남북한통일선교위원회 위원장(목사)의 인도로 최인도 회계(장로)의 기도, 이기영 목사의 설교, 김윤결 서기(목사)의 광고, 박승렬 목사(포항행복한교회)의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예배 뒤에는 강병일 예장통합 총회 남북한통일선교위원회 서기(남명교회 목사)의 인사와 지역세미나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예장통합 총회 남북한통일선교위 지역세미나는 총회 남북한통일선교위의 주최와 포항노회 남북한통일선교위의 주관으로 마련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06

새문안교회 새 담임에 이상학 목사

포항제일교회 이상학(53·사진) 담임목사가 최근 `한국교회의 어머니교회`로 불리는 새문안교회 위임목사로 청빙됐다. 새문안교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교회 본당에서 공동의회를 열어 지난해 말 은퇴한 이수영(71) 목사 후임으로 이상학 목사를 청빙(청빙위원장 김형일 장로)하기로 의결했다.이로써 포항제일교회는 오는 9일 교회 당회실에서 공동의회를 열고 이상학 목사 사임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목사는 2개월 이내 새문안교회에 부임할 것으로 보인다.이 목사는 2012년 2월부터 `포항의 어머니교회`인 포항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며 정적인 교회를 역동적인 교회로 바꿔놓으며 지역교계로부터 하나님의 은혜로 `고목에 꽃을 피웠다`는 칭송을 받고 있다.이 목사는 충남고, 연세대 건축공학과, 서울대 대학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에모리 신학대학원을 나와 미국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실리콘밸리 새누리교회 설교전담 목사와 연세대, 장신대에서 외래교수 등으로 활동했다.2005년에는 미국 북가주에서 두레공동체운동을 전개하며 이민사회 차세대 교육공동체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2년 후는 실리콘 밸리 지역에 배이두레 교회를 개척, 복음을 전하기도 했으며 영성과 지성을 갖춘 목회자로 평가 받았다.포항에서는 청년드림 이웃마을 섬김 프로젝트, 생명문화 캠페인, 통일세미나 및 기도회, 해외선교, 각종 성경공부 및 각종 기도회, 맞춤식 전도잔치 등을 통해 지역 기독교계 문화를 이끌며 붐을 일으켰다.이 목사는 포항성시화운동본부 운영이사와 생명문화캠페인 위원장,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장로회신학대와 영남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가족으로는 박신향 사모와 사이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이 목사는 “무엇보다 이별의 아픔을 영적으로 승화해 한국교회로 저를 파송한다는 큰 뜻으로 마음을 모아 주시는 포항제일교회 교우들에게 감사하며, 급속한 세속화와 사회정치적 격변기에 한국교회의 모교회 새문안교회를 맡기신 주님의 의중을 깊이 헤아려 충성·봉사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