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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도 쉬어도 개운하지 않다면…`만성피로증후군` 의심해 보세요

“피곤하다, 피곤해”포항지역 금융업계에서 7년 가까이 일해온 직장인 박기영(38)씨는 평소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사무실에 출근한 뒤부터 온종일 피곤을 호소한다. 미혼인 그는 퇴근 후엔 주로 거실에 누워 TV를 보거나 휴식 시간을 가지지만 늘 무기력감을 느낀다고. 박씨는 “주말에는 틈틈이 잠을 많이 자는데도 몸이 뻐근하고 찌뿌둥하다”며 “피곤함 때문인지 업무 외엔 다른 어떤 일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왜 자꾸만 피곤을 느끼는 걸까.흔히 잠이 부족하거나 과로하면 피로를 느낀다. 이런 경우 보통 휴식을 취하면 피로감이 줄어든다.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살펴볼 때다.만약 6개월 이상 피로감이 계속 이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기억력 감퇴, 수면장애, 근골격계 통증 등이 동반될 경우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체중 감소와 우울, 불안, 손발이 저리거나 찬 증상, 어지럼증, 호흡곤란, 식욕 부진, 소화 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아직까지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주로 우울감이나 스트레스처럼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으로 보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을 포함한 각종 감염증, 신경호르몬계의 이상, 신경전달물질 분비 이상, 미량영양소 부족, 독성 물질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특정 원인이 없는 만큼 치료에도 특별한 원칙이 정해져 있진 않다. 증상 호전에 중점을 두고 치료한다면 항우울제를 처방하거나 미량영양소 공급을 시도하기도 한다.특이한 증상이 없는 한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만으로 호전된다.가장 간단한 방법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다. 가급적 저녁 10시에 잠자리에 들며 주위를 깜깜하게 하고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다.스트레스만큼 정신건강에 해로운 것도 없다. 가벼운 산책이나 취미생활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과거에는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운동이 오히려 피로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여겨 권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점진적 유산소 운동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10분씩 시작해 5분씩 늘려가며 주 5일간 30분 이상 할 수 있도록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도중에 피곤함을 느끼면 다시 운동량을 줄이는 식으로 매우 천천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비타민 D 합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팔다리를 노출해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시간과 노력을 들여 운동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업무 우선순위를 정해 가장 기운이 넘칠 때 중요한 일을 처리하고 비교적 덜 중요한 일은 미루는 것도 피로감을 줄이는 하나의 요령이다.정제되지 않은 곡류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지방이 적은 순 살코기, 생선류 위주로 골고루 먹어야 한다. 하루 8~10잔의 물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13

중증 이상일땐 약물치료가 필수적

▲ 이근아 진료과장 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우울한 기분은 정상적인 반응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울감이 생각을 지배해 마치 선글라스를 낀 것처럼 세상이 온통 어둡게만 보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태에 빠져든다면 정상적인 우울감과 구분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을 `우울증`이라 부른다.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고 의욕과 흥미가 떨어지는 증상이다. 불면증과 같은 수면 장애를 겪거나 식욕 저하, 부정적 사고, 지나친 죄책감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자살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과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그렇다면 우울증은 왜, 어떤 사람들이 걸리는 것일까?지난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년간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61만명에 이른다.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다. 누구나 경험할 만큼 흔하고 당연한 감정이란 뜻이다.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병이다. 우울증에 기여하는 생물학적, 사회환경적, 유전적 요인들이 밝혀지고 있고 2개월 이내 초기 완쾌율이 70~80%에 이르는 질환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치료 방법은 정신치료와 약물치료가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우울증 환자의 증상과 신체 상태, 환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먼저 정신치료는 크게 지지정신치료와 정신분석으로 나뉜다. 지지정신치료는 환자가 자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는 과정을 말한다.정신분석은 무의식적 갈등을 치료자와 환자가 함께 탐색해 환자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또한 학습된 부정적 정서, 즉 외부 상황에 대해 비논리적 추론과 왜곡이 반복돼 생기는 부정적 예측과 이로 인한 불안, 우울을 인지하고 수정해 나가는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등을 함께 시행한다.가벼운 우울증은 상담만으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만, 중증 이상의 우울증은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항우울제는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우울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한다. 부작용도 거의 없어 증상을 안전하게 개선할 수 있다. 대부분 항우울제와 함께 정신치료를 병행하는데 이는 우울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우울감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자기관리법은 운동이다. 지속적인 운동요법이 항우울제 수준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추천한다.계절성 우울증의 경우 광 치료가 도움이 된다. 이때 2500룩스 이상의 특수전등을 최소 2주 이상 사용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독서 치료와 아로마요법 등도 도움이 되지만 힘들 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지도 중요하다.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심리적 문제에 대한 대처만큼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 내면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언제든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비로소 탈우울의 희망이 시작될 것이다.우울증 치료를 마치는 날 반드시 환자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우울증이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우울증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든 환자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새로운 나를 찾은 기분입니다. 사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습니다. 가족의 소중함까지 깨달았습니다.” 몸에 난 상처는 때로 흉터를 남기지만 마음의 상처는 성장이라는 보상을 남긴다.

