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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바이오 등 핵심사업 국정 연계로 국비 확보 총력

대구시는 16일 시청 동인청사 대강당에서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을 비롯한 실·국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도 국비확보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정부 예산안 반영을 위한 총력 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는 기획재정부 2026년도 정부 예산안 2차 심의에 앞서 △새 정부 국정과제와 연계한 신규사업 추가 발굴 △현안 사업별 쟁점사항과 대응 전략 △지역 산·학·연 및 정치권과의 협조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대한민국 AI 로봇 수도’ 건설 △동북아 최고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 △세계가 찾아오는 글로벌 문화예술 도시 건설 등 대구의 핵심 사업을 국정과제와 연계해, 정부 예산에 반드시 반영시키기 위한 전략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대구시는 기재부 예산안 심의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8월 중순까지 주요 국비 사업의 반영 여부를 수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또 쟁점 사업은 전(全) 간부가 기재부 및 관련 부처 등을 상대로 전방위적으로 대응해 예산 반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계획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새 정부 국정과제에 부합하는 AI로봇, 바이오 등의 신규사업을 추가 발굴하고, 국비 확보를 위해 저부터 앞장서서 모든 역량과 채널을 총동원해 직접 발로 뛰겠다”고 밝혔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16

“서대구시대 열어갈 미래 성장 기반 마련”

“서대구시대 중심도시로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제9대 후반기 대구 서구의회를 이끌고 있는 정영수 의장의 말이다. 그는 행복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더욱 살기 좋은 서구를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화합하고 소통하며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의회 본연의 역할인 집행부 감시와 견제를 충실히 수행하고 집행기관에서 원활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소통 및 협력을 통해 서구 발전에 힘쓰고 있다. 그는 서구의 주요 현안으로 복합 악취 해결과 대구 도시철도 5호선(순환선) 노선 변경 등을 꼽았다. 정 의장은 “주민 생활을 위협하는 악취는 2023년 한해 동안 1만 3000여건의 민원이 발생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면서 ”의회는 악취저감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악취 저감 대책특별위원회 활동 결과보고서’를 채택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의 지속적인 악취 문제 해결 요청과 의회 악취특위의 활동은 서구 악취 문제를 전국적 사회문제로 대두시키는 도화선이 돼 환경부까지 전달되며 국가 차원의 사회문제로 이끄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악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대구염색산업단지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됐고, 2030년까지 염색산단을 군위로 이전 계획 발표 등 미온적인 태도만 보이던 대구시를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대구시에 악취 개선 방안으로 환경기금과 지원사업 마련, 악취 개선 방안, 2030년까지 염색산단 이전 지연 방지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도시철도 5호선 노선안에 대해 정 의장은 “서구 중심을 통과하는 도시철도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5호선이 지역의 중심도로인 서대구로와 북비산로를 통과하는 노선으로 확보되어야 한다”며 “현재 계획안은 서대구로 전체 길이 3.8㎞ 중 1.4㎞만 포함됐고, 인구 밀집구역인 북비산로는 제외됐기에 이용자와 교통약자의 편의성을 위해 더 면밀하고 촘촘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평역~평리네거리~서대구역 구간은 많은 세대가 거주하는 주거밀집지역”이라며 “그동안 대중교통에서 소외됐기에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5호선의 서구 구간은 반드시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노선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구의회는 지난 1년간 정례회 2회, 임시회 5회의 회기를 운영하며 총 90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하고, 34건의 5분 자유발언과 구정 질문을 통해 구정 전반에 대한 감시와 정책 제안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왔다. 정영수 의장은 “주민의 눈높이에서 항상 소통하고 경청하며 늘 현장에서 발로 뛰는 구의원이 되겠다”면서 “새로운 서대구 시대 중심도시로 재도약하는 시작점에서 미래를 위해 더욱 발전된 의회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7-16

포스텍, 기후위기 대응 국제공동연구 동참

포항공과대학교는 유네스코가 주도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국제 과학 10년(IDSSD)’ 공식 프로그램에 국내 대학 최초로 참여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High-resolution Earth System Modeling, Analysis, and Prediction for a Society Resilient to Hydrometeorological Hazards’ 프로그램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홍수 등 수문 기상 재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첨단 지구 시스템 고해상도 모델 개발, AI 기반 예측 및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국제 관측 네트워크 강화, 개발도상국 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그램은 중국과학원 싱 유안(Xing Yuan) 교수가 총괄하며,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미국 UC 샌디에이고·캔자스대·듀크대, 싱가포르 국립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등과 협력해 재해에 취약한 지역의 기후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감종훈 포항공대 교수가 참여연구원으로 함께한다. 포항공대는 이번 연구에서 지구 시스템 모델링과 AI 기반 예측 기술 개발, 글로벌 조기경보 및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구축을 수행하며 국제 협력과 데이터 공유, 파트너 역량 강화 등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개방성과 협력의 가치를 실천할 계획이다. 감종훈 교수는 “유네스코 IDSSD 공식 프로그램 참여는 포스텍이 국제적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기후 재해 대응을 위한 첨단 연구와 국제 협력을 통해, 인류 공동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총회는 지난 2023년 8월 25일, 2024년부터 2033년까지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국제 과학 10년(International Decade of Sciences for Sustainable Development)’으로 공식 선포하고 유네스코(UNESCO)를 이행 주관 기관으로 지정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16

영남대 ‘천연물 의료소재 연구’ 탄력 받는다

영남대학교 ‘천연물 의료소재 핵심연구 지원센터’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사업’의 후속 과제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후속 과제를 통해 천연물 의료소재 핵심연구 지원센터의 연구 장비 운영 체계를 고도화해 연구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로의 전환을 도모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국비 8억 원을 포함해 총 10억 원 규모로, 향후 3년간 추진된다. 영남대는 2019년 본 과제에 처음 선정된 후 지난 6년간 천연물 및 의료소재 분야에 특화된 연구지원, 장비 공동 활용, 전문인력 양성, 산학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연구기반을 체계적으로 확장해왔다. 지금까지 추진 성과를 기반으로 추진될 이번 후속 과제는 센터 운영의 안정성과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위한 핵심 단계로, 연구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내실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될 예정이다. 특히 센터 운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유지관리 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연구 장비를 기반으로 한 수익 모델을 확립함으로써 센터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외부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할 계획이다. 남주원 센터장(약학부 교수)은 “이번 후속 과제 선정을 통해 센터의 연구 인프라를 한층 고도화하고, 자립적 운영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천연물 기반 의료소재 연구의 전문성과 실용성을 높여 바이오·의약학 분야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남대는 이번 과제를 통해 센터의 독립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향후 글로벌 공동연구와 기술사업화로 연구 외연을 확장해 지역 바이오산업의 혁신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16

