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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좋은 환경예술가’를 실천하고 있는 청소년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단 하나뿐인 지구를 보전하기 위해 1972년 UN에서 매년 6월 5일을 ‘세계환경의 날’로 지정하고 이를 기념해 오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96년 ‘환경의 날’을 지정해 올해 27회를 맞고 있다.이처럼 지구 온난화, 기후변화 등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 환경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실천하는 청소년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포항 대도중학교 좋은환경활동예술가 동아리 학생들이 그들이다.1,2학년 10여 명으로 구성된 이 동아리는 조향미 담당 교사의 지도 아래 자연을 지키고 미래환경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공부하고 있다.주요 활동은 줍깅과 정크아트.학생들은 학교 주변과 동네 주변에서 ‘줍깅’(산책이나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통해 주운 페트병 등 쓰레기를 예술작품으로 업사이클링화 시킨 정크아트로 창작활동을 해보고,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어떻게 악영향을 끼치는 지에 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폐 페트병으로 정크아트 작품을 완성한 한 학생은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와 무지한 행동으로 자연이 병들어 가는지 스스로 체험하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됐다”며 “동아리 뿐 아니라 학교 교육에서도 자연과 환경에 대해 깊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조향미 교사는 “좋은환경활동예술가 동아리는 환경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 구성되었으며 기후 위기 시대에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학생 중심 환경 탐구 프로젝트와 생태계와의 공존을 위한 활동을 연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허지은 시민기자

2022-06-07

“안 오른 게 없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안 오른 게 없을 정도로 급격한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주부들의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끼치며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대구·경북의 소비심리지수는 102.4로 지난달에 비해 1.6포인트나 낮아졌다. 전국소비심리지수(102.6)와 비교해도 0.2가 더 낮다. 특히 생활 형편 지수가 지난달보다 4포인트나 낮은 수치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지역 봉쇄와 같은 물가 상승요인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생활 물가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포항시 북구 초곡에 사는 장 모(39·여) 씨는 “계란 값이 많이 올랐다. 계란 한판에 비싼 게 3천 원 하던 시절이 그립다. 지금은 8천 원이 넘는다. 특별한 걸 사는 게 아니라 평소대로 장을 보는데도 물가 오름을 실감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두 번 갈 거 한 번으로 줄여 쇼핑 횟수를 줄이고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을까 해서 필요한 거 있을 때만 작은 마트에서 사거나 온라인으로 조금씩 사는데도 만만치 않다”며 한숨지었다.장성동에 사는 전업주부 이 모(42) 씨는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기본 식자재값도 너무 많이 올랐고 아파트 관리비며 가스비도 마찬가지다. 장을 보러 가서도 오른 가격표를 한참 들여다보며 고민할 때가 많다. 자주 먹는 치킨도 배달앱으로 확인하니 한 달 전 가격보다 2천 원이나 올랐다. 아이 성적이랑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이제 맞벌이가 기본인가 싶다”고 푸념했다.직장인 최 모(41) 씨는 “요즘 회식할 때도 소주 한 병값이 5천 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데 그것만 봐도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고물가 속에 소비자들은 앞으로의 생활 형편마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며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나라 밖의 악재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까지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정한 새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민생안정 대책에서 무엇보다 국민에게 가장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식료품·외식, 주거·교육비 등 생활 물가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5-31

국내 최대 규모 ‘청량대운도’ 구경 오세요

그림 하나를 전시하기 위해 건물을 따로 지은 경우가 있다. 한국화가 야송 이원좌 선생의 청량산 실경 산수화를 담은 청량대운도 전시관이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서울 정도 600년 야송화전에서 ‘청량대운도’를 첫선을 보인 후 청송 야송미술관에 기증했다.하지만 가로 46미터 세로 6.7미터에 이르는 대작은 전시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수장고에 보관되고 있었다.그림을 보려고 찾는 이들이 줄을 이으면서 군에서는 달기 약수탕과 야송미술관, 신촌 약수탕을 잇는 관광벨트 조성을 위해 2013년 청량대운도 전시관을 개관했다.‘청량대운도’는 1992년 4월부터 시작해 그 해 10월에 완성되었다. 야송 선생은 대운도를 위해 1989년부터 청량산 구석구석을 답사하느라 헤매 다녔다. 실제로는 6개월이 아니라 4년이 소요된 것이다.붓을 손에 든 뒤로는 끼니를 거르는 건 예사였고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밤낮없이 작업을 강행했으므로 건강을 돌볼 여력조차 없었다.전지 400매 분량이 쓰였을 정도로 그림에 들인 정성은 대단하다. 검고 윤기가 흘렀던 숱 많은 머리는 작품이 완성될 때쯤 하얗게 세어 백발이 되어있었다고 한다.작품을 하는 동안 꾸준히 기록으로 남긴 야송 선생의 일기에서도 그 열정을 찾아볼 수 있다.선생의 분신과도 같은 ‘청량대운도’는 한국화의 상징으로 손꼽힌다.전시관에 들어서면 2층 높이의 기다란 벽면을 가득 채운 그림과 마주한다. 처음 본 이는 누구나 그 규모에서 풍기는 위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건물 전체가 수장고인 셈이어서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기계장치 소리가 만만치 않은데도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 또한 엄청나다는 걸 느낄 수 있다.구름 위에 뜬 청량산이 다만 그림으로만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청량대운도에서 몇 해 전 작고하신 야송 선생이 하얀 머리를 묶고 푸른 두루마기 펄럭이며 걸어 나올 것만 같다.청량대운도 관람을 마치면 바로 옆 야송미술관이 기다린다. 두 개의 전시관에 국전 심사위원을 지냈던 야송 선생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청송의 산수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그런 후엔 눈앞에 보이는 신촌 약수탕에 들러 탄산수처럼 톡 쏘는 약수 한 컵 들이켠다면 여행의 피로는 씻은 듯이 날아갈 것이다.신촌 약수로 푹 고운 닭은 본격적으로 시작될 더위를 대비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약 300미터에 걸쳐 있는 약수백숙집 어디든 약수가 철철 흘러넘치는 광경은 여행의 또 다른 묘미를 줄 것이다. 동청송 IC에서 내리면 지척에 모여 있어 길을 헤맬 필요도 없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5-31

‘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의 묵묵한 활동

이름 없이 산화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단체가 있다.포항 (사)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는 지난 2012년 6월 산남의진 제3대 의병대장으로 활동하다 순국한 최세윤 의병대장과 그 가족이 이룬 천하삼절(天下三絶 : 忠·孝·㤠)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지역민들에게 애국심과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자 창립되었다. 산남의진(山南義陣)은 구한말인 1906년부터 1910년까지 경북 영일과 영천, 청송 , 경주 일대의 백성들이 산남(문경새제 이남이란 뜻으로 영남 또는 교남과 같은 말이다)에서 일으킨 민간 항일저항운동 조직의 하나다.고(故) 배용일 초대회장에 이어 제2대 박이득 회장의 뒤를 이어 제3대 회장에 취임한 이상준 회장은 “산남의진에 참여하여 투쟁하다 순국한 의병들의 행적과 역사적 가치와 의의를 선양하는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그동안 각종 학술강연회를 비롯해 천하삼절 정신구현 추모축제, 미(未) 서훈 의병지사 포상 상신, 의병의 날 행사, ‘포항의 독립운동사’발간, 호국관련 한시 백일장 등을 개최하며 일제에 항거한 선조들의 의병정신을 기려왔다. 올해 3·1절에는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자료를 찾아 국가보훈처에 유공자 포상을 신청한 결과 3인의 독립유공자가 정부포상을 받게 되었다. 국가보훈처로부터 1906년 의병항쟁 병오(丙午)창의(倡義)에 가장 먼저 참여하여 참모로 활동하다 순국한 흥해 출신 정래의 선생은 ‘건국포장’, 산남의진 포영장(砲領將)의 임무를 수행한 죽장 출신 김순도 선생은 ‘애국장’, 청송서부지역 수호 전투를 이끌던 청송 출신 소모장(召募將) 남석구 선생은 ‘애국장’ 추서 결정을 통보받았다. 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는 또한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에서 산남의진 제2대 정환직 의병대장이 체포 되던 날, 일본군에 의해 처참하게 희생된, 이름을 알 수 없는 의병 3명의 합장묘에 매년 6월 6일 추모식을 올리기도 한다.최기출 사무국장은 “선조들의 추서 소식을 알리고자 하나 후손들을 찾지 못해 알릴 길이 없어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조국광복을 위해 희생한 의병들의 자료를 찾아 영예를 되찾는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호국의 달을 맞아 이름 없이 산화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최세윤 의병대장 기념사업회의 귀감이 되는 활동에 경의를 표한다. /이순영 시민기자

2022-05-31

경주체리의 새콤함에 빠져 볼까요?