2017-09-13

포항 세명기독병원 응급의료센터 증축

최근 5년 연속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평가받은 세명기독병원이 응급의료센터의 몸집을 더 키웠다. 지난 1997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지 20년 만에 새단장했다.포항 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12일 응급의료센터 증축 완공식사진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총 35억원을 투입한 응급의료센터는 2천386㎡ 규모의 5층 건물로 출입문에 열감지기가 설치돼 있어 감염 의심환자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분리 치료할 수 있다. 보호자와 방문객 통제가 가능한 바코드시스템까지 도입해 감염 예방을 위한 최적의 시설을 갖췄다. 응급환자 진료구역 치료병상도 기존 20병상에서 27병상으로 확대했다. 침상 간격을 1.5m 이상 두고 소생구역, 중환구역, 관찰구역으로 구분한 것도 특징이다. 응급의료센터 가까이 CT와 MRI, 뇌·심장 혈관 촬영장비를 배치해 응급환자들의 이동거리도 줄였다.세명기독병원은 응급의료센터 증축과 함께 전문인력도 대거 보강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 응급구조사 3명, 응급의료 정보관리자 2명, 간호사 40명 등 총 63명이 센터를 지킨다. 응급환자를 위한 신속한 치료를 목표로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외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등 전문의 13명이 모여 중증외상수술팀도 만들었다. 응급외상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각 분야 전문의가 협진 후 치료방침을 정하고 응급수술과 중환자실 집중관리까지 도맡아 진행한다. 의료진부터 시설장비까지 응급의료센터로서 완벽에 가까운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원장은 “우리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응급환자들이 찾는 만큼 센터 증축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응급환자 진단에 필요한 첨단장비와 응급환자 우선진료시스템, 감염예방시스템, 의료인 보호시스템을 보강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 의료진들이 마음 놓고 진료에 임할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13