공존의 가치 ‘동물보건’ 실현

국민 4명 중 1명, 약 1500만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시대. 반려동물은 이제 가족을 넘어 ‘생애 동반자’로 인식되며, 관련 산업도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의료서비스 분야에서는 인체 의료 못지않은 전문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 동물보건사가 자리잡고 있다. 글로컬대학 대구보건대학교는 이 같은 시대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2022학년도에 반려동물보건관리학과를 신설했다. 이 학과는 단순한 반려동물 양육 지식에 머물지 않는다.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을 간호하고 진료를 보조하는 ‘동물보건사’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미용, 훈련, 동물매개치료, 재활, 수제간식 창업 등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반을 아우르는 실무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미용·훈련·동물매개치료·재활 등 헬스케어 전반 실무 전문가 양성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인증 획득 심화 과정 등 ‘다양한 진로’ 강점 사람 병원에는 간호사가 있듯, 동물병원에서는 동물보건사가 수행하는 업무는 매우 다양하다. 자료 수집, 기초 건강검진, 마취와 수술 보조, 투약, 보호자 상담까지 전반적인 의료서비스 전 과정에 관여한다. 이러한 필요에 발맞춰 정부도 관련 자격을 국가 공인으로 도입했다. 동물보건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대학의 관련 전공을 이수해야 하며, 자격 취득 후에는 임상보조부터 임상병리검사, 동물원 및 실험동물기관, 수의공무원, 수입식품 안전 검사 보조, 사료 유통회사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대구보건대 반려동물보건관리학과는 2024년 1월,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평가인증’을 획득하며 교육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전국 11개 인증 기관 중에서도 신설 학과로서 인증을 획득한 사례는 매우 드물며, 같은 해 12월에는 양성기관 ‘완전 인증 대학(3년)’으로 선정돼 반려동물 분야 맞춤형 교육기관으로 입지를 굳혔다. 해당 인증은 조직과 운영, 교육과정, 교수, 학생, 교육시설 및 기자재 등 5개 항목에 대한 철저한 심사를 거쳐 부여된다. 학과의 커리큘럼은 1학년부터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2학년부터 현장 중심으로 심화되는 구조다. 1학년에는 동물해부생리학, 동물공중보건학, 동물보건영양학, 의약품관리학, 병원실무실습 등 전공 기초 과목이 2학년에는 동물임상병리학, 내·외과 실습, 질병학, 영상학, 응급간호학 등 전공심화와 실습 중심 교육이 이뤄진다. 여기에 반려동물미용, 훈련실무, 창업학, 동물매개치료학, 펫용품 산업개발 등 유연성과 확장성 있는 과목들이 함께 구성돼 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학과는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대구·경북·울산시 수의사회와 MOU를 체결하고, 독일 함부르크의 동물보건 직업교육기관과 국제 교류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지역 동물병원, 애견샵, 훈련소, 사료·용품업체 등과 협약을 맺고 실습 및 취업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교수별 취업동아리 운영, 스터디 그룹, 전문가 특강, 전공 체험학점제, 견학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학생 개개인의 진로 설계를 돕고 있다. 학과의 핵심 슬로건은 ‘공존의 가치를 함께하는 행복한 동물보건’이다. 이는 대구보건대가 보건의료 전문인력 양성에서 축적한 강점을 확장해, 사람과 동물, 환경을 아우르는 ‘원헬스(One Health)’ 구축을 지향하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러한 철학은 2024년 8월 발족된 ‘동물교감힐링연구소’를 통해 실천되고 있다. 동물교감힐링연구소는 정서적 회복이 필요한 청소년, 학교폭력 피해자, 노인,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통한 정서 안정과 인지능력 발달, 사회성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는 단순한 치료 개념을 넘어 생명 존중 교육과 공공 복지로까지 확대되는 영역이다. 학과는 대구동물교감교육센터, 한국동물교감교육연구원과 협력해 교육 기부 및 사회공헌활동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장보윤 교수를 중심으로 20년 이상 축적된 동물매개치료 노하우를 녹여내고 있다. 학과의 미래 비전도 뚜렷하다. 단순한 동물 간호를 넘어서 ‘반려동물 토탈케어’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다변화된 산업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펫미용, 펫푸드, 반려동물 재활과 창업 분야까지 아우르는 실전형 교과과정은, 향후 고령화 사회에서 반려동물이 수행하게 될 정서적·사회적 역할을 대비하는 데에도 강점을 지닌다. 김달영 학과장은 “반려동물산업의 빠른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학과 교육 커리큘럼의 선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창의적 해결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우수산업체 발굴과 취업 연계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7-16

대구 남덕초, 강은희 교육감 등 참석 IB PYP 월드스쿨 공식 인증 기념식

대구 남덕초등학교가 16일 IB(국제 바칼로레아) PYP 월드스쿨로 공식 인증을 받아 인증 기념식 및 수업 참관 행사를 실시했다. 이번 기념식에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을 비롯해, 박우근·윤영애 대구시의원, 조재구 남구청장, 류호 대구남부교육장 등 내·외빈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인증 기념식에서는 IB 월드스쿨 남덕초 소개 영상 상영과 함께 학생, 학부모, 교사의 소감 발표가 이어졌다. 남덕초는 2020년 IB 기초학교 운영을 시작했으며, 2023년 3월 IB 관심학교로 지정된 후 2023년 11월 후보학교로 지정됐다. 지난 7일에는 국제바칼로레아 기구(IBO)로부터 IB 월드스쿨로 공식 인증을 받았고, 그 결과 대구 관내 IB 월드스쿨은 총 31개교로 확대됐다. 남덕초는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새로운 사고로 탐구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학습자’를 기른다는 IB 사명문 아래, 개념 중심의 탐구 수업 문화를 일관되게 실천해 왔다. 지난 5월 방문 평가 중 IB 인증 방문단은 “자연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는 학교 텃밭이 탐구학습과 연계돼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며 “전 교실에서 학생 주도적 수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전반에 포용과 이해를 기반으로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 문화가 잘 실현되고 있으며, 지역 사회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교육과정이 더욱 의미 있게 운영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혜주 교장은 “IB 월드스쿨로 공식 인증을 받기까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 온 남덕 교육공동체 모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존중과 협력 속에서 탐구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글로벌 학습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7-16

민주평통 포항시협의회, 탈북민에 장학금·생계자금 전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포항시협의회 북한이탈주민 후원회(후원회장 김승유)는 16일 북한이탈주민, 운영위원,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이탈주민 장학금 및 생활자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번 장학금 지원사업은 북한이탈주민 가정의 성공적인 사회 정착을 돕고 평화통일 기반 조성과 국민통합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학생 6명, 가정 4명에게 총 850만 원의 장학금과 생활자금이 수여되었다. 이날 전달식에서 김승유 후원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후원회는 가정과 학생들이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탈주민들이 통일과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이탈주민 후원회에서는 지난 2024년 7월15일 북한이탈주민 후원회 발족하여 포항시에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을 따뜻하게 이웃사촌으로 포용하고 실질적 도움과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전 시민이 함께하는 시민운동 차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유관기관 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여 오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16

포항북구보건소, 심리적 부담 해소 ‘청년마인드링크’ 온라인 상담 시작

포항청년마인드링크는 최근 정신건강 고위험군인 조기정신증 위험 청년들을 위한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16일 포항시 북구보건소에 따르면 이번 온라인 상담 서비스는 대학생들의 방학 시기에 맞춰 심리적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학은 학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진로 불안과 심리적 고립이 심화될 수 있는 시기로, 조기정신증 위험군 청년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이에 따라 대면 상담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심리적 문턱을 낮춘 온라인 상담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이고자 기획되었다. 많은 청년들이 대면 상담에 대한 부담감, 타인의 시선, 감정 표현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상담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텍스트 기반 상담인 온라인 상담 채널을 통해 청년들이 보다 익숙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심리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온라인 상담은 포항청년마인드링크 누리집, 온라인 상담 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포항청년마인드링크는 만 19세부터 34세 사이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포항 북구보건소 함인석 소장은 “조기정신증은 빠른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혼자 견디고 있는 상황”이라며, “온라인 상담을 통해 청년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조금 더 편안하게 털어놓고, 필요한 경우 전문적인 사회 자원이 연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7-16

