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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등록일 2026-01-29 15:26 게재일 2026-01-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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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우

바람을 보았다

바람을 타고

회전초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시간을 보았다

씨앗의 모양을 띤 시간

사하라,

 

시간을 보았다

빨갛게 질릴 때까지 혼자 꿈꾸는

바람을 보았다

바람이 없는 사람들이 가서

바람의 휘청대는 몸을 맞히는

사하라,

 

몸속 열을 최대한 바깥으로 내보내는

얇고 커다란 귀와

헤엄치듯 울부짖는 발로

바람은 춤을 추고 있었다

당신이 일찍이 보지 못한 춤이었다

서로의 안쪽을 꺼내 오는

시간이었다

 

당신의 춤은 바람이라는 시간

나의 바깥을 흐른다

 

이 시의 ‘사하라’가 시인이 방문하여 시적 인상을 받은 실제의 사하라 사막일 수도 있겠지만 시적 상상이 만든 장소일지 모른다. 여하튼 사하라는 시에 따르면 바람이 보이는 곳이다. 그 가시화되는 바람은 또한 “씨앗의 모양을 띤 시간”을 구상화한다. 사하라에서 “혼자 꿈꾸는/바람”은 춤을 추며 “서로의 안쪽”, “몸속 열을” 꺼내오는 시간을 드러내고, 시간을 바람으로 바꾸어 “나의 바깥”에 흐름을 형성한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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