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는 21일 포항 포은흥해도서관에서 열린 11번째 ‘K-국정설명회’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여부는 물론, 통합 이후 그것이 발전의 길이 될지도 전적으로 주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이 이뤄질 경우 4년 뒤 대구·경북의 권한과 재정 규모가 더 커질 수는 있지만, 결국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는 대구·경북 주민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정설명회에서 행정통합을 중심으로 지역 산업 전환, 청년·노인 지원, 포항지진, 어업 현안 등 경북 지역 주요 현안 전반을 다뤘다.
통합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통합의 의미는 단순히 권한이나 재정이 늘어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민의 권한이 더 강해지고, 견제와 균형 속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살아나는 정치 개혁적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TK 통합 논의의 배경으로 지방주도 성장 전환을 제시했다. 그는 “서울에 인구와 자본, 청년이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가 전체의 지속 가능성은 유지될 수 없다”며 “지방이 주도하는 성장으로 전환해 서울에서 먼 지역에 더 많은 거점과 기회를 만들고, 기업과 산업이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명회에서는 경북 산업 구조 전환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김 총리는 “포항은 경북을 이끌었고, 대한민국 제조업을 이끌었던 도시”라며 “그런 포항이 지금 이 정도의 고민을 하고 있다면 다른 지역의 고민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강을 근간으로 하되 변화에 맞춰 수소 산업을 접목하고, 2차전지·반도체·SMR 등 미래 산업을 어떻게 결합해 갈지가 중요하다”며 “이 과정은 정부가 함께 고민하며 지원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에서는 다양한 의제가 다뤄졌다.
김 총리는 “청년 문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취업이 안 되니 경력이 없고, 경력이 없으니 취업이 안 되는 구조를 국가가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 첫 경력 국가 책임제’ 구상을 소개하며 “청년이 첫 경력을 쌓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정책을 반드시 성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포항지진 손해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기된 문제와 제출된 칼럼을 읽어보고 깊이 있게 검토한 뒤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며 “국가가 책임져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마무리해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동해안 어민 대표가 요청한 수산업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서는 “현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시행령이 최대한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SNS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 문제에 대해서는 “AI·딥페이크 시대에 민주주의가 안고 있는 과제”라며 사회적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총리는 설명회가 열린 포은흥해도서관의 상징성도 언급했다. 그는 “무너졌던 자리이고, 한 분이 돌아가시고 많은 분들이 고초를 겪었던 곳 위에 세워진 공간”이라며 “이곳에서 국정 설명회를 연다는 점 자체가 회복과 재개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포항 출신 박정훈 준장의 어머니를 만난 일화를 전하며 “정의로운 사람이 제자리를 찾고, 무너졌던 것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보규·임창희기자 kbogyu8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