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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형태가 없는 심부자궁내막증 진단

복강경 자궁내막증수술을 받고도 생리통과 골반통, 배변통, 항문통, 요통, 다리저림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재수술을 받고자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타지에서 온 환자들이 얼마만큼의 고통을 느꼈는지 정확히 공감하기는 어렵다. 다만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어떤 환자들은 진료 예약 전날에 포항으로 와 하룻밤 묵고 오전에 진료실로 찾아온다.이른 새벽에 4~5시간 동안 운전해서 왔다는 환자들도 있다. 그만큼 기대를 안고 마지막 희망을 걸고 온 것이다.도대체 심부 자궁내막증은 어떤 질환이기에 제대로 진단도 되지 않고 치료도 온전히 되지 않는 것일까.심부 자궁내막증은 형태가 없다. 근종이나 선근증처럼 특징적인 형태가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초음파 영상진단이나 CT, 심지어 MRI검사로도 진단이 쉽지 않다.따라서 난소의 자궁내막종이 동반되지 않은 한 초음파나 CT 검사로 진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난소 자궁내막종은 초음파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하지만 그 외 심부 자궁내막증은 형태가 없다.단지 자궁과 직장 그리고 방광 사이 유착이 심해 서로 미끄러지는 현상이 없는 경우, 방광이나 직장에 관찰 가능한 자그마한 결절이 있는 경우, 여기에 더해 특징적인 통증이 있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경험상 난소 병변을 제외한 골반의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을 미리 알고 찾아오는 경우는 실제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 100명 중 5명 정도였다. 대부분은 아예 병명을 모르거나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후 호르몬 약을 장기간 복용 중인 환자,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후에도 골반통, 요통, 다리저림 등이 심해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였다.심부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면 통증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골반 내 위치를 초음파나 MRI검사로 확인하는 작업을 하면서 진단해야 한다.10년 이상 심부 자궁내막증 복강경 수술을 하며 매일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이러한 환자가 내원하면 대응할 수 있다. 평소 이러한 수술이나 진단 등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수밖에 없는 질환이다.이는 지도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대한민국의 지도를 최초로 제작한 조선시대 김정희는 전국 각 지역을 오랜 시간 직접 걸어다니며 지형지물을 기록했다.각 지방의 지도를 모아 우리나라 전체 지도를 만드는 과정은 족히 10년 이상이 걸렸으며 완성된 후 비로소 한반도의 전체 형태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심부 자궁내막증 진단도 이처럼 오랜 수고의 시간이 필요하다.수술적 치료는 더 오랜 시간과 열정이 요구된다. 그만큼 많은 경험이 쌓여야만 알 수 있게 되는 난해한 질병이다.이 분야를 제대로 진단 치료하는 전문가도 드물다.예를 들어 5cm 근종이 있고 골반 내 직장과 자궁 후벽 사이 심부 자궁내막증이 동반된 경우 수술 경험상 근종제거술은 3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심부 자궁내막증 제거수술은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주변 장기인 직장, 요관 손상 위험성이 커서 봉합하는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그런데 한국 의료체계에서는 근종 제거술 치료비만 의사에게 지급된다.여성암 수술보다 난이도가 높지만 현재 한국의 의료제도에서는 심부 자궁내막증 수술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이러한 의료 환경에서 심부 자궁내막증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한국에도 브라질이나 유럽의 심부 자궁내막증 전문 의사들처럼 힘들고 어렵지만 한 분야에 집중해 평생을 바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래야 심부 자궁내막증으로 고생하는 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017-08-23

냉장고의 충고 “날 너무 믿지 마세요”

