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철
종을 울리며/ 깊은 밤 기도를 합니다
종소리는 손을 벌리지도/ 뛰지도 않고서/ 방안을 채웁니다
몸도 없이/ 얼굴도 없이/ 먼 곳까지 갑니다
당신에게 갑니다/ 사랑한다는 소리로 속삭입니다
입술도 없이/ 소리가 되어/ 몸도 없이 당신의 몸을 울립니다
깊은 밤/사람의 몸이 울고 있습니다
한밤중에 일어난 일로/ 하늘 가운데서/ 별 하나/ 소리조차 없이/ 온몸이 반짝반짝 빛이 됩니다.
…
종소리에 대한 아름다운 시. 외로이 고통 속에 있는 당신에게 종소리가 들린다. 기도와 함께 울리는 그 종소리는 “몸도 없”고 “얼굴도 없이” “방안을 채”우며 “당신에게” 간다. “사랑하는 소리로 속삭”이면서. 하여 “입술도 없”는 종소리는 “몸도 없이 당신의 몸을 울”리고, 당신의 몸은 ‘깊은 밤’에 홀로 “울고 있”게 될 것이다. 하나 이 홀로 우는 울음이야말로 당신의 ‘온몸’을 “반짝반짝” 빛이 되게 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