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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소주 1∼2잔에도 암 위험

소주 1~2잔의 가벼운 음주도 암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국내 성인 2천만명을 대상으로 한 5년간의 추적연구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술을 조금씩 마시는 절주보다 아예 금주하는 게 암 예방에 더 효과적임을 시사한다.최윤진·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17일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된 20세 이상 성인 2천332만 3천730명을 대상으로 약 5년 5개월에 걸쳐 음주량과 소화기계암(식도암·위암·대장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추적 조사한 결과 가벼운 음주자 그룹이 비음주자 그룹보다 모든 비교 대상 암 발생위험이 크다고 밝혔다.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1회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자 △가벼운 음주자(하루알코올 30g 미만 섭취) △과음자(하루 알코올 30g 이상 섭취)로 나눴다. 알코올 30g은 알코올 함량 20%의 소주로 치면 적게는 1~2잔, 많게는 2~3잔에 해당한다. 가벼운 음주자가 38.8%로 과음자(7.7%)보다 많았다. 비음주자는 53.5%를 차지했다. 주목할 부분은 가벼운 음주자 그룹이 비음주자 그룹보다 모든 비교 대상 암 발생위험이 컸다는 점이다.연구팀은 “한두 잔의 음주가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 때문에 많은 사람이 가벼운 음주가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 연구는 주로 서양에서 이뤄진 것으로 한국인에게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잘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군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2017-10-18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마음의 병

▲ 허정욱 원장 건강관리협회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강한 압박`의 준말이라고 할 수 있는 강박은 무언가에 압도돼 어찌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강박증 또는 강박장애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놀랍게도 20~30대라고 한다. 취업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직장이나 가정생활의 어려움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탓이다.정신건강 전문가들은 강박증의 가장 큰 원인을 불안으로 꼽는다. 불안에 압도되게 하는 생각을 강박사고,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특정한 행동을 강박행동이라고 한다.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은 뗄 수 없는 짝과 같다. 강박사고가 일으킨 불안을 강박행동이 감소시켜 주기 때문이다. 강박사고는 의도적으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머릿속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생각이다. 사람은 이러한 강박사고를 이질적으로 느끼고 어떻게든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이때 다양한 행동을 시도하는데 행동의 결과로 불안이 사라지면 나중에는 그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정해진 규칙이나 틀이 명확해 마치 종교의식(Ritual)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대표적인 강박장애 증상으로는 결벽증이 있다. 오염강박이라고도 하는데 자신이 세균에 오염돼 결국 죽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휩싸여 불안을 느끼고 손이나 몸을 씻거나 빨래를 하면서 불안감을 없애려 한다.결벽증인 사람들이 손이나 몸을 씻는 행동은 일반인들과 다르다. 순서와 횟수가 정해져 있으며 피부가 손상될 정도로 과하게 씻는다.이외에도 자신이 보는 사물이나 패턴이 비대칭일 경우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대칭강박도 있으며,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고 이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냄새강박도 있다.가스밸브,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 집에 불이 나거나 물난리가 나서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게 되면 자신이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을 느껴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확인강박도 있다.어찌 보면 강박장애 환자들이 완벽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강박장애는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그 생각에 대해서만 반응한다는 점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어떤 특정 생각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업무 효율성까지 떨어뜨리는 성격적 문제가 나타날 경우 강박성 성격장애가 된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엄밀히 따지면 강박장애와는 구별되는 정신장애다.강박장애는 그 종류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약물치료 시 항불안제부터 처방한다.강박장애로 인해 우울감까지 느낀다면 항우울제를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강박장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불안하게 만드는 생각 자체를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불안을 느낄 수 있다.심리학자들은 강박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불안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도록 노출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대상이나 상황을 의도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환자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려고 할 때는 반응 제지법을 적용한다.시간이 지나도 환자들이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을 낮출 수 있다. 오염강박의 경우 병에 걸려 죽게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이다.이 같은 노출 훈련과 반응 제지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내성이 생겨 나중에는 강박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불안을 견뎌낼 수 있다.강박장애가 아주 심하지 않다면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극복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고 강박행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강박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스스로 강박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불안에 취약해진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모호함과 불안을 견디는 힘을 키우는 것이 강박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불안에 대한 내성을 키워 강박장애를 극복해야 한다.