체리를 수확하는 꼬마 농부의 손길이 바쁘다. 문화관광도시 이미지가 강한 경주에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바로 체리 따기 체험이다. 경주는 전국 최대 국산 체리 주산지다. 국내 공급량의 40~50%를 차지하고 있다. 경주체리는 6월 한 달간 맛볼 수 있는 시즌 한정 과일이다.경주 특산물인 경주체리는 예상외로 100여 년의 긴 재배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은 경주 전역으로 재배지가 넓어졌으나 초기엔 화천지역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그곳으로 가면 경주체리 최초 재배자인 홍순원 옹의 사진이 벽화로 남아있다.1936년 일제 강점기에 심어진 체리나무를 1944년 홍순원 옹이 일본인으로부터 매입해 재배한 것이 시작점이었다. 20여년 전만 해도 고급 음식이나 장식용으로 주로 사용되다보니 색이 붉은 종이 비싸게 팔렸다. 그러다 입소문이 나고 일반 구매자층이 넓어지면서 새콤달콤하며 과즙이 풍부한 중만생종 좌등금도 인기다.껍질이 두껍고 단맛이 강한 수입 체리와 비교해 새콤한 맛이 추가되어 질리지 않고 많은 양을 섭취할 수 있다. 또한 수정 이후 농약을 살포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 과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최근엔 10여 종에 달하는 품종 도입으로 시기별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맛뿐만 아니라 항산화작용, 염증완화, 불면증 해소, 당뇨와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몸에 좋은 것은 맛이 없다’라는 편견을 깨는 과일이다.체리 농장은 경주 전역에 퍼져 있지만 신경주역 근처에도 많기 때문에 KTX를 이용한 도보 여행을 할 때도 예약 후 체험이 가능하다. 6월 경주를 여행할 예정이라면 체리 따기 체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박선유 시민기자

2022-05-29

따끈한 국수 나누는 우리 동네 의순씨네 집

나눔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온 이의순 씨.언뜻 제목만 보면 국수집을 소개하는 글로 생각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국수를 만드는 이의순(70) 전 지체 장애인 회장이 오늘의 주인공이다.이의순 씨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으며 체육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소아마비로 인해 장애를 가지게 되었고, 불편함을 안고 살고 있다.강원도 출신인 이의순 씨는 결혼을 하면서 경산으로 내려왔고 하양에서 볼링장을 운영한 경력도 있다. 살아가면서 주변에 장애인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눈길이 갔고, 본인보다 불편하고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어 장애인들을 위한 일에는 언제나 솔선수범을 해왔다.지체장애인을 돕는 일을 하다 보니 경산시지체장애인협회 사무국장이 됐다. 그러던 중 김종호 회장이 사망하면서 회장직을 맡았다.많은 사람들이 지체장애인들은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날 문득 과격하지 않고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는 파크골프에 눈이 갔다. 이곳저곳과 연계해 마음을 모았고 사비를 털어 ‘장애인 골프클럽’을 만들었다.이씨가 만든 경산 장애인 파크골프클럽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지금은 경산시 체육회에서 약간의 보조금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전엔 임원진과 회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비용을 부담했다. 차량 지원도 없어 뜻있는 분들과 이의순 씨 차로 움직였다.장애인들도 체육활동을 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즐거워하는 장애인들을 보며 행복했다. 보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지만 그 시절이 지금보다 행복했다고 말한다.기쁨과 슬픔이 교차했던 역사를 뒤로 하고 이제 이의순 씨는 분신 같던 지체장애인협회의 모든 일들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왔다.“장애인들을 위해 아직 할 일이 많을 텐테 물러서 계시면 어쩌냐”는 질문에 이씨는 “일선에서 물러나니 할 일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직책이 없다고 약자들을 위한 일을 그만 두는 것도 아니고 괜찮아요. 오죽하면 우리 집이 ‘의순 씨의 국수맛집’이 되었겠어요”라며 웃었다.“저는 소아마비라는 장애로 불편함을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장애를 핑계로 누군가의 도움만 받는 삶은 싫어합니다. 장애인이 뭡니까?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장애인이잖아요. 어차피 나이 들면 거의가 장애인이 되는데 장애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존재는 아니거든요”라고 말하는 이의순 씨.여기에 덧붙여 “이웃들에게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다”며 “그것들을 성의껏 돌려주고 나누며 살고 싶다”고 했다.일주일에 4번 이상은 이씨 집에 모여 직접 음식을 해서 나누며 재미있게 살고 있는 장애인들. “혹시라도 국수 드시고 싶으면 언제라도 오세요”라고 청하는 이의순 씨의 말투가 정겹다.어느새 일흔 살이 됐지만, 스스로는 그걸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 자녀들이 칠순이라며 용돈을 주는 바람에 나이를 자각하게 됐다는 이씨.장애를 넘어 무엇인가를 나누고 세상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삶을 당당히 살아가고 싶다는 이의순 씨는 마지막 꿈이 하나 있다.“우리 집은 놀이공간이자 식당입니다. 복지정책이 너무 좋아졌어요. 그러나 꼭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자유롭게 어울려 놀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마을 단위 시설이 생겼으면 좋겠어요.”장애인 복지관이 있기는 하지만 차량 이동부터 불편한 게 많으니, 마을 단위의 쉼터를 만들어 장애인 그리고,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이의순 씨의 말을 들으며 ‘현장의 소리’가 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차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근접거리에 있는 마을쉼터는 ‘당신들의 천국’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천국’이 될 수 있을 것 같다.소리 없이 숨어서 소외된 이웃과 함께 행복을 빚어내는 ‘의순 씨표 쉼터’가 필요한 곳마다 만들어져 따뜻하고 맛난 삶을 살아가는 따뜻한 경산이 되었으면 좋겠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05-29

울진 곳곳에 자리한 ‘작은도서관’들

울진군에는 면 단위로 울진, 근남, 매화, 기성, 평해, 온정, 가장 최근에 개관한 흥부작은도서관까지 7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일과 육아에 지쳐 도서관을 찾은 지가 언제인지 잊고 지낼 무렵. 아이의 손에 이끌려 근남면에 위치한 근남작은도서관을 찾았다. 아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 근처에 있어 선생님과 친구들이 자주 방문한 탓인지 책을 찾아가는 모습이 친구 집에 놀러 가듯 편안해 보인다.도서관에 어린아이가 볼 수 있는 책과 장난감이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아이들이 노래책을 틀어 따라 부르고 떠들어도 사서 선생님은 웃으며 아이들이 노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살펴봐 주신다.조용히 책을 읽는 여느 도서관과 다른 분위기다. 퇴근 후 방문하는 작은도서관은 아이의 친구들이 모여 있는 놀이터이며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최근에는 ‘양순이네 떡집’ 책 표지를 보고 틀린 곳 5곳 찾기 독서이벤트를 진행해 정답자에게 선착순으로 상품도 지급했다.얼마 전 매화면에 위치한 매화작은도서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부부를 위한 도서관으로 부부 특강, 어른을 위한 도서관으로 복을 불러들이는 주머니 만들기, 아이를 위한 도서관으로 나만의 독서대 만들기, 모두를 위한 도서관으로 떡 나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다.어린이날 100주년 행사로 맛있는 쿠키 만들기, 우리 가족 그림 그리기, 포켓몬 마스크 배부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작은도서관 연합 개관 10주년 기념 작가 초정 강연회가 근남작은도서관에서 열리기도 했다.평해작은도서관은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책 읽는 유령 크니기’를 통하여 나만의 스카프 마리오네트 만들기도 진행하였다. 온정작은도서관은 매주 ‘다문화엄마를 위한 행복한 그림책 읽기’ 독서프로그램을 진행한다.울진군과 북스타트코리아가 함께 펼치는 지역사회 문화운동인 ‘북스타트’ 사업을 통해 책놀이 시연, 인형극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며 울진군에 주소를 둔 영유아들에게 북스타트 책 꾸러미도 연령별로 배부하기도 했다.이렇듯 도서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독서를 통한 삶의 여유를 가져 보길 바란다./사공은 시민기자