왕실 숲, 천 년의 그늘에서 놀다

■발걸음을 유혹하는 그늘 지금 경주는, 초여름이지만 불볕더위가 기승이다. 땡볕은 대지를 데우고, 숨통마저 조인다. 대지가 토해내는 열기는 걷는 이들을 더욱 지치게 한다. 해는 구름을 허락하지 않고, 마른하늘은 비 한 줄 허락하지 않는다. 점점 느려지는 걸음과 기진맥진한 육신을 가까스로 이끌며 지쳐가던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나뭇잎이 흔들린다. 이쪽으로 오라는 듯. 사람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한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누구도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같은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태양이 스러지는 경계, 나뭇잎이 엮어내는 짙은 그늘이 앞서 걸어가는 사람들을 조용히 불러들이는 듯했다. 나도 이끌리듯 숲으로 몸을 들인다. 마치 오래전부터 누군가 기다리고 있던 곳에 도착한 것처럼. 바람보다 먼저 다가온 건 그늘이다. 숲은 아무 말 없이 나를 감싼다. 신선한 초록은 눈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식힌다. 순간, 나는 무언가 오래된 주문에 이끌려 이상한 세계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탈해 이사금 9년 3월의 봄밤 ‘시림숲’ 황금빛 궤짝 속서 걸어나온 사내아이 김씨 왕통 시조 ‘김알지’의 신화 간직 아름드리로 서 그늘 내리는 숲 어귀엔 신화의 기록 증명하는 표지석이 반겨 숲 끝자락서 이어지는 신라 궁전 월성 첨성대·대릉원 봉분들 한눈에 보이는 성터 능선서 옛도심 정취 가슴에 담아 ■신화의 문턱이 된 계림 대지의 열기 위에 오직 숲만 살아 있는 듯하다. 숲은 천 년의 신화가 여전히 꿈틀대는 듯, 싱그럽다. 나무들은 말없이 나를 받아들이고, 나는 비로소 숲에 섞여 든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 숲을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계림숲, 나무들은 모두 아름드리로 서서 그늘을 내리고, 한 줄 빛이 스치면 그늘 속에 몸을 숨긴 사람들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숲 사이로 한복을 차려입은 한 무리 앳된 청춘들이 지나가고, 신라 복장을 한 외국인들도 숲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각자의 모습을 담는다. 여러 나라 언어가 자유롭게 스쳐 가는 숲 사이로, 천 년의 시간을 건너온 바람은 오래된 나뭇가지부터 흔든다. 숲 어귀에 다다르니, 가장자리 나무 아래 커다란 표지석이 서 있다. ‘계림(鷄林)’이라 또렷이 새겨진 표지석이다. 무심히 서 있는 듯한 돌은 이 숲이 언제, 어떤 전설로부터 시작된 이름임을 증명하고 있는 듯하다. ‘계림’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신화와 기록‘이 포개진 이름이다. ■계림에서 시작된 김 씨 왕통 ‘삼국사기’ 권 1 신라본기 제1 탈해 이사금 조나 ‘삼국유사’ 권 1 기이편 제2 김알지(金閼智) 설화 조에는 ‘김알지 신화’가 기록되어 전해진다. 두 기록을 간추려 이야기로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탈해 이사금 9년(65년) 봄 3월, 밤이었다. 서라벌 들판은 바람조차 멈춘 듯 고요했고, 금성 서쪽 시림(始林)의 숲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그날 밤, 왕은 어떤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창 너머 어딘가에서 닭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단순히 새벽을 울리는 닭 울음이 아니었다. 울음은 금성의 중심에서 서쪽 숲 끝자락까지 뻗어 나갔고, 왕의 가슴을 두드리며 파고들었다. 왕은 흘려듣지 않았다. 이튿날 새벽, 궁중 신하 호공에게 명을 내려 시림을 살피도록 했다. 호공은 시림으로 들어갔다. 칠흑 같은 새벽, 나무들이 웅크린 채 잠든 시림의 깊은 곳으로부터 짙은 어둠 사이로 환한 빛이 새어 나왔다. 자줏빛 구름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꽂히고, 빛 안에 황금빛 궤 하나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그 아래에는 흰 닭 한 마리가 요상하게 울고 있었다. 빛은 궤에서 쏟아졌고, 숲은 그 빛을 기꺼이 받아내고 있었다. 호공은 숨죽여 궤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마치 신의 계시 같았다. 소식을 들은 왕은 직접 숲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금빛 궤짝을 조심스레 내려 열었다. 그 안에는 어린 사내아이가 곱게 누워 있었다. 왕을 보자 아이는 놀랍게도 몸을 일으켜 궤 밖으로 나왔다. 얼굴은 단정했고, 기이하리만치 용모가 빼어났다. 왕은 숨죽인 채 아이를 바라보았다. 곁에 있던 신하들도 모두 숨을 죽였다. 왕은 이윽고 조용히 말했다. “이 어찌 하늘이 나에게 내린 아들이 아니겠는가.” 아이는 곧 궁으로 들어와 왕의 손에서 자랐다. 자랄수록 총명하고 영특한 아이였다. 왕은 ‘어린아이’를 뜻하는 ‘알지’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또한 금빛 궤에서 나왔기에 성을 ‘김(金)’이라 삼았다. 원래 성스러운 숲이란 뜻의 ‘시림’은 이후 흰 닭이 울던 숲이라 하여 ‘계림(鷄林)’으로 불리게 되었다. 탈해 이사금은 하늘이 내려준 아이라 여긴 알지를 태자로 삼았지만, 그는 끝내 왕위에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김알지로부터 여섯 대를 내려가, 마침내 김미추가 신라 제13대 왕으로 즉위하면서 김 씨 왕통이 실현되었다. 계림숲 안에 자리한 봉분은 신라 17대 왕 내물마립간의 무덤으로 전해진다. 김 씨로서 두 번째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이때부터 신라 왕권은 김씨 세습의 형태로 이어졌고, 계림은 기원이 숨 쉬는 상징의 숲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신화의 뿌리에서 궁성으로 계림숲의 끝자락에서 그늘을 빠져나오면 천 년 전 신라 궁성이었던 월성의 흙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낮은 언덕을 따라 성터의 능선은 부드럽게 펼쳐진다. 파사왕 22년에 쌓은 이곳은 한 왕조의 정치와 제사의 중심이었다. 지금은 땅속 깊이 잠든 유적 발굴이 한창이다. 탐방로 초입에는 신라의 얼음을 품었던 석빙고가 숨어 있고, 그 주변엔 수백 년을 산 듯한 소나무들이 바람결에 몸을 맡긴다. 월성 능선에 오르면 숲과 도시가 함께 눈에 들어온다. 첨성대의 단아한 모습과 대릉원의 봉분들이 서라벌 가운데 불쑥 솟아오르고, 그 아래로 경주의 옛 도심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이 풍경은 임금이 거닐며 나라를 생각했을 풍경이고, 지금은 여행자가 발걸음을 늦추며 숨을 고르는 자리다. 바람은 언덕을 타고 흐르며 계림에서의 전설을 이 언덕에도 조용히 건넨다. 계림이 신화가 시작된 곳이라면, 월성은 신화가 몸을 이루고 살았던 자리다. 나무 아래서 깨어난 알지가 궁궐을 품은 이 언덕을 올려다보았을 것이다. 전설이 삶이 되고, 숲이 성이 되는 흐름 속에서, 이 두 곳은 결코 나뉠 수 없는 곳이다. 지금도 숲은 왕의 숨을 기억하고, 성터는 나무들의 속삭임을 듣고 있을 것이다. 계림과 월성은 서로의 시간 속을 비추며, 신라의 심장을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었다. ■천 년의 그늘에 잠시 계림숲은 겸허하다. 위대한 전설이 태어난 자리였다 해도 무엇 하나 화려하거나 거추장스럽지 않다. 그저 나무들이 사람을 맞고, 겸손한 모습으로 그늘을 내어주는 공간일 뿐이다. 어디선가 새 한 마리가 높이 날아오르고, 청솔모가 나뭇등걸을 타고 사라진다. 바람이 이파리를 뒤집을 때마다 숲은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한 그루 나무 아래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신비한 느낌이 감도는 나무다. 수령이 무척 오래된 듯한 나무는 속을 훤히 비우는 중이고, 곧 소멸하려는 자세로 세상을 응시하고 있다. 문득 김알지의 궤가 걸려 있던 나무가 아니었을까. 아니면, 알지의 탄생 빛을 가장 먼저 목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무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날 어린 사내아이를 기억하느냐고. 황금 궤가 걸려 있던 장면이 스친다. 흰 닭이 울었다는데 멀지 않은 어디선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나무 곁으로 조금 더 다가선다. 오랜 세월을 견디느라 힘든 기색이 역력한 나무에 손을 올려 본다. 파르르 떨며 그날의 이야기를 하려는 듯하다. 누군가는 이 숲을 지나가며 자신의 기원을 되새겼을 것이다. 알지 역시 그렇게, 땅 위에 남겨졌을 것이다. 숲의 경계에 다다랐을 때 시야가 훤히 열린다. 나무 그늘은 물러서고 너른 벌판 위 첨성대가 보인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월성 언덕 능선이 그림처럼 이어진다. 계림은 전설의 첫 장이었고, 월성은 그 이야기가 머문 궁성이었다. 숲을 벗어나 성 능선에 올라선다. 성안의 바람은 숲보다 더 깊고, 침묵은 더 낡은 결을 품고 사람들을 맞는다. 언덕 위에 서니 경주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모든 시작이, 방금 지나온 계림의 그늘 속에 있었다.

