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현
잎인 듯 꽃을 피웁니다
꽃인 듯 한잎 두잎 답니다
잎이라도 반겨줄 이가 있고
꽃이라도 사랑해줄 이가 있겠지요
웃고 지내는 날은 별이 뜰 것이고
울며 지내는 날은 별이 질 터이니
잎인 듯 꽃처럼 싱그럽게 웃기도 하고
꽃인 듯 잎처럼 활짝 웃기도 합니다
산등성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
계곡 아래로 흘러가는 물소리
알고보면 나의 다른 이름이지요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산 비탈 구석진 곳에 피어난 산국화를 보며 시인은 우주를 떠올리고 있다. 잎인 듯 꽃으로, 꽃인 듯 잎으로 피어난 산국화. 고운 빛깔과 향기를 발산하며 피었다가 소리없이 시들어버리는 야생의 국화는 그 누구도 인식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우주 삼라만상의 주인공이며 소중한 존재라는 시인의 인식이 녹아있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