2017-10-18

비타민D·칼슘 부족이 뼈에 구멍 `숭숭` `골다공증` 부른다고?

산(山)에 오르고 산을 즐기는 이들에겐 반가운 산행철이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50대 주부 이모(54·남구 효자동)씨는 3년 전부터 등산동호회에 가입했다. 한 달에 최소 두세 번은 산을 찾는다. 경북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전라도까지 전국 방방곡곡 유명하다는 산은 거의 다 가봤다.최근 왼쪽 무릎에서 욱신거리는듯한 통증을 느낀 이씨는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결국 지난 주말에 사달이 났다. 연휴를 맞아 등산을 다녀온 뒤로 무릎이 심하게 당기고 걷기도 힘들어졌다. 병원을 찾는 이씨는 50대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인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국내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의 30~40%, 50세 이상 남성의 10% 내외가 골다공증을 앓는다. 70대 여성의 절반 이상에겐 골다공증이 흔히 발생한다.골다공증은 글자 그대로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뼈의 강도가 약해져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의 질환이다.가장 큰 원인은 비타민 D 부족이다. 혈청 25(OH)D 20ng/mL 이하를 기준으로 할 때 국내 남성 47.3%, 여성 64.5%가 체내 비타민 D 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30ng/mL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86.8%, 93.3%에 이른다.비타민 D는 자외선을 쪼인 피부에서 생성되므로 하루 30분 내외 햇빛 노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음식이나 약제, 보충제를 통한 보충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칼슘과 비타민 D 복합제나 비타민 D 200~400IU가 함유된 종합비타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하루 490mg으로 권장치인 1천200mg에 한참 못 미친다. 80대 이상 남성 60%, 80대 이상 여성 70%의 칼슘 섭취량은 겨우 하루 400mg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칼슘은 뱅어포,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에 많이 포함돼 있다. 우유 및 유제품, 일부 푸른 채소 및 과일에도 들어 있다. 칼슘 배설을 증가시키는 짠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 커피, 과도한 육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칼슘제를 복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과도한 칼슘 섭취는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키고 신장 결석을 초래한다는 연구보고가 있어 노령 환자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투약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골다공증은 운동요법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골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뼈에 체중 부하가 실리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수영이나 자전거보단 걷기나 달리기가 다리와 척추 뼈의 골밀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역기나 아령을 들고 운동하면 팔과 다리, 척추의 골밀도를 모두 증가시킬 수 있지만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0-18

`암은 곧 사망선고`… 개인따라 달라

“세상에, 큰 집 아주버님이 간암이라네요.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서 3개월 시한부 선고까지 받았다는데… 명절 내내 초상집 분위기였어요.”추석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요 화젯거리는 친지들의 건강소식이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10일간의 역대 최장 연휴였던 터라 오랜만에 친인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얘깃거리 중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 그중에서도 누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은 듣는 사람조차 가슴 철렁하게 만드는 가장 안타까운 안부로 꼽힌다.암 선고 뒤 치료 포기도 과학적 효과 증명되지 않은민간요법은 부작용 위험위·대장암 수술 환자는반드시 육류로 체력 보충유기농도 무조건 안심 못해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 암을 말한다. 매년 50만명의 암 환자가 투병생활을 하고 있기도 하다.10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 등에 따르면 한국인의 암 발생률은 36.9%에 달한다. 3명 중 1명 이상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자연스레 암에 관한 정보도 차고 넘친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가 자칫 병을 악화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흔히 환자들은 암 진단을 받는 순간 `암은 곧 사망 선고`라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암이 진행됐다`는 선고를 받은 뒤 절망과 충격 속에 아예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암세포가 인체 기능을 약화시키고 정상세포를 밀어내는 것은 맞지만 당장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진 않는다. 물론 진행된 암은 치료에 장애 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암은 의학적 분석이나 치료 방법을 정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병의 분류일 뿐이다. 개인의 체력이나 병세에 따라 암과 더불어 예상수명 이상의 삶을 더 영위할 수도 있다.심리적 불안감에 암 환자들은 민간요법에 쉽게 의존하기도 한다. 한국 성인 암 환자의 50~60% 이상이 민간요법을 시도해봤으며 이 가운데 50%가량이 한달 50만원 이상 지출해봤다는 조사결과도 있다.민간요법 대부분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격 효과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인 데다 부작용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소화장애나 설사, 독성감염 등으로 인해 심신이 약해진 암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잔류 농약이나 중금속 등의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다.널리 알려진 민간요법으로는 동충하초가 있다. 면역력 강화와 항암 효과가 있다고 믿지만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오염물질에 의한 납 중독을 문제 삼았다.위, 대장암 수술을 한 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속설도 있다. 하지만 수술 후 체중을 늘리고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육류를 섭취해야 한다. 특히 항암제 투여로 체력이 저하된 경우 고단백, 고칼로리 음식을 필수적으로 먹어야 한다.유기농 제품이나 항산화 식품을 먹으면 암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유기농 식품은 건강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모든 식품에는 항산화 성분과 함께 발암 성분도 포함돼 있어 유기농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만은 없다.알로에의 샤프롤, 파슬리에 들어 있는 소랄렌, 버섯의 셀레릴 하이드라진, 마늘에 들어 있는 이소시오시아네이트 등은 발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종주 원장은 “암 예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제철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어느 말기암 환자가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3개월밖에 못산다고 했으나 마음을 잡고 열심히 투병 생활을 해 생존하는 경우도 있었다. 암이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환자 스스로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갖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하면 완치 혹은 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0-11