2022-05-29

보리누름 즐기러 산소카페 청송 정원으로

입하와 망종 사이 소만을 지나고 있다. 보리가 누렇게 익는다는 보리누름 철이다. “보리누름에 햇 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생겨날 만큼 기온 변화가 큰 계절이기도 하다. 어떻든 도시보다 기온이 낮은 청송군에선 아직 푸른빛의 보리를 만날 수 있다. 산소카페 청송 정원, 천국의 계단 전망대에 올라 청보리 물결을 내려다본다. 4만여 평의 끝 간데 없이 너른 정원에 청보리 물결 일렁인다. 고요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가 저 안에 살 것 같다. 강렬한 원색의 조형물들이 보리밭 사이에서 눈길을 끈다. 높은 키의 의자며 사과 모양 벤치는 동화나라를 연상케 한다. 그 속을 노란 양산을 받쳐 쓴 하얀 옷의 여인이 걷고 있다. 청송 정원 안내소에서 빌려 쓴 모양이다. 정원을 찾는 이는 누구나 신분증 혹은 자동차 키를 맡기면 색이 고운 양산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청보리 사이로 노란 양산이 점처럼 멀어진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같은 풍경이다. 아마도 평화라는 이름을 가진 대지가 있다면 저곳이지 싶다.누구나 풍덩 빠져들고 싶은 청보리 정원은 9월이면 백일홍 꽃밭으로 변신한다. 삼백만 송이 백일홍이 온갖 색으로 피어 방문객을 맞는다. 주말마다 정원에선 음악회가 펼쳐지고 가을의 낭만이 그 안에서 피어난다. 정원 건너에는 세계 지질문화유산에 등재된 송강리 습곡구조가 있다. 이곳 주민들이 주름 바위라 칭하는 곳이다. 용전천 물가 비탈진 면에 자리한 습곡은 바위 전체에 깊고 촘촘한 주름을 가득 펼쳐놓고 있어 수억 년 전 돌림노래처럼 거듭되었던 땅의 용틀임을 살펴볼 수 있다. 정원에서 누리는 또 다른 볼거리다.망종 무렵이면 청송 정원에서도 누렇게 익은 보리를 수확하느라 분주하겠다. 그러고 나면 텅 빈 정원엔 백일홍 꽃씨를 파종할 테고 주민들은 날마다 그 꽃 필 날을 또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백일홍 꽃이 무더기무더기 피어나면 사람들은 또 그렇게 꿈결 같은 시간을 이어가느라 행복에 겨울 것이다. 청송 IC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신기리에선 언제든 청송 정원이 건네는 따뜻한 인사와 마주할 수 있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5-24

“학부모 의견 귀 기울이는 교육감 후보 뽑을래요”

6·1 전국지방동시선거가 머지않았다. 동시에 시·도 교육감 선거도 치른다. 경북에서도 후보 등록을 마친 3명의 출마자들은 자신이 경북교육을 책임질 적임자라며 선거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지난 19일부터 공식선거 운동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교육감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잘 뽑아야 한다. 하지만 같이 치르는 정치선거와는 다르게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가장 적고 뽑을 때도 공약과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때로는 후보조차 누구인지 몰라 매번 깜깜이 선거라 불리고 있어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비교분석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교육감은 ‘지방 교육 자치기관의 장’으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예산과 인사권을 가지며 공교육기관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다.이런 막강한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게 하려면 사회적 이슈나 외적 요인이 아닌 각 후보의 역량이나 교육정책에 대한 본질적 문제를 잘 살펴서 올바른 후보를 뽑아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고민과 어떻게 하면 ‘내 아이 교육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답을 찾을 수 있다.예를 들면 교육비 부담의 정도, 학생들의 건강과 관련된 급식메뉴 정하기, 사교육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돌봄 문제, 시험의 평가방식과 빈도를 결정해 교육의 질까지 좌우하기 때문이다.포항시 북구 장성동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이를 둔 이 모(45) 씨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부터는 시장이나 도지사 뽑는 것보다 교육감을 잘 뽑아야겠다는 생각에 지난 교육감 선거 때는 관련된 기사를 다 훑어보았다”면서 “우리 아이들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니 잘 살펴보고 후보자 이름도 잘 알고 투표해야 한다. 똑똑한 후보들이 바른 마음으로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잘 반영해주어야 할 텐데 이번에는 그게 어느 후보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워킹맘인 신모(42) 씨는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후보가 교육감이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학원 정보보다 교육감 선거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막상 선거 때는 누구를 뽑을지 고민되는데 후보들에게 의무적으로 공개정책토론을 몇 차례 하게 하면 좋겠다. 유권자의 입장에서 그래야 후보자들을 비교해서 꼼꼼히 살필 수 있고 선택하기에도 더 쉬울 것 같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5-24

전쟁의 비극을 떠올리는 오늘

지금까지 전쟁에 대한 생각은 막연함이었다. 흔히 미래의 전쟁은 핵전쟁, 생화학 무기, 지구 멸망으로 속결되는 이미지여서 영화처럼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최근 일어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면서 전쟁이 현실적으로 체감됐다.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고 개별적 인간의 가장 큰 파괴를 일으키는 전쟁이 지금 현재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권유린과 잔인한 살육의 현장이 생중계 되고 미디어는 정제 없이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휴전의 나라,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다. 그 상처를 생생히 간직한 사람들은 이제 고령층이다. 전쟁의 기억과 상흔을 그들의 입을 통해 더 이상 직접 들을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 6·25전쟁 당시 안동중학교 학생이던 권상길(88) 씨의 증언이다.“1950년 7월 29일, 지금 시청 자리 향교골 친구 집에서 놀고 있는데 천주교 성당에서 방송이 나옵디다. 안동시민 여러분 3일간만 남하(南下)하십시오. 당시 안동중학교 학생이랬거든. 내가 애들한테 ‘남하가 뭐로?’ 물으이 친구들도 ‘몰따, 뭔 말인동’이래요. 하여간 뭔 급박한 일이 났는갑다 싶어 집으로 버뜩 갔어요. 가보이 아부지랑 어머니가 열심히 보따리를 싸요. 나도 옆에서 책을 싸니 아부지가 ‘야야 그건 무거워 못 가 간다. 지금 우리가 피난을 가야 하는데 우선 먹을 쌀하고 입을 옷이나 갖고 가야지 딴 건 아무것도 무거워 못 가 간다.’이캐요. 그래서 책도 내비두고 7월 29일에 피난을 나섰어요. 나이 먹은 지금, 어제 일도 잘 모르는데 그때 일만은 기억이 꽹해요.”안동시 길안면 대곡리에서 나고 자란 김연대(81) 시인도 초등학생 때 6·25를 겪었다.“우로 어깨 총 16개 동작이며 군가를 마스터 했어요. 반공 연극이며 오락도 했지요. 동란 첫해 말에 사랑하는 바로 밑 동생을 잃고 죽음에 대한 허무를 감당키 어려웠어요. 형과 함께 국민학교를 졸업했는데 사진 속 두루마기를 입은 분이 사친회장(육성회장)을 하셨던 우리 아버지세요.”전쟁은 소수의 독재자에 의해 다수의 민중이 전쟁터로 몰리고 고통 받는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고 재산을 잃고 도시가 파괴된다. 역사의 패잔병은 자신의 안위만 걱정하는 독재자들이지 국민이 아니다. 치유하기 어려운 전쟁의 상흔이 깊어만 가고 있다. 어서 빨리 이 비극의 끝나기를 기다릴 뿐이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2-05-22