지난 일요일 새벽 식중독 증상으로 남구의 A병원 응급실에 간 기자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진통제를 맞으며 누워 있는데 야간당직으로 보이는 의사가 환자들을 한 명씩 살피며 건네는 질문이 하나같이 비슷했다.“속은 좀 어때요? 괜찮아요? 아직 배 아픈가요?”기자뿐만이 아니라 응급실에 누워 있는 환자 대부분이 비슷한 증상으로 힘겨운 밤을 보내고 있었다.요즘과 같이 무더운 여름철은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이 음식물에 쉽게 번식해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임을 실감했다.식중독에 걸리면 구토나 설사, 복통,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기자도 수십 번 화장실을 드나들어야 했다. 원인 식품을 섭취한 후 수 시간에서 며칠 혹은 몇 주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증상은 저절로 호전되며 대개는 염분과 당분이 함유된 수분 섭취, 소량의 저지방 식사, 휴식 등으로 회복된다.하지만 심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38℃ 이상의 발열, 수분섭취 불가능, 혈성 설사 등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구토나 설사로 탈수 우려가 있는 영유아 또는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구토나 설사가 심해 물을 마시기조차 어렵다면 정맥 혈관을 통한 수액을 투여해야 한다. 설사를 멎게 하기 위한 지사제나 항생제는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식중독은 음식 섭취를 통해 유해한 미생물이나 독소가 인체에 침입해 발생하는 질환이다.황색포도상구균,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웰치균 독소, 노로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 살모넬라, 이질, 캠필로박터, 비브리오, 예르시니아, 병원성 대장균과 같은 세균, 아메바와 같은 원충 감염뿐만 아니라 자연 독소나 화학물질 등 원인은 다양하다.균이나 물질에 오염된 음식물이면 무엇이든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데 원인을 예측하기 어렵고 전파 경로도 매우 다양해 예방이 쉽지 않다.식중독이 발생한 환자의 원인균이 밝혀지는 경우도 5% 정도로 낮은 편이다. 독소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끓여 먹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영유아나 임신부,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특정 예방 조치를 통해 원인 식품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함으로써 식중독 발생을 줄일 수는 있다.식재료나 음식물을 구입할 때부터 보관, 조리, 섭취할 때 주의하면 된다. 우선 조리된 식품이 생식 식품 옆에 진열되어 있거나 포장에 흠집이나 구멍이 있는 경우, 뚜껑이 부풀어 오른 제품은 사지 않는 것이 좋다.여름 식중독은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물도 안전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기만 하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믿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한낮 기온이 30℃를 웃도는 여름철에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물을 먹었다가 식중독에 걸린 경우가 많다.냉장고를 맹신한 결과로 음식물 보관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언제든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다.육류와 가금류는 냉장 보관하고 48시간 이내 조리하지 않는다면 냉동 보관을 한다.상하기 쉬운 음식들은 구입 후 1시간 이내에 냉장 보관해야 하며, 냉장고 온도는 냉장 0~4℃, 냉동 -18℃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보관할 때는 육류나 어패류의 즙이 다른 음식물에 닿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남은 음식은 2시간 이내로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되 먹기 전에는 74℃까지 가열해야 한다. 육류, 어패류, 달걀 등은 속까지 단단해지도록 충분한 온도로 익힌다.과일과 채소는 전용 세제를 사용해 흐르는 물로 씻는다. 음식을 차릴 때에는 깨끗한 식기류를 사용하고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을 분리하며, 2시간 이상 상온에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가장 기본적인 생활수칙은 손 씻기다. 사람의 손을 통해 식중독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손을 잘 씻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은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를 사용해 손가락과 손등까지 30초 이상 깨끗이 씻고 흐르는 물로 헹궈야 한다”며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 위생 관리와 더불어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hykim@kbmaeil.com

