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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전 707 특임단장 등 대령 4명, 불법 계엄 관여 혐의로 파면

국방부는 12·3 비상계엄 당시 병력을 이끌고 국회 유리창을 깨면서 침투한 김현태 전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대령)을 비롯한 대령 4명을 파면했다. 국방부는 29일 “12·3 내란사건과 관련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봉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 전 단장과 나머지 3인 등 대령 4명에 대해 법령준수의무위반, 성실의무위반 등으로 중징계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4명은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과 정보사 소속 고동희 전 계획처장·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정성욱 전 100여단 2사업단장이다. 김현태 전 단장은 계엄 당시 병력을 이끌고 국회 봉쇄·침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계엄 다음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잘못된 계엄에 동원된 부하들을 용서해달라”는 대국민 호소를 하기도 했으나 그 뒤에 입장을 바꿔 “국회 진입 과정의 정당성”을 강변한 인물이다. 정보사 소속 대령 3명은 선관위 점거와 선관위 직원 체포 계획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계엄 당시 이들의 상관이었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이미 파면 징계를 받았고,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해임됐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1-29

장동혁, 당무복귀 하룻만에 ‘한동훈 제명’ 의결

국민의힘이 29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전 대표 가족들의 ‘당원 게시판 여론 조작’ 의혹을 이유로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내린 제명 처분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장동혁 대표가 ‘쌍특검 저지’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당 윤리위가 징계 처분을 내린 지 16일 만에 확정된 것이다. 이날 2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에는 의결권이 있는 지도부 9명이 참석해 표결을 진행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표결 내용이나 찬반 여부는 비공개”라고 밝혔으나,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안건은 ‘찬성 7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7인은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신동욱·김민수·김재원·조광한 최고위원 등 주류 지도부다. 반면 양향자 최고위원은 기권 의사를 밝혔고, 친한(친한동훈)계인 우재준(대구 북구갑) 청년최고위원은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온 우 최고위원은 “오늘 결정에 대해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결정이자 당내 갈등의 정점을 찍는 장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장 대표를 향해 “단식을 통해 얻은 건 한 전 대표 제명밖에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장 대표는 회의 직후 ‘이번 결정에 어떤 마음으로 임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킨 채 자리를 떴다. 최 수석대변인은 한 전 대표 측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가능성에 대해 “신청 절차가 진행되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소명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명 효력은 “의결 즉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제명이 확정된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제명당했다”며 “저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의 열망은 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당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라며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기다려 주십시오. 저는 반드시 돌아옵니다”라고 강조했다. 회견장에는 친한계 의원들이 배석했으며, 지지자들도 몰려와 한 전 대표의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했다. 이번 조치로 한 전 대표는 향후 5년간 최고위 의결 없이는 복당할 수 없다. 이에 따라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물론 차기 총선과 대선에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길이 막혔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 등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독자 세력화를 꾀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1-29

올해부터 제헌절 다시 ‘빨간날’ ···18년만에 공휴일로 부활

대한민국 헌법 제정 기념일인 제헌절(매년 7월17일)이 다시 공휴일이 된다. 제헌절은 애초 공휴일이었지만, 기업의 부담 등 이유로 지난 2008년부터 ‘빨간 날’에서 제외됐다.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제헌절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공휴일법 개정안’을 재석 203인 중 찬성 198인, 반대 2인, 기권 3인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국무회의에서 공포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시행되게 돼 있어, 올해 제헌절부터 공휴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5개 국경일인 3·1절(3월1일), 제헌절(7월17일), 광복절(8월15일), 개천절(10월3일), 한글날(10월9일) 중 공휴일이 아닌 건 제헌절이 유일했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제헌절이 민주주의 근간을 확인하는 국경일임에도 공휴일에서 제외돼 상징성과 기념 의식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으며, 이재명 대통령도 제77주년 제헌절이었던 지난해 7월1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제헌절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이른바 ‘반도체 특별법’도 재석 206명 중 찬성 199명, 기권 7명으로 통과됐다. 특별법은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및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규정을 신설하고, 전력·용수·도로망 등 기반 시설 조성 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았다. 또한 2036년까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특별회계를 설치해 운영하도록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요구했던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조항은 소관 상임위에서 추가 논의한다는 부대 의견을 달고 이번 법안에서는 제외됐다. 농산물 도매시장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농안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개정안은 운영 실적이 부진한 도매법인의 지정 취소를 의무화하고, 신규 법인 지정 시 공모 절차를 의무화해 경쟁을 촉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도매법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고려해 위탁수수료율 조정을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농식품부는 하위법령 정비를 거쳐 공포 6개월 뒤 법안을 시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유통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하는 시장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국회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진행 시 국회의장의 사회권을 부의장이나 상임위원장에게 넘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당초 논의됐던 교섭단체 대표의 요청에 의한 정회 규정과 토론 종결 시 전자투표 도입 조항은 최종안에서 빠졌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1-29

경북도지사 선거 앞두고 구미로 모이는 주자들···선거 거점 부상

구미가 6·3 지방선거 경북도지사 선거 예비 주자들의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29일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최 전 부총리는 이날 “한강의 기적을 일군 ‘할 수 있다’ 정신으로 무너져가는 경북을 재건하겠다”면서 “경북도에는 중앙정부와의 정책·예산 조율 능력을 갖춘 ‘경제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념 과잉의 부동산 정책과 무능한 포퓰리즘이 지방 소멸을 방치하는 사이 매년 8000명의 청년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며 “이제는 단순한 관리형 행정 전문가가 아니라 중앙의 판을 읽고 실질적인 재원을 끌어올 수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구미시내 한 건물을 선거캠프로 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다음달 2일 구미 구미코에서 경북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 동상 참배와 함께 고 김윤환 전 대표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 이 시장 측은 “구미시청 인근의 대형 건물을 선거 사무실로 쓸 것”이라며 “다음달 중순부터 이 시장이 선거 캠프에 참여해 정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2월 2일 출마 선언 후, 7일 포항 출판기념회, 9일 퇴임식, 10일 안동서 예비후보 등록 등을 통해 경북도지사 출마행보를 시작한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다음달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이후 선거 캠프는 구미에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맞붙었던 더불어민주당 임미애(비례) 의원도 당시 구미에서 출정식을 열고 선거 사무소를 차린 바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주요 도지사 후보들이 잇따라 구미를 선거캠페인의 전진기지로 삼으면서 구미가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게 거론된다. 우선, 구미는 경북 서부권의 대표적인 산업·교통 거점 도시로,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선거 때마다 민심의 변화가 일어나는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제조업 종사자와 중산층 유권자가 밀집해 있어 도정 비전과 경제 공약을 제시하는데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고 각 예비주자의 기존 지지 기반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철우 도지사는 경북 북부권, 이강덕 시장은 환동해권, 최경환 전 부총리는 경북 남부권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구미는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TK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구미는 대구를 비롯해 김천·칠곡·상주 등 경북 중서부 지역과의 연결성이 뛰어나 선거 조직 운영과 유세 동선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다”면서 “선거 캠프를 구미에 둘 경우 경북 전역을 아우르는 전략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1-29