2025-07-16

세르반테스 생가 앞에 선 여행자

스페인 마드리드 근교의 도시를 걸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알칼라 데 에나레스의 조용한 거리 한복판이었다. 과거의 숨결이 배어 있는 건물 앞에서 나는 발걸음을 멈췄다. 붉은 벽돌과 마당에는 아담한 정원이 있는 가정집이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16세기 중산층 집이었다. 하지만 소설 ‘돈키호테’의 저자인 세르반테스가 태어나고 자란 생가로,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세르반테스가 여기에서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틔웠고, 허구 속 진실을 추구하는 문학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생각하니 내 가슴이 벅찼다. 문학의 세계가 물리적 공간이 되어 나를 맞이할 것만 같은 이곳은 다른 어떤 박물관보다도 정적이 깊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세르반테스의 고된 삶의 무게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레판토 해전에 참가해서 부상을 입었고, 해적에게 붙들려 5년 동안 알제리에서 포로 생활을 했던 그였다. 숱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돈키호테’를 출간해 인기를 얻었지만, 여전히 생활이 힘들었다. 병으로 사망한 뒤, 트리니티 탁발 수녀원에 묻혀 있던 그의 유해를 약 400년이 지난 2014년에 스페인 정부에서 찾았다고 한다. 생가 앞 도로에는 길게 뻗은 의자가 있었다. 의자에는 익숙한 두 동상이 앉아 있었다. 한 사람은 단정하게 수염을 기른 중년의 남자로 팔을 벌려 정열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 같았고, 다른 이는 팔짱을 낀 채 푸근한 인상으로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것 같은 사내였다. 그들은 바로 세르반테스와 산초 판사였다. 나는 두 사람 사이에 앉아서 가만히 대화를 들었다. 내 따스한 눈길에 차가운 청동의 어깨 위로 문학이 스미는 듯했다. 기념사진을 찍었다. 웃음은 머금었지만, 마음속에는 웃음보다 더 오래 머문 질문이 있었다. ‘왜 그는 돈키호테를 써야만 했을까?’ 내가 갖고 있는 책 속의 서문을 보면 ‘기사도 이야기들이 세상과 대중 사이에서 떨치고 있는 세력과 권위를 부수어버리는 것이 목적’이라는 문구가 있다. 현실을 보지 못하고 과거에 사로잡힌 기사를 통해 무분별한 이상주의와 현실도피를 비판했다. 그러나 단지 풍자만 한 것은 아니었다. 세르반테스는 스스로도 가난했고, 투옥되었으며, 군인으로서 전쟁의 상처를 입었다. 그는 돈키호테를 통해 자신의 좌절과 꿈을 투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인생을 단지 회한으로 쓰지 않았다. 현실은 고달프지만 인간은 꿈을 꾸고 웃음을 잃지 않기에 아름답다. 그러니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사람도 어쩌면 가장 용기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리라. 그는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었고, 웃음 속에 눈물과 철학을 스며들게 했다. 돈키호테는 꿈을 좇고, 산초 판사는 땅을 딛는다. 이상과 현실, 허구와 사실을 표현한다. 이상은 허무가 아니다. 비록 이룰 수 없더라도, 꿈을 향해 걸어가는 행위 자체가 인간을 고귀하게 만든다. 세르반테스는 그것을 알았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세르반테스는 둘 중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는 이 둘이 함께 길을 떠나야 비로소 이야기가 완성되고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박물관 앞의 동상도 서로 등을 맞대거나 외면하지 않고 나란히 앉아 있었다. 세르반테스는 쉰을 훌쩍 넘긴 나이에 다시 펜을 들었다. 너무 늦었다는 사람들의 말도, 삶의 거센 풍랑도 그를 막지 못했다. 그는 결국 이야기를 끝까지 써냈다. ‘돈키호테’ 1부는 58세였을 때, 2부는 68세가 되던 해에 세상에 나왔다. 그의 생가 박물관 앞에 선 여행자, 나는 문득 한 가지 바람을 품었다. 세르반테스로부터 실패를 견디는 자만이 진짜 이야기를 쓸 수 있다고 배웠으니, 나만의 돈키호테와 나만의 산초, 그리고 나만의 풍차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담히 써내려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었다. 진심이 깃든 수필집 한 귀퉁이에 쓰인 내 문장이 세르반테스처럼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랐다. /정미영 수필가