씨앗을 뿌렸지만 농민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핸드폰이 울린다. 농협 경제부에서 오는 전화다. 올해 유박퇴비를 100포 신청했는데 47포대만 보조가 된다는 연락이다.작년에는 90포가 보조가 되었는데 농사 면적은 그대로인데 올해는 작년 절반 수준만 보조가 된단다.며칠 전 고추밭과 사과밭에 사용할 비료를 구입하러 농협에 들러 보니 복합비료가 1만7천200원 요소비료가 2만8천700월이다. 작년에 비해 복합비료는 곱절, 요소비료는 3배 가량이 올랐다.지난해 8~9만 원 정도의 여자 인건비가 올해는 10만 원 이상이고, 12만 원 정도였던 남자 인건비는 13만~15만 원으로 올랐다. 그나마 일할 사람도 없다. 물가 상승과 인력 부족, 임금 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치고 있다.유박퇴비나 비료, 그리고 농약 값 인상, 인건비 상승은 농가경영을 압박하고 소비자 물가에도 영양을 미칠 수밖에 없다. 농산물 판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결정되고 농민은 농산물 가격을 정할 수가 없다.공산품은 원가에 이윤을 붙여 판매가가 정해지지만, 농산물 생산원가가 올라갔다고 생산원가에 이윤을 붙여 판매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농산물 가격은 제자리이거나 떨어지는데, 무섭게 오르는 농자재 값과 인건비는 농민이 떠안아야만 한다. 농민수당 60만 원을 지역화폐로 주고 있으나, 각종 보조가 줄어든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농업직불제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청년농 3만 육성’ 등 새 정부가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소멸 위기의 농촌 지역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에는 힘겨워 보인다.귀농귀촌 촉진으로 농촌을 살리자고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농산물 생산원가가 오르고 도시의 소득수준과는 더 멀어져 가는 것이 오늘날 농촌 현실이다.농민들은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소득에 좌절하고, 자존감을 상실하기에 청년농민 유입에 결정적 걸림돌이 된다.이런 상황은 농촌지역 소멸로 이어질 것이고, 식량 자급률이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며 국민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우리는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는 세계적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식량안보를 위해서라도 농업을 보호해야 하고, 농업소득 증가 정책이 필요하다.인건비, 생산비 상승이 겹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농가부채가 21.5%, 경영비는 9.1% 증가했다는데, 정부는 올해 비료 가격 인상분 80%를 지원한다고 해놓고 추경안에 10%만 반영했다. 들어서는 정권마다 “농촌을 살리겠다”고 구호는 외치고 있지만, 정작 농가소득은 별반 달라지는 게 없다.농업은 농촌의 기반산업이다. 소멸 위기의 지역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국민에게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농민을 지원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한 시기다.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비료, 사료, 농자재 값 부담이 가중돼 어려움에 직면한 농민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농촌 문제를 앞장서 해결할 것처럼 선거 구호만 소리 높여 외치는 정치인들의 말잔치가 이제는 끝나야 하지 않을까. /류중천 시민기자

2022-05-22

인지리 주민 화합마당 열렸네

동네 주민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잔치가 열렸다. 몹쓸 바이러스로 인해 한동안 잊고 살았던 일이다. 동네 앞 아름다운 거랑 가에 포장을 펼치고 자리를 마련했다. 평소엔 다슬기를 잡고 더위를 식히며 물수제비를 뜨던 물가에 흥겨운 음악소리 울려 퍼진다. 노모를 부축하여 잔치에 참석하는 아들 내외의 뒷모습이 다정하다. 실로 한참 만에 만나는 살가운 풍경이다. 반가운 인사 나누는 소리며 고소한 음식 냄새 풍겨 나니 비로소 잔치 마당이 열린 것 같다. 청송군 현동면 인지리 청·장년회에서 주민 단합 및 어르신을 위한 경로 효잔치를 마련했다. 인지리는 세곡, 부곡, 도곡, 손달, 추강 이렇게 다섯 마을이 모여 이루어졌다. 산과 들과 개울이 전부인 마을에서 주민 대부분은 사과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이곳 청·장년회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마을을 위한 봉사도 한다. 농약병과 농약봉투, 폐비닐 수거는 물론 제방 풀베기 작업도 솔선해서 하는 터라 마을 산책로는 언제나 산뜻하다. 그렇게 모은 기금으로 이번 잔치를 주선했다.코로나로 인해 어르신들을 한 자리에서 뵐 수 없어 늘 안타까웠다. 수시로 닫아야 하는 경로당 문 때문에 더욱 그랬다. 잔치를 열어 그동안 움츠렸던 어르신들과 주민들을 위로하기로 했다. 사과꽃 향기 같은 마음들이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출향인과 동네 주민, 지역 농협 직원까지 약 200여 명이 잔치에 참석하니 그야말로 성황이다. 한동안 만나지 못해 소원했던 이웃들이 한데 어우러져 웃음꽃을 피운다. 오월 산천에 흐드러진 꽃보다 이들 사람꽃이 더 눈부시다.잔치에 노래가 빠지면 서운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명창들이 마이크를 내려놓자 주민들 차지가 된다. 너나없이 그동안 참았던 흥을 아낌없이 발산하느라 거랑 물도 신이 나서 출렁거린다. 흥은 갈수록 살아나는데 어르신들은 애쓴 젊은이들을 배려하느라 살그머니 자리를 뜨신다. 이른 봄부터 사과나무 가지치기 작업하랴 방제 작업하랴 풀베기하랴 여념 없었던 청·장년들이 그제야 편하게 여흥을 즐긴다.마을 청·장년회에서 잔치에 쓰려던 예산은 그대로 남았다는 후문이다. 출향인을 비롯하여 풍성한 잔칫상에 마음 써준 분들이 한 둘이 아니었던 때문이다. 갖가지 떡을 선물한 이웃, 귀한 홍삼을 선물한 출향인 등 마을을 아끼는 이들이 제각기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느라 잔치는 더없이 풍성했다. 오래도록 있어 온 이 아름다운 풍속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몸도 마음도 건강한 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5-17

포항 용치바위 길에서 다시 새 희망을 생각하다

포항의 해안길은 ‘남파랑길’과 ‘북파랑길’로 나누어져 있다. 남파랑길은 ‘호미반도해안둘레길’과 같은 구간이며, 북파랑길은 ‘호랑이등 오름길’이라고도 하며 일부 구간은 ‘연안 녹색길’과 겹쳐진다. 같은 길에 다양한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그만큼 길에 관한 애정이 많은 까닭일 것이다. 포항은 연해주를 향해 전진하는 범을 닮은 대한민국 지형 중 범의 등과 꼬리 부분(虎尾)에 해당된다. ‘영일만 북파랑길’은 4코스로 나누어져 있는데, 1코스 영일대길, 2코스 주상절리길, 3코스 조경대길, 4코스 용치바위길이다. 각 코스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쉰다. 용치바위길은 포항시 북구 송라면 지경리 동해대로 3356-20, 지경리 어촌계공동작업장 옆에서 시작하여 조사리 용치바위까지 6.9㎞ 약 1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호랑이바위·비석바위·고래바위가 있고, 모래가 고운 화진해수욕장과 슬프고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한 ‘수용암’과 ‘용치바위’가 있는 포항시 북구 송라면 조사리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길이다.바다와 잘 어울리는 궁전 같은 카페와 바다를 향해 포효하는 범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용치바위길, 범의 해가 시작된 지 4개월이 훌쩍 지났다. 아직 7개월 남짓 남아있으니 희망이 있다. 새해 새날 다짐한 약속을 다시 되새기에 적합한 시점이다. 이제 코로나19에서 다소 자유로워졌다. 출렁이는 바다와 해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활기찬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호랑이등오름길 용치바위 길을 거닐며 다시 새해 새날의 다짐을 가다듬으면 어떨까. /이순영 시민기자