대구·경북 오피스는 버티고 상가는 흔들···상업용부동산 양극화

대구·경북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 오피스와 상가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오피스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으나, 상가는 소비 위축과 상권 침체 여파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대구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0.1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오피스 임대가격지수가 0.41%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대구 오피스 공실률은 11.0%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주요 업무지구가 5% 안팎의 낮은 공실률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지방 오피스 시장의 수요 회복은 더딘 모습이다. 경북 역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신규 임차 수요가 제한되면서 공실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가 시장은 오피스보다 상황이 더 어렵다. 대구·경북 지역 중대형·소규모·집합 상가 모두 임대료 약세를 보였으며, 공실률도 두 자릿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심 외곽과 생활밀착형 상권을 중심으로 공실 장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민간 소비 위축과 온라인 소비 확대가 상가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이 기대됐던 오프라인 상권이 금리 부담과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다시 위축되는 양상이다. 상가 권리금 역시 하락세다. 2025년 기준 대구 지역 평균 상가 권리금은 2506만원으로, 전국 평균(3394만원)을 크게 밑돌았다. 권리금이 형성된 상가 비율도 감소 추세를 보이며 창업·재창업 시장의 위축을 반영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구·경북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이전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오피스 수요 회복 속도가 느린 편”이라며 “상가는 소비 회복 없이는 단기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9

포항 해도동에 포스코 직원 기숙사 건립 본격화… 포스코·포항시 상생의 첫걸음

포항시 남구 해도동 일대에 포스코 직원들을 위한 현대식 기숙사 건립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산업과 도시가 함께 숨 쉬는 상생 모델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숙소 신축을 넘어, 포항의 주력기업과 도시가 공동의 미래를 설계하는 첫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에 계획된 포스코 사외 직원 기숙사는 해도동 29-1번지 일원 1만 3437㎡ 부지에 들어선다. 이곳 부지는 그동안 노후 주거지와 저이용 토지가 혼재된 지역으로, 체계적인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포항시는 이 일대를 ‘해도 희망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하고, 포스코 직원 기숙사 신축을 중심으로 한 계획적 정비에 들어갔다. 쟁점이 됐던 토지 이용 체계를 조정해 기존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었던 부지 중 95%에 해당하는 1만 2717㎡를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시켰다. 이렇게 되면 용적률 300% 이하가 되어 효율적인 건축이 가능해진다. 기반시설 정비도 함께 이뤄진다. 기숙사 부지 내에 포함돼 있던 ‘해도2 어린이공원’은 기능 재편 차원에서 폐지되고, 단지 진입과 주변 통행을 고려한 도로 체계가 새롭게 단장된다. 그동안 불편이 지적돼 온 골목 위주의 교통 흐름이 개선되고, 인근 주거지역의 접근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고밀도 개발이라기보다 직원 주거 편의와 주변 환경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 공간 활용을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직원 기숙사는 젊은 직원과 외지 근무자들의 안정적인 포항정착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 실제, 포스코의 직원 주거는 지곡단지 외에는 상대적으로 분산돼 있어 출퇴근 부담과 생활 불편이 지속적으로 지적됐었다. 포항시가 도시관리계획과 기반시설 정비를 통해 행정적 지원을 맡고, 포스코는 직원 복지 향상과 지역 정주 여건 개선 차원에서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포스코와 포항시가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며 협력한다는 점에서도 상생 협력의 대표적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간 원도심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돼 왔던 해도동 주민들도 반기고 있다. 기숙사 건립을 계기로 생활 인구 유입이 늘어나고, 주변 상권과 주거 환경에도 점진적인 활력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주민들은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시설 투자가 이어지도록 포항시와 포스코 등을 상대로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포항시 업무담당자는 “도심 내 유휴·저활용 부지를 정비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이번 해도동 포스코 기숙사 건립은 향후 원도심 정비와 개발에 지표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이런 형의 성과가 지역 전반으로 보다 확산될 수 있도록 포스코 외 다른 기업과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2026-01-29

광물 확보에 국가의 명운 달렸다

과거의 패권 전쟁이 영토와 석유를 중심으로 일어났다면, 21세기의 전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광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의 선임연구원 박준혁 저자는 그의 저서 ‘핵심광물 공급망 전쟁’(시크릿하우스)에서 핵심 광물을 단순한 자원이 아닌, 국가 산업 경쟁력과 안보, 외교 전략이 교차하는 ‘공급망 전쟁’의 핵심 요소로 조명한다. 21세기 전쟁의 새로운 전장은 바로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곳, 바로 핵심 광물 자원이다. 스마트폰, 전기차,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모든 첨단기술의 뿌리에는 리튬, 코발트, 희토류와 같은 핵심 광물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와 AI를 넘어 핵심 광물을 둘러싼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흑연과 희토류 수출 통제를 통해 공급망에서의 영향력을 드러내며, 미국과 EU는 핵심 광물 확보를 국가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법과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현재 공급망 전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채굴(업스트림)보다 훨씬 중요한 정·제련과 가공 단계(미드스트림)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며, 사실상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의 ‘마스터키’를 쥐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가공 능력의 80~90%를 독점하고 있으며,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과 리튬 제련 시장을 좌우하고 있다. 패권 경쟁 중인 미국은 그린란드를 차지하려 덴마크를 압박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핵심 광물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린란드는 막대한 희토류를 품고 있어 ‘유럽의 광물 창고’로 불린다. EU 역시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역내 채굴 및 재자원화 비중을 높이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 독자적인 산업 주권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자원 빈국인 한국은 어떻게 이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한국이 자원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 탐사, 기술 개발, 인력 교류 등을 포함한 입체적인 ‘파트너십’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원 전문가를 양성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총 6장에 걸쳐 전 지구적 핵심 광물 공급망 경쟁의 실체와 한국의 생존 전략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1장에서는 세계화의 퇴조와 함께 부활한 자원 민족주의의 실체를 파헤치며, 그린란드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수싸움이 단순한 영토 분쟁을 넘어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보이지 않는 전선임을 밝힌다. 2장에서는 디지털 전환(DX)과 AI 혁명이 가져온 광물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분석하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핵심 광물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광물의 탐사부터 최종 제품까지의 전 과정을 추적하며, 요소수 사태를 통해 시장 조달을 넘어선 ‘공급망 내재화’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4장에서는 광산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기후 변화, ESG 규제 등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5장에서는 폐배터리에서 보물을 찾는 ‘도시 광산’ 기술과 재자원화의 중요성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리튬 직접 추출(DLE)과 AI 기반 광물 탐사 등 혁신적인 기술을 통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 핵심 광물 문제는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고민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의 회복력과 직결된 사안이다. 저자는 위기감을 과장하기보다, 공급망 충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유와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며 독자가 현재의 국제 정세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9