2025-07-16

곡강천(曲江川)

곡강천 상류로 가면 깊고 융숭한 풍경을 형성시키는 존재들이 있다 갈대와 억새가 풍성하다 그들은 무성해도 질서는 정연하다 천천히 술렁거리는, 바싹이는 소리가, 귀를 뚫고 마음에 거대한 뿌리를 심는다 어슬렁거리는 느린 자세이지만 확실한 연대(連帶)의 자세를 보여준다 전진(前進)의 의미를 안다 고인돌이 왜 주위에 산재(散在)해 있는지 충비 순량의 절개도 천하삼절길의 의미도 나에게는 의미가 없다, 부분일 뿐이다 다만 하나의 꼭지점이 된다 변곡(變曲)이라 말하지 마라 그저 곡강의 완곡한 흐름, 그 푸른 깊이를 저물도록 바라보았다 냇물보다 깊고 강처럼 길게 흘러 바다에 이르는 법을 오래 바라보았다 인생은 길게 바라보는 사람의 몫이다 승리든 쟁취든 이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것을 가지기에 그 공허(空虛)를 알지 못한다. 완곡하게 사래질을 하며 물러서는 곡강천을 다잡아 같이 걷는다 민물의 해조음(海潮音)을 듣는다 가당찮지만, 가능한 삶. ……. 갈대나 억새들이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는 늘 좋다. 황동규 선생의 시 구절, ‘당신이 나에게 바람 부는 장면을 보여주며는 나는 얼마든지 쓰러지는 갈대의 자세를 보여주겠습니다’, 고등학교 때 처음 읽은 시지만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대학로에서, 출판회관에서, 초상집에서 잠시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선생을 보듯 곡강천을 음미하며 오래 걸었다. 그는 너무 말라 있었고, 나도 늙어 간다. 곡강천만 내내 푸르다. /이우근 ..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2025-07-16

‘장사리 마을 숲’이 기억하는 그날의 기억

파도는 언제나 그 자리를 잊지 않는다. 동해의 먼바다 물결이 장사 해변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먼바다 수평선이 하얗게 열려 있었고, 내 앞엔 그날의 기록이 무연히 남아 있는 전승 기념관이 해변의 얕은 바다에 홀로 떠 있었다. 그리고 그 해변에는 바다를 향해 절규하고 있는 듯한 전몰 용사위령탑이 발길을 붙들었다. 풍경은 단지 추모의 대상이 아니라, 시간의 갈피 속에서 되풀이되는 한 민족의 기억이자 울림의 아픈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이었다. 1950년 9월 새벽 동해안 장사리 해안 장사상륙작전에 참여한 학도병718명 139명 전사… ‘우국 청년의사’로 불려 그 바다는 한민족의 아픈 역사로 남아 2009년 천연기념물 지정 ‘도천마을숲’ 400년 전 ‘마을 보호하는 숲’으로 조성 정월대보름땐 마을 평안 기원 당제 등 마을 공동체 중심, 세월 품은 공간으로 장사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4일 새벽 4시, 마침내 동해안의 장사리 해안에 정박한 문산호는 나이 17~19세 고등학생, 정식 군번도 계급도 없는 대부분 대구, 밀양에 거주하는 고등학생으로 편성된 학도병 718명을 태우고 있었다. 그들은 단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우국충성심 하나로 총을 들었고, 악천후 속에서도 상륙을 감행했다. 정규 군대가 아닌 청소년들은,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최전선으로 내몰렸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무려 4일간 고지를 사수하며 북한군의 보급로를 끊어냈다. 작전이 성공함으로써 인천상륙작전은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단순한 전술적 성공이 아니라,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러나 그 대가는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부상, 수십 명이 행방불명되었다. 그들은 누구의 아들이자 친구였으며, 이름 없이 스러진 ‘우국 청년의사’라는 칭호로만 남았다. 그들의 넋이 아직도 바다를 감돌고 있는 듯, 하늘과 바다의 경계에 눈을 두고 한참을 서 있었다. 바다에는 젊은 청소년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송림 아래에서는 나이 드신 피서객이 조용히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고 있었다. 문득 해수욕을 즐기는 청소년들과 전쟁에 희생된 학도병들의 얼굴과 겹쳐 보였다. 지금의 평화는 그때의 희생 위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위령탑에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희생을 숙연한 모습으로 오랫동안 묵념을 했다. 이곳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도천리 마을, 그곳에는 2009년 12월 30일 천연기념물 제514호 면적 1만9064㎡로 지정된 도천마을숲이 있다. 400년 전 조성한 마을 숲은 바다에서 목숨을 내던져 나라를 지켰던 장사리의 기억과는 달리, 이곳은 시간을 지키고 공동체를 품어온 마을 숲이었다. 도천숲은 마을이 처음 생길 때 조성되었다고 전해 오고 있다. 앞산의 뱀 머리 모양이 마을을 해친다는 풍수적 해석에 따라, 이를 막기 위한 비보림(裨補林)으로 숲을 조성했다고 한다. 숲은 자연의 방패로 바람과 액운을 막는 신령의 집이었다. 주민들은 나뭇가지 하나 꺾지 않았고, 바람에 부러진 나뭇가지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다.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두려워하며 숲에 예를 다했다. 나무 한 그루, 돌 하나까지도 살아 있는 존재로 여기던 주민들의 마음속에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야 한다는 오랜 철학이 뿌리내려 있었다. 정월 대보름, 숲속 당집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당제가 열린다. 다른 마을과는 달리 마을 청년들이 모두 참여하고, 다른 곳으로 떠날 때는 제당에 들러 인사를 하고 떠난다. 숲은 단지 녹색의 공간이 아니라,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그들은 삶을 자연에 의지했고, 자연은 그들에게 응답했다. 지금은 줄어들었지만, 한때 숲은 산기슭에서부터 하천을 따라 남쪽 국시당들까지 이어졌고, 이 울타리 덕분에 도천리는 영덕 제일의 부자 마을로도 이름을 날렸다. 지축을 흔드는 전쟁 때도 도천리 숲은 마을을 숨기고 주민의 안녕을 품었을 것이다. 숲 안에는 삼베를 삶던 ‘삼굴’이라는 남한 유일의 구조물이 남아 있다. 조상의 손길이 담긴 노동의 자취, 땀방울이 스며든 생명의 흔적. 숲은 단지 눈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라, 조용히 귀 기울이면 들려오는 역사였다. 나무 데크가 깔린 숲길을 걸었다. 발밑에서 들려오는 나무의 숨결, 머리 위로 퍼지는 녹음의 향기. 어느새 말없이 자연에 감싸여 있었다. 느티나무, 이팝나무, 말채나무, 회화나무, 팽나무 등 숲은 수백 년 된 노거수로 가득 차 있었다. 숲속 당집은 단정하게 기와집으로 돌담에 둘러싸여 있었다. 2006년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에서 마을 숲 부분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양 문화와 내륙 문화가 연계된 융합의 독특한 문화를 향유하면서 마을 주민들의 안녕과 건강을 담보하고 있었다. 문득, 폐교된 도천국민학교의 교문 곁에 서 있는 히말라야시다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1960년 개교와 함께 심어진 나무는 1994년도에 폐교되었지만, 지금도 굳건히 자라고 있었다. 아이들은 떠났지만, 나무는 남았다. 그것은 기다림이자 기억이었다. 나무 옆에 세워진 교적비가 말해 주고 있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평화와 일상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이름 없는 땀과 희생, 지혜와 인내 위에 놓여 있는가. 바다는 기억하고 숲은 품었다. 그 둘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 장사리의 바다와 도천리의 숲. 하나는 격렬한 희생의 장소이고, 다른 하나는 조용한 보전의 터전이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었다. 앞서간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후대의 평화는 없었을 것이다. 무너진 뿌리를 회복하지 못한 마을은 더 이상 공동체로 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두 장소는 대척점에 있는 듯하지만, 본질은 하나다. 바다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외적 헌신의 장소였고, 숲은 마을을 지키기 위한 내적 보전의 상징이었다. 바람은 장사리에서 울고, 나무는 도천리에서 속삭인다. 그리고 모든 것을 듣고 전하는 이들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다. 역사는 전쟁과 평화, 파괴와 창조,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모순의 기록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는 존재한다. 그것은 ‘기억’이다. 장사리의 젊은 넋들을 기억하는 일, 도천리의 숲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 이 모두가 우리가 이 땅 위에서 누리는 자유와 평화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오늘 장사리 해안의 시원한 바람을 등에 지고 도천숲 그늘에 잠시 쉬어 간다. 그 어느 곳보다 고요하고, 그 어느 곳보다 숭고한 두 장소가 전해주는 말 없는 가르침 속에서,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나 또한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기억이 되고, 누군가에게 이어질 지혜의 숲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아내와 함께 평화가 깃든 시골 전원주택으로 향했다. 장사상륙작전은… 6.25 전쟁 교착상태 타개를 위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기 위한 양동작전으로 실제 상륙지역인 서해안 인천의 반대편에 있는 동해안 장사리 해안을 기습 상륙을 감행함으로써 적으로 하여금 상륙지역을 오판하도록 하여 경인 지역으로 병력 증원을 방지하고, 북한의 수뇌부와 적들의 주의를 동해안 지역으로 집중시키고, 아울러 낙동강 전선에서 방어 중이던 국군 3사단이 포항 남쪽에서 반격을 개시할 때 적의 후방을 교란하여 적의 진로를 차단하며, 아군의 전진로를 계척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1950.8.24 대구, 밀양에서 772명(대다수 학생) 대원 모집 8.27 육군본부 직할 독립 제1유격대대 창설(편성) 8.27~8.30 밀양에서 훈련 9.10 육군 작전명령 제174호 출동 명령 하달 9.13 오전 출정식(부산 부두, 육군참모총장 정일권, 국방부 장관 신성모 참석) 9.13 14시 LST 문산호 부산항 출발 9.14 04:30 장사 해안 도착 9.14 14:50 상륙 성공, 적의 주 보급로 포항 영천 방면 국도 완전 차단. 적군 후방 활동 마비. 적 2개 연대, 전차 4대 영덕 방면 유인 장사상륙작전 당시 평양방송. 유엔군 2개 연대 동해안 상륙 보도. 육군본부에서 “우국 청년의사”라고 칭호.(육군 교보 제13840호 1952.12.27) 미군 군사전문가들조차 성공 확률 5000분의 1로 점치며 만류했던 20세기 마지막 상륙작전인 인천상륙작전에 성공케 만든 장사상륙작전은 경주, 부산을 사수하고 서울을 수복하는 6․25전쟁의 전세를 역전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하였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5-07-16

