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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호 승
등록일 2018-12-07 20:29 게재일 2018-12-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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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한다

또다시 살아서 죽어야 한다

망망한 서울의 바다

개처럼 끌려간 시위대들이

어둠속으로 사라진 바다

거리엔 바람이 피를 흘리고

용서할 수 없는 밤은

또다시 깊어

죽어서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

죽어도 살아서 죽어야 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재갈매기들이

삼각파도를 입에 물 사라진

바다

죽어도 살아서 죽어야 한다

그의 많은 시들에서 발견되는 삶의 순결성 지향과 추구는 이 시에서도 발견된다. 우리네 삶에 뿌리깊게 스며있는 지나친 욕망, 이기심, 분파주의, 극단적인 폐쇄성 같은 나쁜 경향들을 경계하고 이러한 부정적인 속성들을 탈피하고 사람다움을 회복하고 일으켜세워야 한다는 시인 정신이 반어적이고 역설적으로 표현된 작품이다. 죽어도 살아서 죽어야 한다는 시행에서 그런 염원이 강하게 서려있음을 느낀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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