故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삶과 사상

2022년 별세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삶과 사상을 담은 회고록 ‘김동길 육성: 이게 뭡니까’(나남)가 출간됐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가 남긴 칼럼과 저술을 모아 엮은 것으로, 일제강점기 평양에서의 학창 시절부터 해방, 김일성 체제 체험, 월남, 6·25 전쟁, 연세대 교수 시절, 유신독재 반대, 투옥, 재야 지식인의 길, 그리고 그의 마지막 성찰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김동길 교수는 정확한 언변과 정연한 논리, 기발한 유머, 깊은 통찰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논객이었다. 그의 화두는 항상 ‘자유’와 ‘정의’였으며, 이를 실천하고 알리는 것이 평생의 사명이었다. 유신독재 반대, 북한 주체사상 비판, 3김 정치 청산, 자유민주주의 수호, 태평양 시대 구상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단순히 보수 진영의 논객이 아니라, 진영 논리를 넘어선 가치를 추구했다. 김동길 교수는 “불의를 보고 침묵하는 것은 용기 없는 일”이라고 믿었으며, 시시비비를 직설로 가렸다. 그의 삶은 자유와 사랑의 실천에 중점을 뒀으며,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의 핵심이 사랑이라고 믿었다. 김동길 교수는 1928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민주화 운동에 관여했고, 이후 보수 인사로 변신하여 국회의원직도 지냈다. 그의 제자인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가 그의 육성을 바탕으로 이 회고록을 엮었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의 주요 발언뿐만 아니라 그의 삶의 여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며, 한국 사회에서 논객의 역할이 단순한 해설자가 아닌 역사의 흐름을 읽고 대중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책임 있는 지식인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김동길 교수의 삶을 통해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을 성찰하게 하며, 자유와 사랑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김동길 교수는 인생의 주제를 사랑으로 삼았으며, 이는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를 넘어 나라와 민족, 전 인류를 아우르는 것이었다. 그는 독신으로 살면서도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사랑과 연대의 가치를 나누었다. 대학에서는 2300명이 수강한 인기 교수였고, 5000회가 넘는 강연으로 30만 명의 청중을 만났으며, 100권이 넘는 저술로 독자들과 호흡했다. 이 책은 김동길 교수의 공적 자서전으로, 단순한 개인의 내면 고백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굴곡 속에서 한 지식인이 어떻게 사유하고 말하고 행동했는지를 기록한 중요한 역사적 자료다. 서구 지식인의 자서전 전통을 잇는 이 책은 국내외 지식인의 공적 자서전 전통을 이어가며, 당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김동길 교수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서 지식인이 차지해온 위치와 역할을 성찰하게 한다. 김동길 교수는 어린 시절 에이브러햄 링컨을 영웅으로 삼았으며, 그의 명연설은 김동길 교수에게 깊은 믿음을 심어줬다. 감옥에 갇혀서도 청년 죄수들을 가르치고 돌보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신앙은 자존심이었고, 이는 인격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메시지를 제자들에게 전하며, 옳다고 믿는 일에 목숨을 걸었다. “역사가의 일차적 임무는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사실대로 알아내는 것. 그러나 국가권력이 정치적 목적 때문에 과거사를 파헤치고, 그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 집권 세력의 구미에 맞게 풀이한다면, 이는 절대 용납해선 안 될 일이다.”(227쪽)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1-29

“세계 최고 51m 코스터휠의 위용⋯아이들에게 ‘시간의 모험’ 선물하고 싶어”

29일 경주시 경주월드에서 열린 ‘2026 경북 가족사랑 눈썰매 축제’ 현장. 정원기 경주월드 대표이사는 이른 아침부터 직접 현장을 찾아 시설 곳곳을 살폈다. 평소 ‘안전’을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는 정 대표는 이날 행사에 초청된 다문화 가족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격려의 인사를 건넸다. 정 대표는 “눈이 귀한 경주 지역에서 시민들에게 눈썰매장을 선보이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축제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이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꿈과 도전이라는 조각들을 하나하나 찾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월드 눈썰매장은 스키장을 제외하면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메인 슬로프인 ‘최장 라인’의 길이는 250m에 달하며 이 외에도 120m 라인과 어린이 전용 썰매장, 눈싸움 체험 공간인 ‘눈 마을’ 등을 고루 갖췄다. 정 대표는 “기온과 습도가 최적인 시간대를 골라 고품질의 인공 눈을 집중 생산하고 있다”며 “2월 말까지 최상의 설질을 유지해 방문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정 대표는 경주월드의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해 왔다. 9년 전 본부장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쌓아온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취임 후 현재까지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경주월드는 에버랜드, 롯데월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놀이시설 ‘톱 3’ 기업으로 우뚝 섰다. 정 대표가 꼽는 대표적인 성과는 지난해 240억 원을 투입해 개장한 높이 51m의 코스터휠 ‘타임라이더’다. 그는 “타임라이더에는 경주월드 40년의 발자취와 서사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150억 원이 투입된 아시아 최초의 싱글 레일 코스터 ‘스콜&하티’ 역시 역동적인 스릴을 무기로 경주 보문단지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됐다. 지난해 경주월드를 찾은 방문객은 약 150만 명. 우천 시를 제외하면 하루 평균 5000여 명이 방문한 셈이다. 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정 대표는 “실제 야외에서 즐기는 역동적인 모험은 가상 세계가 줄 수 없는 짜릿함을 선사한다”며 “단순한 놀이공원을 넘어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는 공간으로 진화시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1-29