2022-05-17

‘동양의 나폴리’ 동빈내항에 예술의 향기 물씬

어부들의 삶이 살아 숨쉬는 포항 동빈내항이 새로운 모습으로 꿈틀거리고 있다.지역 예술가들이 만든 공공미술 프로젝트 ‘생명의 물길에서 문화로(路)’ 덕분이다.옛날 어부들이 만선이 되어 돌아오던 그 어구 주변은 먹고 마시며 북적이던 시절을 뒤로 하고 항구 주변을 따라 문화예술 작품이 선보이며 젊음의 기운을 가득 품은 문화예술의 거리로 재탄생한 것이다. 내연산을 주제로 그린 겸재 정선의 ‘내연삼용추’를 현대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신내연삼용추’, 바다의 유목을 활용해 과거 어민의 생계활동의 장인 어선을 현대 시민의 문화창작활동의 장으로 표현한 ‘만선의 꿈’ 등 설치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스팟이 눈에 띈다. 그 길 따라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커리 가게, 작은 베이킹을 함께하는 까페, 글램핑을 할 수 있는 야영장, 그리고 문화를 시민들과 공유하려는 갤러리도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구 시가지를 아름답게 발전시키고 그곳에 새로운 문화를 일으키는 데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것에 중심을 이뤄야 한다.예술의 향기와 자연이 잘 어우러진 풍취를 자랑하고 있는 ‘동양의 나폴리’ 동빈내항, 지역의 관대표적인 관광명소로 가꾸자./허지은 시민기자

2022-05-17

어린이 교통안전 첫걸음 ‘불법주정차 차단’부터

어린이 교통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5월은 일 년 중 어린이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월에 5천427건(10.5%)의 사고가 발생해 2월에 비해 1.7배나 높았고 어린이 사상자의 수도 6천710명으로 나타났다.포항시에서도 교통 사고방지를 위해 초등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 등 지정구역에 횡단보도, 신호기, 과속카메라 등을 설치를 완료하고 보호구역에서의 캠페인 활동을 벌이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제 교통사고 발생률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 첫 번째 이유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학교 앞 불법주정차 문제다.포항시 남구 연일에서 등교하는 아이들 교통지도를 하는 전 모(43·여) 씨는 “아침에 교통지도를 하는데 얌체처럼 학교 정문 앞에 정차하는 몇몇 부모님이 있다. 내리는 차 문에 지나가는 아이가 부딪칠 뻔한 적도 있었다. 교통지도를 할 때마다 매번 학교 앞에 정차하지 말라고 얘기를 하지만 계속 이런 일이 생긴다. 큰 사고라도 날까 조마조마하다. 학교에서 안내문도 보내는데 부디 자신의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 안전도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시 남구 효자동에 사는 박 모(37·여) 씨는 “남편이 출근할 때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는데 매번 같은 사람이 그러더라. 남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차에서 20분 동안 오도 가도 못한 적이 있었다. 교문 앞에서 정차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처음부터 학교 앞에 주·정차가 안 되도록 볼라드를 설치하거나 어린이 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도도 운영하는 데 잘 활용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또 하나는 등교 시간에 집중되어있는 교통지도가 아이들이 하교하는 시간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교통사고는 아침 시간보다 하교하는 오후에 더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에서는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400여 명의 교통안전 지도 요원이 대부분 아침 시간에 활동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하교하는 오후 시간(오후 4시~6시)에도 안전지도 요원을 활용한 어린이 교통안전 지도가 필요해 보인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5-17

“지방자치제 역행하는 정당공천제”

지방자치단체장, 의원의 정당공천제도는 무늬만 지방자치지 중앙정치에의 예속으로 ‘지방 소멸’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한국의 지방자치제는 1991년 지방의원 선출, 1995년부터는 완전한 지방자치제를 시행하고 있다.그러나, 정치, 경제, 문화, 일자리 등 모든 부문이 중앙에 집중돼 있어 지방자치제 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올해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을 앞두고 각 정당은 공천을 정당별 심사와 여론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해 후보자를 선정하고 있다특히 경상도와 전라도는 특정 정당의 공천이 당선에 절대적으로 유리해 출마 후보자들이 공천에만 목을 맨 채 지역 정책, 유권자의 당면 민원사항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게 들려온다.고령군 대가야읍 주민 S씨는 “중앙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대학생 때부터 수도권으로 나가 지방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부문이 고사 직전에 있다”고 말했다. 인구와 일자리 감소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우리는 지난 1995년 처음으로 정당 공천을 통한 지방치단체장, 의원 선거를 치른 바 있다이후 지방정치가 중앙에 예속된다는 비판 여론이 있어 1998년과 2002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선거 정당 무공천이 시행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2006년부터 현재까지는 정당공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여야 대선 후보인 박근혜· 문재인 후보 모두 기초단위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고, 정당공천제도는 유지되고 있다. /이경근 시민기자

2022-05-15

소리로 빚어낸 ‘사랑의 울림’

세상 사람들의 얼굴이 가지각색이듯 사랑을 빚어내는 방법도 다양하다. 각자의 위치와 재능에 맞춰 봉사와 나눔의 삶을 사는 수많은 사랑꾼들이 지역사회에는 여럿 있다. 그들 가운데 ‘소리로 사랑을 빚어내는’아름다운 사람 이진영(55)씨를 만났다.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에서 일하는 이진영 씨는 경산에선 그가 가진 직업이나 본명보다는 ‘봉사하는 도레미 악단장’으로 더 유명하다.색소폰을 배우게 된 동기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차 갔던 중증장애인 시설에서 만난 색소폰 봉사단을 만난 이후부터였다고 한다.그런 사연이 아니더라도 이씨가 근무하는 한국조폐공사의 적극적 사회공헌의식은 전국적으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경산화폐본부에 있는 봉사 동아리는 공식적인 것과 비공식적인 것을 합해 10개가 넘는다. 그런 곳에 근무하고 있으니 그의 봉사정신은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색소폰으로 빚어내는 재능기부 소리 봉사는 이씨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색소폰 봉사단을 만난 이후로 모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10년 동안 꾸준히 연습을 했고, 이제는 프로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사람들은 그의 연주를 좋아하고 즐긴다.걸쭉한 입담에 가수 뺨치는 가창력이 더해졌고, 여기에 행사 사회를 보는 실력까지 뛰어나 각종 봉사 현장을 누비게 된 이진영 씨.그는 정기 봉사로 경주 중앙시장을 찾아 상인과 고객들을 위해 연주를 들려주고 있고, 부정기 봉사로 경산지역 다문화가정, 탈북민가정 등을 찾아 소외된 이들의 정서 함양에도 노력하고 있다.도심 외곽 경로당을 찾아가 벌이는 흥겨운 경로잔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모든 봉사는 자발적 무료봉사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봉사기금 마련을 위해서 때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 휴일을 모두 투자하기도 한다.“온종일 연주하고 있으면 때로는 1천 원짜리 10장도 벌고, 때로는 5만원이 모일 때도 있어요. 많이 벌어도 10만원을 넘겨 본 적은 없죠. 하지만 액수가 중요한가요? 저는 한 명의 10만원보다 마음이 모인 100명의 10만원에 의미를 둡니다.”이진영씨는 봉사문화의 확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끌어내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원봉사가 지향해야 할 대목이다.“직장 선후배로 구성된 제자가 4명이나 생겼습니다. 혼자는 외롭지만 함께하는 동료들이 생기니 더욱 신이 납니다. 5인조 악단이 구성되면 더 다양한 활동을 할 겁니다. 5년 뒤면 퇴직을 해서 민간인으로 돌아갑니다. 그때는 시간도 넉넉할 테니 음악실을 차릴 계획입니다. 음악과 봉사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와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이지요. 퇴직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치매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 운영하려 합니다.”가정의 달 5월에 만난 도레미 악단장 이진영 씨. 세상이 어지럽고 각박하다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나눔을 삶을 실천하는 이씨 같은 이들의 헌신으로 5월이 더욱 아름답게 익어 가고 있다./민향심 시민기자