난임부부 시술비 건보적용 `희소식`

“벌써 결혼 6년차에요. 이렇게 임신이 늦어질 줄 모르고 곧 생기겠지 싶어 마냥 기다렸는데…. 언제쯤 소식이 올까요?”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간절히 아이를 바라는 부모들이 있다. 지난 2011년 결혼한 주부 A씨(35·북구 창포동)는 수차례 임신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했다. 인공수정만 3차례 해봤다. 이후 시험관수정 시술 1차 실패에 이어 난자·배아 냉동보관까지 시도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A씨는 “임신 수치가 나왔다가도 안 되고…. 이것저것 검사를 받아봐도 남편과 저 모두 아무 문제 없다고 해요. 시술비용도 한두 푼이 아니라 부담되지만, 아이만 낳을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너무 힘들어요.”라고 털어놨다.`부모(父母)`가 되고 싶은 난임부부가 증가하고 있다. 포항시에 집계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건수만 해도 한 해 900여건에 달한다. 보건소 지원을 받지 않은 난임부부까지 포함하면 지역에만 1천여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No 포항시, 시술비 지원예산 대폭 늘려포항시 보건소는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신선배아, 동결배아 시술비를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있다.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는 부부가 정상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에 임신할 수 없는 경우를 칭한다.난임시술은 여성의 배란기에 맞춰 정자를 여성의 자궁에 주입해 임신을 유도하는 인공수정과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인공적으로 수정시킨 뒤 여성의 자궁에 주입하는 체외수정으로 나뉜다.5일 포항시 남·북구 보건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지역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343건, 체외수정 392건으로 총 735건의 시술비를 지원했다.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908건(인공수정 413건, 체외수정 495건)을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연말까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올해 난임 시술비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2억3천만원 정도 늘렸다. 이 중 현재까지 60% 이상이 집행된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해마다 난임부부가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우리 지역에도 아이를 갖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가 많다”고 전했다.No 남성 난임 환자 5년새 55% 증가실제로 지난해 전국의 난임 환자 수는 2011년 대비 13% 늘어난 21만9천110명으로 집계됐다.전체 난임 환자 수가 늘어난 가운데 특히 남성 난임 환자가 5년새 5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임을 여성만의 문제로 인식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부부 공동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남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난임 환자 수는 6만1천903명으로 2011년과 비교해 5년 새 55% 증가했다. 2011년 3만9천933명이었던 남성 난임 환자는 2015년에 5만명을 넘겼고, 지난해 6만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여성 난임 환자도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 폭은 남성에 미치지 못했다.의료계에서는 난임 부부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이 늦어진 결혼으로 임신을 시도하는 나이 자체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여기다 과로와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면서 임신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했다.남성 환자의 증가폭이 여성보다 두드러진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분위기를 꼽기도 했다. 남성의 난임을 유발하는 무정자증 등의 질병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기보다는 임신성공을 위해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No 시술비 지원 전면 확대난임인 경우 임신확률이 떨어질 만한 요소가 있는지 기본 난임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고 남편에게 원인이 있는지 혈액·정액검사 등을 한다.우선 인공수정을 3~4차례 해보고 안 되면 흔히 시험관수정 시술을 한다. 인공수정은 배란기에 남편의 정액을 받아 특수 처리한 후 가느다란 관을 통해 자궁 속으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시험관수정 시술은 난자가 난소에서 배란되기 전에 채취,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뒤 2~5일 배양한 배아를 자궁 안으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행 횟수는 불임 부부의 나이, 원인,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시술비용이 부담이다. 특히 체외수정 시술은 임신 확률이 높이지만 비싼 게 단점이다. 지난 2015년 기준 체외수정 시술비는 평균 341만원(신선배아 사용 시)으로 인공수정 평균 시술비(61만원)보다 5배 이상 비쌌다.지난 2006년부터 정부는 난임 시술비를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시술비 지원이 전면 확대돼 소득 수준이나 횟수에 제한이 폐지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엄마, 아빠가 되고픈 부부들에겐 희소식”이라며 “다음 달부터는 소득이나 횟수 제한 없이 아이를 갖고 싶은 부부를 위한 시술비 지원폭이 넓어지는 만큼 함께 병원을 찾는 난임부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06