‘2026 경북 가족사랑 눈썰매 축제’⋯경주월드 설원 수놓은 화합의 함성

“베트남에는 없는 눈이라 더 신기해요. 아이가 이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은 한국에 온 뒤로 처음 봅니다” 29일 오전 경주월드 눈썰매장. 하얀 설원 위로 썰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미끄러져 내려왔다. 영하권의 매서운 겨울바람이 뺨을 때렸지만,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이들의 입에선 비명 섞인 환호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 차례 슬로프를 내려온 아이들은 썰매를 끌고 다시 정상을 향해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고 그 뒤를 따르는 부모들의 얼굴에도 모처럼의 여유와 미소가 번졌다.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하고 경주시와 경주월드가 후원한 ‘2026 경북 가족사랑 눈썰매 축제’ 현장이다. 이날 행사에는 포항, 경주, 영덕 등 경북 동해안권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다문화 가족과 지역 내 취약계층 8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의 겨울을 만끽했다. 낯선 이국 땅에서 고단한 생업과 일상에 치여 겨울의 정취를 잊고 살았던 이들에게 하얀 설원은 국경과 세대를 넘는 소통의 장이 됐다. 축제의 막을 올린 최윤채 경북매일 사장은 환영사에서 “가정의 행복은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견고한 뿌리이자 큰 힘”이라며 “오늘만큼은 일상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오직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따뜻한 정을 나누며 서로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원기 경주월드 대표는 “우리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넓은 설원에서 마음껏 즐기며 꿈과 도전,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운영 요원들의 안내와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 퇴장할 때까지 사고 없이 즐겁게 놀다 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인숙 경주시 인구정책과장 또한 “신나게 즐기는 것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귀가하는 것”이라며 “가족들과 함께 오늘 하루 예쁜 추억을 가득 담아 가시길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현장에서 만난 가족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감동이 교차했다. 아이의 사진을 찍느라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박진수 씨(59)는 “평소 생업에 종사하느라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늘 미안한 마음이 한구석에 있었다”며 “오늘 이렇게 눈밭에서 함께 뒹굴며 웃다 보니 마음속 미안함이 싹 사라지는 기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친구들과 썰매 경주를 벌이던 조유희 양(13)은 “교실에서 공부할 때보다 훨씬 박진감 넘친다”며 “찬 바람을 가르며 내려올 때의 짜릿함이 최고라 친구들과 누가 더 빨리 내려오는지 내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즐거워했다. 눈마을 ‘플리트비체’에서는 작은 눈 조각 대회가 열려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이 발갛게 얼어가는 줄도 모르고 눈을 뭉쳐 눈사람과 눈오리를 만드는 데 몰두했다. 베트남에서 온 옥빛나 씨(43)는 “처음 만져본 눈이 너무 차가워 깜짝 놀랐지만, 아이와 나란히 앉아 눈사람을 빚다 보니 추위도 잊을 만큼 행복하다”며 “한국에서 만든 추억 중 오늘이 가장 특별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경진 군(9) 역시 “컴퓨터 게임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하얀 눈 가루를 맞으며 내려올 때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아 학교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린다”고 소리쳤다. 한편, 이번 축제는 지역 내 다문화 가정과 취약계층 가족에게 정서적 유대감을 제공하고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단순히 즐기는 행사를 넘어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화합의 장으로 기획돼 그 의미를 더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1-29

공소청 전환 앞두고 대구·경북 검찰 지휘부 개편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대구·경북 검찰 지휘부가 대폭 교체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단행된 이번 인사는 공소청 전환 이전 사실상 마지막 대규모 중간간부 인사로 평가된다. 법무부는 29일 고검검사급 검사 569명, 일반검사 358명 등 총 927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고검검사급은 2월 4일, 일반검사는 2월 9일자로 각각 부임한다. 대구고검에는 윤원상 서울고검 검사, 황성연 서울남부지검 중경단 부장, 하재무 대구지검 인권보호관, 백승주 부산지검 제2차장, 장재완 대검 반부패기획관이 전보됐다. 대구지검 제1차장에는 조석규 창원지검 차장, 제2차장에는 노선균 강릉지청 지청장이 각각 임명됐다. 형사부장에는 박대환(형사1부), 배상윤(형사2부), 김미수(형사3부) 검사가 보임되는 등 형사·민생 사건 대응 역량을 강화한 인사가 이뤄졌다. 경북 지역 지청장 인사도 눈에 띈다. 안동지청장에는 인훈 인천지검 형사6부장, 포항지청장에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 경주지청장에 정명원 대구서부지청 차장이 각각 임명됐다. 김천·상주·의성·영덕 지청장도 모두 교체되며 지역 검찰 조직이 새 진용을 갖추게 됐다. 법무부는 “공소청 전환과 검찰개혁을 충실히 준비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했다”며 “형사·공판·인권 분야에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한 검사들을 중용했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승진보다는 역할과 전문성에 방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며 “공소청 체제 전환 과정에서 지역 검찰청의 안정적 운영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평가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1-29

