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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의 상상

등록일 2019-01-13 19:36 게재일 2019-01-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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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순 자

미꾸라지는 구름처럼 흐르고 싶었을까

함지박에서 요동치는 몸놀림이

곧 구름 사이로 들어갈 것 같다

부풀어 오르는 상상으로 삶의 경계를 넘어

무한의 허공으로 스며들 기세다

상처투성이 될지라도 기어코 오르고

말겠다고 함지박을 기어오르는

저 몸부림!

외로운 투지는 바닥을 드러낼지언정

이 상황을 변환시키겠다고 발버둥이다

흘러가는 시간이 훌훌이 가지는 않을 것이다

붉은 꽃보다 더 붉은 피를 흘리며

시간은 자신의 족적을 남길 것이다

미꾸라지를 파는 사내는

미꾸라지처럼 파닥거리는

자신을 본다

함지박 속에서 끝없이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는 미꾸라지를 보며 시인은 자유와 투지를 읽어내고 있다. 시인은 미꾸라지와 미꾸라지 파는 사내 얘기를 하지만 실은 그 너머를 상상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굴레에 구속되고 통제되는 현대인들의 서글픈 초상과 자유를 향한 강한 투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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