곤혹스러운 질문

우리 한글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과학적이고 쉬운지를 알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순식간에 글자의 원리를 깨닫고 읽어내는 것을 볼 때이다. 손주들이 글눈을 뜰 때는 주로 간판을 읽었다. 유치원을 오갈 때, 신호등 앞에서 정차해 있으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글자를 가리키며 읽게 하고, 잘못 읽으면 바로잡아 주는 식이었다. 좀더 크자 움직이는 차에서 손자와 손녀는 간판을 읽되 게임을 하곤 한다. 간판의 글자를 거꾸로 읽거나, 받침 없이 읽는 내기를 하고, 그렇게 읽어낸 소리가 우스운지 깔깔댄다. 무의미한 소리가 재미있는지 더 많은 간판이나 글자를 읽어내려 겨룬다. 몇 자 안되는 간판보다 움직이는 버스나 택시의 광고 문구를 먼저 찾아 읽는 게임을 하더니, 요즘엔 현수막의 긴 문장이나 광고 문구를 찾아 읽는 식의 게임으로 발전한 것을 본다. 그럴 때 애들 눈에 포착된 현수막은 대체로 정당 현수막이어서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대부분의 광고 현수막은 일정한 장소에 설치된 현수막 게첨대에 있어서 아이들 눈에는 포착이 안되는 것 같았다. 대신 정당 현수막은 대부분 교차로의 사방에 불법적으로 게시되어 있어 정차할 때마다 눈에 잘 띄는 게 문제였다. 지난 4월 선거 때에는 난무하던 그 많은 현수막에 기가 질릴 지경이었다. 현수막의 수와 양뿐 아니라 엄청나게 선정적인 내용엔 기함할 정도였다. 작년 12월부터 상호 비방 현수막이 덕지덕지 붙었었고, 선거 기간엔 무법천지 현수막으로 도배되었다. 선거라서 참아주자 했더니 선거도 끝난 최근엔 또 다른 내용, 서로 다른 정당을 비방하는 현수막이 교차로마다 걸려있어 눈살을 찡그리게 한다. 문제는 그걸 읽는 눈이 저 어리고 해맑은 아이들에게도 있다는 것이다. 어제 본 현수막, 그 중에서도 많이 순화한 현수막 하나를 예로 들어본다. ‘부적격·무능력·부도덕 장관 임명 반대 국민 눈높이로 송곳 검증하겠습니다.’를 단숨에 읽던 손녀가 어김없이 묻는다. “할머니 부적격은 뭐야? 무능력은 뭐야? 부도덕은 뭐야?” 단어 설명을 예를 들어 대강 해 주니 이해가 되었던지 “그러면 왜 그런 사람을 장관에 임명한대?” 송곳 검증이 아니라 송곳 질문을 해댄다. 이런 해맑은 질문에 현명하고 깔끔하게 대답해 낼 할머니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고 싶다. 나는 대강 얼버무리면서 마침 바뀐 신호등에 고마워하며 자동차의 엑셀에 화난 발을 올린다. 정당 현수막은 읍면동에 2개씩만, 어린이보호구역과 소방시설 주면은 설치 금지, 보행자나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우려 있는 교차로, 횡단보도, 버스정류장엔 몇 미터 이상 높이 설치해야 한다지만 이 법조차도 눈가리고 야옹이다. 디지털 시대, 얼마나 좋은 모바일 매체가 많은가. 이런 시대에 저런 구닥다리 정치광고를 하다니 참으로 한심한 국회요 정당이다. 정치 혐오 일으키지 않는 현명한 국회나 정당은 애당초 글렀나 싶다. 흉물스러운 현수막 게시하는 정당이나 국회의원 낙선운동을 한다면 없어질까. 글눈 뜬 아이들에게서 곤혹스러운 질문을 받고 싶지 않은 이 할미의 심정을 누가 알아주려나. 슬픈 나라다. /이정옥 위덕대 명예교수