춤추는 지휘자 백윤학에게 반하다

지난 24일, 대구 콘서트하우스에서 서울페스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브리 & 디즈니’ 콘서트를 관람했다. 이날 공연은 영화 음악을 넘어,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하나의 축제였다. 공연장을 찾게 된 계기는 우연히 본 영상 한 편이었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기보다 음악과 함께 춤을 추듯 몸을 맡기는 지휘자의 모습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주인공은 ‘춤추는 지휘자’로 알려진 백윤학 지휘자였다. 화면 너머로도 전해지던 에너지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공연장으로 이어졌다. 공연 당일, 콘서트하우스 로비는 관객들로 가득 찼다. 디즈니 영화 음악 공연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관객, 특히 아이들과 함께한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공연 전 사진 촬영 금지 안내가 반복되었고, 이는 오히려 무대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공연이 시작되자 백윤학 지휘자의 존재감은 단숨에 무대를 장악했다. 그는 온몸으로 리듬을 타며 오케스트라를 이끌었고, 그 지휘는 음악을 ‘듣는 행위’에서 ‘보는 경험’으로 확장시켰다.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 흐르는 동안 관객석은 자연스럽게 그의 손끝과 몸짓을 따라 움직였다. 클래식이나 영화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쉽게 몰입할 수 있는 무대였다. 곡이 끝날 때마다 무대 뒤로 사라지는 연출은 공연의 긴장을 조율하는 장치처럼 작용했다. 본격적인 연주가 이어질수록 이러한 퍼포먼스는 음악적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솔로가 특히 인상 깊었다. 묵직한 첼로의 선율은 가슴을 천천히 파고들며 깊은 울림을 남겼고, 그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무대 뒤편에서 1인 다역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며 연주를 이어가던 연주자들의 모습 또한 눈길을 끌었다. 실로폰을 현란하게 두드리며 이어진 ‘이웃집 토토로’의 선율은 음악이 가진 순수한 즐거움을 떠올리게 했다. 공연의 정점은 앙코르 무대에서 찾아왔다. 디즈니의 수많은 공주를 노래해 왔다는 이희주 뮤지컬 배우의 목소리는 맑고 단단했다. ‘디즈니 12공주 메들리’가 시작되자, 공연장은 어느새 동화 속의 성처럼 느껴졌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각자의 기억 속 장면을 하나씩 꺼내어 가슴에 안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곡 ‘레잇고’를 부를 때는 관객과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하나로 연결되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지휘자의 관객에 대한 배려였다. 본 공연 동안 촬영이 금지된 대신, 2부 종료 후 사진과 영상 촬영을 허용하며 풍성한 앙코르 무대를 선사했다. ‘이웃집 토토로’의 ‘산책’, 히사이시 조의 ‘Summer’, 그리고 이어진 이희주 배우의 디즈니 공주 메들리는 공연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백윤학 지휘자는 관객들이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여유 있는 제스처와 포즈로 무대를 함께 즐겼고,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서울페스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름 그대로 ‘페스타(Festa)’, 즉 축제의 의미를 무대 위에 구현해냈다. 엄숙함 대신 즐거움을, 거리감 대신 소통을 선택한 공연이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연히 찾은 연주회였지만, 음악이 남긴 감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날의 공연은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고, 음악이 일상이 되는 순간을 관객에게 선물했다. /손정희 시민기자

2026-01-29

엄동설한에 피어난 할미꽃 한 송이

겨울을 앞둔 11월 중순. 때아닌 할미꽃 한 송이가 뜬금없이 꽃봉오리를 안고 고개를 내민다. 지금 올라와서 어쩌려는 걸까. 나고 자라고 거두고 감추는 자연의 순리를 무시하고 불쑥 모습 드러낸 이 작은 생명을 두고 그저 지켜보는 거 말고는 달리 해줄 게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안타깝다. 혹독한 겨울을 어찌 버티려는지 걱정스러우면서도 겁도 없이 올라온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다. 마당 양지바른 곳에 할미꽃이 터를 잡은 지 벌써 18년째다. 한 송이로 시작했던 것이 해마다 봄이면 식구를 늘리더니 이제는 뿌리를 길게 뻗어 제법 군락을 이룬다. 얼어붙은 대지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3월이면 봄의 전령사가 되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꽃봉오리 밀어 올리는 그 자태는 참으로 곱고 우아하다. 꽃샘추위가 매섭게 기승을 부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꼬물꼬물 피어나는 모습은 보는 이를 행복하게 한다. 하지만 아무리 매서운 꽃샘추위를 견딘다 해도 겨울 한복판의 강추위에 어찌 비하랴. 이 작은 마당에서 이런 ‘반칙’은 처음이다. 겨우내 포근한 대지의 품에서 힘을 길러 봄볕이 따스해질 즈음 양껏 기지개를 켜며 올라오는 것이 순리다. 그 질서 속에서 준비한 꽃망울을 품고 3월 초 세상 밖으로 나오면 벌과 나비를 만나 수정을 하고 4월이 채 오기도 전에 머리를 풀어 헤쳤을 터다. 그러나 계절을 착각한 이 친구는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씨앗을 품지 못한다. 벌도 나비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끝내 붉은 잎조차 떨구지 못한 채 말라가는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왜 순리를 거슬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인간의 욕심으로 달궈진 지구온난화 탓일 수도 있다. 편리함과 성장을 위해 자연의 순리를 무시한 결과는 기후 위기라는 이름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점점 잦아지는 이상기온과 계절의 붕괴는 한 송이 꽃이 제 계절을 잃어 온전한 삶을 힘들게 한다. 순리를 벗어난 대가의 가혹함을 이 작은 꽃이 온몸으로 보여준다. 이는 자연을 넘어 인간사회로 이어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는 쥐를 상대로 한 흥미로운 실험이 등장한다. 쥐들 사이에서도 착취하는 자와 착취당하는 자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나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은 쪽은 지배를 당하는 쥐가 아니라 지배를 하는 쥐였다.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인한 끊임없는 긴장이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질서를 거스른 자가 가장 먼저 무너진다는 사실을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자연을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인간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순간의 이익을 좇아 그릇된 삶을 살아간다면 그 무게는 결국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어떤 형태로든 순리를 저버린다는 것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뜻이다. 계절을 인식하지 못한 할미꽃도, 남을 속이는 그릇된 삶도, 힘으로 다른 존재를 억누르며 살아가는 존재도 상황은 다르지만 결말은 닮아있다. 모두 제 자리를 벗어났기에 온전하기가 힘들다. 겨울의 시린 햇살조차 버거운 듯, 꼿꼿이 서서 말라가는 할미꽃을 한참을 그렇게 들여다본다. 이 작은 어긋남이 불러 온 혹독한 시간을 자연은 말없이 보여준다. 윤리를 지키고 자연과 더불어 제 자리를 지키는 삶이야말로 가장 어렵고도 가장 정직한 삶의 방식임을 이 작은 꽃이 조용히 일러주는 듯하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6-01-29