방한 의료관광객 “한국 의료서비스 우수… 의사소통은 불편”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이 국내 의료서비스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의사소통에 불편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의료관광객 2천152명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05점을 기록했다. 의료진의 기술력과 의료시설 환경 만족도가 4.23점으로 높았고 외국인환자 대상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도 4.08점으로 높게 평가받았다.한국을 선택한 이유로는 의료진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꼽은 사람이 61.0%로 가장 많았다. 의료기관 신뢰도(52.0%), 최첨단 의료장비 및 시설(41.0%) 등이 뒤를 이었다.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많이 이용하는 의료서비스 유형은 `진료·시술`이 50.0%로 가장 많았다. 성형수술도 30.6%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대 이하 환자 중에는 49.5%, 중국 환자 중에는 52.4%가 성형수술을 하러 한국에 왔다고 답했다. 이용한 진료 과목도 성형외과가 35.3%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항 중에는 통역·의사소통(40.2%)이 가장 많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통역·의사소통 불만(47.1%)이 다른 국가보다 높은 편에 속했다. /김민정기자

2017-10-11

눈앞에 먼지 떠다니는 듯 보이면 안과 오세요

▲ 이기일 원장 좋은의사들 안과`백세시대`가 도래하면서 안과 정기검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역 곳곳에 첨단 안과검사 장비 보급력까지 높아지면서 숨어 있는 안구(眼球) 내 질환들도 조기 발견되고 있다. 안과의원에서 간단히 세극등(slit lamp) 검사로 발견할 수 있는 백내장, 결막염 등 전안부(anterior ocular segment) 질환 외에도 최근 정밀검진으로 진단율이 높아진 질환을 꼽으라면 단연 `망막전막(網膜前膜, epiretinal membrane)`을 들 수가 있다.망막이란 카메라의 필름과도 같은 신경 조직으로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한 빛 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신호를 보내는 기능을 한다. 망막조직 앞에 말 그대로 비정상적인 섬유성 막이 증식한 것이 `망막전막`으로 망막을 변형시켜 빛의 초점을 맺는 것을 방해하는 질환이다.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위 비문증(눈앞에 먼지가 떠다니는 듯 보이는 증상)의 주요한 원인이 되는 `후유리체박리(posterior vitreous detachment)`라는 노화현상과 관련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체 환자 가운데 노년층 유병률이 25%에 육박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연령에 따라 빈도가 증가한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높은데 눈 수술이나 외상, 눈의 염증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되면 자각 증상이 나타난다.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흐리게 보일 수 있고, 물체가 휘어져 보이는 변형시(metamorphopsia)도 발생할 수 있다.망막전막은 안과에서 안저검사나 빛간섭단층촬영(OCT)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진단되더라도 급히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빛간섭단층촬영의 경우 망막의 변형이나 이로 인한 황반부 망막두께를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측정할 수 있어 진단뿐만 아니라 망막전막의 진행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아직까지 망막전막을 치료하는 특효 약물은 없지만 적절한 시기가 되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력이 이유없이 0.5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사물이 휘어 보이는 변형시가 심해져 불편을 느낄 때 수술을 결정한다.만약 망막전막으로 인해 망막 중심부의 구조적인 변형이 심해지면 황반 시세포 손상으로 인한 비가역적인 손상을 유발한다. 이에 최근에는 망막전막을 벗겨 제거하는 유리체 절제술 및 망막전막 제거술을 시행하고 있다.눈을 채우고 있는 점액성의 지지 조직인 유리체(vitreous body)를 제거한 후 미세한 집게인 포셉(forcep)으로 망막전막을 조심스럽게 벗겨 내는 비교적 큰 수술로 대개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백내장 수술이나 굴절 수술과는 달리 수술 후에도 병이 생기기 전의 정상 시력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시력이 회복되는 데 3개월가량 소요된다. 유리체 절제술로 인해 이차적으로 백내장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백내장 수술과 병행하기도 한다.과거에는 망막수술을 하기 위해 며칠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거나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수술 시 결막을 많이 절개해 수술 후 회복기간이 길어 환자들에게 여러모로 불편했다.최근엔 국소마취 상태에서 결막을 열지 않고 주삿바늘보다 얇은 유리체 절제기구(25 gauge)를 이용해 수술하므로 통증이 거의 없고 봉합도 필요 없어 수술 후 회복까지 빨라졌다. 당일수술이 가능하기도 하다.비록 크기는 작지만 신체의 중요한 장기인 눈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미국안과학회는 40세부터 2년마다, 65세부터는 매년 안과 정밀검진을 받도록 권하고 있다. 무관심 속에 숨어 있을 수 있는 안질환을 조기 발견해 더 밝은 백세시대를 준비하자.