2022-05-15

붉은 작약으로 물든 서악 삼층석탑 “곱다”

초여름, 그리고 가을. 두 가지 얼굴로 변신하는 마을이 있다. 바로 서악이다. 신라문화원의 노력으로 5월엔 작약, 10월엔 구절초가 피어나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이맘때 무열왕릉 뒤를 올려다보면 붉은 작약이 피어난다. 무열왕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기자기한 동네 골목길을 올라갔다. 서둘러 5분쯤 올라가니 도봉서당이 눈에 들어온다.그 너머로 알록달록한 등을 두른 서악 삼층석탑과 새색시 비단 치마 빛깔의 작약이 보인다. 올해는 부처님 오신 날이 예년보다 계절을 조금 앞서는 바람에 꽃보다 등이 먼저 달렸다.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은 “석탑은 긴 시간 쉬고 있다가 2주간 연등과 꽃으로 곱게 화장하고 세상에 제 모습을 빛낸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재와 꽃이 만났을 때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그 기간 동안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와 3시엔 야외 음악회도 즐길 수 있다. 한 회당 대략 40분 정도로 국악과 뮤지컬까지 수준 높은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공연은 ‘문화재돌봄사업단’이 준비한 행사로 이는 문화재와 꽃의 만남이 불러온 결과물이다.작약이 아직 채 만개하지 않았지만 평일 오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어린 자식에게 사진을 찍어주기 위한 젊은 부모부터 노년의 커플까지. 다들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여념이 없다.10여 년 전만 해도 서악은 무열왕릉이 있어 수학여행 오는 학생들이 찾는 정도의 공간이었다. 길가의 몇몇 상점을 제외하고 마을과 관광은 별개로 보였다. 하지만, 10년 사이 신라문화원의 노력이 조금씩 물들어가듯 마을을 변화시켜 완성작이 되었다.대나무에 가려 보이지도 않던 서악동 삼층석탑도 그들의 노력 덕분에 온전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몇 년 전부터는 꽃이 필 무렵 주말엔 주차가 힘들 정도로 찾는 여행자들이 많아졌다. 사람의 노력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잊혀진 석탑에 생명을 불어넣고 마을을 바꾸어놓았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2-05-15

“청송1경 ‘신성계곡’ 녹색길 함께 거닐어요”

청송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청송군 안덕면 소재 신성계곡이다.청송은 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에 등재됐고 특히 신성계곡은 지질명소가 밀집돼 있는 구간이다.방호 정자를 이고 있는 단애부터 공룡발자국 화석과 골부리 축제로 유명한 적벽 그리고 포트홀로 알려진 고와리 백석탄까지 한 번 와 본 이들은 꼭 다시 찾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신성계곡 초입부터 녹색길 탐방로가 시작되는데 총 11.3km다. 보현산이 시원인 신성계곡은 길안천 상류에 속한다.걷다 보면 맑은 물속에 찰랑찰랑 몸 헹구는 낮별도 볼 수 있고 가끔은 꺽지 사냥을 즐기는 수달도 눈에 띈다. 푹신한 오솔길과 여기저기 놓인 징검다리는 탐방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빽빽한 숲과 기암괴석은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른 봄 암석 위 회양목 군락지에 피는 꽃은 양봉 농가의 밀원으로 소중한 자원이다.녹색길 탐방로 제1구간에 한반도 지형이 있다.공룡발자국 화석에서 한반도 지형 전망대 입구까지는 차로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도로변에 위치해 탐방로에선 살짝 벗어나 있는 구간이다. 지면에서 전망대까지는 160미터 거리로 10분 정도 걸린다. 가벼운 산행 정도로 누구나 오를 수 있다. 탕건 바위를 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은 꼭대기에 백두산을 닮은 듯한 봉우리와 멀리 능선들이 펼쳐져 있어 옛 고구려 땅이었을 법한 곳까지 상상하는 재미가 좋다.전국에 한반도 지형을 닮은 곳은 총 다섯 곳이 있다. 영월 선암마을과 진천 초평저수지, 옥천 둔주봉 전망대와 동강 병방치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 그리고 신성리 한반도 지형이다. 둔주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한반도 지형은 오목거울로 바라봐야 한반도 모양이 제대로 보인다. 초평저수지 한반도 지형을 제외하면 모두가 감입곡류천에 형성된 지형이다. 물돌이 구간에 형성되는 하천을 감입곡류천 혹은 뱀이 기어가듯 구불구불하다고 해서 사행천이라고도 하는데 산과 하천이 발달된 우리나라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신성리 한반도 지형은 발견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잦지 않은 곳이다. 호젓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천지에 초록이 눈부시다.마음 맞는 벗들과 마스크 벗어던지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신성계곡 녹색길 따라 맑은 공기 마시며 맘껏 이국적인 정취를 만끽해보면 어떨까 싶다. 계곡물에 빠져 노는 낮별도 구경하고 “홀딱 벗고 홀딱 벗고”하며 운다는 검은등뻐꾸기 소리 들으며 깔깔깔 웃어보는 것도 좋겠다.더불어 신성리 한반도 지형을 바라보며 그동안 움츠렸던 몸을 쫙 펴고 원대한 꿈을 설계해 본다면 더없이 멋진 여행이 되겠다./박월수 시민기자

2022-05-10

비대면시대, 늘어나는 모바일 결제

우리는 카드나 현금 없이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쇼핑, 교통, 은행 거래까지 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카드나 생체 정보를 플랫폼에 바로 등록하고 복잡한 절차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전자결제 서비스 때문이다.코로나19를 겪은 지난 2년 동안 비대면 시장이 커졌고, 모바일 간편 결제는 두 배로 늘어났다. 이용 금액은 지난해 64조 원에 이르렀다. 한 카드사 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젊은 층뿐 아니라 60대 이상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이용 승인 건수가 2019년보다 142%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것은 온라인상에서 스마트 폰을 이용한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의 이용 절차가 편리하고 쉬운 것이 그 이유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만으로 결제를 진행하고, 또 오프라인 매장으로 그 범위를 넓혀 앱으로 바코드나 QR코드를 매장 리더기에 스캔하여 결제하면 간단히 끝나기 때문이다. 이용 절차가 복잡하지 않은 모바일 결제는 식당이나 편의점은 물론 주유소, 백화점, 서점 등에서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사는 주부 박수진 (44·여) 씨는 “아이가 어려서 대부분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데 간편 결제를 해서 편하기도 하고 적립도 되니까 만족한다. 코로나 시대에 사람 많은 마트에 가기가 꺼려지는 환경에서 딱 맞는 결제 방법인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우창동에 사는 직장인 정 모(36·여) 씨는 “지갑이나 카드가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페이’를 쓰고부터는 지갑의 필요성을 잊어버렸다. 그전까지는 카드를 폰 뒤에 꽂아서 챙겼는데 이젠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어제 마트에서 장 보고 페이로 결제했고 식당도 자주 이용하는데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이면 대부분 쓸 수 있어 너무 편하다. 전통시장에서도 페이로 쉽게 결제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온라인에서 먼저 시작한 간편 결제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으로까지 이어져 소비가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포항시에서도 지역화폐인 포항사랑카드와 삼성페이를 연계해 간편 결제를 할 수 있게 했다. 이를 사용하는 오 모(39·여) 씨는 “편의점은 물론 반찬 가게, 주유소에서도 결제되니 편하다”고 모바일 간편 결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5-10