자궁내막증 수술 환자 대부분 병변 제대로 못찾아 고통 호소

타지역에서 내원한 환자 2명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47세의 A 환자는 우측 골반 통증과 양측 다리 저림으로 지난 7년간 전국의 유명 산부인과와 척추 전문병원, 한의원 등을 찾아다녔다. MRI검사까지 각종 진료를 받아봤지만 진단 결과는 항상 `산부인과적 문제는 없다`였다.척추 전문병원과 한의원에서의 치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의사조차 답답해하며 말했다. “자궁을 제거해볼까요? 그럼 생리통도 없어지고 골반통, 다리 저림까지 없어질 수도 있어요. 그러나 아닐 수도 있습니다.”A씨는 불안한 마음을 좀처럼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했다.신경외과에서는 요추 디스크 주사치료를 받았지만 도무지 의학적인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고통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잠 못 드는 날이 많아졌다고.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아침밥을 차려주는 일조차 버거워지기 시작했다.몇 달간 인터넷을 뒤지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알아보던 중 내가 쓴 칼럼을 읽고서야 `심부 자궁내막증, 바로 이 병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곧장 기차를 타고 3시간을 달려 병원으로 왔다.골반과 자궁을 중심으로 정밀 검사를 해보니 우측 자궁천골 인대가 엄지손가락 크기만큼 커져 있었다. 직장과 자궁 사이의 유착도 있었다.복강경으로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이 있는 골반의 자궁과 직장 사이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일주일 전 A 환자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다음날, 그동안 자신을 `죽일 듯이` 괴롭히던 골반통과 다리 저림이 사라졌다.환자는 며칠간 말이 없었다. 퇴원하기 전에 수술장면을 보여줬다. “왜 그동안 몰랐을까요?” 환자의 볼에 눈물이 흘렀다.30대 B 환자는 난소자궁내막종으로 이미 서울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수술 뒤에도 생리통과 골반통, 요통, 다리 저림, 밑이 빠지는 통증, 배변통, 성교통은 오히려 나빠졌다. 다니던 직장은 생리와 상관없이 심해지는 골반통 때문에 그만뒀다.B씨 또한 심부 자궁내막증을 소개한 칼럼을 보고 전라도에서 멀리 포항까지 달려왔다.MRI검사 결과 병변이 직장 벽을 관통해 변비, 배변통까지 심한 상태였다.환자의 골반 속은 그간 경험한 환자들 중 `최악`이었다. 직장전벽에 4cm 정도 병변이 차지하고 있었고, 요관 혈관 신경 자궁경부 후벽 직장이 모두 엉킨 상태였다. 오랜 기간 골반 수술만 해왔지만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정상 조직에서부터 시작해 병변이 있는 심한 유착 부위로 각각의 장기들을 안전하게 분리하면서 수술을 진행했다. 심부 자궁내막증이 있는 자궁과 직장 사이 깊은 곳에 다다르기까지 2시간이 걸렸다.골반의 신경, 요관, 혈관 등을 안전하게 박리해 제거하고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과 유착된 직장 신경 혈관 요관도 다시 떼어내기를 반복했다. 직장 병변까지 제거한 후 5시간가량의 수술이 끝나고 환자는 병실로 옮겨졌다.A씨와 B 환자처럼 요즘 찾아오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골반통, 요통, 생리통, 다리 저림, 배변통을 주된 증상으로 호소한다. 물론 환자 모두가 심부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상당수가 심부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다. 재발된 자궁내막증 환자 대부분은 난소 자궁내막종만 수술하고 자궁 후벽과 직장 사이 심한 유착을 일으킨 심부 자궁내막증은 치료하지 않은 채 마무리 한 경우였다.의학의 길로 들어선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난소 외 다른 골반에 위치한 심부 자궁내막증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이 국내에 흔치 않다.도자기를 만드는 일은 장인의 손길이 어떠한가에 따라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진단도 힘들고 치료도 어려운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남은 평생 도자기 만드는 장인의 정신으로 살아야 하는가보다.

