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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논쟁 이전에⋯대구, ‘저임금 구조’가 청년 밀어낸다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6-05-06 16:30 게재일 2026-05-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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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은 전국 하위·위반 신고는 1위⋯청년들 “일자리는 있어도 남지 않는다”
최저임금 관련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대구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가 ‘최저임금 적용 제외’ 논란과 맞물리며 청년 유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한 법안 찬반을 넘어, 이미 고착화된 저임금 구조가 지역 인구 이동까지 좌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시도별 상용근로자 임금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상용노동자 평균 월급여액은 332만2106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385만8876원)보다 약 53만 원 적고, 서울(427만341원)과 비교하면 격차는 90만 원 이상 벌어진다.

대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300인 이상 사업체 기준 대구 평균 임금은 413만7235원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전국 평균(498만7592원)보다 80만 원 이상 낮고, 충남(566만7762원)과는 150만 원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문제는 단순한 저임금 수준을 넘어 최저임금 준수에 대한 우려가 큰 노동 환경이다.

고용노동부와 국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대구고용노동청의 최저임금법 위반 신고율은 2024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4.49건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8.44건, 2022년 7.37건, 2023년 5.21건에 이어 4년 연속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는 편의점·음식점 등 서비스업과 소규모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역 산업 구조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기업 중심 산업이 적고 영세 사업장이 많은 만큼 임금 준수 환경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제기된 ‘최저임금 적용 제외’ 논란은 청년층에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대구에서 취업을 준비 중인 20대 이 모씨(대구 중구)는 “일자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급여 수준이 낮거나 조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최저임금 얘기까지 나오면 여기서 계속 일해야 할 이유가 더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30대 박 모씨는 “같은 일을 해도 수도권보다 임금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결국 경력과 소득을 생각하면 떠나는 선택을 하게 된다”고 했다.

실제 대구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순유출이 이어지는 구조다. 통계청 인구이동 자료에서도 최근 수년간 전입보다 전출이 많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일자리 수보다 질이 인구 이동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 구조 한계도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대구는 섬유·기계 등 전통 제조업과 자영업 중심 경제 구조가 유지되는 반면, 반도체·IT 등 고임금 신산업은 수도권과 경기 남부에 집중돼 있다.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속도가 더딘 이유다.

지역 경제 전문가는 “대구는 고임금 일자리 비중이 낮은 산업 구조가 장기간 지속돼 왔다”며 “최저임금 완화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접근은 단기적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핵심은 임금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산업 구조를 바꿔 임금을 높이는 것”이라며 “고부가 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 없이는 인구 유출을 막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법안 찬반을 넘어 대구 노동시장 구조를 둘러싼 쟁점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자리 수’가 아닌 ‘일자리 질’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지가 핵심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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