2025-07-16

나는 왜 쉬어도 피곤할까

요즘처럼 과로하지 않아도 분명히 쉬었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잠을 자도 개운치 않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몸이 무겁고 머리가 멍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무기력함은 단순한 피로를 넘어선 신체 전반의 조절 이상일 수 있다. 한방에서는 이런 상태를 기가 허하다 또는 진액이 부족하다라고 설명을 했고 최근 과학은 부교감신경의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본다. 현대인의 생활은 겉보기에는 편해졌지만 내면의 긴장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알림, 업무 압박, 대인관계의 부담은 교감신경을 항상 깨어 있게 만드는데 이는 반대로 부교감신경의 회복 시스템을 억제한다. 부교감신경은 우리 몸이 재생하고 회복하며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잠을 자는 동안, 식후에 쉬는 동안, 혹은 명상이나 호흡을 할 때 이 신경이 작동을 하는데 늘 긴장 상태에 놓인 사람의 경우 이 회복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지치는 상태를 정기가 약해진 상태 혹은 진액이 고갈된 상태로 보고 약을 썼다. 특히 여름철 무더위와 과도한 발한, 식사 불균형, 야간 활동의 증가 등은 체내 수분과 기운을 빠르게 소모시키고, 비위장의 소화 및 흡수력 저하로 이어진다. 이럴 때는 충분히 쉬더라도 회복을 위한 에너지가 없기에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환자한텐 진액을 보충하고 기를 채워주는 처방을 활용한다. 맥문동이나 당귀 숙지황 같은 약재들로 진액과 기를 동시에 보충해준다. 비위가 허약하여 기운이 오르지 않고 항상 나른한 경우에는 인삼과 황기 같은 약재를 사용해 비위를 보하면서 기를 끌어올리는 약을 사용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심화가 위로 치솟아 잠을 방해하고 심신을 피로하게 만드는 경우에는 산조인 복령 등 안신 작용을 가진 약재를 활용해 뇌와 신경계의 흥분을 가라앉힌다. 일상에서는 기계처럼 쉬는 것이 아니라 회복되는 휴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식사 후 바로 눕지 않기, 가벼운 산책과 복식호흡, 땀을 너무 많이 흘리지 않도록 체온 조절하기, 단 음식이나 인공 감미료 섭취 줄이기 등이 모두 부교감신경을 되살리는 실질적 행동이다. 명상이 가능하면 명상을 하루에 30분 가량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명상은 교감신경을 낮추고 부교감 신경을 올리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명상이 힘들다면 걷기나 천천히 달리기 같은 육체 운동을 꾸준히 해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한방치료가 병행된다면, 단순한 휴식보다 훨씬 깊고 근본적인 회복이 가능해진다. 쉬어도 피곤한 사람은 이미 몸의 회복 회로가 마모된 상태다. 단순히 잠자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에너지를 쌓을 수 있는 몸의 조건을 다시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한의학 치료가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디. 한의학의 처방들은 수천 년간 이런 쪽의 회복에 효과적인 것이 검증되어 왔다. 기혈진액의 밸런스를 조절하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춰주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피로는 단순의지력 부족의 문제로 보지 말고 몸이 도와달라고 보내는 구조신호로 보고 적극적인 치료와 휴식으로 부교감신경의 회복 능력을 올려 보자. /박용호 포항참사랑송광한의원장

2025-07-16

경북도 2026년도 녹색자금 공모사업 본격 추진

경북도가 산림청 및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함께 2026년도 녹색자금 공모사업을 통해 도내 산림복지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확충한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복권기금을 활용해 추진되며, 사회·경제적 약자의 숲 접근성 확대 및 산림 체험 활동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총 사업규모는 350억 원으로 △취약지역 녹색 인프라 확충사업 224억 원 △취약계층 숲체험·교육 지원사업 126억 원이 각각 배정됐다. 특히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산림복지 공간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어, 최근 5년간 산불 특별재난지역(2022년 울진, 2023년 영주, 2025년 안동·의성·청송·영양·영덕)으로 지정된 경로당과 마을회관도 새롭게 지원 자격에 포함되는 등 선정 기준이 확대됐다. 구체적인 지원 항목으로는 ‘나눔숲 조성사업’과 ‘산림복지형 목재 인테리어 지원사업’은 개소당 최대 2억 원까지 100% 녹색자금으로 지원되고, ‘무장애 나눔길 조성사업’은 최대 33억 원, ‘도시숲 무장애 환경 조성사업’은 최대 10억 원까지 지원된다. 이들 사업은 녹색자금과 지방비를 각각 50%씩 매칭해 추진된다. 해당 사업 공모는 오는 8월 1일까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녹색자금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서류 및 현장심사를 거쳐 10월 중 최종 대상지가 확정될 예정이다. 각 시·군 및 수혜 기관은 사업 제안서와 관련 자료를 정해진 기한 내에 제출해야 한다. 조현애 산림자원국장은 “산불 피해 주민들께 산림복지 공간을 제공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하루빨리 숲이 주는 위로와 쉼을 누릴 수 있도록 중앙정부 및 한국산림복지진흥원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도내 산림복지 인프라가 한층 탄탄해지고, 지역 주민의 정서적 안정과 재건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16

경북도 경북의 맛과 정신 담은 전통 장류 산업 글로벌화에 박차

경북도가 한국의 전통 장류 산업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브랜드 구축에 나섰다. 경북도는 안동제비원, 뚝배기식품 등 대표 장류업체 관계자를 포함해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5일 ‘광역단위 장류 브랜드 개발 착수보고회’를 열고 경북 장류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용역은 한국 장의 맛과 기능성에 대한 세계적 관심 증대에 대응해 경북 장류의 우수성을 알리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것으로 전통 장 담그기 문화가 202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글로벌 시장의 장류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지역의 식품산업과 관광자원을 연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경북은 장류의 주원료인 콩 생산량에서 전국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2024년 기준 약 2만3000t), 지역 내 장류 제조업체가 264곳에 이르는 등 탄탄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2023년에는 ‘5월 30일은 장류 먹는 날!’로 선언하며 ‘530 한국장 데이’를 지정, 장류 소비 활성화를 위한 인식 제고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날 착수 보고회에서는 경북 장류의 고유한 특징과 차별화 요소를 분석, 이를 바탕으로 핵심 가치와 비전이 제시됐다. 특히, 브랜드 마케팅 전략뿐만 아니라 국내외 상표출원 방안, 패키징 디자인 및 스토리텔링 요소 강화 등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발표됐다. 또한 참여자들은 제품 품질 향상과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한 표준화·품질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추진하는 ‘K-미식벨트 조성사업’ 관계자들이 참가해 특강을 진행, 장류, 전통주, 식품명인 등 지역의 유무형 미식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경북은 이를 통해 단순한 장류 판매를 넘어 ‘맛과 이야기가 있는 관광 식품’으로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조영숙 농업기술원장은 “장 담그기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금, 경북이 한국의 전통 식품 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며 “경북만의 장류 공동브랜드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국내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술원은 장류 산업 기반 강화의 일환으로 ‘특화발효장류산업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영주 만포농산, 영천 기림바이오 등 6개소를 선정해 기술 지원 및 유통 전략 수립을 돕고 있다. 이는 지역별 특색 있는 장류 상품화를 통해 브랜드 다양성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 계획의 일환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16