시민들을 위한 공원에 청소도구만 가득

“사람이 앉아 휴식을 취해야 할 공원 벤치에 빗자루와 쓰레받기, 공용쓰레기 종량제봉투 등 청소도구가 점령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참 이해하기 힘듭니다.”포항시 남구 연일읍 괴정리 대로 옆에 자리한 괴정공원은 인근 형산초등학교 학생들이 하굣길 학원가기 전 친구들과 장난치며 놀다가는 쉼터이자 이웃 어르신들이 회나무 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장기와 바둑을 두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무엇보다 이 공원은 거대한 회나무 고목 그늘 아래 조선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마을 조성 유래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소공원으로 인근 주민들의 유일한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그런데 요즘 이 공원 벤치는 공원을 관리하는 각종 청소도구와 공용쓰레기 종량제봉투가 점령하고 있어 사람은 앉을 수가 없다. 특히 벤치가 달랑 세 개 밖에 없는데 빗자루, 쓰레받기 등 각종 청소도구가 널부러져 있다.주민 이모 씨(53)는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마을 쉼터인데 깨끗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당연히 공원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을 감독하는 행정기관 담당부서가 있을 텐데도 사람들이 앉아 휴식을 취해야 할 벤치와 주변이 청소도구가 점령하고 있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주민 석모 씨(63)는 “연일읍 민원실에 전화하니 여직원이 담당자를 바꾸겠다며 전화를 돌렸고, 또 다시 연결된 새마을복지팀에서는 담당 업무가 아니라며, 가르쳐주는 전화번호를 돌리니 이번엔 포항시 공원관리과 남자직원 답변이 소공원은 읍면 관할이라고 했다”며 “네 번의 전화 끝에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이 민원전화를 핑퐁만 해대는 공무원들의 행태에 황당할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그는 또 “이것이 최일선 민초 행정의 현실인데 이런 시민들의 불편은 누가 해결해주는지, 기초의원들이 나서 청소도구함 설치 등 시급한 조치를 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지방선거 후보로 나선 현역, 신인 할 것 없이 출퇴근 시간대 거리에서 홍보판을 목에 걸고 큰 절만 해대는 행위는 도대체 시민들을 뭘로 보는지 화만 난다”고 했다. /송준규 시민기자

2022-05-10

돌아온 ‘성주 참외페스티벌’

성주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성주 참외 페스티벌’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환호 속에 열려 주목받았다.3일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번 축제는 주요 공간인 성주성밖숲을 찾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함께 선물했다.코로나19 사태가 있기 이전에는 ‘성주 생명문화축제’란 이름으로 참외축제와 생명문화축제를 동시에 개최하였으나, 올해부터는 독립된 참외축제로 열리게 됐다. 이는 성주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참외의 출하 시기에 맞춘 것이라는 게 성주군의 설명이다.이번 축제는 메타버스 소통, 020 소통, 온라인 소통, 참여 이벤트 등으로 이전과는 구분되는 다양화를 꾀한 것이 장점이었다. 메타버스 소통에서는 참외 키우기, 참외 따기 등 게임이 인기를 모았고, 참외 관련 상식 OX 퀴즈와 오리배 타기, 스탬프 미션도 축제 참여한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3일간 축제의 현장에서는 오이소게임 ‘참외꽃이 피었습니다’ ‘참외 당도를 맟춰라’ 등이 열렸고, 인기가수 권인하와 대금이 누나, 박서진, 엘린벤드 등이 참여한 초청 작은음악회와 공연도 진행돼 축제의 흥겨움을 더했다.‘금싸라기 속 황금 찾기’ 등 주민과 여행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돼 즐거움을 배가시켰다.라이브 커머스로 진행된 성주 참외 판매 행가는 11번가와 카카오쇼핑, N쇼핑, 오아시스쇼핑 등이 참여했다.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좋은 가격에 달콤한 성주 참외를 구매할 수 있었다. LG헬로TV 팔도상회와 코미디언 지상렬, 유튜버 한소영, 세프 오세득, 이원일, 정지선이 성주참외 농가를 소개하고 참외 요리도 선보인 것도 호평받았다. 이외에도 인스타그램 이벤트, 친구 소환 이벤트, 반려동물 이벤트, 유튜브 라이브 실시간 참여 퀴즈 등 다양한 온라인 행사도 성황리에 진행됐다.한편, 성주참외는 당도15%(브릭스) 이상으로 달콤한 것은 물론 아삭거리는 식감이 특징이다. 또한 비타민 A와 비타민C, 칼륨이 다량 함유돼 있어 건강에도 좋다.성주군은 가야산의 맑은 물과 풍부한 일조량, 깊은 토심으로 비옥한 땅에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이라 참외 재배의 적합한 지역으로 알려졌다.지난 2020년도엔 3천848농가가 3천422ha에서 참외를 재배해 18만6천500톤을 생산했다. 이를 통해 5천19억원의 조수익을 올렸다./정순오 시민기자

2022-05-08

다양한 체험 가능한 가족놀이 공간

5월에 들어서며 서서히 더워지는 주말 어느 날. 울진군에는 다른 큰 도시처럼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장소가 많이 없어 아쉽다.그나마 근남면에 위치한 왕피천공원에는 아쿠아리움, 케이블카, 동물공원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어 아이와 자주 찾는다.이곳은 유아부터 중학생까지가 소풍 및 체험 장소로 많이 활용한다. 날씨 좋은 주말에는 가족 단위로 소풍을 나오기도 한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를 하며 미끄럼틀을 타기도 하고, 미니 레일기차, 헬리콥터라이더, 쥬니카 등 규모는 작지만 즐겁게 놀이기구를 타기도 한다.제일 먼저 아이는 아쿠아리움을 찾는다. 동해 해양생물의 살아있는 보금자리를 1/1000로 축소하여 왕돌초를 재현했다.가오리, 상어, 거북이 등 120여 종의 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으며 멸종위기인 물범과 수달도 볼 수 있다. 하루에 두 번 피드 타임을 맞춰 가면 수달에게 먹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육사가 주는 먹이를 먹으러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아이들은 신기한 모양인지 유리벽에 달라붙어 눈을 떼지 못한다. 마지막 코스엔 거북이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왕피천 공원의 동물농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매표소에서 구매한 당근을 가지고 일본원숭이에게 다가간다. 맨손으로 먹이를 주면 위험하므로 반드시 집게를 이용하여 당근을 준다. 당근을 받아먹는 동물들의 손놀림은 익숙한 듯 빠르다.과나코, 미니말, 토끼랑 거북이, 다람쥐, 사막여우, 조류 등 다양한 동물들이 있으며 전에 없던 새로운 라쿤 가족 5마리도 볼 수 있었다.동물농장 옆에는 토염 체험장이 있다. 동해의 깨끗한 바닷물로 만들어지는 토염의 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토염은 천일염과 달리 전통방식으로 제조한 염수를 뚝배기에 넣어 끓여주고 저어준다. 수분이 날아가면서 소금이 생성되는 것을 보며 소금의 중요성을 깨닫는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토염은 염도가 낮으면서 감칠맛이 나며 마그네슘 같은 무기질 영양성분이 풍부한 소금이다. 울진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토염 체험장을 가보면 어떨까.왕피천 케이블카를 타고 해맞이 공원으로 오르다보면 강과 바다의 경계선이 보이는 특이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줄의 길이가 5m 정도 되어 보이는 대형 그네가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대형 그네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망양정 산책로와 함께 바다의 모습을 보면 마음과 몸이 평온해지는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이렇듯 왕피천 공원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생태공원으로 군민의 휴식 공간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사공은 시민기자