2017-08-23

구름 낀 날에도 선글라스는 필수

▲ 이기일 원장 좋은의사들 안과해마다 여름이 되면 후덥지근한 날씨만큼이나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강한 자외선이다. 적절한 피부 노출이 비타민D 합성에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오히려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자외선은 파장(wave length)에 따라 진공자외선, 자외선A, 자외선B, 자외선C로 나뉜다. 이 중 자외선A와 자외선B는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할 수 있는 위험한 광선이다. 눈 건강을 위협하는 자외선은 여름철에 노출될 가능성이 특히 높은 편이다. 자외선A의 경우 연중 6월에 최대, 자외선B는 8월에 최대치를 보인다.여름철 자외선에 의해 발생하거나 또는 악화될 수 있는 대표적인 안과 질환으로는 백내장, 익상편(군날개), 검열반, 광각막염, 황반변성이 있다.백내장은 각막 뒤쪽 수정체가 변성돼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농어촌처럼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발병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오존층 손상으로 인해 자외선 노출량이 많아지면서 발병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시력감퇴, 흐려 보임, 눈부심, 한쪽 눈으로 볼 때 겹쳐 보이는 단안복시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안경 도수 변경이 일시적으로 시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심해진다면 수술이 필요하다.익상편은 우리말로 `군날개`라고도 불리는 병으로 결막(흰자)에서 각막(검은자) 쪽으로 섬유혈관 조직이 자라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병변 모양이 마치 날개처럼 보여 `익상편`이라고 불린다. 흔히 어르신들은 `백태가 낀다`라고 말하기도 한다.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특유의 날개모양 조직이 각막 표면을 덮으면서 자라나 육안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우선 안약 등으로 치료하는데 증상이 심해지거나 시축(visual axis)을 가려 시력에 영향을 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익상편과 유사하지만 각막을 침범하지 않고 결막과 주변부(윤부)에 발생하는 결절성(덩어리) 병변으로 `검열반`이 있다. 익상편과 마찬가지로 자외선 노출이 많은 직업군이나 적도 부근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염증이 동반되면 `검열반염`이 되기도 한다. 눈 건조 증상이나 렌즈 착용 어려움 등의 불편함을 유발한다. `광각막염`은 `설맹`이라고도 불리는데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과 눈물, 눈부심, 충혈,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외선 노출로부터 몇 시간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안과를 뒤늦게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 결막염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결막염과는 원인과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광각막염은 자연적으로 호전될 수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각막혼탁을 초래해 영구적 시력저하를 초래하기도 한다. 인공눈물을 넣거나 냉찜질이 도움되며 안과를 방문해 항염증 점안제를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도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콘택트렌즈를 착용 중이라면 치료 종료 시까지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물감이 느껴져도 눈을 비비지 않아야 이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자외선이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에 흡수되면 매우 심각한 질환인 `황반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의 노출시간과 비례해 황반변성 발병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 활성산소를 만들어 시세포를 변성 노화시키는 것이다. 황반변성은 갑자기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손상이 축적돼 나타난다. 한 번 발병하면 회복하기 어렵고 점차 진행되면 심각한 시력 상실을 초래할 수 있어 무서운 질환이다. 고령이나 흡연, 가족력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초기 황반병성을 앓고 있다면 짧은 시간 자외선에 노출됐더라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자외선으로 인한 안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원인인 자외선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글라스를 구매할 때에는 자외선A까지 차단하기 위해 400나노미터 이상의 파장까지 완벽히 차단되는 렌즈를 확인해 구입해야 한다.선글라스 렌즈의 색상이 너무 진하면 동공이 작아지지 않아 오히려 자외선 유입량이 늘어나므로 렌즈색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의 눈이 들여다보이는 정도가 좋다. 자외선은 맑은 날보다 오히려 구름 낀 날에 더 노출될 위험이 높다. 자외선은 구름에서 산란 반사돼 맑은 날보다 흐린 날에 30% 더 강하다. 뭉게구름이 있을 경우 자외선 양은 최대치가 된다. 따라서 구름 낀 날에도 선글라스나 모자, 양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지수가 높을 때에는 낮 시간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당장 눈에 보이는 심각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아 간과하기 쉽지만 오랜 시간 노출이 축적되면 눈건강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2017-08-16

분노는 참아야 한다?