2017-10-11

빡빡한 눈 `안구건조증` 스마트기기 자제하고 누점폐쇄술로 치료

“어휴, 요즘 부쩍 눈이 따갑네.”직장인 정모(55·북구 우현동)씨는 근래 업무 중간 중간 손으로 눈을 자주 비빈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뻑뻑한 느낌이 들고 지그시 감고 있으면 약간 따갑기까지 했다.신문을 볼 땐 제목처럼 큼지막한 글씨만 읽는다. 인상을 찌푸려 글자를 쳐다보면 금세 눈의 피로감을 느낀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화면 글씨는 이미 최대로 키웠다. 부득이하게 작은 글씨를 읽어야 할 땐 돋보기를 찾는다.결국 정씨는 지난주 안과에 갔다. 의사는 눈이 건조할 때마다 넣으면 된다며 작은 투명 용기에 담긴 액체를 권했다. 눈물약이다.그는 “생전 처음 눈물약이란 걸 써본다”며 “온종일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니 퇴근할 때쯤엔 눈이 빨개져 있다. 농사지으시는 부모님은 돋보기 없이도 무리 없이 생활하는데 오히려 자식인 내 눈 건강이 더 나쁜 것 같다”고 말했다.최근 정씨처럼 눈(目) 건조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땅에 가뭄이 들듯 사람의 눈도 눈물이 부족하면 바싹 마른다.특히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눈은 쉽게 건조해진다.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면 안구표면 손상이나 시력저하 등이 나타난다.문제는 안구건조증이 단순히 눈의 수분 부족만으로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물은 총 3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바깥부터 지방층·수성층·점액층으로 구분된다.각 성분을 분비하는 기관이나 세포도 다르다.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눈물막이 불안정해진다. 눈물이 마른 탓에 생긴 안구건조증도 있지만, 지방층이 부족하거나 점액분비 기능이 떨어져서 안구건조증이 나타나기도 한다.일반적으로는 안과 검진을 통해 눈물막 두께, 눈물막찌꺼기, 눈물막 파괴시간 등을 검사할 수 있다. 점액 분비물과 안구표면 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눈물 삼투압이나 눈꺼풀테 염증 등을 진단한다.검사결과에 따라 안구건조증을 분류하고 증상 정도에 따라 중증도 파악이 가능하다. 먼저 인공눈물로 원인질환을 치료하고 눈물막 보존을 위해 누점플러그를 이용한 누점폐쇄술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눈물 또는 뮤신 분비를 촉진하는 안약, 그리고 안구 표면의 염증을 줄여주는 안약도 사용된다.안구건조증 치료는 증상을 완화해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나 스마트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흡연, 콘택트렌즈 등 원인을 피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전자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때에는 틈틈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곳을 집중해서 바라보면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 눈이 금세 건조해진다.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할 때에는 외출 시간을 줄이고 야외활동 후에는 손을 닦고 인공눈물을 넣는다.콘택트렌즈를 꼈을 때는 인공눈물을 넣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전문의들은 방부제가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 사용을 권한다. 잠을 잘 땐 렌즈를 빼야 눈 건조함을 줄일 수 있다.에어컨·선풍기·히터 바람은 눈으로 직접 오지 않도록 한다.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이용해 주변 습도를 조절하거나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찜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비타민 A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당근, 안토시아닌을 함유하고 있는 블루베리, 오메가3가 함유된 생선을 섭취하면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눈 속 이물감이 심하고 가려운 증상이 지속된다면 가급적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고 바로 안과를 방문해야 한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허정욱 원장은 “안구건조증은 컴퓨터와 휴대전화 과다 사용으로 인한 대표적인 현대인 질환”이라며 “20~30대 환자가 많은 편이지만 최근엔 중장년층 직장인들도 눈 건조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었다. 모바일 기기 사용이 늘면서 눈 건강이 크게 나빠지고 있어 생활습관 개선 및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27