서구문화회관 ‘리마인드 명화산책’, 지역민 대상 ‘위대한 개츠비’ 상영

1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26일, 대구 서구문화회관에서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가 상영됐다. 서구문화회관은 매달 마지막 월요일마다 ‘리마인드 명화산책’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명작 영화 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는 2013년 개봉한 작품으로, 대한민국에서만 누적 관객 수 145만 명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기록적인 관객 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인생 영화’로 꼽을 만큼 깊은 여운과 질문을 남기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초반, 개츠비는 마치 환상의 인물처럼 베일에 싸여 등장한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존재에 호기심을 느끼며, 과연 그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인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게 된다. 그러던 중 호화로운 파티 속에서 어딘가 고독함이 묻어나는 개츠비가 모습을 드러내며 영화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개츠비가 만든 화려한 저택과 파티는 모두 과거의 연인 데이지를 위한 것이었다. 그는 다시 만난 데이지와 함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그녀에게 집착한다. 모든 것은 그녀를 위해 준비된 것이며, 완벽해진 자신을 데이지가 인정해주고 예전처럼 사랑을 나눌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개츠비의 사랑은 ‘데이지를 향한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데이지를 통해 완성하려 했던 ‘자신의 이상’이었을까. 또한 그는 왜 그토록 과거에 집착했을까. 개츠비는 결핍된 욕망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채우려는 인물처럼 보인다. 되찾은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한 집착과 더 깊은 관계를 맺으려는 욕망은 결국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다. 이와 대비되는 인물이 데이지다. 데이지는 초반에는 개츠비의 계획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지만, 그의 집착과 폭력적인 성향 앞에서 침묵을 선택한다. 선택을 미루고 책임을 회피한 채, 결국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마지막까지 ‘고민’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데이지의 모습은 침묵 또한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개츠비가 오랜 시간 갈망해 온 데이지는 결국 그를 떠난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데이지는 그를 돌아보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 개츠비는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고, 그의 파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정작 그의 장례식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데이지의 떠남으로 그는 모든 것을 잃은 듯 보이지만, 사실 그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했던 셈이다.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인물을 ‘위대한 개츠비’라 부르는 제목은 그래서 더욱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서구문화회관을 통해 만난 ‘위대한 개츠비’는 수많은 질문과 생각을 남기며 긴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올해 서구문화회관에서는 ‘인턴’, ‘인터스텔라’, ‘트루먼 쇼’, ‘러브레터’ 등 다양한 명작들의 상영을 예고하고 있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매달 마지막 월요일 오후 7시에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소중한 사람과 월말에 함께 영화를 보러 가보기를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2026-01-29

포스코홀딩스, 철강·LNG로 수익 방어···올해 리튬 성과 본격화

포스코홀딩스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도 철강과 LNG 중심 에너지사업의 견조한 수익을 바탕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올해는 해외 철강 합작과 리튬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며 수익 반등이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69조9050억원, 영업이익 1조8270억원, 순이익 50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차전지소재 신규 공장 가동 비용과 인프라 부문의 일회성 손실이 반영됐지만, 철강과 LNG사업의 안정적인 이익이 이를 상쇄했다. 철강부문에서는 포스코 별도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6.8% 감소한 35조1010억원에 그쳤으나, 에너지 효율 개선과 원가 혁신 효과로 영업이익은 1조7800억원으로 20.8% 증가했다. 4분기에는 주원료비 상승과 주요 공장 수리로 생산·판매량이 일시 감소했지만, 판매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을 유지했다. 이차전지소재부문은 리튬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포스코퓨처엠이 전년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했다. 다만 아르헨티나 리튬 공장 등 신규 설비의 초기 가동비용이 반영되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표상 하락했다. 회사 측은 올해 상업생산이 본격화되면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프라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호주 세넥스에너지 LNG 증산과 인도네시아 팜 사업 인수를 통해 견조한 이익을 유지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플랜트 수주 확대에도 불구하고 공사 중단에 따른 일회성 손실이 반영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분기 주요 공장 수리, 건설사업 손실, 적자법인 매각 비용이 집중되며 실적이 일시적으로 저점을 찍었지만, 올해는 철강·LNG의 안정적 수익과 리튬 상업생산 개시로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점 경영 전략도 제시했다. 철강부문에서는 포항(에너지용 강재), 광양(모빌리티 강재) 제철소의 특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소환원제철 데모플랜트 착공 등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낸다. 해외에서는 ‘완결형 현지화 전략’에 따라 철강 합작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차전지소재부문은 아르헨티나 리튬 상업생산을 시작으로, 하반기 호주 리튬광산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즉각적인 수익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인프라부문에서는 LNG 증산과 에너지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추가 이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포스코홀딩스는 저수익·비핵심자산 구조개편을 2028년까지 이어가 총 2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성장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누적 73건의 구조개편으로 1조8000억원을 창출했으며, 2026~2028년 추가 55건을 통해 1조원을 더 확보한다는 목표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2026-01-29

경북도의회 생활·안전·산업 전반 아우르는 조례안 잇따라 통과

경북도의회 박순범·남영숙·김대진·김창혁·이선희·박영서·권광택 의원이 지난 28일 개의한 제360회 임시회에서 도민 생활과 안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박순범 의원(칠곡)은 소방공무원의 급식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경북 소방기관 급식환경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긴급출동으로 끼니를 놓치는 사례가 반복되는 현실을 반영해 비상급식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출동지령·상황일지 확인을 통한 투명한 운영과 타 식비와의 중복 지급 제한도 포함돼 소방공무원의 건강관리와 현장 대응력 유지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영숙 의원(상주)은 여성건설인의 체계적 육성과 지원을 위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 조례는 건설산업의 디지털화·기계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기·비전문직에 편중된 여성 인력 구조를 개선하고, 교육·훈련·고용 지원 및 예산 근거를 마련했다. 전국 최초로 여성건설인 지원을 단일 제도로 규정, 인력난 해소와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대진 의원(안동)은 장애인 체육시설 확충을 위한 조례안을 내놓았다. 도내 17만 명에 달하는 장애인 인구에 비해 체육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장애인 배려 체육시설 지정·지원과 편의 제공, 협력체계 구축 등을 규정했다. 특히 ‘1시·군 1장애인 배려 파크골프장’ 사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생활체육 종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강화된다. 김창혁 의원(구미)은 스마트폰 과다 사용, 사이버 도박, 딥페이크 범죄 등 심각한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경북 청소년 정보화 역기능 청정지역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발의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종합적·기술적 조치와 유해정보 차단 소프트웨어 확대 보급을 규정했다. 이선희 의원(청도)은 ‘경북 지역활성화 투자사업 촉진 조례안’을 통해 정부의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정책과 연계, 대규모 민간투자를 유도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 조례는 구미 청년드림타워, 경주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 등 이미 국가 선도 사례가 선정된 만큼, 향후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인력 안정적 확보를 위한 조례 개정도 이뤄졌다. 박영서 의원(문경)은 간호정책 시행계획과 연계를 강화하고, 여성 의료인력의 모성 보호, 숙련 간호사 확보 지원 등을 조례로 규정해 의료현장의 지속 가능성과 도민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기여했다. 권광택 의원(안동)은 ‘경북 마을순찰대 지원 조례안’을 발의해 주민 자율조직인 마을순찰대의 활동수당·장비·교육훈련비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태풍·호우·폭염 등 재난 상황에서 초기 대응을 강화해 도민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했다. 이번 조례안들은 오는 2월 6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1-29