2017-09-06

초기에 관리 철저히 하면 진행 늦춰

▲ 이근아 진료과장 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파킨슨병은 난치병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완치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기에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경과의 진행을 늦춰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 병은 60세 이상 10명 중 1~2명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원인으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중뇌 흑질 신경세포가 소실돼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고 운동기능장애를 일으킨다. 대부분 중년 이후 증상이 시작된다. 50세 이전에 발병하기도 하는데, 이를 조기발현 파킨슨병이라 한다.파킨슨병을 의미하는 4대 주요 증상과 징후로는 안정 시 떨림, 경직, 서동증과 자세 불안정성이다.떨림은 동작이나 행동을 멈추고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또한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고 관절을 수동적으로 움직여 보면 경직을 보인다. 서동증이란 움직임이 느린 상태를 의미하며 주로 걸을 때 한 쪽 팔 흔들기가 느린 모습이다. 이외에도 표정감소, 가면얼굴(무표정), 발성과소, 작은 글씨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병이 진행되면 점차 자세의 변화가 일어난다. 반사 능력이 떨어져 자주 넘어지게 된다. 보행장애로 종종걸음, 앞쏠림, 걸음의 동결을 보인다.전형적인 운동 증상들 이외에도 자율신경계 증상, 정신과적 증상, 인지기능장애, 수면장애, 통증, 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변비·잠꼬대 등이 동반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병이 시작되는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가 조합되는 `다인자성 가설`이 보편적이다.50세 이하의 조기발병 파킨슨병에서는 유전적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이가 증가할수록 파킨슨병의 발생 빈도는 높아진다.환경적으로 우물의 물을 마시거나 농약에 노출되는 경우가 위험요소다.전형적인 파킨슨병은 임상증상들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진단 가능하다. 하지만 임상 증상들이 유사한 이차 파킨슨병이나 비정형 파킨슨 증후군이 많으므로 임상소견과 검사소견이 필요하다.파킨슨병 감별 검사로는 갑상샘기능 검사, 혈액화학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자율신경계 검사, 윌슨병 검사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핵의학 검사인 PET CT나 SPECT로 도파민 부족을 확인하기도 한다.그러나 파킨슨병 확진은 부검을 통한 병리학적 소견으로만 가능하며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증상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진단에 주의가 필요하다.치료는 환자의 증상, 기능장애 정도, 운동능력과 일상생활의 평가, 약물에 대한 반응성, 예상되는 예후 등을 고려한다. 치료 과정은 모든 환자가 다 다를 정도로 그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한다. 개개인의 능력과 삶을 고려해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환자와 의사간의 꾸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약물치료는 적절한 용량과 꾸준한 투약이 중요하다.레보도파 및 도파민 효현제(효능제)가 가장 기본적인 치료다.다양한 약물의 병합요법이 시행될 수 있으며,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기에 현재 질병 단계에서 환자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조절한다. 커피와 차 한 잔이 예방 도와질병 초기에는 걷기·달리기·헬스·수영 등 체력을 기르는 운동이 필요하다.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병이 경과될수록 허리가 굽어지거나 관절이 경직되기 때문에 스트레칭·요가 등 유연성을 기르는 운동도 좋다. 병이 더욱 진행되면 일상능력을 개선하는 운동치료, 언어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를 겸한다.수술은 병을 제거하는 방식이 아닌 환자의 신체 조절 능력을 개선하는 개념이다. 뇌심부자극술이라 불리는 신경조절수술이다.파킨슨병이 악화돼 약물 투여로도 일상생활이 유지되지 않거나 심한 떨림이 있는 경우 수술을 고려하며 적은 약물로 생활이 가능하게 도와준다. 일상에서 음식 맛보는 즐거움으로 골고루 섭취하고, 매일매일 신나는 일과 운동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 대화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병을 예방하고 늦출 수 있다. 또한 커피나 차를 마시는 습관은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환자마다 다양한 치료를 맞춤형으로 시도할 수 있기에 아무리 나빠지더라도 치료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017-08-30

`E형간염` 예방 하려면 올바른 손씻기 습관화해야

최근 영국 등 유럽에서 유행 중인 E형간염에 관한 보건당국의 발표와 관련, 질병관리본부가 E형간염 예방수칙을 안내했다. 아울러 국내 E형간염 감염경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도 시행키로 했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E형간염은 E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에 의해 생기는 급성 간염으로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 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할 경우에 감염된다.잠복기 15~60일을 지나서 피로,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발생한 후 황달, 진한색 소변, 회색 변 등의 증상을 보인다.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명율은 약 3% 정도로 낮지만 임신부, 간질환자,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의 경우는 치명율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E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약 2천만 명이 감염되고 약 330만 명의 유증상자가 발생하며, 2015년에는 약 4만4천명이 사망(치명율 약 3.3%)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아시아·중남미=북아프리카 등 주로 저개발국가에서 오염된 식수로 유행이 발생하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육류, 가공식품을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멧돼지 담즙, 노루 생고기를 먹고 발병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며 건강보험 진료통계에 의하면 연간 100여 명이 E형간염으로 진료받았다.질병관리본부는 E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특히 임신부, 간질환자,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전했다.구체적으로는 돼지, 사슴 등 가공육류 및 육류는 충분히 익혀먹고, 유행지역 해외여행시 안전한 식수와 충분히 익힌 음식을 먹어야 한다.또 음식 조리 전에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올바른 손씻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E형간염 환자는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조리를 금지하고, 임신부·간질환자·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E형간염의 발생규모 및 중증도, 감염원,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E형간염 현황, 증증도 등 위험도에 대한 평가와 각 분야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