순간적으로 화를 조절하지 못해 홧김에 저지른 각종 범죄가 알려지면서 `분노`를 드러내기보단 감춰야 하는 감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화가 없다면 좋을까? 그렇지 않다. 분노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 중의 하나로 생존에 필수적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거나 도망가기 위한 신체 반응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화는 무조건 억압하고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대인관계에서 느끼는 분노는 대화를 통해 감정을 드러내다 보면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구처럼 분명한 대상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상황이 있다. 불합리한 조직문화나 시스템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거나 천재지변, 예측 불가능한 사고를 겪었을 때 분노를 느낄 수 있는데 마땅히 감정을 표현할 대상이 없는 경우다.이럴 때는 분노를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인류는 불을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삼았다. 분노를 화(火)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불은 사용하기 나름이다. 불을 잘못 사용하면 다칠 수 있는 것처럼 분노를 잘못 표출하면 자신이나 타인이 상처입을 수 있다. 하지만 불을 잘 사용하면 음식을 익히거나 어둠을 밝힐 수 있듯이 분노를 잘 사용하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심리치료 이론인 정신분석에서는 마음의 에너지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승화`라고 말한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그것을 에너지 삼아 어떤 일을 하는 것이다.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운동이나 글쓰기, 노래 부르기, 청소나 빨래하기, 그림 그리기처럼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는 활동이면 무엇이든 좋다. 이러한 활동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 순간 분노가 사라져 마음이 차분해지고 활동의 결과가 눈앞에 보이면 만족감을 느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전에 미리 자신의 감정을 예민하게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연습도 도움이 된다.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예민하게 살피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주 사소한 감정이라도 지나치거나 무시하지 말고 알아차려 표현해야 한다. `속상하다`, `섭섭하다`, `우울하다`, `슬프다`, `기쁘다` 처럼 자신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 감정을 드러내야 한다. 이렇게 표현하다 보면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분노는 평소 친하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좌절되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면 분노할 일이 적어지기도 한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은 “사람은 감정으로 이뤄진 `감정덩어리`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감정은 우리가 일시적으로 외면하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분노는 마음 한편에 쌓여 있다가 크게 터지는 경우가 많다. 분노와 슬픔, 웃음과 즐거움, 고통과 괴로움 등 다양한 감정을 평소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8-16

대구·경북, 여름철 성형 열기

대구·경북 지역의 성형 바람이 올여름 무더위보다 뜨겁다.특히 대구의 일부 성형외과는 올해 겨울 방학 기간까지 중·고등학생들의 쌍꺼풀 성형 등으로 예약이 가득 차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13일 대구 지역 성형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병원의 쌍꺼풀수술 예약은 주로 중·고등학생들로 대구·경북 청소년 여학생들에게 필수 과정이 됐다. 쌍꺼풀 성형은 보통 3~4일이면 회복하지만 편안한 관리를 위해 겨울철에 많이 한다. 여름철에는 무더위로 고름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대구 지역의 한 성형외과는 “쌍꺼풀 상담만 하루에 수십 건으로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비율이 많은 편이고 구미 같은 경북 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온다”며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은 학생들은 상담을 받은후 관리 때문에 겨울방학 기간으로 예약한다”고 밝혔다.코 성형과 이마 주사 등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많이 하는 추세다.돈이 부족한 대학생들은 방학 기간과 주말 아르바이트로 수술비를 마련하고 있다.대학생 이모(20·여) 씨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학기 중이나 방학에 돈을 벌어서 성형과 시술을 받는 애들이 많다”며 “코가 좀 비싸긴 하지만 콤플렉스를 가진 친구들은 다 성형을 하고 싶어 하고 요즘에는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고 설명했다.여름휴가를 앞둔 직장인들도 자기 투자 시간의 황금기다.휴가를 앞둔 직장인 신모(30·여) 씨는 “상담을 받아 보니 코 성형을 위한 수술도 3~4일이면 회복한다고 해서 휴가 기간에 예약했다”며 “이번 휴가는 휴식보다 좀 더 예뻐지기 위한 기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최근에는 남성들 사이에서도 코 성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성형외과 관계자는 “최근에는 남성들이 주로 코필러 등의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며 “시술과 수술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젊은 남성층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전재용기자