경북교육청 질문중심 수업·평가 전문가 양성 기관 선정

경북교육청이 교육부가 추진하는 ‘질문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를 연계한 초등 수업·평가 전문가 1000명 육성’ 사업의 주관청으로 선정됐다. 29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학생의 질문을 기반으로 한 수업 혁신과 성장 과정을 지원하는 과정중심 평가 체제를 학교 현장에 확산하기 위한 것으로, 전국 단위 연수 운영과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초등 교육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경북교육청은 연수 운영 체계와 내용 구성을 총괄하고, 시도교육청 및 현장 교원과 협력해 전국 확산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교재와 자료를 개발·정비해 참여 교원이 학교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수업·평가 설계 예시와 운영 가이드, 자료 활용 지침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경북교육청은 그동안 ‘질문이 넘치는 교실’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질문중심 수업을 선도적으로 확산해 왔으며,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기반한 서·논술형 과정중심 평가 자료집을 전 학년에 걸쳐 개발·보급하는 등 현장 적용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향후 연수에서는 △질문중심 수업 설계와 사례 공유 △서·논술형 평가를 포함한 과정중심 평가 설계·실행 △학생 성장 진단과 피드백 체계 △학교 현장 적용을 돕는 지원 자료 활용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경북교육청이 본 사업의 주관청으로 선정된 것은 질문중심 수업과 학생 평가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온 현장 기반의 실행 경험이 인정받은 결과”라며 “학교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연수 운영과 지원 체계를 통해 전국 확산을 선도하고, 초등 수업 및 평가 전문가 육성에 의미 있게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6-01-29

대구시,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 국회 통과 위해 정부 지원 요청

대구시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원활한 국회 통과를 위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29일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을 만나,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건의했다. 이번 면담은 지난 28일 경북도의회가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 찬성 의결함에 따라, 향후 발의될 특별법안에 대한 전향적인 정부 검토를 요청하고,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이 타 시·도 통합 특별법과 함께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시는 광역통합으로 출범하는 특별시의 실질적인 자치권 보장과 재정분권을 위해 특별법에 각종 특례가 최대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광역통합이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성공 사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출범 초기부터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정부 재정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5극 3특 성장엔진’ 구상과 연계해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대기업 유치를 위한 각종 특구 지정과 지역개발 권한 등 산업 육성과 관련된 권한이양 및 특례 조항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했다. 대구·경북이 전국 최초로 광역시·도 통합 논의를 시작하며 이를 국가적 아젠다로 확산시킨 만큼,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통합을 추진 중인 다른 시·도와 함께 어느 지역도 소외되지 않고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을 당부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성공을 위해서는 재정지원과 과감한 권한이양 등 정부가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진정성 있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 타 시·도와 긴밀히 협력해 민선 9기에 통합지자체가 출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1-29

포항폴리텍, 청년 일자리 해결사로⋯고용부 장관 표창

한국폴리텍대학 포항캠퍼스 산학협력처는 지난 27일 열린 ‘2025년 고용노동행정 유공 표창 수여식’에서 ‘미래내일 일경험 지원사업’을 통한 청년 취업 진로 및 장기근속 지원 분야의 성과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고 29일 밝혔다. 포항캠퍼스는 그간 ‘미래내일 일경험 지원사업’의 프로젝트형 운영기관으로서 미취업 청년들에게 양질의 직무 탐색 기회를 제공해 왔다. 특히 전국에서 선발된 미취업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가 큰 호응을 얻었다. 기업이 현업에서 실제로 맞닥뜨리는 과제를 제안하면 전문 멘토 1명과 청년 4명이 한 팀을 이뤄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단순 이론 교육을 넘어 실제 기업 수요에 맞는 직무 역량을 쌓고 현장 감각을 익혔다. 포항캠퍼스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올해 사업 범위를 더욱 넓힐 계획이다. 기존 프로그램 외에도 △IT △연구·R&D △생산·제조 △금융·회계 △광고·마케팅 △경영·사무 △공공행정 등 7개 분야에서 실전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일반 청년뿐만 아니라 구직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한 ‘사회참여형 특화 프로그램’도 병행하여 일자리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장세호 산학협력처장은 “청년들이 실무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1-29

“반도체 설계, 이젠 AI가 스스로 배운다”⋯포스텍, 설계 난제 해결

현대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설계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영역으로 꼽히는 ‘아날로그 반도체 설계’의 난제를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으로 해결했다.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김병섭 교수 연구팀은 아날로그 반도체 레이아웃 설계를 스스로 학습해 수행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회로 구조가 복잡하고 설계 방식이 제각각이라 AI를 적용하기 매우 어려웠다. 특히 반도체 설계 데이터는 기업의 핵심 자산이라 외부 공개가 제한돼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고질적인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hatGPT의 기반 기술로 알려진 ‘파운데이션 모델’에 주목, AI가 정답 없이도 스스로 규칙을 익히는 ‘자기지도학습’ 방식을 도입했다. 반도체 설계 도면을 조각낸 뒤 일부를 가리고 이를 다시 예측하게 하는 일종의 ‘퍼즐 맞추기’ 훈련을 시킨 것이다. 이 방식을 통해 연구팀은 단 6개의 실제 설계 데이터만으로 약 32만 개의 학습 데이터를 생성해내는 데 성공했다. 학습을 마친 AI는 회로 연결에 필수적인 접점(contact), 비아(via), 금속 배선 등 다섯 가지 핵심 설계 작업을 정밀하게 수행했다. 김병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 부족으로 막혀 있던 아날로그 반도체 설계 자동화의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확장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반도체 회로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IEEE Transactions on Circuits and Systems (TCAS-I)’ 최신호에 게재됐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1-29