시험지 유출 사고, 관리 시스템엔 문제없나

안동의 한 고교에서 일어난 시험지 유출 사고는 관련자 3명이 구속되고 해당 학생이 퇴학 결정되면서 일단 마무리되었으나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크다. 학부모와 기간제 교사가 짜고 한밤중에 학교에 들어가 시험지를 훔치려 했고, 학교시설 관계자는 이를 묵인하는 과정 등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나면서 교육에 대한 신뢰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자녀의 성적관리에 매몰된 학부모의 삐뚤어진 교육열과 이에 동조한 교사의 비도덕적 행위에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고 있다. 해당 학생의 성적이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시험지 유출이 이번만이 아닐 것으로 유추가 된다. 경찰 조사에서 보다 구체적인 정황 등이 밝혀지겠지만 가장 엄정하고 엄숙해야 할 교육 현장에서 비도덕적 범죄가 벌어진 것은 개탄할 일이다. 교육 당국이 나서 성적관리 전반에 대한 매뉴얼 점검을 벌이고 있으나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정 학생이 부정한 방법으로 성적이 올랐다면 묵묵히 공부해온 많은 학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되는데, 그들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또 민감한 시기의 학생들이 받을 심리적 충격을 어떻게 달래 줄 것인지 등이 숙제다. 시험은 공정성이 기본 잣대다. 성적평가로 상급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현행 교육제도 아래 불공정한 방법으로 성적이 조작된다면 교육의 신뢰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학교에서의 시험지 유출 사고는 전국에서 종종 벌어진다. 지난달 말 전주의 한 중학교에선 쓰레기통에 기말 시험지가 버려져 있는 것이 발견돼 학교가 시험 일정을 미루는 소동을 벌였다. 이번 사건을 한 학부모의 일탈이나 기간제 교사의 부도덕의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얼마나 긴장감을 갖고 학사를 관리하고 있는지도 반성할 문제다. 이것이 또 다른 현장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시험지 관리의 보안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확실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교육 신뢰를 찾는 길이다.

2025-07-16

포항시, 윤달기간 ‘시립 화장장’ 확대 운영

포항시는 오는 25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윤달 기간 개장유골 화장 수요 증가에 대비해 시립 화장장 운영을 확대한다. 윤달은 음력에서 한 달이 더해지는 달로, 풍습상 이 시기에 묘를 이장하거나 유골을 화장하려는 수요가 급증한다. 시는 이 같은 특수 수요에 선제 대응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원활한 장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맞춤형 운영 계획을 마련했다. 시립우현화장장은 개장유골 화장 예약 기간을 기존 15일 전에서 1개월 전 인터넷 예약으로 조정하고, 하루 최대 화장 횟수를 기존 5회차에서 6회차(오후 5시~6시)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하루 최대 6구의 개장 유골 화장이 가능해진다. 일반 시신 화장은 기존대로 1회차부터 4회차까지 정상 운영된다. 시립구룡포화장장도 개장유골 화장 예약을 1개월 전 인터넷 예약과 전날 잔여 회차에 대한 전화 예약 병행 방식으로 개선했다. 이와 함께 5회차(오후 4시~5시)를 개장유골 화장 전용으로 지정하고, 1회차부터 4회차는 일반 시신 화장을 중심으로 하되 예약 미달 시 개장유골 화장으로 탄력 운영할 방침이다. 인터넷 예약은 보건복지부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https://www.15774129.go.kr/)에서 가능하며, 구룡포화장장의 전화 번호는(☎054-270-5960)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윤달에는 예년보다 화장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선제적인 조치로 장사 행정의 안정성과 시민 편의를 확보하고자 한다”며 “화장장 이용에 혼란이 없도록 시민 안내와 서비스 품질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7-16

여당에 주목하지만, 야당은 한참 멀었다

정당은 정치적 결사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은 권력을 잡기 위한 정치적 경쟁을 벌인다. 경쟁은 권력 쟁탈전에 머물지 않는다. 국민을 더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정책 비전의 경합이며, 더 나은 나라 운영을 위한 집권 능력의 시험대다. 유권자는 이 경합에서 신뢰할 만한 손에 나라의 운명을 맡긴다. 그렇게 정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된다. 위임받은 정권을 경영할 위치에 서면 여당이 되고, 위임에 실패한 정당은 야당이 된다. 여당에게는 국정을 이끌 책임이 있고, 야당은 비판과 견제와 함께 대안을 제시하고 차기 정권을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바람은 한결같다. 정권이 누구 손에 있든 국민의 일상을 평온하게 돌보아주길 바란다. 우리는 어떤가. 정치 현실은 여전히 허술하고, 무엇보다 야당의 모습이 안타깝다. 여당이 조기 대선을 통해 급하게 들어선 정권인 만큼, 정책 라인업이나 장관 후보 선임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틈도 보인다. 대통령의 인사권이 독립적이긴 하지만 권한은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책임성을 동반해야 한다. 지금 여당은 국민을 설득하거나 불안을 달래기보다는, 수적 우위로 밀어붙이려는 인상을 준다. 국민의 기대만큼 잘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더 걱정스러운 쪽은 야당이다. 여당이 흔들릴수록 야당은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대안세력의 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금 야당에게 그런 책임 의식이나 준비가 보이지 않는다. 비난은 있으나 대안이 없고 감정적인 대응은 있으나 체계적인 전략은 없다. 여당의 국정운영이 다소 일방적이라면, 야당의 대응은 지나치게 산만하다. 민주정치에서 야당은 단순한 반대자가 아니다. 국가를 운영할 능력과 도덕성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 그것이 정권을 다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비판할 줄 아는 야당을 넘어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는 야당이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야당의 모습이다. 여당이 국정을 잘못 이끌 경우에 공백을 메울 신뢰할 만한 야당이 없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여당의 실수보다 야당의 무능이 더 무서운 이유다. 야당에게는 정권 탈환을 위한 비전도 체계적이며 조직적인 준비도 국민에게 다가서는 언어도 부족해 보인다. 여당의 정책에 반사적으로 반대할 뿐 새로운 정책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여당의 무능함이 야당의 존재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야당은 여당보다 더 성실하고, 더 준비된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 나라 살림은 여당이 하지만, 살림이 제대로 되는지 살피고 방향을 잡는 데는 야당의 몫이 크다. 여당이 밀어붙인다면, 야당은 정제된 언어와 설득력 있는 논리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반사적인 대응에 그치고 국민의 고통에 둔감하며 정권교체만을 외치는 현수막 구호로는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기 어렵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데 있다. 정권교체도 집권 경쟁도 그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여당에 기대를 걸지만, 야당이 이렇게까지 준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나라의 더 큰 문제다. 국민은 기억한다. 어느 당이 권력을 잡았는가보다, 누가 우리의 삶을 유능하게 책임질 것인지를. /장규열 고문

202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