2017-08-16

두통, 발생부위별 원인 치료해야 효과

우리 몸에 이상이 있거나 질환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두통이다. 남성 57~75%, 여성 65~80%가 겪는 매우 흔한 질환이기도 하다. 하지만 두통은 단순히 `머리가 아프다`라는 말 한마디로 표현하기엔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다. 두통은 뇌에 특별한 질병이 없는 일차성 두통과 여러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일차성 두통은 긴장성 두통, 편두통, 군발성 두통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특정 부위가 자주 아프다면 이에 따른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차성 두통의 원인은 주로 관자동맥의 염증, 어깨나 목 통증을 유발하는 근막동통증후군, 약물에 의한 두통 등이 있다. 이차성 두통 중에서도 생명과 직결되는 질환으로는 뇌종양, 뇌출혈, 뇌압 상승, 뇌염, 뇌수막염 등이 있다.이처럼 다양한 두통 증상은 발생 부위별로 치료해야 효과적이다. 먼저, 전체 머리의 한쪽 부분에서만 찌르는 듯한 두통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는 편두통이 심할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이마가 지끈거리는 통증은 두통의 가장 보편적인 유형이다. 스트레스, 불안 등과 관련이 있는데 무의식적인 얼굴 근육 압박이 두통으로 이어진 것이다. 안정을 취하고 카페인을 섭취하거나 얼굴 마사지를 하면 나아진다.일차성 두통에 해당할 경우 대부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트레스, 피로, 수면부족 등이 원인으로 생긴 가벼운 두통으로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진통제로도 증상이 어느 정도 개선되며 피로 등 원인요소가 사라지면 두통도 함께 사라지는 편이다.반면 머리 전체의 두통은 대개 위급한 상황을 의미한다. 시력 감퇴, 멀미 증상, 편두통 등과 동반되는데 머리 전체에서 극심한 두통이 느껴진다면 뇌졸중이나 동맥류의 전초증상일 수 있다. 특정 부위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느낌의 국소부위 통증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지만 만약 오래간다면 가까운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한쪽 눈 뒤에서만 느껴지는 통증은 강도도 매우 세고 고질적인 것이 특징이다. 통증이 커졌다가 작아졌다 반복하는데 그 주기는 15분에서 1시간, 길면 몇 시간씩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머리 한쪽의 고통이 눈쪽에 집중돼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 진단을 위해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흔히 뒷골이 당긴다고 말하는 통증은 목구멍에 염증이 있거나 목, 어깨 근육이 심하게 긴장하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긴장을 풀고 어깨를 주무르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인후염이라면 물을 자주 마시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기 힘들 정도로 목과 어깨가 뻣뻣하다면 뇌수막염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관계자는 “이차성 두통 증상이 있거나 특히 노년층에게 나타나는 두통, 지속적인 두통의 경우 빠른 시일 내 병원을 방문해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8-09

중년 흡연·고혈압, 노년 치매 위험 40% ↑

40~50대 중년 때 당뇨병, 흡연, 고혈압을 앓으면 노년에 치매위험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레베카 고테스만 박사 연구팀이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하는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ARIC: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연구참가자 1만5천744명을 대상으로 25년에 걸쳐 조사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7일 보도했다.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참가자 1만5천744명 중 1천516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는데 중년의 당뇨병은 노년의 치매 위험을 77%, 흡연은 41%, 고혈압은 39%, 직전 고혈압은 31%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분석됐다.연구팀은 “심장 혈관을 해치는 위험요인들이 동맥경화, 미니 뇌졸중 등을 통해 심장 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동맥경화는 결국 뇌에 쌓이는 독소를 체외로 배출시키기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앞서 연구팀은 중년의 이러한 위험요인들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범으로 알려진 뇌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중년엔 혈류가 강해야 베타 아밀로이드를 뇌 신경세포로부터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병학회의 키스 파고 연구실장은 중년에 심장과 혈관을 손상시키는 그 어떤 것도 장기적으로 뇌를 보호하는 능력을 해치게 된다고 논평했다.전문가들은 “뇌는 신체의 그 어떤 기관보다 많은 에너지와 영양소가 필요하다”며 “산소와 포도당 그리고 다른 영양소를 뇌로 운반하는 것이 순환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뇌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치매 발병률이 98% 높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밖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은 졸업한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61%, 흑인은 백인에 비해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AMA)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8-09