2022-05-08

다시 소풍의 계절이 돌아왔다

푸르른 5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에 학생들은 드디어 소풍을 갈 수 있게 됐다. 전쟁 때도 갔던 소풍이 21세기 역병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된 지 3년 만이다. 오래 전엔 소풍을 원족(遠足)이라고 불렀다. 안동 지역 학생들은 봉정사, 고운사, 도산서원, 영호루는 물론이고 낙동강 본류와 반변천이 합쳐서 지세가 아름다운 고장인 만큼 하회마을, 백운정, 진모래, 하이마 등 백사장이 있는 곳으로 소풍을 자주 갔다. 어른들은 계모임 계원들과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갔는데 교통편이 신통치 않은 그 시절,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가장 좋은 옷을 입고 길을 나서곤 했다.남자들은 양복, 여자들은 한복을 입고 45도 각도의 포즈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자전거에 솥단지며 술통, 각종 식기를 들고 떠났다가 빈 그릇으로 돌아올 때 각종 식기는 더러 흥을 돋우는 악기로 변신하곤 했다.비포장 길에 교통수단은 ‘도보’가 다였던 시절에도 소풍 길은 즐거웠다. 학생들은 백사장에서 팔씨름, 닭싸움, 기마전, 보물찾기, 수건돌리기를 했다. 반끼리 둘러앉아 노래 부르고 춤추고 장기자랑의 시간을 가졌다.‘가무’를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의 특성상 반에서 노래를 제일 잘하는 사람은 소풍시간이면 바쁘게 무대를 꾸며야 했다. 수건돌리기를 할 때면 혹시나 걸릴까 싶어서, 한편으론 아무도 뒤에 수건을 놔두지 않는 건 아닐까 가슴 두근거리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찰칵, 소리가 명쾌하게 들리던 필름카메라 혹은 ‘코닥’이나 ‘후지’마크가 찍힌 일회용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주던 친구들도 있었다. 소풍을 다녀온 일주일 내에 그 친구들이 인화해온 사진 뒤에는 해당 사진을 인화할 사람의 이름을 적곤 했다. 물론 장당 몇백 원의 돈을 지불해야 했다.소풍 전날 비가 오지 않기를 기도했던 천진했던 시절, 멀미가 심했던 친구의 귀 아래 붙여있던 붙이는 멀미약과 잃어버릴까봐 청바지 워치포켓에 꼬깃꼬깃하게 접어놓았던 용돈, 같은 재료가 들어가 별다를 거 없던 김밥을 친구들과 둘러앉아 나눠먹었던 소풍의 추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욱 일상의 소중함이 돌아오는 이 5월이 반갑기만 하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2-05-08

임보 시인 특강 ‘좋은 시 어떻게 쓸 것인가?’

포항문인협회 부설 포항문예아카데미(원장 차영호)는 최근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한국문단의 원로시인이자 국문학자인 임보 시인을 초청해 시민과 문인 대상의 특별강연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임보(83) 시인은 전남 순천 출생으로 196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1974년 첫 시집 ‘임보의 시들’ 이후 2013년 ‘자운영 꽃밭’ 등 15권의 시집과 동인지, 시론집 등을 펴냈다. 충북대학교 국문과에서 학생들에게 국문학을 가르쳤으며 윤동주 문학상, 김현승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임 시인은 83세의 고령에도 불구, 이날 강연에서 ‘좋은 시 어떻게 쓸 것인가?’란 주제로 두 시간 열강을 펼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는 “시는 소통이 되는 글이어야 하고, 아름다움을 담고 있어야 하며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것이어야 한다, 감동이 있는 글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시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라는 메시지를 통해 “세상에 대한 비탄을 시에 담고 싶다면 세상을 향해 철퇴를 가할 수도 있지만 풍자와 역설의 옷으로 부드럽게 포장해야 한다”며 “시는 맑은 정신을 품은 경전이며 세상에 대한 사랑이니 세상을 살찌우고 부드럽게 해야 한다”고 강조해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송준규 시민기자

2022-05-03

청송 자전거 동호회 ‘두 바퀴 여행’

“자전거를 저어서 나아갈 때 풍경은 흘러와 마음에 스민다. 스미는 풍경은 머무르지 않고 닥치고 스쳐서 불려 가는 데, 그때 풍경을 받아 내는 것이 몸인지 마음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 김훈의 ‘자전거 여행’ 중에서 흔히 시골에는 문화가 없다고들 말한다. 특히 도시에서 귀농해 시골에 정착하기 힘든 이유가 즐길만한 거리가 없는 때문이라고들 한다.처음 얼마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부족한 걸 모르고 그럭저럭 잘 지낸다. 그러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무료함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다행히 본인에게 딱 맞는 취미나 놀이를 찾기도 한다. 하지만 도시에서 누렸던 다양한 스포츠나 사회 관계망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한 이들은 갈피를 잃고 헤매기 시작한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알코올 의존증에 빠지는 경우도 허다하다.청송군에는 농사를 짓거나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스포츠 단체가 있다. 60대 남성 14명으로 구성된 자전거 동호회 두 바퀴 여행이다. 올해로 7년 정도 되었다.이들에게 시골 살이의 무료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번개 모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농사에 관한 정보도 주고받는다.앞서거니 뒤서거니 신나게 달리다 보면 어쩌다 쌓였던 스트레스는 흔적 없이 사라진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건 물론이다.대부분 어릴 적 친구들이거나 오래 이곳에 붙박여 산 이들이어서 끈끈한 정은 말할 것도 없다.지금껏 이들은 자전거를 통해 ‘청송 황금사과’를 홍보하는 일에 앞장섰다.지역에서 나는 황금사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현수막을 들고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특히 세 번의 제주 올레 여행과 울릉도 일주도로 여행에서 ‘청송 황금사과’를 알릴 수 있어 뿌듯함을 안고 돌아왔다.자신들의 취미도 살리고 지역의 특산물도 홍보할 수 있어 모두가 만족해한다. 두 바퀴 위에서 사람과 길과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행복한 일이다.사과꽃 향기 천지에 가득한 4월, 이들이 석 달에 한 번 있는 정기 라이딩을 위해 모였다. 이번에는 본격적인 일철을 앞두고 강을 따라 달리는 일정을 잡았다. 바깥바람을 듬뿍 쐬고 오면 힘든 농사일도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출발에 앞서 상기된 그들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았다.트럭 두 대에 나눠 실은 자전거가 이들의 마음을 대신해 빨리 달리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이번 라이딩의 첫날 일정은 창녕 함안보 인증센터에서 양산 물금 까지 64킬로미터 구간이다. 저녁은 그동안 열심히 달렸으니 편안하게 호텔에서 쉬기로 했단다.이튿날은 숙소에서 낙동강 하굿둑 인증센터와 을숙도를 거쳐 다대포 해상공원까지 갔다가 양산 숙소까지 되돌아가는 구간이다. 약 72킬로미터 거리다. 낙오되는 사람 없이 즐겁게 라이딩하는 기쁨을 누리는 이들이 참으로 멋져 보인다. 도시와 멀리 떨어진 산골에서 부족한 문화생활을 불편해하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서 누리는 사람들, 이들이 진정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박월수 시민기자

2022-05-03

과잣값 잇단 인상… “애들 과자값 맞나요”

최근 대부분 제과업체가 과잣값을 잇달아 인상하고 있다.농심과 롯데제과에 이어 해태제과도 5월부터 가격 인상에 동참한다. 인상 폭도 10%가 넘어 마트에서 1천 원 이하의 가격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현재 밀 소비량의 99%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물가 오름 속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밀가루, 감자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여기에 제과 업체들의 포장재 단가는 물론 물류비용 상승 부분도 추가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포항시 북구 학잠동에서 유치원 아이와 동네 마트를 자주 이용한다는 안윤미(36·여) 씨는 “아이가 하원하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과자를 사 올 때가 있는데 몇 봉지 안 골랐는데도 1만 원이 훌쩍 넘는다. 흔히 사 먹는 과잔데, 값이 다 올라서 이게 애들 과잣값이 맞나 싶다. 곧 어린이날도 다가오는데 가격 인상은 많이 부담스럽다. 과자 할인 기간에는 쟁여놓을 생각”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용흥동에 사는 주부 전서희(43·여) 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얼마 전 오랜만에 죽도시장에 들러 친구와 함께 칼국수를 먹었는데 가격이 5천 원으로 올라있었다. 3천500원이었을 때가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물가가 너무 빨리 오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과잣값도 오르니 이건 금 과자가 아닌가 한다. 아이가 과자 사 먹는 횟수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소비자들의 이런 불만과 부담에도 업체들은 이미 가격을 올린 라면과 빵값도 하반기에 한 번 더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식품 관계자들에 따르면 “단군 이래로 물가가 떨어진 적이 없다. 곡물 가격이 50% 이상 떨어져야 가격 인하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판매가는 단순히 원재료가격 영향만 받는 게 아니다. 유가, 물류비, 인건비, 물류 창고 임대료까지 따져서 책정되는데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판매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시민들은 연초부터 터져 나온 물가 상승이 서민 가계를 심각하게 옥죄고 있음을 호소하며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물가안정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