2월 3일부터 ‘명절 현수막 공해’ 해방···정치신인은 ‘난감’

올해 설 명절 전후 6·3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사라진다. 지난해 추석 명절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얼굴과 이름을 새긴 불법 현수막을 쏟아내면서 빚어진 시민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이 해소되는 것이다. 반면에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현수막이라는 홍보 수단에 크게 의존하는 정치신인들은 난감해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90조에 따라 선거일 전 120일인 2월 3일부터 선거일까지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포함)의 성명·사진 또는 그 명칭·성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명시한 현수막 등을 게시할 수 없다. 선거기간이 아닌 때에 행하는 정당법 제37조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활동 등 극히 제한적으로만 현수막을 허용한다.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탓에 10명 이상의 출마자가 몰린 포항시장 선거에 처음 나서는 출마예정자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실(옛 춘추관장) 직무대리를 지낸 박대기 출마예정자는 “정치신인으로서 포항시민들께 더 많이 인사드리고 싶은데, 명절 인사를 나눌 현수막을 게시할 수 없게 돼 안타깝다”라면서 “대신에 2월 2일까지 희망찬 새해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현수막을 통해 전할 예정”이라고 했다. 울산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안승대 출마예정자도 “아쉽지만, 법을 따라야 한다”면서 “직접 발로 뛰면서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높은 인지도와 다수 선거 출마 경험이 있는 출마예정자들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재선 포항시장 출신의 박승호 출마예정자는 “현수막을 통한 설 명절 인사를 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법은 지켜야 한다”면서 “설 인사를 담은 현수막을 미리 걸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명절 전후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의 방법으로 인사를 드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공원식 출마예정자는 “포항시민 한 명에게라도 더 인사하고 알려야 하는 입장에서 명절 현수막이 요긴하기 때문에 아쉽다”라면서도 “시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더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의 연방선거법과 달리 우리의 공직선거법은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매우 제한적이지만, 그렇다고 시민 불편과 선거 비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마냥 허용해줄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장 교수는 “개인 인지도 높이기와 홍보가 절실한 정치신인일수록 단기적인 효과를 위한 현수막 게시 보다는 시민들과 더 많은 시간 소통하고 깊이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1-29

TK 행정통합, 이제 국회통과 문턱 남았다

경북도의회가 지난 28일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관한 의견 제시’ 안건을 통과시키면서 이제 TK 행정통합의 운명은 국회가 결정하게 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도의회에서 안건이 통과된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중 특별법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법이 통과되면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을 뽑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이 국회에 제출하는 특별법안에는 다양한 특례조항이 담겨 있다. 통합특별시 부시장은 4명으로 구성하고, ‘광역통합교부금’과 ‘광역통합교육교부금’과 같은 신규 재원도 신설하도록 했다. 특별시장이 미래특구(통합신공항과 후적지, 항만 등 대상)와 투자진흥지구(대기업 유치)를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법 조문은 335개에 달한다.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되면 해당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 넘겨진다. 상임위에서 전문가 의견 청취와 공청회 등을 거쳐 법안수정 작업을 한 후, 법사위와 본회의 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특별법 처리를 목표로 입법 속도를 높이겠다고 했다. 특별법이 국회 관문을 통과하면 3월부터는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실무 준비가 본격화된다. 대구시와 경북도, 시·도 교육청의 조직·인사·재정 통합 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그리고 6월 지방선거에서는 초대 통합특별시장이 선출된다. 그동안 대구시장·경북도지사 출마를 준비해 왔던 예비주자들도 선거운동 범위를 대구·경북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 이미 인지도가 높은 일부 예비주자들은 동창회나 향우회 등 개인 연고를 통해 통합단체장 선거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K 행정통합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행안위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행안위에서는 특별법 조항을 꼼꼼하게 심사한 뒤 정부와 지자체 의견 등을 종합해 수정안을 마련한다. 특별법 수정작업을 하는 행안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는 대구 출신 이달희(비례대표) 의원이 소속돼 있다. 행안위가 얼마나 빨리 특별법안을 법사위에 넘기느냐에 따라 6월 통합단체장 선출 여부가 결정된다.

2026-01-29

TK금고 이자율 전국 꼴찌, 투명성 높여야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지방자치단체 금고 이자율이 지역별로 2배 이상 편차가 나는 것을 두고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X에서 “1조원에 1%만해도 100억원”이라며 이 돈으로 주민을 위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행안부는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금고 이자율을 공개했다. 작년 12월 지방회계법 시행령 개정으로 금고 이자율 공개가 의무화된 데 따른 조치다. 공개된 지자체별 금고 이자율은 전국 평균 2.53%다. 인천이 4.57%로 가장 높았고 대구와 경북은 2.26%와 2.15%로 전국 평균보다 낮고 전국 꼴찌로 확인됐다. 지자체의 금고 이자율이란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이 낸 세금으로 조성된 예산을 특정 은행에 맡기고 받는 금리다. 지자체마다 세금을 관리할 은행을 선정할 때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 조건은 선정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금고 금리가 인천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전국 최하위권에 있는지에 대한 해당 자치단체의 해명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금고 관리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 검토도 새롭게 해야 한다. 은행관계자에 의하면 이번에 발표된 금리는 정기예금 금리만 공개한 자료여서 실질적 금리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지자체 금고 선정 평가에는 금리와 더불어 지자체 협력사업비나 지역사회 기여도, 지역민 이용 편의성 등을 포함하기 때문에 1년 정기예금만으로 금고 운영의 성적을 획일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고 금리 공개로 드러난 지자체 간의 금리 격차가 주는 의미를 가볍게 볼 수 없다. 금리 공개 의무화는 행정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주민이 낸 세금으로 재정 운영을 잘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라는 뜻이다. 대통령의 말대로 1조원을 잘 운용하면 도서관 하나쯤 지역에 더 지을 수 있다. 대구와 경북에는 많은 공공기관들이 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금고 이자율 공개를 계기로 금고에 대한 전문성 확보 등으로 주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