변화된 심부자궁내막증·선근증 치료법축적된 습득의 시간이 이뤄낸 `큰 선물`

산부인과를 선택한 지 20년의 세월이 지났다. 분만을 통해 탄생의 기쁨을 알게 되었지만, 여러 사정상 여성질환을 다루는 분야로 변경한 후 여성암을 치료하는 수술을 좀 더 깊이 알기 위해 국내외 여러 병원에 다니며 술기를 익혔다. 그러나 지방 소도시에서 여성암을 진단 치료하는 의사로 일한다는 것은 사실 힘든 결정이었다.일일생활권인 한국에서는 지방에서 서울 5대 병원으로 가는 것이 어렵지 않은 데다 진단 또는 의심된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환자들은 서울로 갔다. 힘들게 배우고 익힌 여성암 수술을 할 기회조차 잡기 어려웠다. 우울한 감정까지 생겨 혹시 수술하는 의사로 살아가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자괴감마저 들기 시작했다.그러다 우연히 가게 된 일본의 한 대학병원은 암수술이 아닌 양성 여성질환의 복강경 수술로 일본 내에서는 손꼽히는 곳이었다. 복강경 수술 시 환자 복부에 삽입하는 기구의 위치를 집도의가 다양하고 쉽게 변경해 시행하고 있었다. 특히 수술 전 초음파 검사나 CT 검사로는 보이지 않는 매우 작은 크기의 근종까지 MRI검사로 확인한 후 수술로 모두 제거했다. 완벽에 가까운 양성종양 검사였다. 이제껏 보지 못한, 마치 손으로 직접 하는 듯한 봉합술의 정교함과 신속함에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한국으로 돌아와 이를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일본과 같은 수준에 이르기까지 1년이면 가능할 줄 알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비슷한 수준에 이르는데도 수년이 걸렸고 수많은 난관이 이어졌다.나름 근종수술에 대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한 시점에 가까운 지인의 친척이 진료실을 찾아왔다. 치료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정밀검사를 해보니 근종 외에도 통증과 출혈을 일으키는 선근증과 심부자궁내막증이 동반된 상태임을 알게 됐다. 그 환자를 치료하면서 통증의 주원인인 선근증과 심부자궁내막증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비록 양성질환이지만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선근증과 심부자궁내막증을 제대로 치료하고 싶었다.다시 오랜 배움의 시간과 경험이 필요했다. 이전에 겪은 근종치료 어려움과는 다른 수준의 난관에 봉착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심부자궁내막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여건이 충분치 않았다. 혼자서 또는 필요하면 외국의 전문가를 찾아가 배워야 했다.여기다 소화기관 및 비뇨기과 관련 수술법 습득은 물론 더 나아가 골반 신경 치료 분야까지 섭렵해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수년간 한우물만 파야 했다.그 과정에서 일본과 미국, 유럽의 전문가들이 새로운 개념을 객관적으로 주장하는 논리성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나에게는 그들이 주장하는 개념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도 벅찼다. 내겐 너무나 힘든 개념 설정이 그들에게는 어찌 그리 쉬워 보이던지.시간이 흘러 요즘엔 심부자궁내막증과 선근증의 변화된 치료법에 대한 샘솟는 아이디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기존의 치료법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서로 토론하며 아이디어에 대한 객관적 증거 및 통계 과정을 거쳐 나만의 아이디어를 객관화시키는 작업은 힘들지만 기쁨이 앞선다. 축적된 습득의 시간을 거쳐 드디어 새로운 개념 설정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에 가슴이 벅차다. 축적의 시간의 의미를 수십 년이 지나서야 실감하고 있다.

2017-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