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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의 포구

등록일 2026-02-10 16:53 게재일 2026-02-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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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인

배가 포구로 들어설 때

한참을 기다렸던 아낙이

사내의 어로(漁撈)를 올려 받는다

오늘의 양은 함지박을 반도 못 채웠지만

아낙의 몸피 어디서 흘러나오는지

웃음소리 통통하다, 사내도

일찍 온 저녁이 허기졌는지

어구를 둘러맨 발길이 재바르다

허전한 결실조차 서로의 위안이 되는

하루의 살림살이가 잔물결이니

나누어진 파도의 무게

곤핍한 수평을 거두며 주름져 가리

남자가 뒤돌아보며

아낙의 보폭에 저를 얹는다

바다는 줄곧 제 할 일에 골몰하다

 

….

돈에 굶주린 도시인으로서, 바다에서 노동하며 “하루의 살림살이”를 함께 꾸리는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 “파도의 무게”를 나누며 “허전한 결실조차 서로의 위안”으로 삼는 부부는 부부의 진정한 본질에 닿아 있다. 행복이란 저 부부의 ‘통통’한 웃음소리에 있지 않을까. “보폭에 저를 얹는” 부부의 삶은 자연에 가깝다. “줄곧 제 할 일에 골몰하”는 바다와 부부의 저 모습은 닮은 모습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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