10년 이상 지속된 지긋지긋한 골반 통증 하루아침에 말끔히 사라져 새 세상 온듯

높고 푸른 하늘을 보며 포항으로 가는 ktx 기차에 올랐다. 비록 수술 후 경과를 보기 위해 진료받으러 가는 길이지만,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이다.10년 이상 지속된 골반 통증은 좋아하던 여행도, 주부로서의 역할도 포기하게 했다. 생리 때만 아니라 나의 일상은 줄곧 골반 통증과 요통,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 하복통과 함께했다.신통하다고 소문난 골반통 전문가까지 찾아다녔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가슴은 답답한데 누구 하나 이해해주지 않아 무척 서러웠다.눈물이 났다. 밤낮으로 인터넷을 뒤져 나를 괴롭히는 이 지긋지긋한 통증의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다.그러다 지방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쓴 글을 읽게 됐다. 포항성모병원 의사란다. 그는 자신을 오랜 시간 심부 자궁내막증 진단과 치료법을 연구해왔다고 소개했다.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살고 있어 신문칼럼을 통해 정기적으로 심부 자궁내막증에 관한 글만 게재하고 있다고 했다.같은 통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생전 처음 포항이란 도시로 향했다.10분가량 진료상담 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과 직장 사이 깊은 골반에 위치한 우측 자궁천골 인대의 심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쉽게 진단할 수 있는 병이었다니!`이어 골반 중심으로 MRI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전에 받았던 척추 중심의 MRI는 소용이 없다고 했다. 어리둥절하면서도 비싼 검사비용에 의심이 들었다.하지만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병명을 확인한 터라 마음은 쉽게 움직였다. 애초 계획을 바꿔 포항에서 하룻밤 묵으며 금식하고 다음날 MRI검사 후 서울로 돌아왔다. 기대와 의심이 공존하는 복잡한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다.이틀 뒤 걸려온 전화. “환자의 병은 우측 자궁천골 인대가 엄지손가락 크기로 커진 심부 자궁내막증입니다. 복강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며 수술 후 통증은 사라질 것입니다.”가족들과 고민 후 수술을 받기로 했다. `이 지긋지긋한 통증이 사라질 수만 있다면!`수술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통증은 지속됐고 자꾸만 조바심이 들었다. 병원에 전화를 걸어 “죽고 싶다, 살려달라”는 거친 말로 수술 일정을 당겨보려 했다.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차례가 됐다. 수술 다음날 아침 회진을 온 선생님은 “이제 안 아프죠?”라고 물었다. 긴 잠에서 막 깨어난 터라 “뭐가 안 아프냐는 거지?”싶어 잠시 생각에 잠겼다. 통증 자체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퇴원 후 일주일이 지나 포항으로 가는 길. 비록 진료 때문이지만 `여행`을 가는 기분이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릴 땐 기차에 편히 앉아 어디 간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창가 풍경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할 뿐.이제 내가 할 일은 오직 하나. 주변에 알리는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들과 여행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2017-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